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 1~2 - 전2권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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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의 작가 조엘 디케르가 시간 순삭 페이지터너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로 돌아왔다. 반전의 반전이 주는 재미와 더불어 한 번에 무나 뜨러내리는 카타르시스까지 완벽하다.

 

1999.4.3 호숫가에서 곰에게 훼손당해 끔찍한 사체로 발견된 미인대회 출신 22살의 여성 알래스카 샌더스의 살인사건으로 페이지를 연다. 그녀의 뒷주머니에서 발견된 쪽지와 정황들, 근처에서 발견된 증거품에서 발견된 DNA를 통해 범인 둘이 잡혀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11년이 지난 어느 날, 익명의 편지가 사건 담당 형사였던 페리에게 배달되면서 사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그들은 범인이 아니다.'라는 쪽지는 사건의 진실을 아는 형사가 속죄의 의미로 보낸 쪽지였기 때문이다. 결국, 페리 게할로우드 형사와 베스트셀러 작가 마커스 골드먼이 재수사에 착수하여 빠른 호흡으로 진범을 추적하는데...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그러나, 영원한 비밀은 없다.' 책을 덮으면서 떠오른 문장이다.

 

'누구나 말하기 싫은 비밀이 하나쯤은 있는 법'.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을 둘러싼 지인들, 심지어 가족들까지도 자신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영원한 비밀이란 없듯, 마커스와 페리 2인조가 재수사를 펼치면서 비밀이 하나씩 파헤쳐 진다. 더불어 잃어버렸던 퍼즐 조각이 하나씩 자리를 잡을수록 11년 전 사건의 윤곽이 명확해지면서 완전범죄의 톱니바퀴가 베일을 드러낸다.

 

사랑, 복수, 질투, 탐욕 등 소설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통해 인간의 이기심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스릴러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은 촘촘한 플롯의 흡입력이 압권이다. 애정 하는 스릴러 작가 명단에 또 한 분이 추가되었다.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은 앞서 출간된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 『볼티모어의 서』에 이은 3부작 완결판이라고 한다. 요번에 조엘 디케르의 책을 처음 접했기에 전편을 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끊김 없이 충분히 재밌게 읽었기에 부담없이 접근해도 괜찮을 것 같다. 사실 소설 말미에 주인공의 미션과 재회를 암시하는 부분이 있어서 차기작을 기대하고 있었을 뿐, 완결로 예상하지 못했다. 허를 찔린 기분이다.

 

조엘 디케르의 차기작에서도 마커스와 페리의 환상의 호흡을 기대해 본다.

 

하루 동안 아무 생각 없이 두뇌 싸움에 빠져들 스릴러 소설을 찾는다면, 망설임없이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 추천한다.

(중간에 내려놓기 힘드니 여유 있는 날 선택하시기를.)

 

"포커페이스는 사회생활을 견고하게 만들어주는 시멘트 같은 거야. 그 속을 들여다보면 모든 게 무너져 내리고 있지."

1권 p.232

 

"자네는 비밀을 간직해 봤나?

비밀을 갖고 있을 때 무엇보다 어려운 점은

그걸 발설하지 않는 것보다

그 비밀과 더불어 살아가는 일이야."

1권 p. 478

 

"우린 친구잖아.

친구란 상대를 잘 알아도 여전히 사랑하는 법이거든."

2권 p.399

 

"완벽한 살인이란

범인을 밝혀내지 못하는 범죄가 아니라

살인자가 그 죄를 다른 사람에게 뒤집어씌우는 데 성공하는 거라고요."

2권 p.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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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맛 - 셰익스피어처럼 쓰고 오스카 와일드처럼 말하는 39개의 수사학
마크 포사이스 지음, 오수원 옮김 / 비아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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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문장은 뇌리에 박힌다. 드라마나 영화의 명대사가 두고두고 회자되는 것처럼. 셰익스피어처럼 쓰고, 오스카 와일드처럼 말하는 39가지 언어 레시피를 《문장의 맛》에서 공개한다.

 

수사학 하면 무언가 어려워 보이지만, 쉽게 말해서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 말과 글을 아름답게 꾸미는 언어의 기교와도 같다.

 

언어의 마법사 베스트셀러 작가 마크 포사이스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수사학의 대가 처칠의 연설문, 셰익스피어의 희곡, 성경 및 수많은 작품들을 예로 들어 수사의 강력한 힘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문장의 맛》에서 셰익스피어가 사랑한 두음법을 시작으로, 신이 사랑한 수사법인 대조법, 양극 총칭 법, 과시적 양극 총칭 법, 공감각, 돈절법, 전치법, 전사반복, 도미문, 접속법과 연속 문장, 띄어 반복하기, 삼항구, 수사적 질문, 이사일의, 결구 반복, 교차법, 역설, 과장, 동사 없는 문장 등 39가지의 수사학을 예를 들어 설명한다.

 

이사일의 二詞一意

형용사와 명사를 하나씩 선택한 다음, 그 형용사를 다른 명사로 바꾸는 수사적 기교.

 

왔노라, 보았노라, 정복했노라

 

 

카이사르의 명문장. "왔노라, 보았노라, 정복했노라." 뿐만 아니라, 여전히 최고의 연설문 중 하나로 꼽히는 링컨의 유명한 연설문에도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입니다'라며 3항구의 수사법이 쓰였다.

 

저자는 완전수 3은 수사학의 세계에서도 마법 같은 숫자라고 한다. 세 단어를 붙여 사용하면 완결성이 생겨 문장에 힘이 배가된다. 2는 한 쌍에 불과하고, 4는 효과가 있었던 적이 없다고 덧붙인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언제나 세 번 반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쩌면 영혼을 뒤흔드는 강렬한 연설도 수사적 표현이 없으면 존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아닐는지. 사람은 자신이 듣고 싶은 대로 듣는 기질이 있기에, 임팩트 있는 문장으로 기억에 남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설령 문법이 틀릴지라도 말이다. 실제로도 의도적인 문법 실수를 가리키는 수사적 표현 '문법 파괴'도 존재한다.

 

나는 소설의 첫 문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압도시키는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끝장까지 실망시키지 않을 확률이 높으니 말이다. 저자 역시 "훌륭한 첫 문장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는 작가나 가능한 문장"이라고 지적한다. 훌륭한 첫 문장 = 잘 쓰인 책이라는 나름의 공식이 어느 정도 맞는 듯^^

 

앞으로는 작품을 읽을 때, 작가들이 어떤 수사적 기교를 쓰는지 관찰하는 재미가 하나 더 추가될 것 같다.

 

수사의 힘에 기초한 한 문단 한 문단을 써 내려가고 싶다면, 작품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며 독서를 즐기고 싶은 독자라면 《문장의 맛》을 일독해 보아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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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을 회복하는 연습 - 후회와 미련은 접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두뇌 재훈련 프로젝트
데이먼 자하리아데스 지음, 안솔비 옮김 / 서삼독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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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때도 없이 멘붕을 경험하는 유리 멘탈이라면, 멘탈이 단단해지는 프로젝트를 시도해 보는 게 어떨까. 《멘탈이 강해지는 법》의 저자 데이먼 자하리 아데스는 《멘탈을 회복하는 연습》에서 멘탈이 붕괴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과거에서 벗어나 정신을 다잡고 인생을 다시 재정비하는 21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사실 멘탈이 붕괴된 사람에게 멘탈이 강해지는 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에 멘탈을 강하게 만들기 전에 무언가의 이유로 흔들린 우리의 멘탈부터 재정비하고, 회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멘탈을 회복하는 연습》에서 저자는 과거에서 벗어나 거침없이 나아가기 위해 오늘부터 과거를 놓아 버리겠다고 선언하는 것을 시작으로,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는 법 등 21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이에 앞서 일상의 행복과 감정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 반드시 놓아버려야 할 스무 가지를 정리한다.

 

 

헤어진 연인, 해로운 관계, 질투, 과거의 실패, 선택에 대한 후회, 예기치 못한 불행, 이루지 못한 목표, 타인의 평가, 타인의 원한과 분노, 모든 것을 통제하고픈 욕구, 언제나 행복하고 싶다는 기대, 분노, 수치심, 타인의 의견, 부정적인 비교, 완벽주의, 바꿀 수 없는 과거, 실패에 대한 두려움, 타인을 설득할 수 있다는 믿음,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는 버릇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나 행복하고 싶다는 기대를 내려놓을 때 불행을 기꺼이 인정할 수 있게 되고, 다른 사람과 자신을 부정적으로 비교하는 일이 줄어든다고 한다. 자기감정의 진실성을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모든 사람이 불행을 경험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타인의 행복해 보이는 모습 또한 허울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어 질투할 일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감정 다양성'을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마음이 단단하다며, 감정 다양성은 어떤 면에서는 주식 시장과 비슷한 특성이 있다는 저자의 의견이 새롭고 재밌다. 다양한 주식에 분산투자하면 투자 포트폴리오가 하락장에서도 버틸 수 있듯, 감정 다양성은 감정 파멸로 이어질 수 있는 경험들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감정 다양성은 괴로운 기억, 아픈 후회, 서운함을 놓아 버릴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 저자는 감정 다양성을 많이 가졌다는 건 멘탈을 회복했던 경험이 많고, 그만큼 강한 멘탈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현재 당신이 많이 힘든 상황이라도 이 위기를 넘기고 나면 멘탈은 더 강해질 것이라 응원한다.

 

인생이 복잡할수록 삶을 재정비하며 무너진 멘탈을 잡아야 한다. 언제나 무언가를 얻고 늘리는데 초점을 맞춰온 인생을 점검해 보면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의 과거와 후회에 안녕을 고할 때 비로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일상이 너무 고될 때는, 나의 시련과 고난은 위기에 강한 감정 다양성을 지닌 사람으로 레벨 업 시켜줄 것이라는 긍정적인 마음과 함께 삶을 직시하고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미니멀라이프로 삶의 공간을 재구성하듯, 일상과 사고도 미니멀리즘 하게 만든다면, 인생은 보다 쉽게 제자리를 찾아 자유롭고 정돈된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이 세상은 우리를 흔드는 요소가 너무나도 많아 멘탈을 잘 부여잡고 살아야 한다. 물론 한순간에 유리 멘탈에서 강철 멘탈로 거듭나기란 쉽지 않지만, 매일 감사일기를 쓰고, 행복에 과도한 집착을 버리면서 《멘탈을 회복하는 연습》에서 저자가 제시한 스텝을 따라 실전 트레이닝으로 두뇌 트레이닝을 익힌다면 점점 단단하게 회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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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상실 - 해결되지 않는 슬픔이 우리를 덮칠 때
폴린 보스 지음, 임재희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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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수많은 이별과 상실을 경험한다. 폴린 보스는 20년간 임상 실험을 토대로 《모호한 상실》에서 어떻게 모호한 상실을 감수하며 살아갈 것인지 방향을 제시한다.

 

‘모호한 상실’이란

‘완전한 상실’이라고 부를 수 없는,

그렇지만 여전히 상실감에 젖어 있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저자는 모호한 상실이 오늘날 흔한 현상이라며 모호한 상실을 두 가지 유형으로 정의한다.

 

가족의 실종이나 자녀가 유괴되어 생사 여부가 불확실하여 실체는 없으나 심리적으로 존재한다고 인지되는 경우가 해당된다. 일상적인 상황으로는 이혼 가정과 입양 가정 내에서 부모나 자녀가 부재하거나 누락된 경우도 포함된다.

 

두 번째 유형은, 실체는 있으나 심리적으로 부재하는 경우다. 예를 들면 혼수상태의 가족이나 치매나 정신질환을 앓는 가족을 보살펴야 하는 가족들에게 나타나는 상실. 일상적인 상황으로는 지나치게 자기 일에 빠져 있거나 다른 외부 관심사에 몰두하는 사람들도 이 범주에 속한다고 한다.

 

실종이나 억류 등 외에도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가족을 떠나보내는 경우 그리고 가족은 있으나 심리적으로 의지할 수 없는 경우 역시 모호한 상실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민, 전쟁, 이혼, 재혼, 입양 등 해결되지 않은 상실은 불안, 우울, 질병 등의 증상으로 발현되어 괴롭힌다. 어떤 식의 종결이 없다면, 부재하는 자는 현재에 머문다.

 

모호한 상실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비극이다. 아울러 나의 잘못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모호한 상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극복할 수 있다. 인생에 완전한 정답은 없기에 "어떻게 모호한 상실을 감수하며 살아갈 것인가" 성찰하며 그 상황에서 '의미'를 찾고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저자의 위로에 공감한다.

 

비록 모호한 상실의 상황이 바뀌지 않더라도, 그들이 바라는 것이 달라지면 희망이 보인다고 한다. 이를테면, 질병이 사라지지 않을 때, 사람들은 창의적으로 다른 방법 ㅡ 질병을 관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거나,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돕거나,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과 같은 경험을 하지 못하도록 ㅡ을 통해 희망을 찾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불확실한 상실의 고통에 대처하는 비결 무력감을 피하는 것이라고 당부한다.

 

재난적인 상황으로 맞이한 상실 외에도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해결되지 않는 상실감이 만연해 있음을 짚어준다. 이별을 앞둔 '모호한 상실'의 상태에 있는 사람들의 대처 방법을 제시하는 동시에 불확실한 이별로 고통받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위로한다.

 

모호하기에 더 치명적인 아픔. 끝나지 않는 상실의 아픔은 타인과 비교할 수 없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내면의 상처가 아닐까. 무력감에서 벗어나 내 안의 슬픔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아픔에서도 내 삶의 '의미'를 찾아보며 상실을 받아들이는 터닝 포인트를 거쳐야 치유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되새기며.

 

모호한 상실의 경계에 있는 누구나 읽어 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의미는 많은 것을 견딜 수 있게 만든다.

아마도 모든 것에 대하여.

칼 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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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스러운 사이 - 제주 환상숲 숲지기 딸이 들려주는 숲과 사람 이야기
이지영 지음 / 가디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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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일해서 좋겠어요.”



20대에 제주도에서
숲해설사로 정착한 저자의 이야기는
한편 한편 마음이 따뜻해진다.

얼마 전, '숲 해설사'에 도전한다는
블로그 이웃님의 글을 보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껏 자연은 너무나 당연하던 존재였으나
기후변화 때문인지,
나이를 한살 한살 더 먹어가면서인지
숲과 산을 다니면서
식물에 관심이 생겼는데,
자연의 경이로움은 놀라움의 연속인 듯하다.

자연을 일터 삼아
매일 다른 사람을 만나며
살아가는 저자의 삶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무튼 제주도에 가게되면
신청해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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