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맛 - 갱년기 아내와 즐기면서 지내는 법
김진국 지음 / 라이스메이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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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을 터부시하는 우리 사회에서는 민감하고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가장 가까운 연인이나 부부 사이라도 터놓고 말하기엔 부끄러운 것이 사실이다. 혹여 둘 중 누군가에게 갱년기가 찾아온다거나 성 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는 입 밖으로 꺼내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목이 다소 자극적인데 주요 논점은 페니스 삽입 없이도 멀티 오르가슴을 느끼게 하는 방법들에 대한 실전 수업이다. 누구나 섹스라이프는 개인의 사생활이면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아관문이나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등 남성들은 오래 지속하기 위해 별의별 방법들을 총동원하여 아내를 만족시키고 싶어 한다. 하지만 저자는 '멀티 섹스'라는 G스팟 개발 비법으로 멀티 오르가슴을 느끼게 할 수 있다고 한다. 페니스의 발기력과는 상관없이 만족시킨다니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일이다.

'페니스 없는 섹스'는 남자가 여자를 만족시킬 때 발기 상태를 지속시키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고, 여자는 핫스팍을 섬세하게 구석구석 공략해주면서 만족도를 높여주기 때문에 페니스에 대한 의존도를 떨쳐버릴 수 있다. 오직 두 사람의 성관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여성들의 반응은 열광적이다. 누군가에게 제대로 배워본 적도 없고 본능이 시키는대로 했을 뿐이라 이렇게 섬세하고 다양한 기술이 있는 줄은 몰랐다.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고 서로의 건강과 쾌감을 향상시키기에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직접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이 책에 나온대로 해보면 상대방의 성감대에 따라 효과적인 기술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일방적인 성 만족감을 느끼기 보다 서로가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성관계를 유지시키기 위해 멀티 섹스는 추천할만한 방법이다.

지금도 부부 관계에서 말못한 고민을 가지며 갱년기로 고생하고 있다면 이 책에 나온 방법대로 천천히 따라해본다면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성을 너무 터부시해서 말 조차 꺼내기 어렵다면 관계 개선은 더딜 수 밖에 없다. 다소 민망하더라도 혀와 손으로 자극을 주는 것만으로도 멀티 오르가슴에 오르며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 부드러운 기술로 G-스팟 공략에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다. 단, 남자는 평소 손톱 관리를 깨끗하게 유지시켜야만 한다. 클리토리스는 매우 민감하며 상처입기 쉬운 부위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저자는 여성들도 여성 오르가슴에 오르기 위해 지켜야 할 십계명을 명시하며 같이 맞춰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멀티 오르가슴에 오르기 위한 여성의 십계명

1. 배우고 숙지하라.
2. 시도하고 받아들여라.
3. 노력하라.
4. 스스로를 개발해 나가라.
5. 남편을 개조시켜라.
6. 남자에게 절대 협조하며 인내하라.
7. 결정적인 강한 자극을 피하지 말고 계속 버텨내라.
8. 자기 노력과 생각을 솔직히 표현하라.
9. 믿어라.
10. 항상 따뜻한 마음으로 포용하고 감싸줘라. 


이타적인 자세로 절대 협조하며 믿고 포용하고 감싸줄 때 우리는 더욱 행복한 성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솔직히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 노력은 함께 하고 배운 것들을 시도하고 받아들일 때 만족스러운 성생활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편견을 버리고 건강과 젊음을 유지시키기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이와 관련된 책은 서로가 함께 읽고 찾아내는 것는 방법도 남은 인생을 즐겁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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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클락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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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 유스케는 대표작인 <검은 집>, <말벌>, <악의 교전>, <자물쇠가 잠긴 방> 등 주로 공포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전에 <유리 망치>이라는 작품에서도 아오토 변호사와 에노모토 방범 컨설턴트 콤비를 등장시켜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같은 사건을 처리한 적이 있다. <미스터리 클락>에 이 두 콤비가 다시 등장하는데 이번에는 '완만한 자살', '거울나라의 살인', '미스터리 클락', '콜로서스의 갈고리발톱' 등 서로 다른 이야기의 중·단편에서 사건 해결에 맹활약한다. 시리즈 사상 최고난이도의 추리극이라는 점에서 밀실에서 벌어진 트릭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치밀하다 못해 작가의 구성력에 감탄하게 된다. 공통점이라면 범인을 뒤늦게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이른 시각에 밝혀지고 그가 사용한 트릭이 무엇인지에 대해 '명탐정 코난'이나 '소년탐정 김전일'처럼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완만한 자살'은 단편 임에도 몰입감이 좋았다. 사건이 벌어진 현장인 관동지역 협기회 누시파 사무실은 반대파 습격에 대비해서 창문을 작게 하고 벽을 두껍게 하는 등 안에서 밖으로 탈출할 수 없도록 요새화한 아파트다. 누시파의 사무실의 문은 원 도어 6로크 시스템으로 열쇠없이 뚫기에 굉장히 어렵게 되었다. 오카자키와 미쓰오가 같은 방에서 죽음을 당했는데 자살인지 혹은 타살인지 우연히 문을 열기 위해 갔다가 케이는 사건까지 해결해내는데 날카로운 추리가 돋보였다. 밀실같은 구조라 범인이 누구인지 특정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트릭을 발견해내고 현장에서 그가 사용한 수법을 파헤쳐 나간다. 

'거울나라의 살인'은 너무 전문적으로 다뤄져서인지 트릭을 알아내고 밝혀나가는 과정이 어렵게 느껴졌다. 미술관 관장이 자신이 사무실에서 살해당했는데 CCTV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서 누가 영상에 찍히지 않고 침입해서 범행을 했는지가 관건이었다. 트릭아트의 마술을 이용해서 CCTV에 노출되지 않도록 편광렌즈와 편광필름으로 유리창에 반사된 모습이 사라지도록 조작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아오토와 에노모토의 케미가 돋보였고 사건 현장인 신세기 아트뮤지엄의 내부 구조를 도형으로 보여줘서 이해를 돕고 있다. 그래도 구조를 머릿 속에 그리기 어려웠다. 대머리 황새라는 별명을 가진 형사가 사건을 해결하기 보다는 아오토와 에노모토가 트릭을 풀도록 협조를 했다는 게 옳을 것 같다.

'미스터리 클락'은 조금 더 치밀하게 시계의 초점을 조작해서 레이코를 살인한 범인과 에노모토 케이가 두뇌싸움을 펼치는 작품이다. 초반에 미스터리 작가들이 나누는 얘기에 작가가 감정이입을 한 듯 쓴 부분도 재미있었지만 몇시몇분 간격으로 누가 무슨 일을 했는지 밝혀나가는 과정이 독자로 하여금 숨막히게 한다. 짧은 시간동안 범행을 할 수 있는 비결을 케이가 설명하는 동안 앞전에 읽은 내용이 모두 의미있게 다가왔고 결국 풀 수 없는 사건은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바로 이 맛에 독자는 쾌감을 느끼는 듯 싶다. 

'콜로서스의 갈고리발톱'은 살인을 저지르고 죽임을 당한 사이코패스에 대한 이야기인데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대머리황새와 준코, 케이가 등장하여 배 위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의 음모를 밝혀낸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기시 유스케의 작품은 매우 치밀하게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독자들을 현장으로 초대해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미스터리 클락>은 중·단편으로 이뤄졌지만 충분히 작품의 매력을 느낄 수 있으며 다음 작품 역시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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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글쓰기 - 베스트셀러 저자 제프 고인스의 글쓰기 전략
제프 고인스 지음, 박일귀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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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책자라고 내용이 가벼울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나는 오늘부터 작가다"라는 믿음으로부터 글쓰기는 시작된다. 등단에 오르는 자에게 허락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작가라고 생각하며 글을 쓸 때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재능이나 행운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알린 채널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필요한 세 가지가 도구는 작품을 공유할 '플랫폼', 독자에게 신뢰는 주는 '브랜드', 작품을 퍼뜨릴 '채널'인데 우리들에겐 이미 그 가능성이 열려 있다. 블로그, 카페, 트위터, 페이스북, 브런치는 특별한 비용이 들지 않는다. 꾸준한 글쓰기를 한다면 누구나 전자책 발간이라는 방법으로 책을 낼 수 있다. 저자는 친절하게 위 도구에 대해서 매우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결국 글쓰기라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활자로 옮기는 수많은 재고를 하면서 글을 완성짓는 작업이다. 완성도 있는 문장은 처음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계속 글을 고치는 과정 속에서 간결해지고 더 좋은 문장으로 가다듬어지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반성을 많이 했다. 특히 '이', '그', '저'와 같은 관형사나 '매우', '아주'와 같은 부사는 거의 쓸모없는 표현이라는 말에 뜨끔했다. 서평을 쓸 때 습관처럼 자주 반복했던 표현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나치게 많은 형용사와 '그리고', '그러나'와 같은 접속사를 넣어서 문장을 길게 만들려고 했다. 이런 표현을 쓸 때 신중했어야 하는데 좋은 문장을 만들기가 어려운 이유다. 내게 글을 써야 할 이유를 제시하면서 동시에 작가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도서 출간, 잡지 기고, 돈, 공짜 물건, 인터뷰 기회, 다른 작가나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한다. 유튜브에서 알게 된 여행자도 일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세계 곳곳에서 여행하며 동영상을 올리고 쌓은 경험을 책으로 내었다. 일단 도서 출간과 공짜 물건, 인터뷰 기회, 다른 작가나 영향력 있는 사람을 만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업계에 알려지면 잡기 기고가 들어올 것이고 자연스레 강연을 하게 된다면 돈도 따라올 것이다. 

글쓰기의 요령보다는 글을 써야하는 이유와 작가가 되기 위한 전략에 집중한 책이다. "그날이 올 때까지 계속해서 작업하고, 글을 쓰고,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항상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 돈을 벌기 위해서만 프리랜서로 글을 쓰는 건 아니다. 그것 자체가 마케팅이다." 글을 쓰지 않으면 그날이 올 기회도 오지 않을 것이다. 특정한 사람에게만 작가라는 타이틀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알리고 꾸준히 글을 써나갈 때 이미 우린 작가인 것이다. 잡지에 글을 기고하고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법을 설명하며 글쓰기는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알려주고 있다. 손에 잡히는 크기였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내용을 실제적이고 묵직했다. 우선 글을 쓰는 일부터 시작하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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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땅에 헤딩하기 - 소설가 고금란의 세상사는 이야기
고금란 지음 / 호밀밭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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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일이라는 게 어디 내 마음대로 될까? 만덕동은 33번 버스 정류장 종점에서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젊은이들로 붐볐고, 노인들은 골목 평상에 모여 앉아 소일거리를 즐기던 곳이었다. 늘 사람들로 넘쳐서 아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상학초등학교를 지어야 할 정도였다. 그때마다 이웃 간의 소통이 활발하고 정을 싹틔우던 사람 사는 동네였다. 비록 낡고 허름해보여도 오랫동안 한 동네에서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다. 그러나 재개발 계획 아래 동네 사람들은 등 떠밀 듯 떠나야 했고 옹기종기 모여 살던 주택 위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어릴 적에 살던 내 동네도 이제 그 흔적을 찾기 힘들게 되었는데 전국 곳곳에 건설되는 아파트 난립은 환경과 공동체를 파괴시킨다. 건설현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나섰던 그녀는 이제 남편 고향 부근인 고등골에 살고 있다. 아는 작가 후배가 건축가의 도움으로 낯선 시골에 안락처를 마련했다. 인도를 갔다온 뒤로 이제 고등골을 명상센터로 운영하기도 하는데 낯선 시골에 정착한다는 게 굴러온 돌멩이에겐 녹록치 않은 일이다. 

<맨땅에 헤딩하기>는 저자가 겪은 삶에 대한 이야기를 엮어낸 책이다. 고등골 편지, 내 자유의 크기, 사람 사람들, 어느 갠 날의 기억으로 편의상 분류하였지만 어디를 읽어도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사람들의 이기심과 개발 욕심에 사라져버린 것과 홀연히 떠나버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그렇다. 책을 펴내며에 작가가 말을 들어보면 색상이 분명해진다. "삶은 정답이 없는 각자의 여정이다. 어차피 태어나는 자체가 맨땅에 헤딩이고 보장된 것이 하나도 없는 길을 가는 일이다." 그 여정에 후회가 남지 않으려면 가슴이 시키는대로 더 늦기 전에 자신이 해야 할 일은 해야겠다. 우리들의 삶 자체가 맨땅에 헤딩이다. 미리 겪어본 적도 없거니와 무슨 일이 생길 지 알 수 없는 것이 바로 인생이다. 그 길을 가는 여정에 겪게 될 수많은 이야기들은 특별할 것 없지만 누군가에게는 간접 경험이 된다. 내게도 한 때 그런 적이 있었다며 공감하고 옛 추억에 잠시 책을 내려놓다 아련히 떠올려보는 그 때의 기억들은 내 삶의 조각들이다.

고등골과 부산을 거점으로 겪은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을 때마다 참 순탄한 경험담이 없다. 이웃과 부딪히기도 하고 잃어버린 휴대폰이 인연이 되어 좋은 부부의 성품에 절로 고개를 끄떡여진다. 옳게 살아간다는 건 내 마음에 욕심을 게워낸 후에야 삶 곳곳에 녹아들 수 있다. 억지로 따른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머리와 마음이 일체되어야 한다. 작가의 글을 읽을 때마다 그래도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 믿고 싶다. 각자의 길을 따라 떠나는 여정에서 적어도 좋은 구경하고 사람들과 만나다 간다고 말하고 싶다. 영원한 건 존재하지 않다지만 맨땅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살다보면 하지 못해 하는 후회는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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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나에게 친절하기로 했다 - 나를 아끼고 상처에서 자유로워지는 법
크리스토퍼 거머 지음, 서광 스님 외 옮김 / 더퀘스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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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니 속으로 삭힌 날이 많아 마음에 상처박힌 채로 앓다 병든 사람들이 있다. 잘못하거나 실수할 때마다 스스로를 자책할 때가 얼마나 많은가? 나를 아끼고 챙겨줄 사람은 자신부터인데 상처입도록 내버려두었나? 이런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읽기에 좋을만한 제목을 가진 책이다. <오늘부터 나에게 친절하기로 했다>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마음챙김과 자기연민 치유 프로그램인 자애명상에 관한 것이라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나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자 읽었다면 다소 거리감이 있을 것 같다. 사람의 심리를 다룬 다른 책에서 기대한 것과 달리 주로 마음챙김과 자애명상을 어떻게 삶으로 녹아들게 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다보니 세상사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 마치 굴곡진 산등성이처럼 우리의 인생도 닮았다. 마음이 여리고 우울에 빠졌을 때는 나를 끝모를 나락으로 몰고갔다. 슬픈 노래만 듣고 안 좋은 장면만을 생각하고는 했었다. 베개에 얼굴을 파묻으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새어나오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누군가 비교한 것도 아닌데 위축되었고 스스로를 비하하며 정신은 피폐해지고 자신감을 상실한 적이 있다. 벼랑 끝 나락에서 나올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시간은 약이라고 한참이 지나고나서야 괜찮아졌지만 어떻게보면 정신적으로 나를 막대한 것이나 다름없다. 내 마음이 아픈데 나를 더욱 괴롭혔던 것이다. 

누구나 삶 속에 시련과 아픔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대개 사소한 일들이 내 일생을 방해하고 괴롭힘으로써 시작된다. 이웃 간의 대화가 단절될 상태에서 오해만 낳고 극단적인 선택으로 치닫는 경우를 종종 보고는 한다. 대화없이 당장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급급한 우리는 참다참다 폭발하고 내지르다 관계가 악화될 수 있기에 때문에 최선의 방법은 대화를 자주함으로써 풀어가야 한다. 그 문제로부터 벗어나려며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한다. 단지 명상에 빠지는 건 최선의 해결책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마음만 가라앉힐 뿐이다. 개인 간의 소통이 단절된 사회에서 사는 우리들은 자신을 이기적으로 만든다. 하지만 사소한 오해는 사람들과의 대화만으로도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다. 나에게 친절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내 마음을 챙기고 자기연민에서 빠져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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