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습관이 끝까지 간다 - 의지나 열정은 필요 없다 단순한 반복이 단단한 인생을 만든다
호리에 다카후미 지음, 장은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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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반복이 단단한 인생을 만든다'라고 강조하는 IT 회사 CEO 호리에 다카후미는 자신의 성공 노하우를 자기계발서 《간단한 습관이 끝까지 간다》에 과장없이 담백하고 솔직하게 담아냈다.

 

저자는 자신의 성공 노하우는 크고 작은 다양한 변수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수중에 있는 능력을 최대화해 잘 대응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수중에 있는 능력'이란 무엇일까?

 

수중에 있는 능력은 어떤 특별한 재능이나 센스가 아니라, 평소 사고 방식과 행동이 몸에 베인 좋은 습관이라고 전한다. 저자의 성공노하우를 담은 《간단한 습관이 끝까지 간다》에서 자신의 좋은 습관을 소개하고 습관을 익히기 위한 간단한 방법을 제시한다.

 

1. 끝까지 해내기 위한 행동 습관

2. 아이디어를 손에 넣기 위한 습관

3. 시간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습관

4.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습관

5.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습관

 

저자는 예민한 성격에 완벽주의를 추구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체질이라고 한다. 그래서 사소한 일도 고민하고 불안해하며 한번 불안함을 느끼면 오랫동안 지속되는 편이란다. 본인이 스트레스 내성이 취약하다는 것을 알기에 스스로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여러 가지 습관들을 소개해 관심이 갔다. 그는 최고의 스트레스 관리법으로 '제행무상'을 꼽았다.

 

제행무상은 불교의 세 가지 금본교의인 삼법인 중 하나로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세상에 모든 것은 움직이고 흘러가며 변화한다. 우리가 과거에 사로잡힌다고 해서 바뀌는 건 없기에 후회하고 원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래서 저자는 절대적인 스트레스 관리는 나에게 존재하는, 지금 밖에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미래를 향해 몸을 맡긴다고 한다. 더불어 흐름에 순응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덧붙인다.

 

스스로 '이렇게 하고 싶다'라며 흐름에 올라탄 적은 별로 많지 않다. 결국 모든 것은 그렇게 흘러가기 마련이다. 물론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모든 것은 바뀌어 간다. 흘러간다. 나는 그것에 순응한다. 그것이 즐겁다.

간단한 습관이 끝까지 간다 中 p. 168

 

즉, 세상 일이 내 마음같지 않기에 어깨의 힘을 빼고 눈앞의 일에 열중하라고 권하는 것이다.

 

 

저자는 간단한 습관이 단순한 반복으로 이어지면 인생이 단단해진다라고 전하며, 의지나 열정보다 간단한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거창한 노하우는 따라하기도 어렵고, 끝까지 완수하기도 힘들다.

 

지금 나의 작은 행동이 모여서 습관이 되고, 그 습관들이 모여 무기가 되며 나의 미래가 된다. 그러므로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시간 효율을 극대화하고,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워지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좋은 습관을 들이는 작은 행동 하나하나를 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을 더욱 소중히 여기자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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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하지만 굉장한 어른의 뇌 사용법 - 깜빡하는 당신을 위한 효율적인 두뇌 습관
가토 토시노리 지음, 황세정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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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MRI 사진을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이 진단 가능할 정도로 뇌는 그 사람을 대변해 준다고 한다. 나이 들수록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고민이라면, 《사소하지만 굉장한 어른의 뇌 사용법》에서 소개하는 나이에 맞는 뇌 사용법에 대해 알아보면 좋을 것 같다.

 

뇌의 최전성기는

40대 후반부터 50대까지

 

직장인이 되고 갑자기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학생 때 더 많이 공부해둘걸 후회가 된다면,

뇌가 성숙해진 증거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무언가를 배우기에 적합한 때가 되었다는 말과 같다.

 

단, 학생과 어른은 뇌의 메커니즘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학창 시절의 공부법으로 공부하는 것은 어른에게 적합한 공부법이 아니라고 덧붙인다. 아울러 뇌는 평생 성장하며, 뇌의 능력을 향상하는 요인은 뇌세포가 아니라 네트워크의 발달이기 때문에 뇌 주요 부위의 활성화를 극대화해서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외우고 싶을 때는

외우려고 하기보다는

이해하려는 쪽으로 머리를 써야 합니다.

뇌 번지로 설명하자면

이해계 뇌 번지를 써야 합니다.

사소하지만 굉장한 어른의 뇌 사용법 中 p.95

 

저자는 《사소하지만 굉장한 어른의 뇌 사용법》을 통해 뇌 구조를 이해하는 것을 시작으로 뇌의 성장 법칙에 따라 머리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뇌세포는 특화된 분야로 집단을 형성해 거점을 마련하는데, 저자는 이를 '뇌번지'로 명명하여 8가지 주요 뇌번지를 활성화하기를 권한다.

 

1. 사교계 뇌번지 : 사고·의욕·상상력 등을 관장하며, 무언가를 생각할 때 작용한다.

2. 이해계 뇌번지: 눈이나 귀를 통해 들어온 정보를 이해한다. 모르는 내용을 추측해 이해하려 할 때도 작용한다.

3. 기억계 뇌번지: 무언가를 외우거나 떠올릴 때 작용한다. 정보를 축적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한다.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 주위에 위치한다.

4. 감정계 뇌번지: 희로애락을 느끼고 표현한다. 평생 계속 성장하며, 늦게 노화된다는 특징이 있다. 뇌의 여러 부위에 위치한다.

5. 전달계 뇌번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의사소통한다.

6. 운동계 뇌번지: 손·발·입 등 신체를 움직이는 일 전반에 관여한다. 뇌 안에서 가장 먼저 성장을 시작한다.

7. 시각계 뇌번지: 눈으로 본 영상이나 사진, 읽은 문장을 뇌에 축적한다.

8. 청각계 뇌번지: 귀로 들은 말이나 소리를 뇌에 축적하기 위해 작용한다.

 

여덟 가지 뇌번지가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뇌의 주인인 우리가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것이 평생 성장하는 뇌를 만드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한 부분에 과도한 업무를 강요해도 안 되고, 방치해도 안된다는 것이다.

 

뇌번지의 톱 3인 '사고계 · 이해계 · 기억계' 뇌번지를 포함해 다양한 뇌번지를 동시에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뇌의 신경 세포는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지만, 신경 세포를 서로 연결하는 네트워크는 나이에 상관없이 성장한다.

 

학습력 높이는 팁으로, '세타파가 나올 때는 학습 속도가 2~4배가 된다는 행동상의 데이터'를 소개하며 뇌가 좋아하는 보상을 활용하기를 권한다. 연구에 따르면 평소에 공부하는 데 사용하는 시간과 체력의 25~50%만을 사용해 원하는 지식을 저장 가능하다고 한다.

 

예를 들면, 카페라테를 좋아하면, 공부할 때 카페라테를 마시면서 행복한 기분으로 공부에 임하거나 시험에 합격하면 보상으로 줄 상을 미리 정해놓으라 권한다. 특히 하기 싫은 공부를 해야 할수록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 등을 가까이에 두면 세타파가 방출되어 뇌는 보너스 타임으로 인식해 기억력이 향상된다고 전한다.

 

뇌의 최전성기가 40대 후반부터 50대까지라는 저자의 말이 어른의 뇌 학습법을 익혀보자 결심했던 부분이다. 《사소하지만 굉장한 어른의 뇌 사용법》에는 평소 뇌번지를 많이 활용해 저절로 머리가 좋아지는 방법을 두루 소개한다. 특히 뒷부분에 수록된 연령별 뇌 사용 훈련법을 참고해 자신만의 학습법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뇌가 잘 작동하면 돌아오는 보상은 오롯이 나의 차지다. 뇌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가장 먼저 반응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주요 뇌번지를 익혀 어른의 뇌 학습법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나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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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스 고스트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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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말 감염으로 전 세계를 뒤흔든 '코로나 바이러스'가 안정화를 찾아가는 시기에 이사카 고타로의 신작 《페퍼스 고스트》는 '비말 감염'을 통해 타인의 미래를 보는 주인공이 테러사건을 저지하기 위한 고군분투를 그린 미스터리 소설이다.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초능력

일명 '선공개 영상'

비말 감염된 타인의 다음 날 체험할 일부 장면을 영화의 예고편처럼 본다.

 

인간은 똑같은 인생을 영원히 반복할 뿐이다. 요컨대 힘든 일을 당한 사람이나 곤경에 빠진 사람이 열심히 노력해서 위기를 극복하더라도, 언젠가 또 같은 꼴을 당하게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막막할뿐더러 헛수고한 느낌이라 정신이 아득해진다. 뭘 어찌해도 소용없다. 다 때려치워라. 그런 기분이 들 것이다. 허무주의의 궁극적인 형태라고 평가할 만하다.

이사카 고타로 《페퍼스 고스트》 p.106

 

《페퍼스 고스트》는 인간은 똑같은 인생을 영원히 반복한다는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을 바탕으로 크게 세 가지의 굵직한 사회적 이슈를 베테랑 작가의 필력으로 맛깔나게 버무렸다. 카페 테러 유가족 모임인 '동우회'의 폭탄 테러, 비말 감염을 통한 초능력의 발현 그리고 소설 속의 또 다른 소설의 고양이를 학대한 사람을 응징하는 '고지모 사냥꾼'이야기가 교차하다 하나로 합쳐지는 순간 재미가 극대화된다.

 

다이아몬드 카페 테러사건으로 절망의 낭떠러지에 선 이들이 만나 결심한다. 그들의 세계를 끝장내기로. 소설이기에 너무 딱딱 들어맞는 우연들이지만, '마치 소설 속 세계 라면 몇 번을 읽든, 어디서부터 읽든 일어나는 일은 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그야말로 영원히 똑같은 스토리 속을 살아가는 셈이다.'라며 소설 속 소설의 주인공들은 자신이 소설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기도 해 웃음을 선사한다. 그러나 단과 학부형의 만남은 우연 아닌 필연이었다. 얼마 후 학부형의 실종으로 단과 동우회가 만나게 되고, 고지모 사냥꾼들이 사람을 찾다 우연히 단을 만나면서 이 모든 이야기가 하나로 합쳐지는 발단이 되기 때문이다.

 

착실하게 살아온 결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고독과 허망함이었어.

이사카 고타로 《페퍼스 고스트》 p.327

 

사건을 이어나가는 중학교 국어 교사 단은 아버지로부터 '비말 감염' 초능력을 물려받았다. 그러나 미래를 미리 알면 좋겠다는 말도 안 되는 공상에도 미래가 보이는 건 의외로 고통스럽다는 또 다른 이면을 보여준다. 소설의 주인공의 경우, 영상의 등장인물이 일면식도 없어 도와주고 싶어도 충고조차 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에 무력감이 쌓여 정신적으로 힘들다는 것이다. 되도록 담아두지 말고 잊어버리도록 노력할 뿐 해결책은 없다. 하지만 단은 자신의 영상에서 본 테러 사건을 막기 위해 다소 무모해 보이지만 위험을 자처하며 이타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에 눈길이 간다.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이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는 참담함을 겪었을 때, 제대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인생에 허무함을 느끼며 살아갈지라도, 우리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은 '영혼을 뒤흔들만한 행복한 경험'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뿐만 아니라 이사카 고타로는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선공개 영상'을 봄으로써 사전에 방지할 수 있고, 자신의 의지에 따라 미래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쁨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영원회귀 사상에 갇혀있기보다 한계를 뛰어넘어 고차원적인 인간 초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니체의 초인 사상이 녹아있었다.

 

인생을 살며 영혼이 떨릴 만한 행복을 한 번이라도 경험했다면, 그 때문만이라도 영원한 인생이 필요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는 말이죠. 만약 그런 삶을 살았다면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바로 차라투스트라가 말했듯이요.

이것이 삶이던가, 그렇다면 다시 한번.

이사카 고타로 《페퍼스 고스트》 p.332

 

 

이사카 고타로는 30년 만에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다시 읽었다며 과거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쏙쏙 들어왔다고 한다. 《페퍼스 고스트》에 영원회귀 사상이 중심축을 이루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초반부에는 고사모 집단의 과격한 횡포가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는데, 고양이 학대가 일본에서 굉장히 큰 이슈였음을 감안하면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는 인간에게 말도 안 되게 대갚음해 주는 모습 역시 인과응보겠지?싶었으나, 홀연히 사라지는 장치로 설정한 것 역시 그의 의도를 가늠할 수 있었다.

 

인간은 본디 망각의 동물이라 누군가가 처한 아픔을 시간이 지나면 잊는다. 물론 자기 삶을 살아가기도 벅차 타인의 아픔에 마음을 쓰기 힘든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저자는 아픔을 극복하지 못한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그들이 진정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담담하게 전한다.

 

나를 일본 미스터리 소설에 첫 발을 담게 한 작품이 바로 이사카 고타로의 『골든 슬럼버』였다. 그의 작품을 10여 년 만에 다시 읽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다. 특히 중반부 소설 속의 소설이 현재 시점과 합쳐져 허상과 현실의 모호함 속에서 미래의 선을 향해 하나씩 발 맞춰지는 스토리라인이 과연 대작가 답다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었다.

 

초능력의 발현이 '비말 감염'이라는 독특한 전개는 물론이고, 소설 속의 등장인물이 현실에 불쑥 등장했다가 홀연히 사라지는 등 트릭을 사용해 관객 앞에 있는 것처럼 보여주는 연극의 무대 장치 기법 '페퍼스 고스트'를 절묘하게 녹여내며 제목의 이유를 끄덕이게 하는 천재 작가의 매력을 아낌없이 쏟아낸다.

 

《페퍼스 고스트》는 시사성, 고발성, 작품성, 오락성 어느 하나 놓치지 않은 작품이다.

미스터리 소설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올여름 펼쳐 보시기를 추천한다.

 

책장을 덮고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다시 읽어볼까?라는 생각이 들어 책장의 철학서 코너를 보니, 니체의 책이 제법 보인다. 언젠가 니체의 책들을 쌓아놓고 다시 니체에 빠져봐야지...

 

무튼, 매일매일을 기쁨으로 채우며 살기로!

 

이 세계의 비애는 깊다.

기쁨은 깊은 고뇌보다 더 깊다.

비애가 말한다. 사라져라!

그러나 모든 기쁨은 영원을 소망한다.

이사카 고타로 《페퍼스 고스트》 p.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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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클래식 라이브러리 7
다자이 오사무 지음, 신현선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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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데카당스 문학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은 인간들의 위선과 잔인함에 파멸하는 순수한 청년의 모습을 그려낸다.

 

저는 어릴 때부터 가족들마저도 그들이 얼마나 힘들고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전혀 짐작할 수 없었고, 단지 두려움과 어색함을 견디지 못하여 어릿광대짓이 능수능란해졌습니다. 결국 저는 어느 사이엔가 한마디도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p.17

 

《인간 실격》의 전반전인 분위기는 퇴폐적이면서도 다크 하다. 책으로 접하기 전에 전도연과 류준열이 출연한 드라마로 처음 접했는데, 첫 회를 보다가 중단했었다. 너무 무거운 분위기가 정서에 잘 안 맞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받는 문학에는 이유가 있을 터라 호기심이 갔고, 드라마는 원작과 다르다는 말에 읽어보게 되었다.

 

어느 누구와도 어울리지 못한다.

그 어디도 찾아갈 곳이 없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p.73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종족에서 완전히 탈피하지 못했던 굴욕감에 여자와 함께 바다에 뛰어들지만 홀로 살아남는다. 주인공 요조는 어릿광대를 자처하며 세계에 녹아들어 가려 노력하지만, 결국 마약에 중독되고 자살 기도하는 인간 실격자가 되고 만다.

 

 

지금 내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그저 모든 것이 지나갑니다.

제가 지금까지 소위 '인간' 세계에서

아비규환으로 살아오면서 진리라고 믿었던 것은

단 한 가지 그것뿐이었습니다.

그저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p.120

 

다자이 오사무는 부잣집 아들 요조가 스스로 약자의 편에서 살아가길 자처하며 결핍과 공포의 한계에 부딪혀 인간적인 신뢰감을 상실한 채 미치 광이로 변해가는 과정에 자신을 투영시켰다.

 

타고난 겁쟁이인 요조는 어릿광대라는 페르소나를 지니고 살아간다.

 

"술만 마시지 않으면, 아니 마셔도……하느님같이 착한 아이였어요."라는 마담의 회상처럼, 요조는 '인간에게는 모두 선을 행하고자 하는 본능이 있다'라고 믿는 순수함을 지녔으나 술, 여자, 마약 등 세상의 음성적인 중독과는 다 연결되어 결국 폐인으로 전락하는 모순 덩어리다.

 

《인간실격》의 주인공 요조는 표면적으로 이해불가 캐릭터다. 저자는 패배의 어릿광대짓을 일삼는 요조의 모습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거침없이 드러낸다. 한편으로는 당대의 사회적 불만을 자기 파괴라는 방식으로 소극적으로 저항하는 모습이 어딘지 아려오는 책이었다.

 

아마도 저자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부조리한 세상의 굴레에서 혼란과 공포를 극복하지 못하는 인간의 나약함과 허무함을 그려낸 게 아닐까. 나는 어떤 페르소나로 세상을 마주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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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개인적인 군주론 - 나를 지키는 마키아벨리 500년의 지혜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5
이시한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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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도 넘는 시간을 초월한 자기 계발서의 원조 『군주론』을 현시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한 책 《아주 개인적인 군주론》. 군주론의 주요 내용을 압축한 요약본이자, 군주론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 지침서로 오리엔테이션 같은 책이다.

 

마키아 벨리에 의해서 1513년에 쓰인 『군주론』은 많은 사람의 사랑받는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가를 통치하는 군주가 가져야 할 덕목에 대해 소개하는 리더를 대상으로 쓰인 책이다. 마키아벨리가 살던 500년 전과 현재는 많은 시대의 차이가 존재함에도 여전히 사회 각각의 조직에 리더는 존재한다. 하물며 내가 속한 직장과 가정에서도 이미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거나 미래 잠재적인 리더가 될 수밖에 없다. 아마도 누구나 리더의 자리에 오를 수 있기에 지금까지 군주론이 꾸준히 읽히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아주 개인적인 군주론》은 진짜 마키아 벨리를 만나다, 변화된 사회와 새로운 군주론, 군주론에서 배우는 리더의 자질과 조건, 통치의 기술 모든 것은 사람으로부터라는 주제를 다루며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아주 개인적인 군주론》은 『군주론』이 집필된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마키아 벨리에 대해 다루면서 시작한다. 우선 마키아 벨리가 살던 피렌체 공화국은 권력투쟁의 피비린내가 진동한 역동의 시대였다. 메디치 가문이 지배세력으로 복귀하고, 가톨릭 교황청의 면죄부 남발로 마틴 루터가 종교 개혁을 시작하던 시기이자 흑사병으로 인해 유럽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사망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종교적인 등 모든 여건에서 혼돈과 무질서의 시대였다. 이러한 혼란한 정국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을 지닌 새로운 리더가 필요했다.

 

사실 마키아 벨리는 군주나 군주 옆에서 국정을 논하는 고위 공직자가 아니라 오늘날의 말단 공무원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메디치 가문이 복귀한 이후엔 그만두게 된다. 즉, 화려했던 로마 제국으로 회귀하고픈 열망과 새로운 리더에 대한 열망이 군주론이 나오게 된 배경인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피렌체의 지배세력인 메디치 가문에 쓰임을 받기 위해 『군주론』을 헌정하였지만, 어쩌면 국가의 리더나 큰 조직의 리더의 역할을 해본 적이 없는 마키아 벨리였기 오히려 리더에 대해 왜곡하지 않고 객관적인 관점으로 군주론을 쓸 수 있었지 않을까 싶다.

 

500년 전 피렌체의 마키아 벨리는 『군주론』에서 "군주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나라를 지키고 번영시키는 일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 시대로 재해석한 《아주 개인적인 군주론》에서 저자는 리더십의 본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1. '리더십이 있어 보이는 것'의 중요성이다.

  2.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한다.

  3. 책임의식의 상호작용이다.

  4. 선택의 열쇠는 언제나 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주 개인적인 군주론》은 마키아 벨리가 군주론을 쓸 당시 피렌체의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고 마키아 벨리에 대해서 알아가며 『군주론』에 담긴 진정한 리더십을 짚어본다. 현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동시에 성취하는 삶의 지침을 일러주는 인문학 책과도 같아 이해하기 쉽다.

 

인류사 500년 동안 가장 꾸준하게 읽힌 책이라는 『군주론』을 읽기 버거웠던 독자, 『군주론』을 보다 잘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아주 개인적인 군주론》 일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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