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꿀벌과 나
메러디스 메이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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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이 서로 다른 부부가 결혼하여 아이 둘을 낳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실직 위기에 몰리게 되면서 부부 싸움이 잦아졌다. 한 달에 한 번 예쁘게 옷을 차려입고 메러디스와 밴더빌트 대저택에 둘러보며 남부럽지 않은 부자로서의 삶을 꿈꾸던 어머니가 미래가 좌절되었음을 깨닫는다. 심하게 다투던 저녁식사 이후 이혼을 결심하게 되고 메러디스와 매슈를 데리고 친가로 가버린다. 이혼 이후 겪은 큰 상심은 몇 달이 되도록 회복되지 않았다. 메러디스는 집을 나오기 전 아빠가 사준 모리스라는 곰 인형에게 의지하며 이혼으로 인한 상실을 어린 나이에 경험한다. 절망과 신경증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방 안에 틀어박혀 있는 엄마를 대신한 분은 양봉가인 할아버지밖에 없었다. 


매사에 정확하고 통제하려는 할머니보다는 과묵하지만 권력이나 명예, 돈에는 관심 없는 할아버지로부터 배우는 일이 더 많았다. 사실 저자가 특별한 유년기를 보내고 인생을 살아가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었던 것도 할아버지가 보살펴 준 덕이다. 회고록이라고 말하기 전에는 절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소설로써도 훌륭한 스토리텔링을 가졌다. 한창 아버지를 필요로 할 때 아버지의 자리를 대신을 해준 할아버지로부터 삶의 지혜와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저자에게 전화위복이 되었다. 할아버지가 꿀벌을 예로 들면서 메러디스에게 가르쳐주는 이야기들은 감동적이고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벅찬 말들이다.


특히 인상 깊은 부분은 할아버지가 박테리아에 걸린 벌통을 모두 불태워야 했을 때 '왜 할아버지는 벌을 키우느냐'라는 메러디스의 질문에 돈 때문이 아니라 자연을 지키기 위해서라며 벌이 대신 꽃가루를 날라줘서 교환해줘야 열매를 맺는다는 말이었다. 벌이 열매를 맺는 매개체 역할을 하기 때문에 벌을 잃게 되었을 때 상실감이 크다는 얘기였다. 할아버지에게 양봉은 돈을 벌기 위한 생계수단 보다 생태계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돌보는 일이 그저 즐거울 뿐이다. 가족과 공동체, 의리와 생존, 바람직한 모녀 관계 등 모두 할아버지의 양봉 일을 함께 하면서 배울 수 있었던 가르침이다. 그 덕분에 마음에 안정을 찾게 되었고,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메러디스는 오히려 행운아가 아닐까?


이제는 핵가족이 익숙한 이 시대에 위 세대로부터 가르침을 받기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 좋은 회사 들어가는 것 외에는 어떠한 삶의 지혜도 배울 수 없는 이 시대의 아이들은 얼마나 불행한가? 수능 입시 체재 외에는 다른 길이 보이지 않고 돈 많이 벌어서 행복하게 살라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믿으며 오늘도 치열하게 무한 경쟁 열차에 탑승한 아이들에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며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며 자연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삶의 교훈은 내 인생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라 믿게 하는 감동적인 이 회고록은 정말 절대 놓치기엔 아까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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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에게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운다 - 보이지 않는 것들의 보이는 매력 아우름 40
김응빈 지음 / 샘터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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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성 미생물을 분류할 때 원핵 미생물은 세균(박테리아), 고세균으로 진핵 미생물은 진균(곰팡이), 원생동물, 조류로 나뉘는데 바이러스는 미생물 그룹과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별개로 분류된다.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미생물이 우리 생활에 불편을 주고 해롭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대부분 미생물은 인간이 지구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한다. 퇴비를 만드는 과정을 보면 탄소와 질소 재료를 골고루 섞어주고 물을 뿌려서 수분 비율을 적절하게 맞춘다고 한다. 미생물이 활동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면 재료를 분해시켜 퇴비로 만들어진다. 톱밥, 나무껍질, 마른 낙엽, 채소 부산물, 동물의 배설물 등의 재료들이 흙과 함께 잘 섞여서 영양분이 가득한 퇴비로 작물의 생산력을 높이는 등 이로운 역할을 해주고 있다.


우리가 미생물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거나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이 많은데 되도록 실생활의 예를 들어서 쉽게 풀어쓰려고 했다. 미생물의 영역은 넓어서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까지 이어진다는 점이 신기했다. 앞으로 친환경 대체에너지 개발이 주요 이슈가 될 텐데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사용하여 만드는 '생물연료' 영역을 살펴봤다. 바이오매스 범주에 포함되는 물질로 톱밥, 볏짚, 음식물 쓰레기, 하수 슬러지, 축산 분뇨까지 대체에너지로 선순환하기 된다면 탄소 가스 배출을 줄이고 생산 원료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이다. 생물연료의 선두 주자로 에탄올을 들고 있는데 옥수숫대와 폐지, 비식용 식물 등도 바이오에탄올의 생산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동물의 분뇨에 에너지가 많이 들어있다고 하는데 이를 생물연료용으로 조류 배양에 이용한다면 여러모로 이득일 듯싶다.


이제는 미생물과 공생관계에 있다. 물론 세균과 바이러스 항생제는 계속 개발해나가야겠지만 인간은 미생물 없이는 천연 효모를 넣은 맛있는 빵을 만들거나 유산균도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미생물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와 더불어 삶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도 있어서 좋았다.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라고 프랑스의 철학자 겸 작가인 장 폴 사르트르가 말했다고 한다. 다시 풀어서 말하면 인생은 탄생과 죽음 사이의 선택을 하게 되며 선택에 따라 삶의 모습이 달라지게 되니 현명한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공생하는 법을 미생물로부터 배운다고 합니다. "함께하는 삶 속에서 우리에게는 타인의 노력을 존중해주고 타인보다 잘하는 것이 있다면 그 능력을 나누어 서로를 돕는, 그런 지혜가 필요합니다." 필요 이상으로 경쟁 관계에 치우쳐 살아가는 우리들의 욕망은 결국 서로 '공멸'하게 될 것이라는 저자의 말을 빌려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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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어느 늑대 이야기다 - 마을로 찾아온 야생 늑대에 관한 7년의 기록
닉 잰스 지음, 황성원 옮김 / 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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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적으로 늑대 생태 보고서라 할 만큼 야생 늑대에 관해 잘 쓰인 7년간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나중에 로미오로 불리게 된 검은 늑대는 2003년 12월 어느 저녁에 처음으로 마을 가까이서 마주치게 된다. 야생을 떠도는 여정 중에 잠시 스쳐 지나간 것이 아니라 수년간 사람들과 알고 지내는 특별한 존재로 기억된다. 동물원 우리에 갇힌 늑대를 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바로 마을 부근에서 야생 늑대를 보게 될 것이라 꿈에라도 생각하지 않았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얼마나 흥분했으면 로미오를 발견한 뒤 다시 집으로 달려가 급하게 카메라 장비와 삼각대를 챙겨서 왔을 만큼 이례적인 일이었다. 사람들이 사는 마을 가까이로 야생 늑대가 다가온 것은 물론 저자가 기르는 개인 다코타와의 첫 만남도 사진을 보면 서로 교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야생 늑대는 위협적으로 사람들에게 달려들 것 같은데 다른 사진들을 보면 근접거리에 있어도 사람 주위를 맴돌 뿐 전혀 공격성을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와 두 딸이 있는 상황이 있는 사진을 보면 아버지는 소형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는데 너무 자연스러워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로미오는 상위 포식자인 늑대임에도 마을에서 기르는 다른 개들과 잘 어울려 놀고 가까이 붙어있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사람과 야생 동물이 서로 공생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을까? 서로가 지켜야 할 영역과 규칙을 존중했기에 가능했을 것 같다. 빅록에서 처음 나타나 로미오의 영역으로 기록된 21곳은 7년 동안 발견된 장소다. 야생 동물을 사냥해야 할 대상으로 로미오를 대했다면 아마 사냥꾼들에 의해 포획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울림의 규칙을 배우고 자연보호의 필요성을 생각해보게 한다.


알래스카의 주도인 주노시의 경계 끝에 있는 마을에서 펼쳐지는 마법 같은 이야기다. 어느새 설원의 풍경들이 눈앞에 들어오고 로미오와의 짜릿한 만남은 절로 흥분을 자아낸다. 무릎 위까지 쌓인 눈을 밟고 지나가는 로미오의 위풍당당한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이제는 마을 사람들에게까지 특별한 존재가 된 로미오. 마치 영화에서 보는 장면과 같다. 어떻게 야생 늑대인 로미오와 7년이나 함께 지낼 수 있었을까? 정확하게는 로미오의 존재를 인정하고 알게 모르게 마을 사람들이 지켜봐 준 것이나 다름없다. 사냥꾼의 포획 대상에 노출되지 않고 마을에 자주 나타나는 그 자체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로미오와의 평화는 7년 만에 깨졌는데 사람에 의해서 살해되고 만 것이다. 로미오를 기리는 명판을 세워둔 것도 특별한 야생 늑대와의 잊지 못할 추억을 기억하기 위함이다. 로미오를 통해 야생 동물과 공존하는 법을 배운 마을 주민들의 애틋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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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성경책 1 - 성경을 읽다가 덮어 버린 사람들을 위한 친절한 성경책 1
박창두 지음 / 누림과이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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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성경책>의 부제는 '성경을 읽다가 덮어 버린 사람들을 위한'으로 믿음이 부족하다고 단정 짓기 보다 혹시 오해하고 있는 구절을 바로잡아주면 성경 말씀을 깊이 깨닫는 시간이 될 것이다.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했을 때는 이해의 범주에 넣어 옳고 그른지를 따지지 않고 읽었다. 세상 사람들의 눈으로 성경을 과학과 이성으로 따지고 들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존재한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 과학적으로 검증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다. 지구의 탄생과 진화론조차 수많은 가설과 추정에 따른 전재를 깔고 논리를 전개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성경을 읽다가 덮어버렸다는 것은 읽으면서 속으로 계속 의문이 생겨 이것이 과연 사실일까 하는 생각 앞에 가로막혀서 그런 것이다.


대표적으로 천지창조, 에덴동산, 선악과, 홍해의 기적, 노아의 방주, 오병이어의 기적, 예수님의 탄생과 부활, 종말과 심판, 휴거 등등 많다. 성경 말씀은 유대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어서 해석이 분분한 것 같다. 믿음으로 하나님과 예수님의 말씀으로 기록한 책이 바로 성경이기 때문에 우리는 진리를 쫓는 자들로 해석해야 옳다. 그래서 <친절한 성경책>은 말씀을 믿음으로 보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줘서 우리가 성경 말씀을 분명하게 알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친절한 성경책 1>, <친절한 성경책 2>는 각각 구약과 신약으로 나눠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질문에 대해 명쾌하고 친절하게 해석과 답변을 내리고 있다. 모든 근거에는 살아 있는 성경 말씀이 함께 하고 있다.


기존에는 무작정 성경을 읽고 믿어왔다면 하나씩 따져보고 이해해나가니 더욱 분명하게 믿을 수 있을 것이다. 왜 하나님이 성경 말씀에 기록하셨을지. 왜 그런가에 대한 의문이 풀리고 성경 구절이 뚜렷하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구약에 선지자를 통해 하신 예언의 말씀이 예수님을 통해 이뤄지는 과정들을 보면 하나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알 수 있다. 예수님의 부활을 통해 구원하시고자 이유와 죄사함을 이루셨다는 말씀으로 주의 임재하심을 따르게 된다. <친절한 성경책 2>에서 성경을 바로 알아야 할 이유가 분명해졌다. 오히려 성경 말씀을 제멋대로 해석해서 문제시된 경우가 많았다. 친절하게 성경에 나온 말씀을 토대로 설명을 듣다 보면 우리의 믿음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깨닫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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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신해철! - 그에 대한 소박한 앤솔러지
지승호 지음 / 목선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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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밴드 수술을 받다 의료사고로 허망하게 우리 곁을 떠난 지도 벌써 5년이 흘렀다. 그가 만든 음악을 듣고 자란 내겐 그 당시 소식이 믿기지 않아 오보인 줄 알았다. 처음 그를 알게 되었을 때를 아직도 기억한다. 88올림픽의 감흥이 채 식지 않았던 1988년 12월 24일 16번째 이자 마지막 참가자였던 무한궤도가 무대 위로 올랐다. 마치 피날레 무대를 장식하듯 잠실 실내체육관은 화려한 조명에 맞는 빠른 비트의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신해철의 무르익지 않은 보컬과 어색한 포즈보다 노래가 너무나도 좋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후로 무한궤도, 신해철 솔로, N.EX.T로 활동하며 수많은 명곡들로 내 학창시절과 방황하던 시기를 함께 했었다.


<아, 신해철>은 생전에 그가 가장 신뢰했던 전문 인터뷰어인 지승호 씨가 우리가 기억하고 추억하는 신해철에 대한 소회를 담은 책이다. 평소 신해철이라는 인물을 조명하고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인터뷰 내용도 함께 실었다. 시대를 대표하는 가수이자 <100분 토론> 패널로 다섯 차례나 나가 소신껏 독설도 마다하지 않고 논리정연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면 비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요즘 같은 때에 그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 언론에 대한 경계와 냉소로 녹음기 지참을 요구했는데 이를테면 인터뷰 한 내용을 오해하게 만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뽑는 기자들에게 실망감이 컸다. 이 부분은 지금까지 고쳐지지 않은 병폐가 아닌가?


<아, 신해철>을 읽어가는 동안 그가 부른 노래와 날카롭지만 본질을 관통하는 말들이 더욱 그리워졌다. 아직 더 만들어낼 음악과 할 이야기들이 많을 텐데 아쉬움은 크게 남는다. 그의 가사에 담긴 삶에 대한 철학은 오래도록 내 플레이리스트를 차지하며 외로움을 달래주었다. 비록 영원히 하늘의 별이 되었어도 살아있는 사람들에게는 오래도록 음악을 들으며 그를 기억해낼 것이다. 신해철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사람들과의 인터뷰, 2002년 노무현 당선 직전 그리고 직후에 가진 인터뷰는 같은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공감대와 함께 생각의 올곧음이 얼마나 멋진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모두들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들이 기억하고 있는 신해철을 추억하게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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