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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의 참새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7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평점 :
지난여름 재밌게 읽었던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7번째 도서 《성소의 참새》가 출간되었다. 이번 책도 역사추리소설의 클래식답게 시간 순삭 페이지터너 소설이었다.
《성소의 참새》는 캐드펠 수사가 엄청난 폭포의 전조처럼 불길한 소리를 들으며 위협적인 사건을 직감하며 시작한다.
온유하고 고요한 밤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에 한 청년이 피를 흘리며 도망쳐 들어오고, 이어서 그를 쫓는 성난 군중들이 한바탕 소란을 피우며 수도원의 정막이 깨진다. 이유인즉슨, 금세공인의 아들 대니얼의 혼인 잔칫날 금세공인이 괴한에게 습격을 당하고 금고의 재물을 절도당했다고. 이에 혼인잔치에 참석했던 마을 사람들은 잔칫날 행사를 하다 쫓겨난 음유시인 청년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쫓아왔던 것이다. 이에 캐드펠 수사는 자신의 방식으로 사건을 수사해 나가는데...
이번 편에도 살인과 음모를 파헤치는 캐드펠 수사의 예리함은 물론이고, 젊은 청년의 순수하고 진실한 사랑이 돋보인다. 가족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한 이가 잘못된 선택을 하고, 끝내 거스르지 못한 운명까지. 선과 악에 대한 저자의 완고함을 다시금 느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총 21권의 시리즈 도서지만 권마다 각각 독립된 에피소드로 진행되어 하나를 건너 띈다 해도 흐름상 방해받지 않는다. 하지만, 앞에서부터 읽으면 훨씬 더 전체를 입체적으로 읽어나갈 수 있으므로 1권부터 읽을 것을 추천한다. 캐드펠의 인간적인 매력에 매료되어 다음 책들도 궁금해질 것은 자명하니 21권이라는 압박에 부담 갖기 않고 시작해도 될 것 같다.
특정한 누군가 악당으로 낙인찍히면, 그다음부터는 희생양이 필요할 때마다 다들 자신들의 판단이 옳다는 확신을 갖고서 그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씌우기 마련이다. 특히 자기네 무리에 속하지 않는 이방인, 뿌리도 친척도 없는 사람은 더없이 좋은 표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성의 목소리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리라.
"자, 이제 신의 자비란 인간의 자비보다 훨씬 더 크고 깊다고 말씀하실 때가 된 것 같은데요."
"그래야지." 캐드펠은 엄숙하게 말을 맺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 모두 길을 잃고 헤매게 될 테니까."
쌀쌀해지는 겨울날, 다가오는 연말에 쌓아놓고 읽을 추리소설을 찾고 있다면,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정주행하며 달려보는 건 어떨까. 역사적 배경 설명과 치밀한 구성으로 중세 유럽으로 시간 여행은 물론이고, 재미도 보장할 테니 말이다.
정세랑 작가가 자신 있게 추천한다는 이유가 납득되는 책. '캐드펠 수사 시리즈' 추리소설에 입문하는 분들에게도 추천할 만큼 쉽고 재밌고 매력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