알레한드라 김의 가면 증후군과 솔직한 고백 서사원 영미 소설 1
패트리샤 박 지음, 신혜연 옮김 / 서사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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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한드라 김의 가면 증후군과 솔직한 고백/ 패트리샤 박 저/ 서사원





"우리는 아빠의 '삶'을 기념하기로 했다."




'알레한드라 김'

여기 자신에게 어울리는 '이름'을 가지고 싶은 한 소녀가 있다. 이는 단순히 '이름'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알레한드라 김의 가면 증후군과 솔직한 고백]은 저자 '패트리샤 박'이 학교와 직장 그리고 삶에서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느낌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자신의 경험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한 소설이다. 




"난 어디에 있어야 해요?"





자신은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인'이라고 여기지만, 타인의 눈에는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그들과는 다르다 선을 긋는 분류에 표류하는 듯하다.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고국을 떠나온 이민자의 후손. 한국에서 아르헨티나로, 다시 미국으로 삶의 무대를 이동한 알레한드라네. 어느 문화권에도 속하지 않은 것처럼 느끼는 알레한드라는 '가면'을 쓰고 생활한다. 






알레한드라는 부유한 고등학교에 장학금을 받으며 다니고 있다. 가난한 동네 퀸스에 살고 있는 그녀는 뉴욕을 떠나 와이더 대학에 진학해 이제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생활을 꿈꾼다. 하지만 자신을 응원해 주던 아빠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계획이 어긋나기 시작하는데……



"꿈을 크게 가지렴, 알레하-야.

이 나라에서는 네가 원하는 건 뭐든 될 수 있어."




어느 날 '창의적 글쓰기 수업' 초빙 강사인 소설가 조너선 브룩스 제임스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듣게 되고, 이를 뒤늦게 알게 된 절친 로럴은 해고 청원 서명을 받기 시작한다. 




"넌 이 학교에서 손님 같은 존재야. 

어떤 문제도 일으키지 말아라."




아빠와는 달리 자신을 위해 목소리를 내주는 로럴이 고마우면서도 불편하다. 알레한드라는 자신의 의사를 묻지 않고, 커져가는 상황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한국 - 아르헨티나 계 미국인, 사고로 인한 아빠의 죽음, 와이더 대학 진학을 반대하는 엄마, 대학 진학을 위해 자신을 이용한 절친. 알레한드라 김은 자신을 둘러싼 지금의 상황이 지긋지긋하다. 뉴욕을 벗어나 와이더 대학에서 새롭게 시작하고만 싶다. 답답하기만 한 고등학교 생활에서 '문화 연구 수업' 담당 강사 헌터 대학 심리학 교수 파얄 채터지 박사와의 만남은 숨통을 트여주는 창구가 되어준다. 


채터지 박사가 진행하는 수업을 듣고, '미국 이민 1세대의 증언' 프로젝트 인턴을 하면서 자신을 억누르고 힘들게 하는 현 상황을 제대로 인지할 수 있게 된다. 알레한드라는 갑작스러운 아빠의 죽음에 대해 분노와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인종적 우울증' 심리에 대한 글과 이미 1세대 인터뷰를 읽으면서 아빠를 떠올리게 된다. 세 개의 문화를 항상 조율하며 살아가야 했던 아빠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애도하고 치유하고자 하는 마음을 품게 된다. 







[알레한드라 김의 가면 증후군과 솔직한 고백] 소설은 이민으로 새로운 나라에 정착해 살아가는 소수자 집단이 겪는 현실을 담아내고 있다. '얼굴, 인종, 민족 그 뒤에 자리하고 있는 한 인간'으로 인정받고 싶은 알레한드라 김의 간절함이 잘 전달된다. 고정관념, 선입견을 벗어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기에 특히나 이민자와 그 후손들이 겪는 차별은 큰 생채기를 만들어 아프게 할 것이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자신의 본 모습을 숨기고 가면을 쓰고 생활하는 수많은 알레한드라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먹먹해졌다. 




당신에게 '집'이란 무엇인가?







알레한드라 김은 에세이를 쓰거나 토론 수업을 통해 자신에 대해 질문하고 탐구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를 통해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주제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소재를 찾기 위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거나 꿈을 향한 도전을 시도하였다. 

대학 진학을 앞둔 고등학교 마지막 학기, 대학 진학을 하지 않고 해병대에 들어가는 빌리를 향한 우려, 학비에 대한 부담감, 자녀의 미래를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부모 등 미래에 대한 고민은 우리나라와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알레한드라와 친구들은 이 고비를 넘기며 자신을 채워나갔다. 


패트리샤 박 작가는 소수자인 알레한드라가 견뎌야 하는 불공평한 일과 함께 로럴이 백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나쁜 사람이라고 느끼는 기분도 조명하고 있다.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인종 차별의 앞면과 뒷면을 독자들에게 비춰주고 있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문제 상황을 제시하고 있어서 더 깊이 공감할 수 있다. 


이미 공간에 속해있는데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은 당혹을 넘어 무력하고 좌절감을 안겨줄 것이다. 저자는 심리학 교수의 수업과 프로젝트를 통해 전문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문제를 인식하고 관련 정보들을 수집하여 어떤 일정한 패턴이 있는지를 찾아내는 질적 연구 방법이 인상적이다. 


갑작스러운 아빠의 죽음, 제대로 애도하지 못한 상실은 알레한드라를 뒤흔들었다. 훌쩍 커서 돌아온 친구 빌리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엄마는 일에 쫓겨 대화를 거부하고, 친한 친구 로럴은 정의를 부르짖으며 자신을 불편하게 만든다. 


가면을 벗어던지고 진짜 자신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고픈 알레한드라 김. 그녀가 들려주는 솔직한 고백은 고정관념의 위협과 격려를 인지하게 한다. 나도 모르게.  너도 모르게 한 생각들, 그 고정관념의 압력에서 벗어나 자신의 본모습으로 살아가는 알레한드라 김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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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구원
에단 호크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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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구원/ 에단 호크 지음/ 다산책방




"피치, 지독하게 멍청하고 지독하게 오만했던 나를 

용서해 줄 수 있겠나?"

"할 수 있지. 용서하네."







[완전한 구원]의 저자는 에단 호크다. 그가 작가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영화배우로 친숙한 그가 연기뿐만이 아니라 각본으로 아카데미 수상 후보에 올랐다고 한다. 풋풋한 미소로 사랑을 전하던 청년 제시에서 언어의 마술사 셰익스피어 극본을 적절히 녹여내어 허영심 많고 자기중심적인 영화배우로 돌아왔다. 연기자가 아닌 작가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에단 호크의 또 다른 매력을 즐겨보자. 






몇 편의 영화를 찍은, 얼굴이 알려진 삼십 대 초반의 영화배우 윌리엄. 

그의 아내는 록스타 메리다. 그녀를 두고 불륜을 저지른 그는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소설은 윌리엄이 셰익스피어 연극 <헨리 4세>를 준비하고 공연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헨리 4세> 등장인물 중 '훗스퍼'를 연기한다. 윌리엄은 연극을 연습하고 공연에 열중하는 가운데 아내 메리와 두 아이들과 다시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그럴 수 있을 것이라 믿는 자기애가 충만한 모습을 초반에 보여준다. 









윌리엄의 일상을 따라가면서 그가 겪는 심리적 압박과 일탈을 통해 그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가 예전에 겪은 상실과 상처들을 통해 그가 메리와 이혼하지 않으려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을 자신의 놀라운 아이들이 경험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아내 메리를 향한 사랑 등 그의 개인적인 사정은 연극하는 내내 그를 뒤흔든다. 






긴 시간에 걸쳐 <헨리 4세> 연극을 같이 준비하고 공연을 하면서 배우들, 제작자, 연출자와 관계를 쌓아간다. 얼굴이 알려진 배우로서 역할에 대한 책임감과 연극에 대한 기대 그리고 선배 배우들을 향한 경외심이 그를 점점 더 <헨리 4세>에 빠져들게 만든다. 열중하면서도 몸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방탕한 생활을 해나가는 그의 이중적인 모습은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다. 



주여, 제게 평화를 허락하소서, 나중에.

저는 사랑받고 싶습니다. 유명해지고 싶습니다. 

주여, 제게 흑사병을 허락하소서. 





윌리엄은 이 인극을 계기로 가족들과의 관계도 재정비하고 배우로서의 자질과 능력도 인정받고 싶고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는 강한 믿음을 보인다. 대중적인 인기를 인정하면서도 지나친 관심과 요구에 상처받는 섬세한 영혼은 불안정한 현재를 잘 드러내고 있다. 자신의 믿음과 바람과는 다르게 배우로서도, 남편이자 아빠로서도 바람 앞의 촛불처럼 불안하다. 







에단 호크는 윌리엄의 위태로운 현실을 감각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본업이 배우인 그가 보여주는  연극 무대 뒤의 현장과 호흡은 생동감 넘친다. 배우들끼리의 미묘한 대치와 긴장 그리고 동료를 향한 응원과 격려, 현실과 연기의 모호한 경계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연극 한편을 긴 프레임에 걸쳐 제작부터 공연까지 함께 완주하는 듯하다. 




"정말 이상해. 지난 세월 내내 네 아버지와 싸우면서 미워하고, 

돈 때문에 다투고, 추수감사절을 함께 보내며 살았는데,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네가

나한테 가장 많은 고통을 준 그 사람처럼 변해가는 걸 지켜봐야 한다니! 
언젠가 너도 네 딸이랑 이야기하다가 그 아이의 머릿속에 메리의 시선이

들어 있다는 걸 깨닫게 될 거다. 지금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야. 그 무엇도 끝이 아니야. 지금도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고. 

끝이 좋아야 한다는 것. 정중하게 예의를 갖추라는 것."



윌리엄은 훗스퍼가 되어 격정적인 연기를 펼치면서 자신의 과거와 현실을 받아들이고 차츰 성숙해지게 된다. 과거 상처가 되었던 부모의 이혼과 자신의 이혼을 받아들이고 아버지와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공연팀으로부터 들은 조언들을 바탕으로 배우로서, 아빠로서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찾아가게 된다. 



뚜벅뚜벅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는 그의 마지막 모습 앞에 보이는 것은 새로 뻗은 계단뿐이다. 사람의 발이 만들어놓은 길이 보이지 않은 새로운 길. 윌리엄이 당당히 밟고 다져놓을 그 길이 보인다. 




실제 현실만큼 신나는 건 하나도 없어. 

이다음 순간이 지금 이 순간보다 더 훌륭하진 않아. 

지금 이 순간. 우리 인생의 모든 순간은 불멸이야.

'사느냐 죽느냐'는 ……

깨어있는 정신으로 자신의 인생에 

집중하겠는가를 묻는 거지. 





에단 호크는 '모든 단어는 신중하게 선택되었다'는 연출자 J.C.의 글처럼 아름다운 셰익스피어의 문장을 자유자재로 구사하여 그만의 사랑스러운 문학을 완성하였다. 적절한 인용문이 글의 맛과 의도를 톡톡히 살리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여 찬란한 인생을 그려나가는 이들을 향한 그의 세레나데가 울려 퍼진다. 우리를 구원하소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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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퍼즐
김규아 지음 / 창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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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볼로냐 라가치상 문화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김규아 작가의 그래픽노블 [너와 나의 퍼즐]이 출간되었다. 



너와 나의 퍼즐/ 김규아 만화/ 창비




작품의 배경은 2023년 여름이다. 로봇이 일상화된 시대에 여섯 살 때 교통사고로 오른팔이 로봇 팔인 5학년 '이은오'가 주인공이다. 어느 날, 은오 반에 종이봉투를 쓰고 다니는 '김지빈'이 전학 온다. 지빈은 은오의 로봇팔을 '가짜'라며 시비를 걸고, 무례한 말로 상처를 주고, 거짓 소문으로 은오를 따돌린다. 처음에는 수아와 재우가 곁에 있어줬지만, 점점 멀어지게 된다. 학교에서 투명 인간처럼 지내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는데……






다들 왜 가만히 있어, 딱 한 마디면 되는데.

"아니야."라고.

한 사람이라도 말해 주면…… 안 돼?

그 말을 하는 건 한순간이면 될 것 같은데.




은오처럼 지빈이는 왜 그럴까? 그 질문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쉽사리 답을 찾지 못한 채 은오는 지빈과 친구들에게 받은 상처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할머니에게 배우고, 절대 배신하지 않을 친구와 우정을 다지며 단단히 여물어 간다. 그러고 나서야 우리는 종이봉투로 얼굴을 감춘 채 은오를 향해 날선 말을 던지는 '지빈'이의 민낯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은오는 로봇 팔을 지닌 신체적 아픔을 가진 아이지만, 다정한 할머니의 보살핌과 사랑 속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해왔다. 자신의 사고로 힘들어하는 부모님을 위해 더 밝게 생활하려 애쓰는 강인한 아이다. 할머니가 은오에게 따뜻하고 다정한 울타리가 되어주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지빈이는 마음이 아픈 아이다. 부모님의 잦은 다툼이 엄마를 향한 아빠의 폭력으로 이어지고 결국 아빠는 미국으로 떠나버렸다. 제대로 풀지 못한 상처와 불안은 가시가 되어 지빈이의 심장에 박혔다. 

닫힌 엄마 방문이 영영 열리지 않을까 봐, 엄마마저 떠나버릴까 봐 마음 졸이는 지빈이가 너무 안쓰러웠다. 떠나버린 아빠를 닮아간다는 말조차 싫은 지빈이는 엄마의 사랑과 관심에 목말라 있다. 울지 않고 그냥 아무 일이 없었던 척 넘어가려는 엄마는 지빈이에게도 씩씩하기를 강요한다. 해소되지 못한 감정들이 쌓이고 쌓여 지빈이를 아프게 한다.










지빈이가 왜 그렇게 은오를 못마땅해했는지 알게 되는 순간 울컥했다. 종이봉투를 쓰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게 버거운 아이의 눈에 은오는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고양이 미소처럼 보였다. 밝고 건강한 은오가 미우면서도 부러웠으리라.








김규아 작가는 아이들의 심리를 절묘하게 그려낸다. 지빈이가 흔들어버린 은오와 친구들의 공간과 관계를 무리 없이 공감할 수 있도록 아이들 각각을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게 구성하였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반응하는 아이들을 섬세하게 쫓아간다. 








<너와 나의 퍼즐>을 읽는 내내 내 안의 작은 아이가 꿈틀거렸다. 지빈이처럼 속마음을 잘 털어놓지 못하는 나 또한 꾹꾹 눌러 담아놓은 감정과 상처가 가시가 되어 찌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미성숙한 아이를 깨우는 방법을 은오가 알려주었다. 작은 점. 훌훌 불어 날려버릴 테다. 그리고 절대 배신하지 않을, 가장 사랑하는 친구를 사귈 테다. 그렇게 다정한 어른이 되어 나의 사람들을 품어주리라. 



나는 내가 어떤 모습이어도 괜찮다. 

이은오




은오 심장의 가시를 녹여주는 다정한 사람. 할머니의 말과 결정이 상쾌한 바람이 되어 나에게 긴 호흡으로 남았다. 그리고 은오는 할머니의 결정을 이해해 주었다. 서로를 사랑하는 만큼 존중하고 배려하는 은오네를 보면서 건강한 가족 관계를 배웠다.



뜨거운 여름, 거짓된 소문에 휩싸여 혼자가 된 은오가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되면서 도리어 상처를 주려 했던 친구, 소문 때문에 멀어졌던 친구와 깊은 소통과 교감을 나누게 된다. 슬픈 시간도, 힘겨운 시간도 삶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조각이었다. 알맞은 조각으로 각자 삶을 이루어나가는 너와 나는 세상을 채우는 하나의 완벽한 퍼즐이다. 










찰칵 찰칵 책 속 많은 순간들을 사진으로 찍어 퍼즐을 만들고 한 조각 한 조각 맞춰나가고 싶다. 은오 할머니처럼. 그러면 더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특히 마지막 페이지의 홀가분해 보이는 은오와 지빈이를 많은 이들이 만났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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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와 한준이의 재미있고 신나는 경제 교실 - 키워드로 읽는 경제
김인철 지음, 안혜란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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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어린이들도 카드를 사용하고, 예금 통장과 주식 계좌를 개설하는 등 금융ㆍ경제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어서 경제 교육을 일찍부터 시작하는 추세입니다. 그렇다면 재테크가 아닌 제대로 된 경제 교육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죠. 경제 기본 개념부터 차근차근 쌓아서 사회 현상 속 경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살피는 경제 교육 말이죠. 이런 경험이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경제적 관점을 길러주는 밑바탕이 되어줄 것입니다. 미래의 경제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초등 대상의 경제 동화 <서연이와 한준이의 재미있고 신나는 경제 교실>를 소개합니다. 




2007년 12월 초판 1쇄가 나온 이후 많은 사랑을 받아 이번에 개정 신판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소년조선일보(현 어린이조선일보)에 연재한 '김인철 선생님의 알기 쉬운 경제'와 매일경제에서 발행하는 <틴 매일경제>의 '알기 쉬운 금융'란에 기고한 내용을 바탕으로 쓰여졌습니다. 


'키워드로 읽는 경제'로 1부는 경제 원리를, 2부는 시사 경제를 주제로 합니다. '경제'에 대한 장벽을 허물 수 있도록 좀더 쉽고 친숙한 사례와 소재로 접근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눈에 띄네요. 초등학교 6학년 서연이와 4학년 한준 남매가 가정에서 아빠와 엄마의 친절하고 상세한 설명으로 경제의 기본 개념과 시사 경제를 알아가는 구성입니다. 


우리의 삶이 곧 경제 활동


'경제'하면 드는 첫번째 생각은 '어렵다!'일 겁니다. 하지만 <서연이와 한준이의 재미있고 신나는 경제 교실>은 '우리가 먹고 입고 잠자고 일하고 공부하고 게임을 하는 모든 일상적인 삶이 곧 경제활동'이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경제가 마냥 어렵고 복잡한 것만은 아니죠? 더욱이 한 주제마다 일상 생활과 연결되면서 길지않은, 초등 맞춤 설명이라 부담없이 알아갈 수 있답니다. 





똑부러지는 서연이와 하고픈 게 많은 호기심쟁이 한준이가 아빠의 설명을 듣고 스스로 정리하는 과정을 어린이 독자들이 함께 할 수 있어 좋습니다. 


경제재와 자유재


시골에서 주말을 보내고 올라온 서연이네는 맑은 공기에서 자라 더 맛있는 것 같은 옥수수를 먹으며 자연스럽게 경제재와 자유재에 관한 대화를 나눕니다. 옛날에는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자연재였던 공기, 물 등이 희소해서 어떤 대가를 치러야 얻을 수 있는 경제재로 변해버렸다는 한탄이었죠. 4학년 2학기 사회 과목 '필요한 것의 생산과 교환'과 연계되는 내용으로, 교과 연계 표시를 눈여겨보게 되네요. 




기업과 기업가 정신


'회사'와 헷갈리기 쉬운 '기업'의 개념을 명확하게 짚어주고 더나아가 이윤 추구만이 아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가 정신을 연결한 내용이 눈에 들어오네요. 기업을 운영하는 고모부 가족이 서연이네를 찾아와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한준이의 통통 튀는 활약이 돋보입니다. 호기심 많고 관심 가는 분야가 많은 한준이가 던지는 질문들을 통해 알기쉽게 경제 원리를 정리할 수 있답니다. 

화폐의 발전 과정/ 기능/ 통화량


화폐의 모든 것을 알기 쉽게 이야기나눕니다. 조개껍질로 계산했던 옛날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물물교환의 불편함을 없애고 물건의 값어치를 표시하는 화폐의 역할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시장에 돌아다는 돈의 양인 통화량의 의미까지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게 알려줍니다. 돈이 많으면 좋으니까 돈을 열배쯤 많이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나눠주면 좋겠다는 한준이의 생각이 옳을까요? 경제를 알면 알수록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깨우칠 수 있답니다. 그러면 더 좋은 선택을,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겠죠. 




공적 자금과 예금 부분 보호 제도


IMF 경제 위기 이후 은행이 문을 닫을 수도, 사고팔수도 있다는 사실이 하나도 신기한 일이 아니게 되었죠. 연쇄작용을 줄이기 위해 부실한 은행이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돈을 '공적 자금'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혹시 은행이 망하더라도 '예금 부분 보호 제도'가 있어서 예금과 이자를 합쳐서 1인당 최대 5천만원까지 보호해주고 있답니다. 


"예금한 돈을 왜 전부 주지 않는 거죠?"

"만약 예금을 전액 보상해 준다면 예금자들은 금융 회사가 얼마나 믿을 만한지를 살피기 보다는 이자를 많이 주는 곳만을 찾아다니게 될 거야. 그리고 금융 회사들은 이를 이용해서 당장 눈 앞의 이익만을 찾는 불건전한 경영을 해서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겠지."

저도 궁금했는데 덕분에 해결되었네요. 






국민연금, 외국인 고용 허가제, 시장 개방, 4차 산업혁명, 출산율


일상 생활에서 접하는 사회 경제 문제들도 친절한 설명과 함께 다루고 있답니다. 기본적인 개념은 물론이고 관련 이슈까지 살펴볼 수 있어서 알차네요. 




청어람주니어 출판사는 도서 관련 독후 활동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독서 전/중/후 활동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 책을 읽기 전에 '경제'/'시사'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것들을 써 보세요. 

  • 낱말 퍼즐과 빙고 놀이를 통해 경제 원리와 시사 경제를 재밌게 습득할 수 있네요. 

  • 독후 퀴즈로 읽은 내용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습니다. 

  • 책을 읽은 후 관련 내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보세요. 

책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독후 활동지, 꼭 활용해보세요. 

읽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확장된 독서로 이끌어준답니다. 






우리가 보내는 일상의 모든 활동들이 경제와 관련된 활동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책. 

경제 기본 원리부터 시사 경제까지 톺아주는 친절한 초등 경제 동화 <서연이와 한준이의 재미있고 신나는 경제 교실>과 함께 경제 주체로 도약하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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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랜프 2 - 메시아의 수호자
사이먼 케이 지음 / 샘터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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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랜프/ 사이먼 케이 지음/ 샘터




인간을 인간으로 규정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



사이먼 케이의 [홀랜프]는 SF 장르로, 인간을 이야기한다. 종교와 철학, 지구와 우주를 통섭하는 세계관은 저자의 탄탄한 필력으로 생생하게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펼쳐진다.


외계 생명체 '홀랜프'에게 침공당한 지구는 식민지로 전락하고 만다. 비교불가 전력 차이로 대부분의 인간들은 몰살당하고, 살아남은 이들은 홀랜프의 편에 서거나 끝까지 대항한다. 



저자 사이먼 케이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등장시켜 지구의 비극을 실감 나게 그려낸다. 환경에 쉽게 좌주우지되는 군중심리를 적절히 사용하여 글에 긴장감과 불편함을 살리고 있다. 






홀랜프에게 철저히 유린되고 이용당하는 인류의 모습은 무력감과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서글픈 분노를 들끓게 한다. 초반에 홀랜프에게 속수무책으로 살육당하는 장면에서 느꼈던 공포는 서사가 진행되면서 안락한 삶을 위해 홀랜프 편에 붙어 서서히 홀랜프화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 대한 회의와 절망 그리고 분노로 바뀌었다. 그들을 탓할 수만은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들이 동족이었던 인류에게 저지르는 만행은 극악무도했다. 홀랜프가 제공하는 편의와 능력에 취해 인류를 능멸하는 '페카터모리'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수없이 되새기게 하였다. 





외계 생명체의 지구 공격을 미리 예측한 천재 과학자 최 박사는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지구의 미래를 바꿔보려고 애쓴다. 우수한 인재들의 생식세포로 7명의 '벙커의 아이들'을 만들었다. 아이들이 지구를, 인간을 구원해 줄 거라 굳게 믿은 최 박사는 그를 믿고 따르는 이들과 함께 전쟁을 대비한다. 미래에 대비해 철저히 준비를 한 그였건만 막상 침공이 시작하자마자 변수가 발생한다. 예측과는 다른 시작, 하지만 7명의 아이들과 서 집사는 최 박사의 계획대로 벙커 속에서 훈련하며 때를 기다리는데……




자신의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나누어주는 최 박사는 외계 생물체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한 계획을 홀로 세워왔다. 남들에게는 매몰찼던 그는 생각 없이 사는 썩어빠진 사람들 때문에 땅이 무법천지가 되었으니 반드시 사람과 땅을 함께 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우필에게 이런 세상에 대해 분노할 줄 아는 것이 올바른 사람의 자세이며, 정의롭게 표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 한다. 최 박사는 선택받은 이들만 살아남은 새로운 지구를 꿈꾸었던 것 같다.





초인적인 지능의 소유자인 최 박사의 계획대로 진행되는 세상을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도 께름칙한 기분을 떨치지 못했다. 선우필, 김 중령, 민수 등 여러 등장인물들이 최 박사의 예언에 의문을 품거나 변수가 되었다. '메시아'까지 창조해낸 그의 계획은 대단하면서도 끔찍했다. 그래서인지 그가 구상한 대로 자라온 '벙커의 아이들'의 성장과 활약보다 예상하지 못한 선우필의 행보나 민수의 성장과 페카터모리가 되어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잃지 않은 특전사 팀장의 활약이 더 크게 마음을 울렸다. 끝까지 믿음을 잃지 않고 스스로 선택한 길을 걸어가는 용기와 배려 그리고 희생을 보여준 그들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서 집사와 아이들이 벙커에서 생활해온 6년 동안, 박 사령관과 김 중령처럼 홀랜프와 1,2차 대전을 치러낸 인간들의 '투지'에서 '희망'을 읽었다. '분노'를 적을 해치우는 원동력으로 분출할 줄 아는 인간들의 '조절력'에서 '희망'을 보았다.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지 않고 서로를 지키며 홀랜프와 결전을 치른 벙커의 아이들의 '연대'에서 '희망'을 느꼈다. 







이기적인 인간에게 고하는 묵시록 [홀랜프]

인간을 잘 파악한 홀랜프가 제공하는 편의에 기대어 삶을 지속하는 데 열중하는 페카터모리처럼 의지 없이, 생각 없이, 조종 당하며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기억하고 상상력으로 이야기하는 존엄한 과정을 통해서 거룩한 인간으로 살아갈 것인가.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작금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묵직한 주먹을 날리는 [홀랜프]이다. SF로 그려낸 놀라운 상상력의 세계에서 인간 근원을 탐구하는 철학·종교·과학 이야기로, 흡인력 강한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다. 




소원을 비는 건 우리가 어쩌질 못하니까 

마음 편해지려고 하는 거야. 

반드시 이뤄지는 것도 아니야. 

이뤄지면 그 순간만 고마운 마음으로 살다가 곧 까먹어. 

그런데 이루어지지 않으면 실망하며 남 탓을 해.



인류를 구원하는 길이 
반드시 강한 사람들에 의해 가능한 건 아니니까요.




나에게 말해줬어. 인간은 기억하는 존재라고…….

또 나에게 말해줬어. 

인간은 상상력으로 이야기하는 존재라고…….

나에게 말해줬어. 인간은 거룩해야 한다고…….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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