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땠어, 좋았어? - 좀 놀아본 칼럼니스트 박훈희가 말하는 지극히 사적인 남녀 섹스 심리 49
박훈희 지음 / 썸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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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도발적인 주제이자. 책 표지만큼이나 화끈하고 뜨거운 책이다. 이 이야기를 여자 컬럼리스크가 썼다는 점에서 약간 의외였다. 우리나라 정서상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에는 민망하고 솔직해지기 어려운 소재임에도 <어땠어, 좋았어?>는 숨어서 읽어봐야 할 정도로 날 것 그대로 솔직하게 쓰고 있다. 내숭 떨지만 여자들끼리 모이면 꺼내놓을 수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 많은데 "섹스 기사 제대로 쓰고 싶으면 처녀딱지부터 떼고 와!"라는 선배의 말을 들은 직후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내게는 현실적인 느낌과 조금 동떨어져 있다. 과연 누가 섹스에 관해서 개방적일 수 있을까? 이 책은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과 나눈 대화를 읽다보면 솔직해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과 본능 중 하나인 성욕은 억지로 억누른다고 해서 억누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억누름은 엉뚱한 곳에서 발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자들끼리라면 자신의 경험담 정도만 얘기를 나누는 선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여자들은 자신의 느낌이나 체위까지 자세하게 말하는 점은 의외였다. 하지만 발칙하고 도발적일 수도 있는 내용을 솔직하게 꺼내들어서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솔직히 이런 내용이 들어있는 책은 비닐에 씌워서 19금 딱지를 붙이기 때문에 더 읽어보고 싶은 호기심을 발동시킨다. 매우 사적인 영역이라서 그런 단어 자체를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후끈 달아오른다. 제목 자체도 어땠어, 좋았어?인데 이건 애인들끼리 관계를 맺은 후에 서로 느낌이 어땠는지를 묻는 말이기도 하다. 서로가 만족하고 행복하는 사랑의 행위이기 때문에 배려 차원에서도 따뜻하게 보듬어줘야 할 부분이다. 쑥스러움을 벗고 자신의 본 모습 그대로 대한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는 화장실 뒷켠에 몰래 숨어서 읽는 책이 아니라 당당하게 서로 얘기를 나누고 지극히 사적인 남녀의 섹스심리를 적나라하게 쓴 책이 아닐까 싶다. 그동안 유교적인 관습이나 체통을 지키며 점잖아야 한다는 생각에 내색하지 않았던 영역이다. 무엇에 의해 학습될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오로지 경험에 의해서 습득할 수 있다. 우리가 살면서 터부시 해온 이 부분에 대한 지식은 알아둔다고 해서 절대 손해볼 일이 아니다. 오히려 이제라도 이렇게 섹스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가 나와서 더욱 풍부하게 삶을 지탱할 힘을 얻어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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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간들 - 제1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최지월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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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한겨례문학상 수상작을 읽어보게 되었다. 읽은 바로는 역시 삶을 가까이서 다룬 줄거리가 매우 큰 흡입력을 주고 있다. 갑작스런 어머니의 죽음과 남겨진 가족들의 삶을 현실감있게 그려낸 인상적인 소설로 이 책을 쓴 저자인 최지월의 첫 장편소설이기도 하다. 인물마다의 개성이 뚜렷하게 살아있어서 마치 드라마의 각본을 읽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 소설은 시간 순서대로 흘러가긴 하지만 적절하게 상황을 설명해주기 위해 그 당시로 돌아간 흐름은 자연스러워서 드라마스페셜로 다뤄져도 괜찮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퇴역군인으로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아버지, 언니인 소희는 결혼 후 호주로 이민가서 잘 살고 있고, 동생인 은희는 물신양면으로 밀어준 덕분에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이 소설은 주인공이자 화자는 둘째딸이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부터 홀로 아버지를 챙기면서 자신의 본업에도 충실하고자 한다. 어느 집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가족들의 이야기다. 


이야기의 전개에선 어떤 과장이나 우연이 없고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는 일상의 모습들이다. 그리고 저자의 고향이기도 한 원주라는 지역을 주무대로 자세히 설명하기도 하는데 군사시설이 밀집한 곳이라 아버지의 퇴역군인이라는 설정이 잘 맞아떨어진다. 역시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자신있는 부분을 쓰기 때문에 이야기가 매끄러웠던 것 같다. 가족은 서로의 존재가 얼마나 크고 중요한 지 가까이 있을 때는 잘 느끼지 못하다가 몇 일만 떨어져 있어도 그 부재는 매우 크게 다가온다. 남은 가족 중 하나는 그 빈자리를 메꿔야하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어야 한다. 근데 실질적으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은 주인공이 전부인 것 같다. 언니인 소희는 해외에 살기 때문에 늘 붙어있을 수 없고, 동생인 은희는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로 늘 관심을 쏟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꽤 지났음에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말하고 별 다른 감정을 내비치지 않는다. 장례식장에서도 의연하게 행동하고 가장 기본적으로만 갖출려고 한다. 장례절차부터 비용까지 상세하게 씌여져 있어서 현실에서 닥친다면 이들과 같을지도 모를 것 같았다.


가족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준 소설이었고 작가의 첫 장편소설임에도 안정적인 흐름과 많은 생각이 교차하면서 만약 나라면 이라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늘 죽음이라는 소재는 누구나 겪을 수도 있지만 나에게만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라고 믿지만 이 소설은 현실 속에 우리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 한다. 각자의 삶에 충실하며 살지만 때로는 이별도 삶의 한 부분이라는 걸 모른 채 지나친다. 죽음 이후의 삶도 우리가 끌어안고 가야 할 일이다. 최근 수많은 사람들의 사망소식을 들으면서 마음이 아프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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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 - 사랑은 하고 싶지만 상처는 받기 싫은 당신을 위한, 까칠한 연애심리학
양창순 지음 / 센추리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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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때문인지는 몰라도 현재 내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책이다. 저자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라고 하지만 그 외로움이 깊어질수록 충동적으로 누구라도 좋으니 만나고 싶어진다. 사랑은 하고 싶은데 사랑하고 싶은 사람으로부터 작은 상처라도 받기 두려운 내겐 작은 떨림과 움직임에도 초조해진다. 그 때문인지 마음을 준 사람에게 쏠려버리는지도 모른다. 사랑도 친밀한 관계에서부터 출발하는데 갈구하면 할수록 더욱 외로워지는 것 같다. 사랑을 하게되면 심폐소생술로 되살아난 심장처럼 삶을 새롭게 보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그런 사랑이 찾아왔는지조차 모르겠다.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를 쓴 양창순 정신분석의는 이번엔 사랑을 주제로 한 <나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라는 신간을 출간하였다. 내 마음에 숨어있었던 두려움과 외로움도 로드맵처럼 펼쳐서 반영한 듯 바로 내 이야기가 펼쳐져 있었다.


역시나 그럴듯 수많은 사람들을 상담하면서 모아둔 에피소드에는 사랑에 상처받고 외로워하는 사람부터 집착하는 사람, 사랑을 모르는 사람까지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다. 주변에서 흔히 들었거나 볼 수 있는 사랑과 관련된 아픔들이다. 속으로 끙끙 앓다가 마음이 괴로워서 그 마음을 풀기 위해 오죽하면 정신분석의에게 상담을 받으러 갔을까? 사랑이 이뤄지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사랑때문에 몇 달 내내 가슴앓이를 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갈만한 이야기들이었다. 많은 사람을 스치듯 만나지만 일정한 거리를 두게 된다. 그러다보면 시간은 흐르고 점점 만날 기회가 줄어들고 외로움을 못 이겨 누구라도 만나고 싶어지는 경험을 한다. 사랑은 우리 삶의 소중한 감정이기에 애타게 사랑을 기다리는 것 같다. 내 편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 타인에게 받은 상처나 오늘 겪은 어이없는 일도 속풀이하듯 이야기하면 받아줄 수 있는 사람. 나를 이해하고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곁에 두고 싶기 때문에 진정한 사랑을 간절히 만나고 싶어한다. 


사랑은 영원한 주제이자 화두이다. 거리를 지나다보면 마음에 드는 사람은 많은데 아무런 관계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그저 바램에 그치게 된다. 사랑과 이별. 이별이 없으면 만남도 없다는 저자의 말은 큰 위로가 된다. 사랑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에겐 이 책만큼 힐링이 되는 책이 있을까? 언제나 사랑에 서툴었고 무엇을 어찌해야 할 지 몰랐던 적이 많아서 대처하는 방법도 몰랐다. 봄을 지나 여름이 오고 여름이 지나 가을이 오면 더더욱 가슴 시리게 내 품에 두고 꼭꼭 숨겨두었던 일까지 말하고 싶어지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 근원적인 아픔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 상처받은 마음을 다 토해내고 나면 가슴이 진 응어리가 풀어지는 사람. 언제쯤 진정한 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배우고 위로를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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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인문학은 낯선 땅을 이해하는 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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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의 경제학
글렌 허버드 & 팀 케인 지음, 김태훈 옮김 / 민음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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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집필한 글렌 허버드와 팀 케인은 미국 경제학자로 지구상에 존재했었던 강대국들의 경제를 하나하나 짚어나가고 있다. 태생적으로 미국인의 시각이 존재하고 결론은 미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내용으로 마무리가 되어서 강대국인 미국의 앞날을 걱정하는 경제학자들이 기존 강대국들의 경제를 분석하면서 해결점을 찾는 뉘앙스를 풍기는 책이었다. 지금은 경제위기 이후로 각 나라들이 자국의 경제를 회복시키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로 출간된 경제관련 책들은 2008년에 일어난 금융위기의 원인과 미래를 분석하고 앞으로의 해결점을 모색하는 식으로 흘러갔다. 이 책은 역사를 바탕으로 늘 부강할 것만 같았던 국가들이 어떻게 몰락하게 되었는지를 각종 데이터, 자료를 통하여 알기 쉽게 전달하려고 하였다.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이고, 어떤 패턴을 반복하고 있는가? 아무리 국가가 부강하여도 분명히 존재했던 경제 불균형과 불평등한 소득 분배는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다.


로마, 중국, 스페인, 오스만투르크, 영국, 일본 등 성장과 몰락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결정적으로 로마는 재정, 통화, 규제에서 그 원인을 찾았고, 중국과 스페인은 공통적으로 더 발전할 수도 있었던 해상 교역의 급작스런 축소와 재산권 문제를, 일본에서는 부양책의 잘못을 주 원인으로 분석하였다. 아마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일견 수긍이 가는 내용들이고 꽤 설득력있게 쓰여져 있다. 과연 책 제목에서 언급한대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수월하지는 않을 것이다. 상황도 그떄와는 전혀 다르다. 세계를 지배할 수도 있었던 강대국들이 갑자기 어느 시점에서 몰락을 맞게 된 건 경제적인 속성과 침체된 정치에서 찾고 있는데 무리한 영토 확장을 하느라 경제 지출은 늘어난다. 이 때문에 한쪽으로 쏠린 재화로 인해 경제 불균형을 낳게 되었고 이는 지난 역사적인 교훈으로 그 나라가 어떻게 몰락해갔는지를 보여준다. 군사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경제력을 바탕에 두어야 한다. 군사를 유지하려면 식량뿐만 아니라 복장, 무기 등 소요되는 지출이 상당하다. 역설적으로 군사력이 강하다는 것은 나라의 경제력이 부강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정치체제가 안정적이어야 한다. 현명하게 국가를 이끌어갈 지도자와 정책을 결정하는 정치인들의 판단이 한 국가의 재정과 균형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이들이 올바른 정책을 집행해나갈 때 경제와 정치는 균형을 이룰 수 있다. 경제 위기는 늘 내부에서 찾아오는데 이 책을 통해서 국가의 흥망성쇠를 통한 교훈을 뼈져리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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