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서재 - 정여울 감성 산문집, 개정판
정여울 지음, 이승원.정여울 사진 / 천년의상상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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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집어 들었을 때 독특한 표지가 눈길을 끌었다. 가운데는 뻥 뚫려있고 뒤에 사진을 붙일 수 있는 구성이다. <마음의 서재>는 정여울 작가의 산문집으로 그녀가 그간 찍은 사진과 함께 이 시대를 버텨내는 우리들에게 따뜻한 감성을 전하는 책이다. 그래서였을까? 표지엔 각자의 추억이 담겨있는 사진을 원하는대로 붙일 수 있으니 누구에게 마음을 선물해도 되고 자신만의 이야기가 담긴 책으로 삼을 수 있다. 인문 서적이나 소설을 읽다가 문득 산문집을 읽을 때면 속으로 울컥할 때가 있다. 울컥하는 이유는 크게 공감하는 대목을 만날 때 나 또한 세상 앞에서 망설였고 하지 말라는 것은 안하고 하라는 것만 했을 뿐인데 그다지 삶이 즐겁지 않고 행복이라는 감정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살았을까라는 점 때문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누군가 이렇게 하라고 정해준 것은 아닌데 솔직한 감정을 자제하며, 짐짓 젊잖은 듯 세상 일에 초연한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 


"몸 사리지 말고 타인의 삶에 개입하라고, 세상의 고통 속으로 뛰어들라고,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어른들이 필요하다."


용기가 필요한 시대. 사회의 통념과 기준에서 엇나가지 않으려 착하게만 살아온 사람들. 주변 사람들이 바라는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오늘도 몸을 사리지 않고 자신을 내던진다. 잠시라도 놓치면 잃을 것들이 생각나서 점점 꿈에서 멀어져가는데 땅거미가 꺼진 길을 걸어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터벅터벅 기운이 빠져있다. 쳇바퀴를 멈춰버리면 내 인생도 멈춰버릴 것 같아서 멈춰야할 때를 놓치고 멈추지 못한 채 자신을 갉아먹어든다. 내게도 괜찮다며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줄 사람이 필요하다. 일탈이 아닌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 성공과 실패의 잣대를 미리 들이대지 말고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워줄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큰 힘이 될까? 혼자서는 외롭고 힘든 데 기대어서 내가 가는 길을 조용히 지켜봐줄 수 있는 사람만 있다면 무엇이든 못해낼 것은 없을 듯 싶다.


역시 정여울 작가다운 글이다. 평범한 일상의 모습들도 그녀를 거치고 나면 모두 유의미를 가진 존재로 거듭난다. 바삐 돌아가는 일상에 미쳐 발견하지 못한 삶의 풍경들이 선연하게 드러나며, 내 생각을 대신 말해주는 듯 그녀의 글에서 위안을 얻는다. 아무리 평범한 듯 보여도 열심히 하루를 살아가는 내게 전해는 <마음의 서재>를 읽고나면 올바른 삶의 지표를 생각해보게 된다. 누군가 정해준 삶의 길을 따라가기 보단 내가 선택한 길을 가는 삶은 위태롭지만 그 도전 자체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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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에서 만난 자연의 인상 삶의 풍경
이우학교 제8기 백두대간종주탐사팀 지음, 정선태 엮음 / 소명출판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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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에서 만난 자연의 인상 삶의 풍경>은 왠만한 사전두께만큼 두꺼운 책이다. 628페이지를 채울만큼 무엇이 그리 담을 게 많은 것일까? 경기도 분당 소재의 이우학교에서는 학생과 학부모를 중심으로 2012년 3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38차례에 걸쳐 지리산부터 설악산까지 산행을 하였는데 그 산행거리만 해도 732.65km에 달한다. 또한 산행에 참가한 연인원은 2,476명이라니 적극적인 참여와 독려가 아니었으면 어려웠을텐데 이들은 그 일을 해냈다. 이 책은 제8기 백두대간종주탐사팀이 산행하면서 겪은 참가자들의 기록이다. 혼자라면 힘든 길이었을테지만 서로가 서로를 이끌어주면서 거뜬히 이겨내면서 내면적으로 성숙해간다. 고작해야 중학생 정도의 나이인데 산행은 이들이 세상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듯 싶다. 아름다운 자연을 날마다 만나며 고된 산행길이지만 옆 친구들과 부모들이 함께 오르는 길이기에 즐거움과 성취감도 크다.


산행은 자신을 향한 도전이기도 하지만 자연을 몸으로 느끼고 마음을 다스리는 데 제일 좋은 것 같다. 백두대간을 종단한 경험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기회이자 삶의 큰 자산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공부에 찌든 하루하루가 아닌 백두대간에 오르면서 이들이 얻는 자신감이 가장 큰 듯 싶다. 만약 학교 차원에서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준비를 단단히 한 뒤 같이 산행에 오를 것 같다. 또한 단지 목적지를 찾아간다는 것보다는 주변에 세워진 역사의 흔적을 통해 배우고 장소의 의미를 찾는 과정들은 공감대를 형성하기 좋다. 자녀와 함께 길을 걸으면서 유대감을 갖고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학습도 없을 것 같다.


글을 하나하나 읽어나가면 솔직한 이들의 경험과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져오고 딱 그 맘때 생각들이 가공되지 않아서 읽기 편했다. 매 산행때마다 참가자들이 남긴 글을 글어모았기 때문인지 책이 두꺼워졌는데 분명한 것은 우리가 이들과 함께 산행을 한 것은 아니지만 책을 통해서 그들이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이 생생하게 전해진다는 점이다. 누군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자신과의 약속이자 친구들과 함께 오르기에 인내심과 협동심을 길러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학생은 무조건 공부만 해야한다는 생각을 버리면 배울 수 있는 일들이 참 많다. 배움은 글에서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직접 부딪혀보고 경험해야 얻을 수 있는 일들이 있다. 몸은 힘들어도 산행이 끝난 뒤에는 깨닫는 점들이 많을 것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자연, 사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자연, 인생의 질곡은 백두대간의 능선을 따라 오르고 내리며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굽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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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레몽 드파르동 지음, 정진국 옮김 / 포토넷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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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방랑은 정한 곳 없이 이리저리 떠돌아다닌다는 말이다. 어디론가로 훌쩍 여행을 떠나는 것도 아니고 사진 작품을 찍기 위함도 아닐텐데 이 책을 쓴 레몽 드파르동은 방랑을 선택한다. 보도사진 찍는 것을 싫어한다는 그는 자유롭게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틀에 박히지 않은 사진을 찍는다. 찍을 때 원칙은 세로로 흑백사진을 찍는 것이다. 그래서 독특한 판형으로 된 책으로 나왔다. 프로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이라서 다른 것일까? 방랑하기로 결심하고 떠난 길엔 삶에 대한 사색과 누군가에게 알려져야 할 사진이 아닌 마음과 느낌이 시키는대로 찍은 사진이 남아있다. 사진가로 활동하면서 겪은 경험담도 생생하게 들려주는데 사회 제도에 얽매이지 않은 홀가분함 때문일까?


"사막에서, 걷고 생각하고 하다 보면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곰곰 생각하게 된다.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빗나간 것들이다."


우리 삶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한 번 밖에 주어지지 않은 삶. 자신이 원하고 하고자 했던 길을 가고 있는 것일까? 자신이 살던 환경과 다른 곳에서 많은 것을 보고 경험했을 그도 일이 아닌 방랑의 길을 통해 마음 깊은 곳에서 느끼는 바가 많았을 것 같다. 사진통신사 <감마>의 창립 멤버이자 <매그넘> 잡지의 회원이고, 종군사진작가, 인물사진가로 명성을 떨친 전설적인 인물이다. '국가 사진대상', '세자르 단편영화 최고상', '루이 들뤽 상' 등 영화제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영화감독이며, 2010년 프랑스 정부가 선정한 '올해의 문화 인물'인 그는 일상적인 삶에서 벗어나 방랑을 통해 사진과 인생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떻게보면 우리도 일상이라는 안전한 틀에서 지내고 있지만 늘 방랑을 꿈꾼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싶기도 하고, 더 늦기 전에 뭔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슴에 품고 있다. 고도로 현대화될수록 깊이 사색하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성찰할 시간이 부족하다. 짧은 찰나의 시간의 명상으로는 뭔가를 깨닫기엔 턱없이 모자르다. 이 사회의 안전망에서 풍족한 삶을 영위하며 살아가려면 포기해야 할 것들이 많다. 그것을 성숙이라 부른다. 내가 가는 길과 가야할 길과 가고 싶은 길은 다를텐데 잠시 빗겨가는 건 대단한 모험이 되고 위험요소를 떠안은 결정이 되고 만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 잠시 두렵지만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는 일을 찾고 싶다. 이 긴 바랑의 끝에서 진정한 나와 마주하고 싶다. 뭔가를 더 많이 가져야만 행복한 것이라 굳게 믿었던 신화를 벗겨내고 아무것도 제 것으로 삼지 않고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 몸과 마음이 자유로울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방랑의 깊은 뜻은 사람에게서 아무것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한곳에 마음을 빼앗기지도 않는다. 방랑자는 지나가는 사람이다. 아무것도 제 것으로 삼지 않는다. ... 지배하는 시선도, 관찰하고 개입하는 시선도 아니다. 완전히 다른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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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민낯 - 내 몸, 내 시간의 주인 되지 못하는 슬픔
대학가 담쟁이 엮음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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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다, 열정페이, 88만원 세대는 20대 청춘들의 다른 말이다. 젊고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회는 싼 값으로 그들의 재능과 노동력을 요구한다. 젊고 열정만 있으면 무엇이든 못하겠냐며 나약한 그들의 정신을 되려 나무란다. 지금 그 어떤 세대보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으며, 학력과 스펙으로 놓고 봤을 때도 상향 평준화가 되었는데 여전히 힘들다고 한다. 대학에 입학한 뒤로는 등록금을 갚기 위해 학자금 대출을 받아야 하며, 틈틈히 원금과 이자를 갚기 위해 알바 전선에 뛰어들어야 한다. 그 와중에도 학점 관리와 토익 공부, 자원봉사 활동, 해외 유학을 게을리 하지 않아 기업이 원하는 스펙을 맞춰야 한다.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경험과 배움이 아닌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들을 위해서 그리고 물가상승률을 뛰어넘는 등록금을 벌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휴학도 불사한 채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모습이 바로 청춘들의 민낯이다.


요즘 20대들은 "저만 알고 사회며 정치며 주변에 관심이 없다"고 욕을 먹는다. 이것도 '주인의식의 부재'와 관련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 20대는 이 사회에서 뭐든 마음대로 해본 적이 없다. 그토록 부르짖던 '반값 등록금' 결국 물 건너 갔고, 우리가 은퇴할 때쯤이면 국민연금도 다 떨어진다고 한다. 그나마도 취업을 해야 말이지. 요즘 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라는데, 국가도 사회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 이렇게 자기들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는 20대가 사회에서 '주인의식'을 가질 리 만무하다.


<청춘의 민낯>은 현재 대학생들이 자신과 학교, 미래, 사회에 대해 느끼는 점들을 솔직하게 쓴 글을 모은 책이다. 취업에 대한 불안함, 알바를 하면서 겪는 사회의 냉정함 등 그들이 가진 고민들은 무엇인지 날 것 그대로 알 수 있다. 요즘 취업률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신문기사가 뜨면 그 아래 댓글에는 그냥 가리지 말고 아무데나 일단 취직하라는 말들이 자주 나온다. 그 댓글을 볼 취업준비생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사회에 내딛는 출발선 자체가 다른데 취업이 안되니 중소기업이라도 가서 자신의 꿈을 펼치라고 쉽게 말한다.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요즘 젊은이들이 힘든 일을 안할려고 하기 때문이란다. 세대 단절이라는 말이 왜 나올까? 그건 그 세대의 고충을 받아들이고 아우르기 보다는 자신들이 그간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충고를 하려고 들기 때문이다. 공감을 해주면 대화의 물꼬가 트일텐데 말이다. 고충이 아닌 충고.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경제 상황에 따라 저마다 경험도 다르고 사회로 진출하려고 할 때 부딪히는 문제들도 제각각이다. 대기업이나 공무원도 쉽게 쉽게 들어갈 수 있었고, 심지어 본인이 합격한 곳 중 선택할 수 있었던 세대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들도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서 자신이 가진 꿈을 펼치고 싶어 한다. 이런 사회를 누가 만들었는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을 해도 힘든 시대. 단지 그들은 기회를 잡고 싶은데 기회는 쉽사리 찾아오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적잖이 방황했던 지난 시절과 견주어도 보고 이해해보려고 했다. 많이 힘들겠구나. 할 것은 다 해보고 그들이 정한 기준을 맞추기 위해 스펙을 채워넣는데도 취업이 안될 때 오는 좌절감과 상실감은 누가 보상할 것인가. 젊으니까 당연히 겪는 수순이라는 말은 너무 냉혹하지 않은가. 다음 세대들에게 희망과 꿈을 안겨줘야 하는데 무엇을 줄 수 있을까? 이 책을 통해 함께 고민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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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 보고 눈으로 듣는 영화 이야기 딴지영진공 - 촌철살인한 영화.시사 코드와 전문 OST 분석
차양현 외 지음, 서용남 그림 / 성안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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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놀이 중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2시간 동안 흠뻑 빠질 수 있는 건 무엇이 있을까? 빵빵한 사운드와 엄청난 크기의 브라운관을 마주하며 즐길만한 건 영화 밖에 없을 것 같다. 캄캄한 사위에 같은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과 함께 스토리에 빠져들고 난 뒤 엔딩 크레딧이 오르고 극장을 빠져나가면서 서로 영화에 대한 느낌과 등장인물 간의 관계, 스토리가 어쨌다는 식으로 얘기를 나누느라 바쁘다. 영화의 완성도부터 스토리의 허점까지 파악하고 급기야는 감독의 제작의도라든지 앞으로 전개될 스토리까지 넘겨짚는다. 그 영화가 후속작이라면 전작과의 연계되는 부분을 퍼즐처럼 맞추는 재미도 있고, 비슷한 류의 영화와 비교를 하거나 장르마다의 특장점이라든지 어떤 영화를 괜찮게 봤다더라라든지 이번 영화의 흥행 성패까지 쉴 새 없이 얘기를 쏟아내는 소리를 듣는다. <딴지영진공 : 귀로 보고 눈으로 드는 영화 이야기>는 매니아층에 전문적인 식견을 조금 갖춘 사람들이라면 열띤 토론을 해봤음직한 얘기들이 지극한 주관적인 시선으로 담아냈다. 


과연 팟캐스트 100만 청취자들이 들었을만큼이나 인기있는 이유는 내가 하고 싶었던 얘기들을 속시원히 해주는 것도 있지만 일단 책이 재미가 있다. 왠만큼 관심가는 주제들을 모두 수록하려고 했는지 목차를 들자면 슈퍼히어로, 거장, SF, 애니메이션, 방화, 로코, 호러, 번외편까지 다양하다. 거침없는 글솜씨와 우리가 영웅으로 치켜세우는 자도 이들에겐 한낱 쫄쫄이 팬티를 입은 젊은이일 뿐이다. 마블코믹스, DC코믹스라는 슈퍼히어로의 양대산맥을 비교해보고 이들 영웅의 탄생배경과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달라진 점들도 거론한다. 물론 거액의 제작비를 쏟아부엇지만 실패한 영화 TOP4라는 제목으로 깨알같이 영화적 상식을 늘려주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 한마디로 이 책 한 권이면 영화에 관한 상식을 아주 재미나게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귀에 쏙쏙 박힌다. 이들의 말 못할 사정은 무엇이며 영웅이 필요로 했던 시대적 상황이나 이들을 만든 작가들에 비하인드 스토리도 좋은 소재가 된다. 이 책은 읽을수록 영화에 대해 할 얘기들이 많아진다. B급 코드의 감성과 병맛 분위기가 저변에 깔린 시선이 끌리는 이유도 주류에 편입된 시각을 일부러 독자들에게 주입시키지 않고 자신만의 줏대로 판단하고 재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통속적으로 흐르는 그런 뻔한 얘기들이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으로 저자 각자가 쓰다보니 그 나름대로의 생동감이 느껴지는 활어같은 글이다.


인문학적으로 읽어도 좋고 대중문화 시각에서 읽어도 좋다. 단지 인기있는 영화만을 고집하기 보단 깊게 영화를 이해하기 위한 조미료라고 해도 좋다. 그 조미료가 요리의 풍미를 더해주고 더욱 맛깔스럽게 맛을 내어 유혹하니 그 냄새에 홀려 맛볼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영화에 대한 폭넓은 식견과 두루두루 다양한 영화를 얽키고 설켜서 읽게 되니 이만큼 좋은 식재료가 없을 것 같다. 어쨌든 책장을 훌훌 넘겨버릴 정도로 재미있는 책인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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