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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애
HELENA 지음 / 보름달데이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구애>는 저자가 오직 단 한 사람에게 보여주고자 10년간 써
내려갔던 글이었다. 저자 HELENA는 막무가내로 적어내려 갔던 글들은 찬란하게 나다울 수 있었던 순간들이면서도 짠 내 나는 고백과 같다고
한다. 글을 쓰면서 자신이 위로받았듯이,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도 위로를 받기 바란다고 한다.
서로에 대하여 다 알고 있다는 착각. 서로가 알고 있는 서로의 모양대로 생긴 틀, 그리고 그 안에 서로를 욱여넣는다. 선입견을
깨지 않으면 관계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고, 금이 난 관계는 회복될 수 없다.
우리가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 이유.
만약에 우리가 연애를 한다면 그날의 나는 지금보다 당신을 더 좋아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무작정 당신의 모든 것을
좋아할 수 없을 지도 모르고, 당신은 나라는 사람을 도무지 감당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나는 또 자꾸만 바라는 게 많아져서 있는 그대로의
당신이 아닌 내가 원하는 당신이 되라며 다그칠지도 모르고, 당신은 그러는 내가 도 금세 지겨워져 후회로 며칠을 보낼지도 모르겠다.
만약에 우리가 연애를 한다면 그날의 나는 지금보다 당신을 더 좋아하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은 도무지 찾을 수 없는 당신의 단점
몇 가지 즈음을 찾아 눈을 흘기고는 당신에게 안겨 그래도 사랑한다고 속삭일지도 모르고, 당신은 나의 변덕 대문에 나라는 사람이 전혀 지루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서로가 서로에게 원하는 존재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더 반짝반짝 빛이 나가 닦아서 하루가 다르게 더 좋은 사람이 되어갈지도
모르겠다.
연애라는 게 때로는 내 생각만큼 낭만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안 이후로는 당신이 영영 나와 연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가도 혹 당신이
나의 유일한 낭만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에 오늘도 나는 당신 꿈을 꾸게 해달라고 속삭이며 잠이 들겠지.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했던가. 점점 발달하는 SNS 덕분에
자꾸만 당신이 밟혀 당신과 멀어지기 조금 더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아무리 멀리 있어도, 절대로 볼 수 없는 곳에 있어도 발달한 세상 덕분에
나의 온갖 곳에 당신이 정지해있다." 저자는 이별 앞에 상대를 잊지도 못하고, 또 사랑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도 하면서 아파한다. "나는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했었는데, 이제 와 고백하지만 실은 거짓말이에요. 당신을 정말 사랑해서 사랑한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그저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당신을 사랑하려 애썼던 것 같아요."
세상에서 가장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 것처럼, 한 사람을 좋아하고,
그 사람의 마음을 얻기까지 또 이 타이밍이 맞기가 참 쉽지 않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좀처럼 헤어 나올 수 없는 이별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토록 당신을 잊지 못해 힘들어야 하는 나의 오늘은, 어쩌면 드디어 결말로 치닫기 직전의 클라이맥스일지도 모른다며 저자의 사랑은
아직도 진행 중임을. 그의 구애는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