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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도 리콜이 되나요? - 연애에서 상속까지, 모던 패밀리를 위한 가족법
양지열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4월
평점 :
인생의 고비마다 좌절하는 '법알못'을 위한 양지열 변호사의 본격 가족법
상담소 <가족도 리콜이 되나요?>
새로운 인연을 맺어 한 가정을 형성하는 부부, 부모와 자식, 형제 사이에도
살아가는 동안 뜻밖의 일들이 왕왕 생기기 마련이다. 파국에 이르러서야 변호사를 찾고, 혼인과 가족에 대해 법과 제도가 어떻게 정하고 있는지
그제야 배우려 한다. 미리 법을 조금만 알았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안타까움에 책을 쓰게 되었다는 저자 양지열 변호사. 그는
법조인으로 공공선을 실현한다는 초심을 다져 여러 방송 매체를 통해 법을 쉽게
해석해주고 있다.
도서 <가족도 리콜이 되나요?>는 연애에서 상속까지 보편적인
가족의 시작과 끝을 15개의 주제에 대해 다룬다. 한 남성과 한 여성이 만나 가정을 이루고, 그들의 두 가정이 결합하면서 늘어나게 된 가족들과의
관계, 아이가 태어나면서 부모로서의 역할, 그리고 세상과 이별하기 전에 정리해야 하는 것 등 21세기 모던 패밀리가 알 아아할 기본적인 가족법에
대해 수록하고 있다.
가족은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공동체이다. 친밀한 관계인 만큼 법의 잣대로
들여다보는 일이 냉정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남편과 아내는, 양가 부모님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연히 각자의 입장만
내세우다가 부딪히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법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다 같이 지키기로 한 약속이다. 법에서 정의하는 각자의 역할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면 갈등은 오히려 줄어들 것이다.
한편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전통적인 가족법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한계들도
드러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 따른 황혼 이혼과 결혼으로, 상속을 비롯한 몇몇 문제가 해결하기 쉽지 않은 고차 방정식으로 바뀌었다. 결혼을
원하지 않는 1인 가정이 늘고, 동성 간의 법적 결합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새로운 유형의 '모던 패밀리' 역시 법의 울타리 안에서 어떻게
보호받아야 할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때이다.
"가족법은
사랑의 언어를 특별히 여긴다."
결혼은 두 개의 서로 다른 인격이 가정이라는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장기
계약이다.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기 마련이지만,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누구도 알 수 없다. 각자 별개의 가정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위험한 일이다. 부딪혀 상처를 입거나 상대에게 상처 입히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혼인 관계에 관한
법률이다. 그러니 어느 정도는 알고 시작해야 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법률이 이미 있는 이상 따르는 것은 법적인 '의무'이다. 몰랐다는 이유로
용서받을 수도 없다.
부부의 '딴
주머니'는 합법이다.
'딴 주머니'를 차는 것이 원칙이다. 결혼 전부터 가졌던 재산이나 결혼
이후에 각자 벌어들인 재산은 각자의 것이다. 그러니 각자의 재산을 각자 관리하고 사용하는 것, 수익을 얻는 것도 각자의 몫이다. 그러므로 설령
살고 있는 집을 누구 한 사람의 명의로 등기했다고 할지라도, 실제 돈을 낸 사람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밝히면 그 사람의 것이라고 본다. 너무
계산적일까? 아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돈 문제는 정확해야 한다. 부부만큼 가까워야 할 사이는 없다.
이 밖에도 <가족도 리콜이 되나요?>는 흥미로운 주제들 혹은 다소
눈살을 찡그리게 되는 소재들도 있지만, 현대 사회에서 자주 거론되는 이야기들로 상식으로 알고 있으면 좋은 내용들이었다. 법 이야기지만 숱하게
들어온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서인지 술술 책장이 넘어가니 부담 없이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