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없는 비밀 들리지 않는 진실 - '이러려고 평생 영어 공부했나' 자괴감 들고 괴로운 당신에게
윤재성 지음 / 베리북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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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공부해도 영어실력이 늘지 않고 외국인과 대화를 나눌 수 없었던 건 다름 아닌 언어별 주파수 대역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 귀에 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토마티 박사가 주장한 3원칙에 따르면 귀로 들을 수 없는 음은 발음할 수 없고, 청각 개선에 따라 발성에도 변화가 나타나며 청각 개선 후 발성 개선도 정착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 토마티 요법은 어린이들의 발달장애나 학습장애와 같은 증상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소리 영어에 있어서 듣기와 말하기를 획기적으로 고쳐놓을 수 없는 단 하나의 방법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확실한 것은 다른 영어 듣기/말하기 책에서 주장한대로 귀로 들을 없는 건 우리가 발음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귀에 익숙해지고 일단 어떤 말인지 들려야 한다는 점이 포인트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가르치는 문법 위주의 영어 교육이 글러먹었다는 건 알고 있다. 그래서 무리해서라도 해외 유학이나 어학 연수를 가는 것이다. 노력의 문제가 아니고 듣기/말하기가 선행되지 않는 학습 방식이 몇 십년간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국어는 말부터 배우는 데 영어는 알파벳을 외우고 나면 문법부터 배우기 때문에 재미도 없고 오랫동안 공부해도 외국인과 간단한 대화조차 나누기 두려운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우리가 말할 수 없는 벙어리 영어 교육을 받게 되었는지 깨닫게 되었고 소리 영어를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기억 메커니즘'을 작동시켜 뇌를 바꿀 때 비로소 안 들리던 단어나 문장이 들리게 된다는 점이 신기했다.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듣는 것이 중요하고 문법적으로 따지기 보다는 말이 귀에 들릴 때까지 영어 주파수에 적응하는 훈련을 해야될 것 같다. 그동안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참 무식하게 공부했던 것 같다. 머리가 좋고 나쁜 문제가 아니라 단순히 언어인데도 언어로 배우는 게 아니라 수학공식처럼 문법을 외우고 이를 등식화시켜 분석했던 버릇이 족쇄가 되어 더더욱 자연스런 영어 공부가 어렵고 두렵게 다가온 것이다.


이 책에서 가능성을 발견했고 후반에 실린 20문장을 지속적인 말하기/듣기를 통해 익숙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듣기 -> 말하기 -> 읽기 -> 쓰기 순서대로 한다면 그동안 헛공부 했던 걸 되잡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린 Vocabulary 20000 단어를 주구장창 외워야만 실력이 느는 줄 알았다. 영어에서만큼은 완벽주의자가 된 듯 문법 공식을 외우고 문장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분석하고 해체했던 우리들이다. 발음 하나하나에도 네이티브 스피커보다 더 신경을 쓰면서 예민하게 공부했고 다 내 노력이 부족한 탓이라 여기며 십 몇 년을 영어 공부를 해도 도무지 전혀 늘지 않았다. 우리의 잘못된 영어 학습 습관을 인지하지 못한 채 달달 외우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읽은 후에는 달라졌다. 그것만으로도 큰 소득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는 귀에 잘 들리는 영어가 되기 위해 듣고 들은 그대로 말하며 받아적고 읽도록 해야겠다. 얼마나 많은 양을 했느냐보다는 한 문장이라도 제대로 들리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의 영어 학습방식이 교육현장에서부터 달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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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독립청춘 - 우리는 소도시에서 일한다
배지영 지음 / 북노마드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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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다큐멘터리를 곧잘 보는 편이다. 또한 도시를 벗어나 소도시에 정착하거나 귀촌하는 사람들에 대한 책도 많이 본다. 내 관심사가 쏠리는대로 보고 읽다보니 자연스레 눈길이 가게 된 책이 <우리, 독립청춘>이었고 이 책에서 저자가 인터뷰한 청년들의 삶을 잠깐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었다. 사람은 본래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사람들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성장하는데 몇몇 청년들은 부모의 가업을 함께 하거나 자신들의 진로, 사업을 개척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권유에 의해서든 아니면 성장과정 속에서 필연적인 이유가 있어서든 그들은 자신들의 소신대로 일을 찾으며 살아간다. 내가 자라던 세대와 다르다면 타인이 보는 시선이나 사회적 체면 보다는 직업 선택에 대한 자부심과 그 일을 함으로써 느끼는 행복이 크다는 점이다.


부제는 '우리는 소도시에서 일한다'이지만 그들은 본래 소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지 대도시에 있다가 소도시에 정착해 살아가는 청춘들은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았고 그 일을 계속 해나갈 뿐이다. 저자가 만난 43명의 청춘들마다 각자의 직업도 다르고 소도시에 살고 있지만 꿋꿋하게 그 속에서도 열심히 일하며 사는 청춘들이다. 인터뷰는 이들의 성장과정을 스케치하며 어떤 과정 속에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매우 간결하게 쓰고 있다. 누구나 자신의 직업을 갖기까지 과정이 있을텐데 누구도 자신의 직업에 대해 후회하지 않고 다들 각자의 삶에서 열심히 살아간다. 기존에 갖고 있던 가치관에서 벗어나 소도시에서도 충분히 제 몫을 하며 살 수 있다. 단지 그 일을 일찍 시작해볼 수 있었던 점이 부러웠다. 


얼마 전 설특집으로 <청춘, 지리산에 살래>를 보면서 기껏해야 2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인 이들이 지리산에 연 <마지>가 제대로 연착륙할 지가 의문이었다. 대부분은 귀촌한 사람들이고 주변에 유동인구가 많지 않아 수익기반을 만들어갈 수 있을 지 걱정스러웠다. 적당히 벌고 행복하게 사는 꿈을 꾸고 있지만 여러 번 시행착오를 해나가면서 성장해가는 모습에 응원하게 되었다. 우리는 꼭 대도시를 기반으로 직장생활을 해야 성공적인 삶이라고 알아왔지만 지금은 그런 패러다임이 무너지고 있다. 내가 어디에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며 개척해나가야 하는 점에 초점을 둬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돈은 적게 벌어도 오늘이 행복하며 내일이 기대되는 삶을 이들과 함께 꿈꾸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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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들의 역사
마야 룬데 지음, 손화수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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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독특한 구성을 보여주는 데 과거, 현재, 미래에 따른 세 명의 주인공이 등장하고 서로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진행한다. 책 제목을 <벌들의 역사>라고 지은 것도 과거에서 벌어진 일들이 나비효과처럼 현재와 미래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벌들을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의 시작은 2098년 먼 미래인 중국 쓰촨성 시롱 242지구에서 시작된다. 타오는 벌을 채취하기 위해 어릴 때부터 훈련받아 하루에도 여러 차례 나무 위를 올라가야 한다. 2007년 현재에 가까운 시대를 살고 있는 조지는 미국 오하이오주 오텀힐에서 산다. 그는 조상 대대로 양봉업을 해오고 있는데 가업을 이어받은 그는 아들에게도 물려주고 싶어한다. 1852년에 살았던 윌리엄은 동물학자로서 뒤늦게 수 년간 노력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지만 병을 얻어 앓아눕다가 회복한 뒤로 집의 작업실에서 벌통 도안을 그리기 시작하는데 그의 첫째 딸인 살럿과 함께 도안을 완성하기에 이른다.


시대적 배경을 어느 정도 알고나면 그들의 각자의 시대에서 무슨 일을 하게 되었고, 벌이라는 공통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이 책은 시대적 순서별로 이어지지 않고 주인공에 따라 이야기가 펼쳐진다. 양봉의 시작은 어떠했을까? 윌리엄은 그의 딸인 샬럿과 함께 벌통 도안을 완성한 뒤로 양봉을 만들어가기 시작했고, 조지는 가업을 이어받아 양봉업을 하고 있지만 그가 경험한 것은 군집붕괴증후군과 함께 서서히 몰락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군집붕괴증후군으로 인해 지구는 재양을 격게 된다. 채소들은 말라버리고 육류 생산량이 감소함에 따라 우유와 치즈의 생산량도 급격히 줄어들고 점점 커져가는 지구온난화 현상은 인구 수 감소로 이어져 서서히 지구 멸망의 위기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타오가 살아가는 2098년은 이렇게 벌들이 전멸한 이후의 인류가 겪는 고통이 얼마나 큰 지 보여준다. 초반에 언급한 것처럼 벌들은 '붕괴'의 시대가 도래하기 훨씬 전인 1980년에 이미 자취를 감췄다고 나온다. 농업용 살충제 때문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자연을 훼손한대로 그 결과는 미래의 이 땅을 살아갈 후손들이 그대로 전수받게 된다.


워낙 두꺼운 책이고 다루는 주제가 무겁다고 보니 지루할 수도 있지만 각 시대별 주인공들마다 연결되는 지점들이 나오기 때문에 전후사정의 연결고리를 알고나면 그 작은 벌들이 왜 중요하게 다뤄지는 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2015년 노르웨이서점협회 올해의 작품상을 수상한 작품답게 묵직한 주제를 잘 풀어낸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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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누명
MBC 스페셜 <지방의 누명> 제작진 지음 / 디케이제이에스(DKJS)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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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들어 주목받고 있는 다이어트인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는 기존 상식을 뒤엎는 방법으로 체중 감량에 성공한 사례들이 여러 매체에 소개되면서 관심이 갔던 부분이다. <지방의 누명>은 지난해 <MBC 스페셜 - 밥상, 상식을 뒤집다 - 지방의 누명 1, 2부>에 걸쳐 방영된 이후 이를 엮어서 나온 책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저탄수화물 고지방식' 4주 프로젝트에 참가한 4명의 식단과 일상을 공개하면서 4주에 걸쳐서 그들에게 어떤 신체적 반응과 체중 감량의 효과가 있는지 살펴봤는데 4주간의 실험이 끝나고 건강검진 결과 모두 체중감량에 성공했다. 프로그램 중간마다 해외에서의 사례들을 보여주고 전문가들의 설명을 필요할 때마다 해줌으로써 이 방법의 신빙성을 높여주었다. 


기존 상식을 완전히 뒤엎는 식단으로 바꿔 수십 kg을 감량한 사례들은 우리가 지방에 대해 갖고 있었던 오해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지게 했다. 분명 기름 덩어리를 먹으면 체내에 쌓여 체중을 늘린다고 알고 있었는데 신기했다. 이 책은 다큐멘터리에서 소개된 내용을 충실하게 알려주면서 <7장 - 궁금증 해결!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 Q&A>로 일반적인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또한 이 방법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8장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의 원칙>에서는 제대로 알고 시작하기 위해 지켜야 할 원칙 6가지를 알려주고 있다. 첫째, 지방 섭취를 늘리기 전에 탄수화물 먼저 줄여라. 둘째, 당분 없는 식사! 숨겨진 당분도 조심하라. 셋째, 천연식품만을 고집하는 식사! 가공식품을 멀리하라. 넷째, 하루 세 끼에 얽매이지 않는 식사! 내 몸에 맞는 식사 패턴을 실행하라. 다섯째,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기 위해 노력하라. 여섯째, 물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라. 이에 도움을 줄 식단레시피까지 있으니 괜찮은 구성이라고 볼 수 있다.


여러 다이어트를 하면서 성공하기도 하고 다시 폭식과 만성 피로, 스트레스로 인해 살이 도로 찌기도 하지만 분명 이 프로젝트는 효과를 확실하게 본 것 같다. 탄수화물과 당분을 줄이고 가공식품을 멀리하며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또한 물과 염분을 청분히 섭취했을 때 효과를 발휘하니 우리가 먹는 식단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이런 책을 읽고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이 전부 맞지 않다는 걸 확인해주고 있다. 여러모로 컨텐츠도 풍부하고 전문적으로 파고들어간 책이기 때문에 흥미를 가지고 읽어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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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고의 문장 이덕무를 읽다 - 간서치 이덕무와 그의 벗들이 들려주는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내면 풍경
한정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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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고의 명문장가로 알려진 이덕무는 18세기 학자로서 <조선 최고의 문장 이덕무를 읽다>는 그의 유고가 총망라된 <청장관전서>를 기초하여 그 책에서 실린 문장을 소개해줌과 동시에 독자들로 하여금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설명해주는 책이다. 저자가 알아낸 바로는 저본으로 번역한 규장각 소장본과 캘리포니아 대학가 아시마 린타로로부터 사들인 소장본을 대조해본 결과 권수는 71권, 책 수가 33책에 이르는 방대하고 다종다양한 저술들이다. 영처의 마음으로 글을 쓴다는 이덕무의 세계를 알 수 있을 뿐더러 좋은 문장을 마음껏 음미할 수 있었다. 


무엇하나 놓칠 수 없을만큼 대문장가이자 다독을 즐기던 이덕무 그리고 18세기 조선의 지식 혁명이 어떤 배경으로 이뤄졌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건 지식인들 사이에서 불었던 새로운 학문과 사상 그리고 지적탐구와 새로운 지식, 정보에 대한 열망이 불타올랐던 시기이기 때문이다. 명나라 이시진이 지은 의학서인 <본초강목>과 왕상진이 편찬한 <군방보>, 데라시마 료안이 1713년에 편찬한 <화한삼재도회> 등은 당시 조선 지식인들에게 신문명과 낯설고 다양한 정보를 얻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이덕무는 이 책을 탐독하면서 지식 뿐만 아니라 사상을 확장시켜 나갈 수 있었다. 


북학파는 청나라를 오랑캐라며 업신여기는 풍조를 개탄하며 비록 오랑캐라 하더라도 부국안민의 나라를 만들 수 있다면 스승으로 섬기고 배워야 한다는 뜻을 품고 있었다. 이덕무의 스승인 박지원은 북학파의 리더로서 그의 저서인 <북학의>에 그 뜻이 그대로 실려있다. 그 영향으로 인해 청나라든 왜든 배울 수 있는 건 가리지 말고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지식인으로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이 책은 545페이지에 이르는 두꺼운 책이고 조선시대 학자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음에도 고루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이미 많은 책을 읽고 있음에도 끊임없는 탐구정신으로 많은 책을 저술했고 진정한 지식인의 풍모까지 엿볼 수 있었다. 문장 하나하나에 깃든 정신은 사뭇 가볍게 쓰는 요즘과 달랐다. 예전에 한창 문학에 대한 열정이 타올랐을 때 명문을 만나면 느끼는 그 희열과 감동이 느껴졌고,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인문학적으로 읽는 재미가 탁월했던 이 책은 책장에 두면서 틈날때마다 읽고 싶어질만큼 지적으로 충만한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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