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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은 야수 ㅣ 디즈니의 악당들 2
세레나 발렌티노 지음, 석가원 옮김 / 라곰 / 2018년 10월
평점 :
<미녀와 야수>는 어려서 처음 접한 영어원서였고, 뮤지컬, 영화 등 다수의 작품을 찾아 볼 정도로 좋아하는 문학작품중 하나이다.
<저주받은 야수>는 <미녀와 야수>의 번외편으로 "왜 야수는 저주에 걸렸는지."에 대해 어디서도 밝혀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다룬다고 한다. 좋아하는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룬다고 하는데 호기심이 발동하지 않을 수 있겠나.
사랑하는 여인에게 상처를 준 오만한 왕자, 이 왕자에게 마녀들은 저주를 건다.
"장미꽃잎이 떨어지면서 시간은 흐르고 네 스물한 번째 생일이 다가올 것이다. 그때까지 누군가와 진정한 사랑을 주고 받으며 그 징표로 키스를 나누지 못하면 너는 평생 끔찍한 야수의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 거야."
"옳은 길을 택하거라, 왕자여. 태도를 고치면 용서받을 것이다. 잔인하고 오만하게 살기를 택한다면 틀림없이 고통받을 것이다!"
이 후 왕자는 반신반의 하면서도 저주를 잊지 못하고, 조금씩 나이들고 패여가는 얼굴을 보며 사랑하는 연인에게 입맞춤을 하고 저주를 풀어야겠다는 고민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성대한 파티를 열어 한 왕국의 아름다운 공주와 약혼을 하게되지만 진실로 마음의 문을 열지는 못한다. 그녀의 마음을 믿지 못하고, 자신과 자신의 성에 걸린 저주가 풀리지 않는 이유를 그녀의 탓으로 돌린다.
"파멸을 자초하는 인간들에게 동정심을 가지기는 힘들지. 결국 스스로 제 무덤을 판 셈이야. 당해도 싸다니까."
점점 야수가 되어가는 고통속에 몸서리치면서도, 오만함을 버리지 못하고, 또 한번의 기회를 던져 버린 그에게 벨이라는 여인이 등장하게 된다. 일반적인 여인들과는 다른 그녀에게 호기심이 생기게 되지만 결국 그녀를 내쫓는다. 이 틈을 타 마녀들은 벨을 사지로 내모는데, 야수가 등장하여 구해주고 피투성이가 되면서 벨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들의 사랑이 시작되는 점이다. 이 후 야수는 벨을 행복하게 해주려 노력하면서 자신이 즐거워짐을 깨닫는다.
이제 야수를 위로해주는 단 하나는 사랑이 무엇인지 드디어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사랑은 그가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깊이 있고 의미 있는 감정이었다. 야수는 죽을 것만 같았다. 살아본 자만이 죽을 수 있다. 야수는 사랑을 찾고 나서야 마침내 인생을 살아보았노라고 말할 수 있었다.
끊임없이 마녀들의 술수에 고통받지만, 오만한 왕자에게 상처를 받았던 키르케의 용서와 연민의 마음으로 야수는 저주에서 풀리고 벨과 행복하게 살아가게 되는 행복한 결말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재밌는 책이지만 묵직한 의미를 던져 자성의 시간을 갖게 했다. 나의 오만이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음을, 세상을 다 가진자도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홀로 외로운 삶을 감내하게 될 수 도 있음을 다시금 되뇌였다. 그리고 늘 상대의 마음을 의심하고 확인하고 싶어하는 우리는, 상대를 진정으로 사랑했던 걸까. 나의 사랑이 부족하여 닿지 못한 마음을 상대의 탓으로 돌리며 진실을 바라보지 못했던 순간들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진정한 사랑에 대해 해석을 다시 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