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무감각한 사회의 공감 인류학
김관욱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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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의 아픔을 바라보는 시선이 극명하게 갈리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내 생각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나 전혀 다른 생활방식을 가진 사람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 내가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 하고 믿고 싶은 것만 믿어서 가짜뉴스가 다량 생산되는 요즘은 더더욱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 누군가는 그들이 받은 아픔과 상처에 공감하여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 누군가는 그들을 조롱하고 매도하면서 이념적으로 몰고가는 자들이 있다. 무수한 감정의 파편들은 무감각한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을 양극단으로 갈라서게 했다. 그들은 왜 억울함을 호소하며 길거리에 나와야 했는지 살펴볼 마음의 여유조차 우리에겐 없다. 공동체 의식보다 연대보다 이기적인 집단주의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이유를 무엇으로 설명해야 할까?

책에 소개된 아픔들은 가족, 낙인, 재난, 노동, 중독으로 대부분 뉴스에서 들어본 적이 있는 내용들이다. 국가권력에 의해 희생당한 폭력과 사회적 시선의 잔인함, 기업으로부터 이유없이 당한 참사 모두 우리 사회의 역사를 관통하는 어두운 민낯의 그림자들이다. 낯선 것으로부터의 공포와 가짜 세계에 현혹되어 이성적 판단을 잃고 있다. 내가 당한 일이 아니라서 오히려 피해자를 힐난하고 중단하라고 강요한다. 이 책을 읽는내내 마음이 답답했다. 현실임을 알면서도 정당하지 않은 일에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억압과 저항에 부딪혀야 하는 우리들이 가엽게 느껴진다. 왜 피해자의 아픔은 고스란히 그들의 몫이어야 하는가? 자정 능력이 떨어질 정도로 미성숙한 사회라 믿고 싶지 않다. 개인의 부주의와 낙약함, 무능력 탓으로 돌리는 사회에서 의료 인류학자는 아픔을 아픔으로 치유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고 본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건 나와 전혀 다른 제3자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건강함을 유지하는 사회가 되기 위해선 아픔을 아픔으로 느껴봐야 한다. 직접 내가 겪어보기 전까지는 피해자의 심정을 모르는 법이다. 방송에서만 나오는 일인 줄 알았던 일들을 내가 겪는다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인 것이다. 서로 가진 것없이 힘없고 약한 사람들이다. 열심히 살려고 했을 뿐인데 예기치 않은 일을 당한 사람들이다. 아픔에 공감하며 나도 그들과 다르지 않다는 걸 느끼는 순간 우리를 가로막는 경계선은 허물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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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고쳐서 산다 - 후회하며 살 수는 없으니까
강지훈 외 지음 / 헤이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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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 앞도 모르는 우리들의 인생을 생각해보면 그리 길지 않은 생이다. 저마다의 희노애락으로 하루를 채워간다. 우리의 인생을 짧기에 다시 태어날 수는 없어도 다시 고쳐 살 수는 있다. 인생을 고쳐 산다는 건 마음 먹기에 달려있는 듯 싶다. 절망과 좌절이 겹쳐 무너져 인생이 끝난 것 같아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은 내 선택에 달려있다. 누구에게나 걱정거리와 남모를 아픔을 갖고 있듯이 평탄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다. 한 번 밖에 주어지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결코 늦은 건 없다. 살아있는 한 자신을 바꿀 수 있는 것 또한 내 생각과 실행에 옮기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지금 바로 시작하면 된다. <인생, 고쳐서 산다>에 글을 기고한 아홉 명의 저자들은 자신의 인생이 달라지게 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혹자는 치기어린 시선으로 볼 지도 모르겠다. 이들은 좋은 학벌과 좋은 직장을 다닌 경력을 가졌고 전문직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었다고 해도 일반 사람들 보다는 선택지가 많은 것 아니냐는 항변을 할 수도 있겠다. 아닌 게 아니라 과거의 경험을 발판 삼아 이직과 학위 취득에서 유리한 환경을 갖춘 건 맞다. 몇 가지 악조건도 어느 정도 기반을 갖춘 뒤에 취사 선택해야 할 부분이었고 대부분 성공으로 이끈 결정이 되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드는 생각은 이 사람들처럼 내 삶에는 왜 드라마틱한 변곡점이 없을까에 다다른다. 평범한 것 같고 하이레벨이 아닌 그렇고 그런 서민들이 받아들여야 할 것 같은 몇 안되는 선택지에 갈등하던 모습이 교차한다. 그리 대단할 것도 없는 인생을 살아내는데도 이렇게나 힘들어하고 있다니...

확실히 보는 관점이 다른 듯 싶다.(틀린 것이 아니라) 결국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과 조건 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택한 것이다. 우연히 필연적인 이유 보다는 기회를 잘 포착해냈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내부 요인과 외부 환경이 잘 맞아 떨어진 것이다. 부러워하기 보다는 이들의 경험과 철학을 배우자. 보라색으로 칠한 문장만 읽어도 충분하다. 다들 각자의 이유가 있고 삶을 성찰하는 철학을 품고 있다. 모든 이들이 처음부터 완벽했던 것도 아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편견을 한꺼풀 벗겨내면 배울 점도 많다. 내 생각의 크기가 무르익지 않아서, 깊이가 부족해서 보고 싶은 것만 보았던 것은 아닐까? 누군가는 인생을 망쳤다는 절망감에 휩싸여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인생의 참 맛을 느끼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사람이 있다.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오늘만 바라보며 살 것인가? 미래에 되고 싶은 나를 만들기 위해 오늘을 살 것인가? 누구든 인생은 고쳐서 살 수 있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하루하루 희망의 바퀴를 굴려 내일의 행복을 만들어가자. 이들이 책을 통해 얘기하고 싶었던 것은 적어도 내 삶에 최선을 다해 살았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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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아 우주인
야로슬라프 칼파르시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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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아 우주인'의 주인공은 진지할 새 없이 시종일관 입담이 끊이질 않는다. 라이브러리 저널에서 평가한 것처럼 '역사, 사회비평, 풍자 삼박자가 조화를 이루는 작품. 아서 클라크와 밀란 쿤데라를 우주에서 읽는 듯하다.'가 결코 과장된 말이 아니라는 건 몇 장을 읽기도 전에 느낄 수 있었다. 프라하를 사랑하는 주인공은 카렐대학교 천체물리학과의 종신 교수이자 우수한 우주 먼지 연구자로 '초프라의 수수께끼'를 풀 적임자로 선정되었다. 우주국으로부터 우주비행을 훈련받고 기본적인 항공우주공학과 무중력 상태에서 멀미 참는 법을 배운 뒤 우주 비행을 떠나게 된 뒤로 일어난 에피소드부터 이 책을 읽는 묘미에 빠져들었다. 

갑자기 등장한 우주 괴물이 말을 걸어와도 크게 당황하지 않는다. 샘플 채취를 위해 당연하다듯 다가가 털을 뽑으려고 하고, 별 일 아니라는듯 대화까지 나눈다. 우주라는 고립된 망망대해 속에서 홀로 탐사를 위해 떠나는 야쿠프는 아내인 렌카에 대한 그리움으로 인해 기억 속에서 다시 불러내며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자신의 조국 체코의 명예와 공산주의자인 아버지로 인해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던 가족을 위해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탐사에 동의한 야쿠프의 선택은 어떤 결말을 가져오게 될까? '보헤미아 우주인'을 읽으면 미지의 세계인 우주 탐사에 대한 묘사보다도 많은 비중을 할애하는 것이 자신과 조국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체코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혁명을 외치며 세상을 바꿔 나가려 했던 일과 단지 공산당 소속 비밀경찰의 아들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으며 평생 그를 괴롭혀야 했던 일에서 벗어나기 위해 홀로 우주인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야쿠프. 만일 우주라는 공간에 홀로 떨어져 한 시간이 지날 떄마다 아내로부터 3만 킬로미터씩 멀어져가는 감정을 느끼며 탐사를 해야한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다보면 거대한 우주에서 오로지 삶과 죽음만이 존재하는 공간 속에서 우리가 이 지구를 무엇으로 채우며 살아가야 하는지 성찰하게 하는 질문으로 가득한 문장 때문에 조금 더 특별한 소설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내 존재의 이유를 되물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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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직장에서 디지털 노마드로 일한다 - 사무실 없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경쟁력 있게 일하는 미래형 직장인의 생존 전략!
국수미 지음 / 라온북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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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기술력으로 볼 때 원격 근무를 돕는 앱이나 프로그램, 작업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잘 갖춰져 있다. 즉, 고정된 사무실이 없더라도 Wi-fi와 컴퓨터 작업이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서든 작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요즘은 디지털 노마드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데 미래에는 이와같은 방식으로 일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사무실이라는 공간에 집착하지 않고도 협업 업무를 진행하는데 문제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많은 해외 기업에서는 원격 근무를 시행하고 있으며,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별 문제가 없다고 한다.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생산적인 일에 쏟아부을 수 있다.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다양한 형태로 일할 수 있다.

물론 디지털 노마드로 일하기 위해서는 주어진 업무를 완수해내는 책임감과 원활한 의사소통, 직업인으로서의 프로 정신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 보통 원격 근무를 하게 될 경우 협업할 필요성이 높기 때문에 효율적인 업무를 위한 커뮤니케이션만 잘 이뤄진다면 이 책에서 제시하는 것과 같은 스마트 워크가 보편적인 업무 형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며 각자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DISC 유형에 따라 상사와 동료의 관계가 예측 가능하면 좋을 것 같다. 전략적이고 창의적으로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에서 각자 일한다면 일의 생산력과 능률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지 않을까? 불필요한 감정 소모와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IT업계 뿐만 아니라 전문직, 공무원, 일반 사무직을 보는 사람들까지 가능할 것이다. 우리의 일터가 새로운 근무 방식으로 일하는 변화가 생겨나기를 바란다. 전 세계적으로 근무시간을 줄이고 있는데 유독 우리는 반복되는 야근 속에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낭비하며 일하고 있다.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크게 소모되는만큼 디지털 노마드 혹은 원격 근무 방식으로 전환하여 자유롭게 일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나는 직장에서 디지털 노마드로 일한다>가 그 기준을 제시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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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하이웨이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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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하이웨이'는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를 쓴 모리미 도미히코의 신간 소설로 얼마 전 극장에서 개봉하여 절찬리에 상영중에 있다. '만약 우리 동네에 펭귄이 나타난다면?'이라는 소재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 지 기록에 집착하는 11살 소년 아오야마의 시선으로 쓴 소설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상상력으로 가득한 모험 판타지 류의 소설이라고 보면 맞을 것 같다. 이 소설은 호기심 가득한 소년이 짝사랑하는 누나와 함께 수수께끼의 비밀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환상적으로 그리고 있다. 작가는 '매직 리얼리즘' 기법으로 현실과 가상이라는 두 공간을 교묘하게 배열하는 독특한 세계관과 고풍스러운 문체, 교토를 배경으로 하는 것을 특징이라고 하는데 이 소설만큼은 교토가 아닌 교외 주택가를 배경으로 삼았다. 

우리들도 어린 시절을 지나오며 온갖 상상력을 펼친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장난감 몇 가지 만으로도 풍성한 이야기와 캐릭터를 생성하며 세계관을 형성했던 것처럼 아오야마도 왜 펭귄이 우리 동네에 집단으로 나타났는지 궁금했을 것이다. 물론 이성적으로 접근하면 말도 안되는 일이긴 하다. 추운 지방에서 사는 펭귄이 후덥지근한 여름날 교외 주택가에 나타날 리가 없지 않은가? 이제 곧 이성에 눈뜰 나이가 된 아오야마 시점에서 보면 '펭귄 하이웨이'는 소년의 성장기를 다룬 소설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11살이라면 젖니를 빼야 할 시기라서 치과 가는 것이 무서울 법도 한데 아오야마는 오히려 무척 좋다고 말한다. 그건 치과 병동의 간호사로 일하는 예쁜 누나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 누나와 버스 정류장에서 우연히 만난 뒤로 펭귄과 함께 일어난 소동을 풀기 위해 많은 시간을 갖게 된 것은 자신을 어른으로 성장시켜 준 과정인 것이다.

애니메이션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하던데 멋진 작풍과 음악, 기발한 상상력의 발현은 충분히 소설에서 묘사된 것들을 그림으로 표현해내지 않았나 싶다. 평에서 자주 얘기 하는 가슴에 대한 집착도 어른이 아닌 11살 소년의 눈으로 보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얘기다. 그 나이에는 호기심이 왕성하고 특히 이성을 알아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가선 누나의 비밀이 밝혀지고 헤어짐을 맞이하게 된 아오야마는 '세상에는 해결하지 않는 게 좋은 문제도 있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되새기며 멋진 사람으로 성장한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말로 깊은 여운으로 남게 한다. 우리를 동심의 세계로 안내하며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한 소설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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