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라 초6 골든타임 7 : 발자국 콩콩 한국사 - 유물과 함께하는 역사 공부 잡아라 초6 골든타임 7
이종수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를 제대로 알아가는 방법 중에 역사 현장과 유물을 접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발자국 콩콩 한국사》는 미술사 학자인 이종수 저자가 딸의 어린 시절 함께 유적지 답사 여행하던 추억을 기반으로 한국사의 흐름에 맞춰 84가지 유물을 소개한다.

 

《발자국 콩콩 한국사》는 삼국시대부터 고려 시대를 거쳐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유적 20개를 답사하며 역사적 시대적 배경과 동시대 유물의 특징들을 쉽게 설명한다. 특히 초등학생 시절의 딸과 함께 여행하며 질문도 하고, 유적의 용도, 건축 양식은 물론이고 자연과 조화로운 절경까지 놓치지 않고 감상하도록 유도한다. 마치 저자의 음성이 들리는 듯 현장감 있게 전달되어 초등학생이나 어린이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쉬운 역사책이다.

 

삼국시대의 유물로는 고구려의 충주 고구려비와 강서대묘 현무도, 신라의 천마총금관과 석굴암 본존불, 백제의 무령왕릉과 부려 정림사지 오층 석탑을 여행한다. 고려 시대는 청자 상감운학문 매병, 아미타삼존 내영도, 부석사 무량수전, 팔만대장경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조선시대에서는 경복궁, 훈민정음, 소쇄원, 백자 청화매조죽문호,광해군묘, 윤두서 자화상, 금강전도, 화성, 독립문, 조선왕조실록으로 여행의 마침표를 찍는다.

 

《발자국 콩콩 한국사》로 저자의 여행을 따라가며 '도자기 이름 판별하는 법'을 새로이 배웠다. 먼저 도자기 이름을 지을 때는 도자기 종류가 청자인지 백자인지 구별하는 것을 시작으로 무늬를 넣는 기법을 표시하고 도자기에 새겨진 무늬와 마지막으로 용도를 표기하는 네 가지 표현 방식을 사용한다고 한다.

 

다음 사진인 현재 간송미술관에 보관된 고려 시대를 대표하는 도자기인 청자 상감운학문 매병으로 살펴보면, 먼저 '청자 상감 운학문 매병'을 단어별로 하나씩 분리하면 청자, 상감, 운학문, 매병이라는 네 개의 단어로 나누어진다.

 

천천히 살펴보면,

먼저 청자는 도자기 종류를 구분할 수 있고, 상감은 그릇 위에 무늬를 그린 후 파낸 자리에 흰색과 검은색 토양을 메우는 상감기법이 사용되었음을, 운학문에서 구름과 학 무늬로 이루어졌으며, 매병에서 매실주를 담는 용도의 도자기라는 것을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발자국 콩콩 한국사》에서 훌륭하고 감탄이 절로 나오는 우리나라 민족이 만든 유물과 유적 중에서 최고의 작품이 무얼일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나 역시도 수많은 아름답고 창조적인 보물과 같은 멋진 유물들 사이에서 과연 저자는 무엇을 선택할지 무척 궁금하긴 했다. 저자는 하나만 뽑기가 너무나도 어려웠지만 굳이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훈민정음'을 최고로 뽑겠다고 한다. 그 이유는 창조적인 정신이 가장 잘 나타났으며 위대한 창조성과 무엇보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 편리하게 해주는 편리성,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져서 미래로까지 뻗어나갈 진정한 유산이기에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훈민정음이 덕분에 우리의 정체성과 나라를 지킬 수 있었을 테니, 화려하고 웅장한 건축물 중 무엇을 선택할까 고민하다 절로 숙연해진다.

 

《발자국 콩콩 한국사》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다 보면 저자가 소개하는 역사 유적지를 가보고 싶어진다. 겉표지 뒷면에 유물 지도가 수록되어 있으니 유물 지도를 참고하여 도장 깨기를 시도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한국사를 재밌게 입문하고 싶은 어린이부터 잃어버린 역사 흥미를 다시 살리고 싶은 성인까지 누구나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역사책으로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야부사 소방단
이케이도 준 지음,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케이도 준은 《변두리 로켓》 시리즈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 그리고 《하늘을 나는 타이어》까지 숨 막히는 전개와 더불어 사이다 같은 한방이 매력적인 작가다. 개인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와 쌍벽을 이루는 미스터리 소설 작가를 논하라면 단연 이케이도 준이 아닐까 싶다.

 

《하야부사 소방단》은 미스터리 소설 작가 미마 다로가 도쿄를 떠나 돌아가신 아버지의 고향 하야부사 마을로 이주하면서 슈퍼내추럴한 하야부사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한적한 시골 하야부사의 전원 풍경을 벗 삼아 글 쓰며 조용히 살아가려던 다로는 '하야부사 소방단' 단원 제안을 수락하면서 도쿄와는 다른 시골의 밀접한 인간관계에 휘말리게 된다.

 

다로는 하야부사 소방단 입단식 도중 발생한 화재사건 현장에 투입되며 단순 화재가 아닌 연쇄 방화 사건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하야부사 마을에 연이은 3번의 화재 이후, 얼마 안 되어 실종된 마을 주민이 시신으로 발견된다. 다로는 작가의 본능으로 하야부사 마을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데...

 

이케이도 준의 신작 《하야부사 소방단》은 소설의 화자가 미스터리 소설 작가라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인생사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듯, 전원생활을 희망하며 하야부사에 정착하려던 미마 다로의 바람과는 달리, 하야부사 소방단에 입단하면서 마을 사람들의 속 사정을 알게 되고, 베일에 싸인 사건을 한 겹씩 벗겨내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져 700페이지 가량의 책이 두껍게 느껴지지 않는다.

 

'경계와 위험'이라는 꽃말을 지닌 만병초의 메타포가 암시하듯, 평화로워 보이던 하야부사 이면에는 신흥 종교단체 '오르비스 테라에 기사단'이 암암리에 세를 확장하고 있었다. 교의를 위해서는 신자들의 목숨마저 아무렇지 않게 빼앗는 무시무시한 집단이 '태양광 패널'을 수단 삼아 하야부사 땅을 매집하고, 흡사 종교전쟁처럼 하야부사를 지탱하는 시주 가문들에 무력행사도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다로는 하야부사 마을과 오르비스 테라에 기사단 사이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 촘촘한 얼개를 하나하나 풀어 나간다.

 

특히 미스터리 사건의 범인으로 몰리는 인물을 작가의 시선으로 차분히 '사람의 됨됨이'를 간파하는 다로의 모습에서 자신을 투영한 듯 미스터리 작가다운 면모가 돋보였다. 다로의 시선을 통해 사건의 전 모를 밝히는 과정에서 작가는 어떤 시선으로 사람과 사건을 바라보아야 하는지 이케이도 준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었다.

 

형태가 있는 것에 실체는 없고, 실체가 없는 것에 형태가 있다 하더라도, 이 세상에는 깨달음을 얻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다로도 그중 한 명이다.

형태가 있기 때문에 실체이고, 그 실체는 형태이며, 그리고 우리에게 있어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이다.

하야부사 소방단, 이케이도 준, p.256

작가로서 가장 중요한 일을 사람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다.

소설은 '사람'을 쓰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쓰는 작가는 사람을 만났을 때 상대방의 사람 됨됨이를 파악하려는 습성이 있다. 일부러 그러든 아니든 간에, 작가에게는 그런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하야부사 소방단, 이케이도 준, p.408

 

지금껏 이케이도 준의 책을 읽고 실망한 적은 없었다. 보통 직장인들의 답답함을 시원하게 날려주는 사이다 같은 통쾌함에 그의 책에 열광해왔던 터라 갑자기 신흥 종교가 튀어나와 의아하긴 했으나, 사람의 연약한 심리를 이용하는 완악한 무리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느껴진다. 특정 집단 이기주의를 주민 연대로 이겨내면서 인간은 인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그리고 인간 연대의 힘에 대해 따뜻하게 그려낸다. 이 과정 안에 또 다른 스토리는 직접 읽으며 감동과 재미를 느껴보시길 추천한다.

 

《하야부사 소방단》 올해 일본에 드라마로 방영된다고 하니 일드 즐겨 보시는 분들은 드라마로 만나기 전에 읽어보면 좋을 듯 싶다.

 

이케이도 준의 팬은 물론이고, 미스터리 소설 애독자라면 잠 못 드는 여름밤 펼쳐들기 좋을 책이다.

아직까지 그의 책을 접한 적이 없다면 올 여름 쌓아놓고 독파해 보는 건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소한 것들이 신경 쓰입니다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행복한 일상은 어떠한지 잘 그려낸 책이에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 번의 작별
치넨 미키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일리언 핸드 신드롬‘을 적절히 녹여낸 의사 작가의 시간 순삭 미스터리 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녕, 크림소다
누카가 미오 지음, 한수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3월
평점 :
절판


탄산미와 잔잔한 감동의 여운이 남는 청춘 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