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필적 맥베스
하야세 고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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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되어 여행을 떠날 거라는 예언을 들은 한 남자의 처절한 운명이라니. 맥베스의 비극을 미필적 맥베스는 어떻게 그려냈을지 기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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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되찾다
오카자키 다쿠마 지음, 한수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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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실종자로 만들고 싶은 아이의 심리는 무엇일까? 얼른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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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충격 이후의 세계 - 알아두면 반드시 무기가 되는 맥락의 경제학
서영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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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의 프리퀄이다'. 《거대한 충격 이후의 세계》은 인플레이션현상을 분석하고, 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나아가야할 길을 모색한다.

 

코로나 이후의 급변한 세계 경제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인플레이션'이란 경제현상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한 경제 공황에 각국은 경기 부양책으로 돈을 풀었다. 그러나 푸틴 발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살아나던 경기엔 찬물이 끼얹어지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서민들은 몸살을 앓았다. 설상가상 미국의 테이퍼링,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차를 만들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목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일뿐이라는 점이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거대한 충격 이후의 세계》를 읽으며 재미있다못해 무섭기까지 한 부분은 우리가 겪고 있는 이슈 대부분의 원인이 미국이라는 점이다. 어떤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기존 질서에 거부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무역 갈등, 전쟁, 전염병까지 미국이 주도하는 패권전쟁에서 자유롭기 힘든 게 사실이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세계 인구 18억 명 중 5억명이 감염되고, 5천명이 숨진 것으로 추청되는 스페인 독감부터 이야기하자면, 스페인 독감의 무차별 확산은 1차 세계대전이 주요 원인이었는데, 미국의 파병으로 인해 미국에서 확산하던 바이러스가 세계로 퍼져나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불과 얼마 전, 반도체 수급부족으로 인해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된 이유 역시 미국이 경기 부양책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미국 정부가 실직자에게 월 400만원 씩 현급을 지급하자, 외식과 여행을 가지 못하는 상황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이들은 정부가 나눠준 현금으로 반도체가 들어간 TV, 냉장고, 노트북, 스마트폰 그리고 자동차를 교체하거나 구입했다. 이윽고 급격히 늘어난 수요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형국에 이른 것이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전자에 내부 정보 등 무리한 요구를 하며 압박하기도 했다.

 

글로벌 세계에서의 한 나라의 문제는 자국에서 끝나지 않고,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내수시장보다 수출에 의존하는 국가인 우리나라는 원유나 가스가 조금만 부족해져도 가격은 치솟고, 산업이 중단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저자는 《거대한 충격 이후의 세계》에서 모든 경제 현상에는 인과관계가 있음을 강조한다. 그래서 경제의 맥락을 읽어내는 능력이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맥락을 알아야 어떤 위기의 상황이 오더라도 대처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물론이고, 맥락을 이해하면 현상에 국한되지 않고 큰 흐름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맥락의 경제학을 익히는 동시에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에서 우리나라는 어떤 활로를 찾아야 할지, GDP, 자살률 등 한국의 민낯을 보여준다. 아울러 우리는 이미 행복에 이르는 정답을 알고 있다면서, 현실적인 빈곤 극복의 대안을 제시한다.

 

2020~2023년의 주요 세계 이슈를 정리하고 싶은 분들에게 《거대한 충격 이후의 세계》를 추천한다. 특히 현실과 경제를 이어주는 스토리텔링 덕분에 경제 뉴스가 잘 읽히지 않는 분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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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클래식 라이브러리 5
프란츠 카프카 지음, 목승숙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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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 클래식 라이브러리의 다섯 번째 도서는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에 빠지지 않는 SAT 추천도서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으로 네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 변신

  • 학술원 보고

  • 단식 예술가

프란츠 카프카의 책을 현대인이 끊임없이 찾는 이유는, 출구 없는 불확실한 세계에 대한 불안을 초현실적인 상황 속에서 섬세한 심리묘사로 그려내 현실감을 높인다. 첫 번째 수록된 단편 <굴>은 초반에 책장이 잘 안 넘어갔다. 자신의 보금자리가 있다는 현실에 안주하다가 작은 위협에도 침범당할 수 있어 불안해한다. 그러나 모든 것은 변함이 없었고...라는 문장으로 끝난다. 불안이 헛됨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벗어나려 해도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을 이야기한 게 아닐까 싶다.

그런데 내 굴에서 가장 멋진 점은 고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고요함은 믿을 게 못 된다. 어느 날 갑자기 깨져 버릴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모든 것이 끝장이다.

굴, 프란츠 카프카 p. 10

소유물이 있다는 행복감에 버릇이 잘못 들었고, 민감한 굴이 나를 예민하게 만들었다. 굴이 손상되면 내가 다친 것처럼 마음이 아프다. 바로 이 점을 예상했어야 했다. 나 자신을 보호하는 것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 스스로 얼마나 경솔하고 또 성과 없이 그것을 했던가 - 굴을 보호하는 것도 생각해야 했다.

굴, 프란츠 카프카 p. 47

<변신>은 가족에게 평온하고 넉넉한 쉼터를 제공하던 그레고리 잠자가 어느 날 갑자기 벌레로 변하면서 그의 세계가 순식간에 골칫거리로 전락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비록 그레고리의 모습에 기절하고 쳐다보지 못할지언정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엄마, 화를 참지 못하는 아버지, 오빠를 걱정하고 돌보던 여동생이었으나, 생계에 뛰어들며 지친 아버지의 구박 강도는 수위가 높아지고, 동생은 그레고리를 짐승이자 골칫거리로 여기며 떠나주기를 바란다.

"우리 가족이 이렇게 조용한 삶을 살아왔구나." 이렇게 혼잣말을 하며 어둠 속을 응시하다가 그레고리는 자신이 부모님과 여동생에게 이렇게 멋진 집에서 이런 삶을 살 수 있게 해 준 데 대해 큰 자부심을 느꼈다. 그런데 이제 이 모든 평온함과 유복한 삶, 만족감이 끔찍한 결말을 맞이하게 되면 어쩌지?

<변신> 프란츠 카프카 p.79

슬픈 예감은 언제나 틀리지 않는 법. 재독하는 책이라서인지 결말을 알기에 벌레로 변한 그레고리의 회상 장면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가정을 평화롭게 유지할 수 있도록 평생 돈을 벌어다 주던 일벌레 그레고리가 벌레가 되며 더 이상 가족에게 풍요로움을 제공해 주지 못한다는 불안감에 걱정하지만, 그레고리는 가족으로부터 전력으로 도망치기 위해 비틀거리며 기어가기도 한다. 이제 잠자 가족에게 그레고리는 쓸모없고 귀찮은 존재라 여겨질 뿐이다.

20세기의 거장인 카프카의 작품은 현대 사회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진다. 자신의 설자리를 잃은 퇴직한 가장들의 모습과 흡사해 보인다. 평소 가장의 희생을 당연시 여기다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면, 쓸모없는 식충이라 여기며 귀찮아하는 인간의 이기적인 민낯을 마주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어지는 것 같다.

카프카는 <변신>을 그레고리의 죽음으로 마무리한다. 그의 죽음과 홀가분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가족을 상반되게 그려내며 인생의 허무함을 강조한다.

저는 열심히 배웠습니다. 해내야 하는 일이 있으면 배우게 되는 법이지요. 출구를 원하면 배우게 됩니다. 마구 배우게 되지요. 자신을 채찍질하며 감독하고 몹시 하기 싫어하는 반항심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스스로를 혹독하게 다그칩니다.

학술원 보고, p.137

<굴>에서 나의 고요함은 한순간에 깨질 수 있는 것이며, <변신>에서는 삶의 전부였던 일과 가족, 보금자리로부터 한순간에 버려질 수 있다는 허무함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프카는 비록 인생의 출구가 보이지 않을지라도 끊임없이 배우면서 타인의 판단이 아닌 자신의 목표에 도달하면 될 뿐이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현재 답답한 상황에 놓여있을지라도 자신의 꿈과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내딛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나를 위한 의무이자 최선이 아닐까.


그런데 내 굴에서 가장 멋진 점은 고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고요함은 믿을 게 못 된다. 어느 날 갑자기 깨져 버릴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모든 것이 끝장이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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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고전을 읽어드립니다 -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서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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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입담으로 한동안 tv에서 자주 보던 얼굴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곤충박사 서민 교수가 고전 문학을 읽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서민의 고전을 읽어 드립니다》로 찾아와 13개의 고전 작품에서 핵심 교훈을 흥미롭게 전한다.

 

《서민의 고전을 읽어 드립니다》는 『제인 에어』를 시작으로 『부활』, 『돈키호테』, 『파우스트』, 『안나 카레니나』, 『죄와 벌』, 『백여의 고독』, 『페스트』, 『농담』, 『카르마 조프의 형제들』, 『신곡』, 『아들과 연인』, 『호밀밭의 파수꾼』까지 다룬다. 특히 독서전도사답게 작품이 어려운 이유나 현시점과 비교하는 부분 등 작품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게 전달하는 점이 눈에 띈다. 작품을 이미 읽은 독자도, 아직 접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인문학이 어렵다'라는 생각은 접어두고, 작품을 펼쳐보고 싶은 생각을 들게 만드는 책인 것 같다.

 

저자는 세계 명작 '고전'이 읽히지 않는 이유는 당대의 배경지식이 부족해 작가의 정확한 의도를 해석하기 어렵기 때문이라 지적하며 『파우스트』의 교훈은 '너무 나대지 말자' 『안나 카레니나』는 '자기 일이 있어야 한다' 등 현대식 교훈으로 쉽게 해석한다. 고전이란 인문학적 소양이 뒷받침되어야 이해할 수 있기에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며, 고전 역시 당대의 베스트셀러였으므로 쉽게 접근할 것을 권한다. 고전도 읽다 보면 익숙해지고, 고전 역시 별거 아니라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아울러 고전을 읽고 얻는 이득이 꽤나 많다는데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 고전 읽기의 장점 ★

하나, 일반 책 10권을 읽는 것보다 고전 한 권 읽는 게 더 뿌듯하다.

둘, 인내심을 기를 수 있다.

셋, 읽다 보면 소소한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돈키호테가 스토리텔링의 귀재가 된 것은 책을 많이 읽어 서라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가 하면, 돈키호테가 "잠도 안 자고 책만 읽다 보니 머릿속이 푸석푸석해지는가 싶더니 결국은 이성을 잃어버리기에 이르렀다."라며 책에만 빠져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할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한다. 책에 너무 빠져 책이 전부라는 생각은 위험하다며 사람들과 부대끼는 일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책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아끼는 책 한 권을 버리는 게 힘든 일이라는 공감대를 불러오기도 한다.

 

《서민의 고전을 읽어 드립니다》에서 소개한 13권의 도서 중 축약본이 아닌 원본으로 아직 읽어보지 못한 작품은 두꺼운 『돈키호테』, 『안나 카레니나』, 『카르마 조프의 형제들』 그리고 『아들과 연인』 이었다. 저자는 독서를 즐기는 사람도 돈키호테의 원서를 읽은 이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말하는데, 멀리 갈 것도 없이 나 역시 책이 예뻐 사놓고 책장에 자리한 지 십여 년이 되었으나 아직 제대로 읽지 않아 찔렸다. 올해가 가기 전에 『돈키호테』 완독에 도전해 봐야겠다.

 

고전을 읽고는 싶은데, 쉽게 손이 안 가는 분들이라면, 《서민의 고전을 읽어 드립니다》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어떤 식으로 읽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지 유쾌한 인문학 독서법 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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