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 내게 알려준 것들
줄리아 새뮤얼 지음, 김세은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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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면 살면서 누구나 겪는 일이라고 하지만 막상 자신이 그 일을 겪고 나면 한동안 몹시도 힘들다. 헤어 나오기 힘든 슬픔이 나를 지배해버려서 무기력하고 무엇 하나도 내 마음 같지 않다. 겉도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 집에 있을 때면 유튜브에서 CCM만 들었던 기억이 난다. 사랑하는 사람을 한순간 잃어버린 상실감을 치유하고 삶의 긍정을 되찾으려면 많은 방황의 시간이 필요했다. 저자인 줄리아 새뮤얼은 30년 가까이 사별의 슬픔에 빠진 사람들의 심리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심리치료자이다. 사별의 아픔을 겪는 아이와 가족의 회복을 돕는 단체를 설립하였고, 2015년에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대영 제국 훈장까지 받았다.


배우자, 부모, 형제자매, 자녀를 잃은 내담자와의 상담을 차례대로 소개하면서 그들이 겪은 비극을 이겨내는 과정을 담았다. 각 장 마무리에 '생각해보기' 코너를 넣어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생각해봐야 할 점들을 분석하였다. 마음의 힘을 키워주는 여덟 가지 기둥으로 고인과의 관계, 자신과의 관계, 슬픔을 표현하는 법, 시간의 힘, 몸과 마음 챙기기, 한계를 느낄 때, 삶의 기틀 세우기, 집중하여 들여다보기를 알아본다. 사별한 이후 현실로 되돌아오기 위해서 주변에 남아있는 가족이나 형제자매의 역할이 크다. 아무래도 이 책은 크나큰 아픔을 겪은 사람들에게 괜찮다며 토닥여주는 따뜻한 위로로 감싸 안아주는 책이다. 천천히 훌훌 털어낼 수 있도록 지켜봐 준다고 느꼈다.


내가 겪은 상황을 이해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심리상담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 나와 가까운 사람이 아니더라도 일터에서 누군가의 죽음을 목격했을 때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려면 반드시 심리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책에 나오는 내담자들의 이야기들은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다. 저자의 따뜻한 시선으로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며 그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모습에서 위안을 받았다. 누구에게나 예기치 못한 순간이 닥치기 마련이고, 결국 언젠가는 세상을 떠나야 하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다.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짐을 덜고 내게 남아있는 삶을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내게 생명을 주신 분을 위한 마지막 약속이기 때문이다. 삶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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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리랑카주의자입니다 - 보리수, 바다거북 그리고 실론티 나의 스리랑카 견문록
고선정 지음 / 김영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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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는 인도 동남쪽에 있는 섬으로 면적은 남한의 약 2/3 정도 되는 크기라고 한다. 1948년 영국으로 독립하기 전에 실론이라는 국호를 사용하였고, 1978년에는 스리랑카 민주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변경했다. 언어는 국민 대다수가 쓰는 싱할라어와 타밀어를 공용어로 쓰는데 타밀 사람들도 싱할라어를 쓰는 데다 영어로도 의사소통이 가능해서 소통 문제는 거의 없다고 한다. 불교 문화권인데다 대부분의 국민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스리랑카가 무슨 이유 때문에 정착하기로 마음먹은 것일까? 자신을 스리랑카 주의자라고 소개하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아무래도 다른 곳에 없는 신비스러운 자연에 마음이 홀렸으리라. 팔리무나이, 트링코말리, 민네리야, 미리사 등 특별한 자연과 문화가 함께 숨 쉬는 곳이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만나는 불교 유적지와 세계문화유산이 넘치는 곳. 언어와 문화, 인종은 다르지만 순수한 스리랑카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마음의 평화를 찾았나 보다. 다른 나라에 비해 덜 알려진 스리랑카를 대부분 다 돌아다닌 기분이 들었다. 특히 니곰보 바닷가의 석양이나 히카두와 해변, 쿠루네갈라 호숫가에 해가 떨어지는 장면을 보게 된다면 분위기에 취해 아무 생각도 들지 않을 것 같다. 도시에서의 수많은 사람들과 밀려드는 일을 하다가 바라보기만 해도 황홀해지는 자연과 함께라면 사람 때문에 받은 상처도 치유되는 곳이다. 여전히 낯설고 생소한 곳이지만 불교 문화권인데다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느끼느라 실생활에서 오는 불편함도 감수했을 듯싶다. '스리랑카가 좋아서 스리랑카에 살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원하는 저자는 스리랑카와의 인연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며 느리고 평화로운 삶을 이제 하나둘 배워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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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정지 버튼을 누르고 싶었던 순간들 - 마이 페이보릿 시퀀스
이민주(무궁화)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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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컴퓨터 Reset 버튼을 누를 때처럼 인생을 다시 싶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할 때도 있었다. 한 번뿐인 인생, 지나고 나면 끝인데 쓸모없는 현실도피성 망상이었다. 다시 시작할 수만이 있다면 좋겠지만 다 잊힐 일들이다. 그때는 마치 세상의 전부인 것 같아도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 떠올려보면 사소한 감정을 쏟아냈을 뿐이다. 감정의 파도에 휩쓸려 내 마음은 얼마나 출렁댔는지 모른다. 이미 지나버린 후에 생각해보면 그 시절의 나는 여물지 못했고 마음이 여렸다. 살다 보면 되돌리지 못할 일들이 참 많다. 잠시 판단을 잘못 내리거나 첫 단추를 잘못 끼워서 수습하지 못할 상황까지 가기도 한다. 그럴 때면 정지 버튼을 누르고 정리된 생각으로 해결하고 싶다. 하지만 인생극장에서 멈춤이 있을까?


저자가 겪은 일들을 영화 속 내용과 함께 에피소드를 풀어가는 방식이라 편안하게 술술 읽혔다. 이미 경험해봤던 일들과 마주할 때면 그 순간이 겹쳐진다. 친구와의 사소한 말다툼이 커져서 졸업할 때까지 한마디 말도 주고받지 않았거나 어느새 연락 두절이 돼버리기 일쑤다. 이제는 매 순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살아간다. 인생의 목적 또는 목표가 바뀌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삶의 가치 기준이 달라져서 별다른 타격을 입히지 못하고 금세 회복해버린다. 이제는 발버둥 치며 애쓰지 않으려고 한다. 나에게 집중하고 천천히 걸어가기 위해서는 누구나 추구하는 삶이 다르듯 목표 중심적 사고가 아닌 일상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내는 일일 것이다.


정지 버튼을 누르면 섣부른 선택으로 실수할 일이 줄어들겠지만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져야 인생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영화를 보는 것도 간접 경험을 하기 위해서다. 나를 대신하여 살아보거나 그런 일들을 겪는 등장인물을 보면서 감정이입을 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사회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정답만을 쫓아 무의미하게 살아온 것 같다. 다 부질없는 일인데 숨 가쁘게 살아가다 잠시 멈추었던 시간을 지나며 행복함을 느낀 순간들이 생각난다. 다른 무엇으로도 방해받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했음을 알게 됐다. 해방감을 느낀 기억 때문에 덜 집착하게 되었고 주어진 상황에 만족하는 법을 깨달았다. 정지 버튼 대신 느린 배속으로 천천히 걸어갈 날을 오늘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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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 지구가 목적, 사업은 수단 인사이드 파타고니아
이본 쉬나드 지음, 이영래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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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파타고니아>와 같은 기업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세계 최고의 아웃도어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변치 않는 8가지 경영 철학이 있다. 1장은 파타고니아의 역사를 주로 다뤘다면, 2장 철학에선 제품 디자인, 생산, 유통, 마케팅, 재무, 인사, 경영, 환경까지 이본 쉬나드가 회사를 경영하면서 무엇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 배울 수 있다. 목차에서 그 주된 내용을 읽을 수 있는데 잘 새겨들을만하다. "완벽은 더 이상 더할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에 이를 때 달성된다.", "더 강하고, 더 가볍고, 더 단순하고, 더 기능적으로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라.", "많이 파는 것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신뢰를 돈으로 사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얻기를 원한다.", "일은 즐거워야 한다.", "우리는 매출의 1퍼센트를 환경을 위해 기부한다. 죽은 행성에서는 어떤 사업도 할 수 없다."


제품을 많이 팔고 매출을 올리는 데 급급한 다른 일반 기업들과는 그 결이 다르다. 그 회사가 좋은 기업인지 아닌지는 직원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경영 철학은 직원과 고객을 향한 일종의 약속이다. 이를 지키고 유지시키는 것은 무엇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하게 만드는 원천이다. 지금 회사를 운영하거나 창업을 준비 중인 사람들도 무엇이 초점을 맞추고 경영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일부 프랜차이즈 회사들의 행태를 보면 서로 상생하기 보다 대리점주에게 물량 밀어내기를 하거나 비싼 식재료를 강매하게 하는 등 스스로 브랜드 이미지를 깎아낸다. 최고의 제품이 아닌 부실한 A/S로 화답하며 구매한 뒤에는 고객이 아닌 상황이 얼마나 많은가?


'파타고니아'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아웃도어 기업답게 환경 문제를 고민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웃도어 제품들은 주로 야외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드는 것인데 환경이 망가져 버리면 더 이상 사업을 이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출의 1%를 환경 기부에 투자한다. "성장이라면 다 좋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빠르게 성장하는 것과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성장을 하기 위해 투자하고 새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사활을 걸기 보다 오래 쓸 수 있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저자의 마지막 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앞으로의 삶은 더 단순하고 지속 가능한 자급자족의 생활이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나 자신의 삶을 단순하게 만들려는 미미한 시도들을 통해 나는 보다 단순하게 살아야, 혹은 그렇게 살기로 선택해야 정말 중요한 모든 면에서 빈곤하고 결핍된 삶이 아닌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이렇게 영감으로 가득 찬 글을 읽으면 인생에서 중요한 방향을 잡고 산다는 것이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지향점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단지 돈을 벌고 사회적인 지위와 명예를 누리는 것이 삶의 전부는 아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끝없는 경쟁과 비교우위를 점하는 게임에서 벗어나면 가치 있는 일들이 우리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파타고니아'처럼 건강한 정신을 가진 사회적 기업들이 더 많아지길 기대하며, 반드시 필독해볼 만한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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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사냥꾼 - 집착과 욕망 그리고 지구 최고의 전리품을 얻기 위한 모험
페이지 윌리엄스 지음, 전행선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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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은 늘 흥미로운 주제다. 영화 '쥐라기 공원'을 비롯하여 공룡 화석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 미지의 거대한 생명체를 향한 호기심은 그칠 줄을 모른다. 분명 인류보다 훨씬 오래전 지구상에 존재했었고 백악기 때 대부분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생물학자들의 전유물로 공룡 화석을 발굴하는 줄 알았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전문적으로 공룡 화석을 밀수하고 거래하는 조직이 있었고 이들은 경매를 통해 일확천금을 노리는 화석 사냥꾼들이다. 이 책은 실제로 벌어졌던 '타르보사우루스' 뉴욕 경매 사건을 토대로 일어난 이야기들을 추적해나간다. 경매는 계획대로 진행되었고 최종 낙찰가는 무려 105만 2,500달러였다.


몽골 고비사막 내 잠재된 공룡 화석을 발굴할 기회를 놓칠 수 없었던 저자는 미국과 몽골을 오가면서 밀매할 작전을 꾸민다. 물론 그 계획을 덜미를 잡혀 수포로 돌아가고 모든 것을 잃게 되지만 공룡 화석을 향한 그의 열정과 집념은 읽는 이로 하여금 빠져들게 만든다. 마치 '인디아나 존스'처럼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보물을 찾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는 화석 사냥꾼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절로 화석을 찾고 싶어진다. 지금도 꾸준히 공룡 화석이 발굴되는 것을 보면 신비롭기까지 한 공룡의 형태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공룡을 주제로 다룬 다큐멘터리나 영화를 볼 때마다 모험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들은 도대체 어떻게 살았으며, 무엇으로 인해 갑자기 멸종해버렸을까?


정식 경로가 아닌 방법으로 입수한 공룡 화석을 실제 경매장에서 거액의 낙찰가로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공룡 화석을 금전적 가치로 값을 매길 수 있을까? 인류의 소중한 유산을 경매로 거래하는 것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걸까? 당연하게도 몽골의 법은 공룡 화석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화석 사냥꾼들은 공룡 화석을 하나 제대로 발굴해서 경매에 낙찰시키면 거액을 거머쥘 수 있기 때문에 범죄임에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다. 공룡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이렇게 빠져들게 만드는 것을 보면 대단한 책임에도 틀림없다. 아마 한 번쯤은 지구 어딘가에서 공룡 화석을 발견하고픈 꿈을 꾸게 하는지도 모른다. 이제껏 보지 못한 것을 향한 호기심과 모험은 영원한 테마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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