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엔 원년의 풋볼 (무선)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시리즈 4
오에 겐자부로 지음, 박유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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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 출판사에 출간된 이후로 10년만에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으로 재간행되어 나온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에 겐자부로의 <만엔 원년의 풋볼>은 명성답게 심오한 철학적 물음을 던지는 책이다. 책 제목이 궁금해서 위키백과를 찾아보니 만엔은 일본 연호 중 하나인데 1860년으로 대를 이어서 중첩된 사건을 절묘하게 결합시켜서 탄생한 제목이었다. 만엔에 골짜기 마을에서 농민 봉기가 일어났는데 바로 주인공인 마쓰사부로의 증조부의 동생이었다. 그 후 100년이 지나 선조의 투쟁기에 심취해 있던 동생 다카시가 풋볼 팀을 만들어서 슈퍼마켓 천황에 대항하여 습격한 사건으로 이후 형인 마쓰사부로와의 갈등을 매조짓게 된다. 함축된 의미가 다수 내포된 제목이다. 574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은 총 13장으로 구성되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에 패전한 후 15년이 흐른 시점의 일본인의 모습이다. 


오에 겐자부로의 대표작이자 일본 근대문학 중 최고작으로 뽑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이를 잘 분석한 평론이나 서평, 해설집 만으로도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을 것이다. 어렸을 때 기억으로부터 잠재된 다카시의 폭력성과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수치심이라는 감정으로 대표되는 이 소설은 근대사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작품이다. 첫 시작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얼굴을 빨갛게 칠하고 항문에 오이를 박힌 채 목 매달아 죽은 친구는 그 전에 요양소에서 치료받으며 잘 적응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한여름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 그리고 마쓰사부로의 설득으로 미국에서 돌아온 다카시는 마을 청년들에게 풋볼이라는 걸 가르치면서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열정을 그들에게 심어주게 된다. 그러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조선인 백승기가 모자라는 생필품을 이용하여 이익을 챙기려는 모습에 분노하여 마을 사람들과 함께 슈퍼마켓을 습격하여 약탈한다. 일본은 패전 후에도 조선인과 일본인 사이에서 계속 이어져 내려오는 불행한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했다. 


사실 이 작품은 진득하게 읽기에는 좋은 데 거대한 스케일의 대서사시라서 조금의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작품이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1960~1967년의 시대적 정황을 알고 읽으면 작가가 등장인물을 통해 표현하려고 한 인간의 모습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오에 겐자부로는 국내에서도 일본 소설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한번 쯤은 들어봤을만한 대표적인 작가라 이 소설이 가진 중요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일본 특유의 자기 비하와 수치심의 감정들. 인간 내면에 잠재된 폭력성과 주체할 수 없는 광기들을 사실적인 필체와 디테일함으로 쓴 책이다.  다소 어려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다 워낙 호흡이 긴 작품이라서 자칫 지루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성은 나무랄 데 없는 소설이라서 한 번쯤은 꼭 읽어봐야 할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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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 제155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김난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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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와라 히로시의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는 작품 하나마다 감동적이고 따뜻하게 전개되는데다 읽기를 마친 후에는 깊은 여운이 잔잔하게 가슴 깊숙이 파고들었다. 책 표지에서 느낄 수 있듯이 그의 작품들은 인간의 순수성을 도드라지게 표현하며 일상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부분들을 과장되지 않게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워낙 번역도 잘 되고 읽기 편한 책이라서 수월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는데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행복하게 살아가지 못하는 내게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는 책이었다. 일본 소설을 읽다보면 우리와 다를 바 없이 비슷한 부분도 보이고 그들의 독특한 풍습이 작품에 잘 묻어나고 있다.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의 첫 작품인 '성인식'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네 살이 된 스즈네가 재롱 부리는 모습을 홈비디오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눈기 어린 채 보는 장면에서 시작되는 이 소설은 작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성인식을 맞이하지 못하고 15살이라는 앳된 나이에 등굣길 트럭부터 치이는 교통사고를 당해 먼저 하늘 나라로 떠난 스즈네를 그리워하며 5년 간 말없이 지낸 부부가 어느 날 배달 된 카탈로그를 받고 굳은 결심으로 스즈네를 위해 1월 11일 성인식에 참가하기 위해 염색도 하고 단장한 채 기모노를 차려입은 부부를 담은 소설이다. 한창 예쁠 나이에 딸 바보인 아빠와 엄마를 쏙 빼닮은 스즈네. 마냥 행복할 것 같았던 이들 가족에게 닥친 비극. 그리고 그 아픔을 속으로 삭이며 극복해나가는 모습들이 마치 드라마를 보듯 과하지 않게 그들의 내면을 비춰준다. 


작가는 스토리를 전개하는 데 있어서 억지를 부리지 않는다. 감정적으로 크게 휘둘리지 않고 등장인물들의 상황과 심리 상태를 멀찍이 떨어져서 보여줄 뿐이다. 그들이 살아가는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더 가슴에 와닿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마법처럼 웃게 만든다는 스즈네의 '일 더하기 일은?'을 외칠 때 '삼'이라고 속으로 대답하던 아빠. 자식을 잃은 채 살아가는 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와 어머니들에게 위로가 되는 소설이다. 그때는 그것이 마냥 행복한 줄 모르고 살아왔지만 지나오면 자꾸 생각나고. 잊지 못해 사진 찍히는 것조차 싫어하던 딸 아이를 비디오 카메라로 찍고 남겼던 것이 그렇게 소중했던 것이다. 나 역시 16년간 같이 살아온 애완견을 찍은 사진과 영상이 있기 때문에 오래도록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는 것처럼. 일상에 지친 사람이라면 위로가 되는 소설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를 읽다보면 문득 지금이 소중하다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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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 페이크북 - 취준생과 직장인을 위한 JOB 기술
이진서 지음 / 피톤치드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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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직업으로서의 연차가 오래되고 그래서 숱한 경험을 쌓아왔지만 여전히 직장생활은 힘들고 어렵기만 하다. 내 스스로가 주기별로 슬럼프에 빠지거나 기운이 내려앉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겠지만 성취감이 떨어져가고 있어서다. 직장에 얽매이는 것도 아닌데 그저 월급과 휴가를 바라보며 살아온 것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근무시간에는 열심히 일하고 모든 업무를 처리한 뒤에 되도록 야근없이 일하는 내 스타일이 어느 회사에겐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 청년 실업률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취업에 고민이 많다고 하던데 이게 다 밥벌이와 경력 쌓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직장은 들어가기 전에도 걱정, 들어가고 나서도 걱정이다. 직장 문화와 어떤 상사를 만나게 될 지, 업무 스타일이나 포지션, 같이 일하는 동료들, 복지 수준 등 이래저래 우리를 옭아매는 것들이 많다.


아마 저자도 나와 같은 고민을 갖고 이 책을 집필했을 것이다. 오랜 직장생활을 하면서 얻은 경험을 담아서 취준생과 직장인에게 고언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미 아는 내용도 있고 공감가는 부분도 많다. 내가 겪은 일들만 해도 책 한 권은 거뜬히 낼 정도는 아니지만 부당한 대우나 불합리한 처사, 임금체불, 권위적인 직장 문화 등 안 좋은 일들이 자주 겪다보니 일종의 자괴감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관련 커뮤니티에 가도 비슷한 경험담을 들을 수 있다. 어차피 회사라는 존재는 뼈를 묻을 각오로 있는 곳이 아니라 내 직업역량을 키우고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으로서 경력을 발휘하기 위해 일하는 곳이라 생각하면 조금 편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읽을만한 요소는 저자가 영화를 많이 봤는지 영화에서 찾은 밥벌이 가이드도 꽤나 쏠쏠하게 읽을만한 부분이다. 


책 표지에서 드러나듯 어차피 해야 할 직장생활이라면 조금 현명하게 처신하고 무작정 출퇴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앞길을 생각하면서 경험과 능력을 올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나는 작년 말부터 시작된 고민을 여전히 떠안으면서 일하고 있다. 계속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까?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견딜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다. 직장을 다니지 않고 프리랜서로 내 시간을 마음껏 쓰면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해봤다. 해보고 싶은 것도 있고 나답게 살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싶다.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창업하는 것도 경계한다. 자신만의 아이디어나 경력으로 쌓은 기술의 기본기가 탄탄하지 않으면 버텨낼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오히려 취준생들이 사회초년생이 읽으면 괜찮은 책이다. 적어도 직장생활하면서 겪을 일들을 미리 대비하는 것도 전략적으로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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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알 2017-11-24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밥벌이 페이크북이란 이름이 생소하긴 했지만 직장생활에 실전경험을 바탕으로 정말 진솔하게 쓰셨더라구요.읽는내내 공감하고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힘든직장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죽은 올빼미 농장 (특별판) 작가정신 소설향 19
백민석 지음 / 작가정신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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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신 소설향 특별판 시리즈 중 한 작품인 <죽은 올빼미 농장>은 제목만큼이나 등장인물 모두 고독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인형과 함께 사는 주인공은 어느 날 사서함으로 의문의 편지가 2통이 배송되었는데 발신자와 수신인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혹시 전에 살던 사람으로 착각해서 보냈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계속 신경이 쓰였는지 4박 5일 휴가를 발신자 주소인 고성으로 내려간다. 여기저기 수소문하며 찾아갔지만 죽은 올뺴미 농장은 찾을 수 없었는데 읍사무소 지적도까지 확인한 다음에도 위치는 맞는 것 같은데 농장은 그 주위에 없었다. 그리고 잊고 지내다 작가사로써 김 실장과 같이 일하고 있던 주인공은 그에게 죽은 올빼미 농장에 대한 얘기를 꺼내놓는다. 


김 실장은 고성에 단골로 가던 카바레 사장님에게 얘기해보라고 전하고 다시 고성으로 내려가 마을 주민에게 알아본 끝에 과거에 있었지만 지금은 폐허만 남은 흰배 까치 농장을 찾아낸다. 들샘은 말라버렸고 녹슨 문과 그 흔적만 남은 농장을 뒤로 하고 다시 돌아온다. 그에겐 인형이 있었는데 처음엔 인형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인 줄 알았지만 책을 읽다보니 대화체가 없는 걸로 봐서는 혼자 사는 고독을 인형에게 말을 걸면서 지내온 것 같다. 오랜 시간 혼자 살았던 건 주인공만이 아니라 대학 동기이자 친구인 민도 마찬가지다. 학원을 운영하는 그녀는 매일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녀도 오랫동안 혼자 지내고 있다. 이제 철거만 남은 아파트 단지를 주인공과 같이 산책하고 사진도 찍는다. 


주인공과 같이 샤워를 하고 섹스를 하지만 그 이상으로 발전하지도 않는다. 아파트먼트 키즈로 자라온 그들은 이 도시에 살면서 공허함만이 가득한 것 같다. 쉽게 사람을 만나 관계를 나누지만 그 안에는 충동적이거나 격한 감정이 없다. 기획사에서 키우기 위해 오디션을 봤던 해이리라는 여고생도 어떻게 보면 부유한 가정에 태어났지만 개가 자신을 대신해 자살했다는 이상한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그것도 이사를 오기 전에 스패니얼을 포함해서 두 번이나. 해이리에게 내재된 억압과 가수가 되기 위해 오디션을 보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주인공 주변에 여성스럽게 하고 다니는 손자라는 작곡가가 있다. 백인 남성과 사귀는 그는 자신의 정체성에 혼동을 느끼는 것 같다. 읽으면서도 캐릭터가 정상은 아닌 듯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시 죽은 올빼미 농장으로 찾아가 들샘을 파헤치고 그 안으로 인형을 던져버린다. 편지 2통을 태워서 함께. 자신을 가둬버렸던 과거를 들샘에 모두 버린 뒤 죽은 뼈들이 떠올랐다. 농장에서 살았던 동물들의 뼈인 듯 싶다. 그리고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처럼 서둘러 올라온 주인공은 민과 함께 해이리의 콘서트장을 찾는다. 미리 부탁한 자장가가 무대 위에서 불려지고 드디어 자장가는 완성을 짓게 된다. 읽으면서도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던 건 감정도 없이 무미건조한 주인공의 모습과 심리적으로 불안한 다른 등장인물들이 교차되면서 우리의 삶도 이와 다를 바가 없는데 허무함만이 가득한 그가 과연 어떤 삶을 살아갈 지 상상하게 되는 책이었다. 택시를 타고 영원히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어디로 달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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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의 삶, 사랑의 말 -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이들을 위하여
양효실 지음 / 현실문화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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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에서 연상되는 건 피터팬 증후군이었다. 피터팬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의 특징은 몸은 어른이지만 어른의 세계에 끼지 못하는 어른아이를 지칭하는 말로 성인이 되어서도 현실도피를 위해 스스로 어른임을 인정하지 않고 타인에게 의존성을 띄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하지만 저자가 이 책은 대중문화와 교양을 결합하여 진지한 성찰이 담긴 책이었고 곳곳에는 현실 속의 어른 사회를 비판하는 글들이 내포되어 있다. 저자만큼 이성적이지는 못하지만 다른 세대를 온전히 이해한다는 건 생각만큼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서로가 살아온 과정이 다르고 정치, 문화, 경제 속에서 경험한 일들도 다를 수밖에 없다. 나이를 들수록 적어도 기성세대를 지칭하는 '꼰대'는 되지 말자는 생각을 가지고 젊게 생각하는 편이다. 누군가에게 부끄러운 어른은 되고 싶지 않다. 자신의 말에 책임지지 못하고 비겁하며 현실과의 타협을 애둘러 다른 말로 변명하는 그런 어른이라면 내가 되고 싶지 않았던 '꼰대'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


간혹 오늘을 사는 청(소)년들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대중문화인 경우가 많다. 특히 저항정신과 현실비판을 담을 수 있는 음악은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다. 6~70년대 저항정신의 상징이 펑크록 장르였다면 이후 얼터너티브 록이 대신했고 지금은 힙합에서 그런 목소리와 메시지를 가진 글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교실 이데아, 시대유감, Come back home의 가사는 지금 들어도 파격적이다. 이 책에서 I Don't Wanna Grow Up(어른이 되고 싶지 않아)가 대표적이다. 살아갈 유일한 목적은 오늘이잖아가 특히 인상적이다. 읽기는 어렵지 않을지 모르지만 책에서 언급한 내용을 이해하는 건 간단하게 이해하고 넘길만큼 가볍지 않다. 나 역시 몸은 어른이지만 말투나 생각은 아직 2~30대 모습 그대로다. 억지로 어른이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어른스럽다는 말은 감정이 휩쓸리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의젓하게 사리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닮고 싶은 어른이 적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성장은 어른과는 반대로 가는 것이고, 그들을 딛고 가는 것이다. 즉 성장은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이다." 에필로그에 나오는 말이다. 우리가 한 단계 성장했다는 것은 마치 서툰 외국어를 배우는 것처럼 그것을 기어코 딛고 나아갔을 때 우린 기존과는 다른 의미에서 성장했다고 말하는 것이다. 전과는 달라진 생각과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어른과는 반대로 가고 싶다. 나와 다른 세대를 이해하고 싶다.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의 삶이 교과서처럼 정해진대로만 간다면 얼마나 따분하겠는가? 때로는 다른 삶과 생각을 가진 그들을 응원하듯이 내 속에 있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싶다. 아직 경험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았다고. 어른이 되는 과정은 지난 날의 실수와 상처를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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