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피
마에카와 유타카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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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피(Creepy)의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공포로 인해) 온 몸의 털이 곤두설만큼 오싹한, 섬뜩할 정도로 기이한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역시 일본 미스터리물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제15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대상 신인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올해 6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에 의해 개봉될 예정이라고 한다. 항상 공포물은 우리 주변 어딘가에 이런 일들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을 불러오는 작품들이 마음을 오싹하게 만든다. 이 소설처럼 혹시 내 이웃이 사이코패스는 아닐까? 살면서 그런 의심을 한 적은 별로 없지만 이 책은 "그것이 알고 싶다"의 소재로도 훌륭하게 쓰일 법하다. 신인상을 받은 작품이라고는 해도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나 중간에 들어간 복선 그리고 뒷통수를 치는 반전 등 미스터리물이 갖춰야 할 미덕들은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소설이 가진 흡입력이 얼마나 대단한가 하면 주인공인 다카쿠리 옆집에 니시노라는 중년 남자가 산다. 하지만 우리가 그렇듯 교류가 없는 낯선 이웃의 가족에 대해 아는 건 전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고등학교 동창생인 노가미가 찾아온다. 그는 경시청 수사1과 반장이 되었는데 '히노 시 일가족 행방불명' 사건에 대해 의견을 묻고 싶다며 찾아온다. 


아내는 니시노 집에 사는 미오라는 아이로부터 이상한 말을 듣게 된다. "그 사람은 우리 아빠가 아니에요. 전혀 모르는 사람이에요." 몇 일이 지난 후 밤 1시에 그 아이가 "도와주세요."라며 문을 두드리고 아내와 함께 안심시키는 차에 옆 집에 사는 니시노가 초인종을 누르며 "아이를 데리러 왔다"며 주인공과 대치상태에 놓인다. 여기서 긴장감이 극에 달하는데 이중으로 잠근 문이 거짓말처럼 열리는 차에 체인을 걸어둔 덕분에 손을 쳐서 간신히 물리친다. 그의 손에는 식칼이 들려져 있었으며 평소와 다르게 뒤틀린 니시노가 서 있었다. 아내가 경찰에 신고하고 달려온 사복 경찰이 오히려 자신을 아동약취로 서에 가자고 한다. 미오는 다행히 아동상담소에 맡겨진다. 사건이 벌어진 후 신변에 위험을 느낀 주인공은 어딜 가든 아내와 함께 갔는데 그 날은 미오에게 물어볼 것이 있어서 아동상담소에 찾아갔다. 다니모토도 한 시간 정도 주변을 돌며 대화를 하는 동안 안에서는 끔찍한 칼부림이 일어나고 미오를 데리고 괴한은 사라진다. 다나카 모녀가 방화살인을 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또 주인공의 집에는 미오의 어머니가 사체가 널려있는 모습까지 보게 된다. 


이 모든 사건은 야자마라는 인물이 있었는데 그는 노가미 형사의 이복동생이다. 히노 사건처럼 주변 위치가 동일한 곳이기 잠입하기 쉬웠고 미즈타의 집도 비슷한 유형에 의해 일가족은 살해 당하고 야자마가 그 집 주인 행세를 했던 것이다. 이 소설의 핵심은 편지를 통해 드러나는데 후반부에는 미처 알지 못한 진실이 드러난다. 가와이 소노코가 저지른 범행과 주변을 피로 물들인 불행. 결론적으로는 야자마, 노가미, 유카까지 모두 죽었으니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그 중간에는 자신의 명예욕을 위해 진실을 눈감아주는 조건으로 거래한 뒤 연쇄적으로 죄없는 사람들이 죽게 되었으니 말이다.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자의 최후는 허무하게 끝났지만 무려 10년 간이나 자신의 집에 방치해 둔 가와이 소노코야말로 무서운 사람이 아닐까? 사람은 겉으로 드러난 것과 달리 일련의 이런 범행들이 훨씬 잔인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중반부에 느낀 긴박감과 반전. 한 편으로는 도시에 사는 현대인이 느끼는 고독과 외로움을 느끼게 해준 소설이었다. 흡입감 넘치는 소설로 범죄심리학자인 주인공과 함께 사건 현장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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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글쓰기 - 파워 블로그의 첫걸음
이재범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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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일이 숙성되지 않았다면 무엇보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한 이유로 어려움을 느낄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파워블로그의 첫걸음 블로그 글쓰기>는 블로그를 활용해 글쓰기에 관한 저자의 노하우와 경험이 녹아들어 있는 책이다. 챕터 1부터 4까지는 누구나 쉽게 쓸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글쓰기의 당위성에 대한 내용이라면 챕터 5부터는 본격적으로 실질적인 어떻게 써야 파워블로그로 거듭날 수 있는 지에 대해 중요한 팁들을 알려주고 있다. 이제 막 블로그를 시작한 사람이나 블로그를 시작한 지는 꽤 오래 되었는데 파워블로그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알아둬야 할 팁들이 많다. 블로그 글쓰기로 투잡까지 가능하다니 솔깃하지 않은가? 내 블로그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북적거렸으면 좋겠다. 일상에 대한 기록, 사소한 일들에 대한 묘사, 오타나 띄어쓰기, 은어, 인터넷 언어가 배재된 올바른 글쓰기 등 내 글을 달련시키기엔 블로그만큼 좋은 매체도 없다. 오랜 기간 글쓰기를 해왔지만 '서민' 교수처럼 유달리 재미있게 글을 쓰는 편도 아니고 전문성을 띈 글은 아니지만 나름 일상을 기록하고 수많은 리뷰와 서평, 후기를 남기면서 글쓰기 감각을 키워오고 있다.


챕터 4까지는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라서 글쓰기 예찬론에 가깝다. 세상 만고불변의 진리인 많이 읽고보면 글에 녹아들기에 계속 강조하는 것 같다. 글쓰기에 대한 수많은 명언들을 읽다보면 나를 믿고 우선 가벼운 것부터라도 시작해보면 좋을 것 같다. 겉멋이 들어 화려한 수식어나 형용사를 남발하지 않아도 진정성있는 글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요즘은 어렵게 쓰기 보단 누구라도 이해하기 편하게 쉬운 단어로 문장을 완성시키는 것이 읽기도 편하고 보기도 좋을 듯 싶다. 글쓰는 소재는 무엇이 되든 상관없다. 가령 요즘 관심가는 프로그램 중에 <프로듀스 101>이 있다. 각 기획사에서 연습생들이 서로 경쟁하며 최종 11인에 들면 걸그룹으로 1년간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데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관심이 가는 부분에 대해 쓰면 된다. 자신이 응원하는 연습생이나 각자의 꿈을 위해 땀과 눈물을 흘리며 노력하는 모습, 힘들때마다 서로 위로하고 다독이며 함께 커나가는 모습은 시청자에게 감동으로 다가온다. 결국 꿈을 이루기 위해 힘든 순간을 견디며 끝없는 연습을 반복했을텐데 그런 점들을 리뷰로 남겨도 호응을 끌어올릴 수 있다.


결국 글을 쓴다는 점은 관심가는 부분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애착이 많이 갈수록 내용은 더 풍부해지면 감정이입은 깊어진다. 책은 파워블로그의 첫걸음에 대해 쓰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올바른 글쓰기에 대한 요령과 마음가짐을 다루고 있다. 누구나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고 어떤 비용도 들지 않는다. 우리는 매일매일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 일상은 나만이 겪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각자의 사는 모습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글쓰기에 대한 마음가짐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늘상 좋은 표현과 단어, 올바른 우리말을 알기 위해 관심을 쏟던 그 시절처럼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쓰다보면 계속 단련될 수 있을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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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파워로 영어 먹어버리기 - 영어공부 중도 포기자들의 유일한 탈출구
조성희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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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파워로 영어를 먹어버린다니 어떤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는 것일까? 그동안 사들인 영어 관련 책과 쏟아부은 시간들에 비하면 여전히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누구나 영어 좀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외국인과 의사소통을 하고는 싶은데 버벅대기만 하고 머릿 속은 새하얘진다. 몇몇 단어와 바디랭귀지로 겨우 대화를 이어나갈 수준이다. 내 주위엔 영어 책들이 많은데 무엇부터 잘못된 것일까? 완벽한 원어민 발음과 평상시에 몇 번 쓸까말까한 어려운 단어 외우기, 연음법칙, 문법 등 분명 언어를 배우는 건데 국어나 수학처럼 온갖 법칙과 주변부를 외우느라 더더욱 큰 장벽을 스스로 높혀버린 것 같다. 그냥 자주 쓰는 몇 단어와 알기 쉬운 말부터 익히면서 재미있게(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말하면서 공부하면 되는데 학교나 학원에서 가르치는 영어는 문법, 어휘, 발음, 독해로 인해 배울수록 힘들기만 할까? 외국인이 우리말을 잘하는 걸 보면 신기하기만 하다. 확실히 언어체계나 습관, 문화가 다를텐데 빨리 습득하고 받아들이는 걸 보면 어떻게 배웠는지 참 궁금하다.


영어공부 중도 포기자들의 유일한 탈출구라 솔깃하다. 한순간에 실력이 늘지 않을 것을 알고 있는데 마인드를 바꾸는 자세부터가 중요한 것 같다. 이미 영어공부를 하기 전에 반포기한 상태로 들어가서 안될 것이라는 강한 부정보다는 영어를 먹어버리겠다는 마인드로 자신을 다잡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마음가짐과 목표를 명확하게 정해두고 공부해야 한다. 정성희 마파영에서 제일 강조하는 방법이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한 문장당 30회씩 기본 반복

1. 처음 5회 : 또박 또박 정직하게 천천히 읽기

2. 5회 : 좀 더 빠르게 읽기

3. 5회 : 리듬감을 느끼며 읽기

4. 5회 : 숨소리까지 완벽하게 복사해서 네이티브처럼 읽기

5. 5회 : 감정을 실어서 읽기

6. 5회 : 상상하면서 읽기


이 부분인데 아쉽게도 예문(MP3)이나 동영상으로 학습법을 확인해볼 수는 없었다. 다만 9주차까지의 PT에 대한 문장은 MP3 파일로 네이버 카페에서 제공해준다.(회원가입은 필수) 결국은 큰소리로 한 문장당 30회씩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한다. 기존에도 있었던 방법인데 조금 구체화시킨 것이다. 사실 읽는다는 건 원음을 청취하고 반복해야 올바른 발음이 뭔지 내가 제대로 말하는건지 확인할 수 있다. 처음부터 어려운 문장을 따라하기 보다는 자신의 수준에 맞는 쉬운 문장부터 시작해보면 좋을 듯 싶다. 같은 문장을 몇 번 반복하는 것으로도 입이 바짝 마르고 공복증상이 오는데 반복하다보면 머리가 아닌 혀가 기억하기 때문에 단순하지만 효과는 있을 것 같다. 그 외에는 마영법을 학습하면서 수강생들의 경험담과 저자가 지속적으로 영어를 잘하려면 이렇게 하라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언뜻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도 받을 수 있었는데 마인드 컨트롤이 절반은 되는 듯 싶다. 저자는 영어를 정말 먹어버릴 각오로 1년간 휴학계를 내면 미친듯이 알바를 하면서 오로지 영어에만 모든 인생을 걸었다고 한다. 정말 간절하면 이루지 못할 게 없다고 하는데 개인 노력 부족으로 자신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사실 주변 환경이 영어권이 아니다보니 보고 듣는 게 다 한글이지 않은가? 모든 시간에 비례한다고 영어에 많이 노출되는 환경을 만들고 계속 따라해보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아니면 외국인 친구를 사귈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유창하게 영어를 잘하지 않아도 가볍게 대화 정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고등학교까지의 영어 교육이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아직 시험을 위한 공부이다보니 문법이나 어휘에만 치중하는 것 같아 평생해도 어려운 언어가 되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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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 (양장) - 빈부격차는 어떻게 미래 세대를 파괴하는가
로버트 D. 퍼트넘 지음, 정태식 옮김 / 페이퍼로드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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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놀라운 통찰력을 지닌 책이다. <이코노미스트> 2015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의미를 알 것 같다. 50여년 전 아메라카 드림을 구현할 수 있었던 포트클린턴의 동창생 중 80%는 자신의 부모보다 교육이나 경제면에서 더 나은 위치에 올라설 수 있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졌고 교육이나 사회 진출에서 차별은 거의 없었다. 내가 자라던 80년대만 해도 빈부나 소득격차는 있었지만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고 방과 후에는 동네 친구들과 마음껏 놀면서도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는 받지 않았다. 내가 열심히 노력만 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존재했다. 즉, 개천에서 용난다라는 속담이나 입신양명, 자수성가라는 단어는 신분상승을 이룬 상징과도 같은 사자성어이기도 했다. IMF(국제통화기금) 이전만 해도 중산층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기회는 많았고 '기회격차'의 간극은 그리 넓지 않았다. <첫사랑>, <젊은이의 양지>가 대표적으로 젊은이의 사랑과 야망 그리고 신분상승을 그린 드라마다. 드라마가 시대상을 어느 정도 반영한다고 보는데 우리 다음 세대인 아이들에게도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지고 있을까?


퍼트넘이 본 오늘날의 기회격차는 부모의 학력에 영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대학 학력을 가진 부모를 둔 아이와 고등학교 이상의 학력을 갖지 못한 아이는 자랄때부터 이미 삶의 불균형을 경험해야만 한다. 잘 생각해보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기존 패러다임인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회사에 들어가는 개념과 현실적인 괴리감이 서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경쟁률이 심하고 달성했다 하더라도 신분상승이나 소득 증대로 이어지기까지 거쳐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 기회는 한정되어 버렸고 누구에게나 공평하지 않다. 외벌이로는 가정을 꾸리기 힘들기 때문에 맞벌이 가정이 당연시 되었는데 만일 아이를 둘 경우 도시에서는 저녁식사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주말 밖에 없다. 평일에 아이들은 이미 학원 스케쥴로 채워져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도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계급적 차이는 경제적 수준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여 부의 편중에 따라 아이가 학교에서 받는 교육의 질이나 처우가 달라지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학습과정 또한 개별적인 양극화가 심해져가는 것이다. 소득이 많을수록 양질의 교육이나 스포츠, 운동을 접할 기회가 높다는 점이다. 


아메리카 드림은 신분이나 계급적 차이와 별개로 누구나 능력이 있고 노력만 한다면 성공할 수 있고 신분상승을 이룰 수 있었다. 실리콘밸리는 IT 기술과 아이디어만 있다면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기업이 탄생하는 곳이다. 대개 시기가 잘 맞아 떨어졌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성공의 가능성이 그만큼 넓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한 사람들은 세탁소를 열심히 운영해도 먹고 사는 문제는 지장이 없었다. 이 책에 예를 든 포트클린턴은 1959년 졸업생과 현재 아이들의 비교한 모습을 봤을 때 충격적인 것은 이제 이전 부모 세대의 소득을 뛰어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18세 이하 빈곤층의 비율은 급격하게 늘어났다. 일부 잘 사는 지역을 제외하곤 현재 거의 전 지역이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한 때 잘 나가던 기업은 도산했고 주변 일자리는 줄어들었다. 경제가 악화될수록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기회나 일자리가 점점 사라져간다. 이미 예상했을 수도 있다. 각종 푸어가 양산되는 이유는 경제적인 여파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일자리를 상실하게 될 경우 안정적으로 소득이 발생하는 경로가 차단된다는 걸 의미한다. 


미국은 이제 아메라카 드림을 이룰 수 없게 되었다. 기회격차가 줄어든다는 것은 아이들의 미래도 암울하다는 걸 전제로 한다. 저자는 가족, 양육, 학교 교육, 공동체이라는 주제를 포트클린턴, 필라델피아, 베일, 애틀란타, 오렌지카운티까지 가정들의 경제적 불균형이 아이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가정의 사례를 들어 비교하여 보여주고 있다. 미국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인 듯 싶다. 제6장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서는 지금까지 사회 전반에 걸친 불평등과 불균형의 문제를 사회가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설명해주고 있다. 공동체 의식이 살아있는 한 결국 '우리의 아이들'을 돌볼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것이다. 주 정부의 지원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사례를 보면서 결국엔 국가와 지역사회가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의 문제로 떠넘기기엔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심각하다. 빈부격차가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볼 수 있었고 어렵지 않은 문장 속에 사회적인 각성을 할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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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로부터 온 편지
이정서 지음 / 새움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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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출간 후 많은 논쟁거리 된 작품 <이방인>의 번역 과정을 소설 형태로 담은 책 <까뮈로부터 온 편지>. 이미 전 세계 101개 국가에서 번역되어 수천만 부가 팔렸고 우리나라에도 여러 출판사를 통해 <이방인>은 서로 다른 번역가의 손을 거쳐 나온 상황이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을 지켜보면서 깨달은 것은 번역을 얼마나 정확하게 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분위기, 인물설정, 독자들의 이해도가 각각 다를 수가 있다는 점이다. 사실 번역서가 거의 직역에 가까워 잘 읽히지 않은 책이 많았다. 분명 한글로 번역된 책임에도 이질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작품의 몰입도는 제2의 창작이라는 번역에서 결정되는 게 아닐까? 일반 독자들이 관련 언어 전공자나 유학자가 아닌 다음에야 원본과 대조하며 읽을 사람이 있을까? 그저 번역된 것으로만 이해하고 넘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계문학소설을 고를 때도 출판사와 번역자에 따라 각각 느낌이 다르다는 걸 안다.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만 해도 출판사마다 문체가 전혀 다르다. 친절한 부연설명이 추가될 수 있겠지만 독자들이 작품을 읽고 받아들이는 느낌 자체에 차이가 생긴다는 점이다. 



저자로서도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을 것이다. 이미 불문학계의 대가인 김*영 교수가 번역한 <이방인>을 건드리는 일은 출판계의 특성상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어 원본과 영문 번역본, 김*영 교수 번역본을 서로 비교해가면서 번역의 오류를 지적해내고 있다. 단어 하나에도 쓰임새가 다르며 그 차이들이 번역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음도 알게 되었다. 이미 새움출판사에서 2014년에 펴낸 <이방인>의 역자노트에서 제기된 부분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새움출판사에서 최근에 번역한 <어린왕자>처럼 <이방인>도 가독성이 좋았다. 가독성이 좋다는 것은 독자의 입장에서보면 읽은 직후 머릿 속으로 상황이 그려지면서 이해하기 수월하다는 점이다. 개정, 재개정, 개정3판 등을 하면서 같은 번역가가 한 책을 새롭게 완역하는 이유를 되짚어 보면 결국엔 그간의 문법적 오류와 시대적 반영을 포함시키기 위함이 아닌가? 저자도 비교했지만 같은 책이라도 번역가에 따라 문장이 각각 다르게 표현된다. 세계문학이라는 것이 손실은 적고 기본적인 작품에 대한 안정성 때문인지 시중에는 서로 완역본이라며 출간된 책들이 많다.



독자들은 제대로 번역된 책을 읽고 싶을 뿐이다. 이왕이면 원 저자의 문체를 잘 살렸으면 좋고 의미가 명확하면 좋겠다. 몽 페르, 므시외, 몽 피스, 기요틴처럼 원문을 한글 발음 그대로 옮긴 것 말고 뜻을 적확하게 해주었으면 한다. 혹자들은 좀 불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일이 역자의 오역과 오류를 지적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떻게보면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은 모습인 이유도 있을 듯 싶다. 어느 날 죽은 줄로만 알았던 카뮈로부터 온 편지 한 통으로 인해 블로그에 <이방인> 번역을 연재하기까지 출판사에서의 일들도 살펴볼 수 있었다. 우리는 때때로 진실과 노력보다는 권위에 기대는 성향이 많다. 권위만 있으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설명된다는 생각이다. 분명 오역이 눈에 보이는데도 번역가의 명성에 기대어 대수롭지 않은 일로 넘겨버린 것은 아닐까?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면서 더 나은 번역을 위해 애써도 모자른데 말이다. 어차피 판단과 선택은 독자들의 몫이다. 번역가의 수고로움은 무엇으로 말할 수 없지만 김정용 시인이 말한 것처럼 이를 계기로 문학계가 질적으로 한 단계 도약했으면 좋겠다. 고전 번역부터 바로잡는 노력이 선행된다면 우리는 제대로 된 문학을 접할 기회가 더 많아지는 이유에서다.



뫼르소는 태양 때문에 사람을 죽였을까? 레몽은 정말 악한인걸까? 어쩌면 사회의 통념과 편견으로 인해 한 사람의 살해동기를 등식화시키고 뫼르소는 필연적으로 나쁜 사람이 되어야 했다. 모든 일들이 우연이 겹쳐 일어난 일이더라도 결과론적으로 쉽게 판단하기 때문에 시대의 희생양으로 단두대에 올라가야 했다. 살인을 정당화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고정관념과 사람에 대한 모순을 설명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단지 겉으로 드러난 일로 생사여탈권이 결정되는 일이 안타까울 뿐이다. 참 논쟁이 많았지만 <이방인>이 명저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사람들이 고전에 더 관심을 갖고 많이 읽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읽은 <이방인>은 카뮈의 <이방인>이었을까? 이 책은 기존 번역문단의 권위주의와 기득권에 도전하는 그 과정들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출판사의 대표로 번역가로 바쁘게 보낸 일련의 일들을 보면서 번역의 고충도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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