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CEO 레이쥔의 창업 신화
후이구이 지음, 이지은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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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을 모방했다고 부르기엔 현재 샤오미가 차지하는 위상과 무서운 성장세는 가공할 정도다. 하지만 중국의 풍부한 인적자원과 꾸준히 쌓아올린 기술력 덕분에 이제는 애플과 삼성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내 시장에서도 샤오미가 생산한 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로 인해 당분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를 무시할 없는 수준이 되었다. 샤오미가 창업한 지 불과 5년만에 나온 결과로 이 책이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샤오미란 회사를 창업한 레이쥔의 경영철학과 성공한 비결을 듣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성공한 기업의 CEO라면 사업을 할 때 주변 환경이 절묘하게 잘 맞아떨어져서 급격한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었고, 중간에 힘든 과정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잘 이루어졌다고 쉽게 치부해버린다. 하지만 첫 사업 실패 후 마흔살에 재기하기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가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세 가지 요인이 있는데 먼저, 새로운 시장의 흐름을 남들보다 빠르게 읽어내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 능력을 사업에 잘 활용한 것인데 빠르게 변하는 IT 업계에서 그는 수명이 짧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샤오미 3, 샤오미 TV, 홍미, 홍미 NOTE 등의 제품을 연달아 출시하는데 이 제품들은 업계 표준을 파괴하는 혁식적인 제품들이다. 샤오미가 짧은 기간에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은 업계 흐름을 주도적으로 파악하여 제품을 빠르게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유연한 인터넷 마인드의 정립인데 레이쥔은 인터넷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에 벌써부터 주목하고 있었다. 인터넷이 가진 본질과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하는데 남들이 이를 깨닫기 전에 알았다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에 있어서 사업분야를 미리 선점한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데 레이쥔은 이를 시의적절하게 이용하여 변화의 속도와 차이에서 타 업계와 현격한 차이를 보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마지막으로 팬덤 문화를 마케팅에 활용한 전략이다. 마치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할 떄마다 구입하기 위해 밤을 세우며 줄 서 있는 소비자들처럼 샤오미의 제품에 열광하고 이를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법으로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팬문화를 형성하도록 권장한 전략인데 이는 매우 효과적인 홍보수단이다. 지금은 기업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 중 하나로 보편화되었는데 단지 제품을 판매하고 홍보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자사 제품에 대한 서비스와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반영한다는 점에서 극명한 차이가 있다. 팬문화를 형성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기업과의 소통인데 레이쥔은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처럼 사업에 있어서 무엇을 우선시 하는 지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업을 하더라도 경영철학과 마인드가 시장에서 신뢰를 형성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게 된다. 단지 이윤을 남기기 위해 냉혈한이 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입장에서 소비 성향과 패턴을 분석하고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결과 이제는 IT업계의 거대기업으로 성장한 샤오미를 배울 때인 듯 싶다. 소비자를 기만하고 모든 잘못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현실에서 씁쓸하기까지 한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샤오미라는 기업과 CEO인 레이쥔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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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르고 후회해도 결국엔 다 괜찮은 일들
이소연 지음 / 예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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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표지에서 받은 느낌처럼 소소한 우리들의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소품처럼 아담하게 그려내었으며, 감수성 높은 작가의 섬세한 글솜씨와 지나간 기억들에서 느낀 감정들을 담담하게 그린 예쁜 책이다. 저자의 일상도 나와 달리 특별한 무엇가가 존재하는 것이 아님에도 어느새 그런 평범한 일상 속에 살면서 하나하나 스치는 글귀에 꽂혀 공감하게 되고 내가 살아온 삶에 남겨진 흔적들을 찾아보게 된다. 내게 위로가 되는 말들이 참 많다. 



"누군가의 말을 빌리자면, 모든 이해는 오해니까. 나도 남을 오해하며 산다. 다만, 나의 이해가 오해일 가능성, 타인이 상상도 할 수 없을 새로운 일면을 갖고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내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뜻밖의 선물처럼 스르륵, 오해가 풀리는 순간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는 성큼 가까워질 수 있다. 사람은 복잡한 존재다. 나만큼, 남도 복잡하다. 사람은 다 그렇다"



간혹 강연 프로그램에 나가서 방청하다보면 제일 많이 듣는 말이 바로 이 말이다. "지금 바로 무엇이든 시작하라. 일단 저지르고 보라."는 말이다. 생각만 하지 말고 일단 시작해보라는 의미에서 하는 말인데 반복적으로 들을 때마다 거부감이 들었었다. 옳은 말이긴 하지만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새롭게 시작하기엔 생각할 것이 많았다. 이미 새로운 것을 시도해서 성공한 사람들은 그 과정 속에서 힘든 일이 많았을텐데 무턱대고 시도해보라니 덜컥 두려워지기도 하다.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이라면 과감하게 거두절미하고 자신의 꿈을 향해 저돌적으로 나아갈 지도 모른다는 다소 소심한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생각해도 무모하리만치 저지르고나서 결국엔 괜찮았던 일들도 꽤 많다. 춤이라면 몸치인데다 박치라서 평생 춤다운 춤을 춰본 기억이 없는 내가 홍대의 한 클럽에서 살사를 배운 일이다. 6주간 기초과정이라는 말에 혹해서 한 번 해볼까 하다가 기초적인 스텝을 배우고 그 속에서 2시간 동안 주말에 춤을 췄으니 지금도 낯선 경험이지만 새로운 세계에 들어갔다가 나온 사건이기도 하다. 



작가가 경험한 일들도 내가 겪은 일들은 모두 인생의 장면 중 하나일텐데 설령 그 기억들이 좋든 나쁘든 지나고보면 추억으로 떠올린다는 것처럼 말이다. 얼음이라는 에피소드부터 시작되는데 작가가 느낀 생각은 컬러로 강조되어 있다. 근데 그 문구들이 정말 좋다. 한번씩 곱씹어보면 좋을 정도로 간결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말이다. 그녀가 느낀 사랑은 얼음처럼 누군가에게 자꾸 채워주고 싶은 감정은 아니었을까? 대개 이런 류의 에세이들은 잔잔하게 흘러서 소소한 일상 속에서의 감정들이 사사롭지 않은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매력이 있다. 결국엔 다 괜찮아질테니 현재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솔직해지자. 안해서 후회하느니 저지르고 후회해도 늦지 않을테니...




저지르고 후회해도 결국엔 다 괜찮은 일들

저자
이소연 지음
출판사
예담 | 2014-11-11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좋았던 시간도, 나빴던 시간도, 결국에는 다 지나가고 추억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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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생각하며 살 것인가 판미동 영성 클래식 시리즈
제임스 앨런 지음, 장순용 옮김 / 판미동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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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이 책의 제목처럼 <무엇을 생각하며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은 시기이다. 최근 유명 연예인들의 사망소식이 잇따르면서 인생의 허무함과 의미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듯 싶다. 사람은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가장 높은 천국에 오르기도 하고 가장 낮은 지옥에 떨어지고 한다. 책 처음에 나오는 글귀가 바로 생각을 강조하는 말인데 오래전에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떨어질 줄 몰랐던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세상을 보는 지혜>과 <시크릿>이 연상되는 책이다. 제임스 앨런은 외부의 환경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참된 성공, 행복, 풍요, 진실을 발견해야 한다고 말한다. 생각의 본성을 키워 내면의 어두움을 물리치라고 하는 보통 자기계발서에서는 빠지지 않은 내용인데 특별할 것이 있는 잠언일까라는 생각도 든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라서 내 인생이 극적으로 변화되길 원하는 사람에게는 시간이 걸리는 일일 것 같다.


<시크릿>류의 책들이 인기를 끌었던 요인 중의 하나가 내가 가진 고민을 다른 차원으로 돌림으로써 내 문제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내면을 강화하기 위해선 스스로 마음을 다스릴 필요가 있다. 우리는 쉬는 것도 그냥 쉬는 것이 아닌 전투적으로 끊임없이 뭔가를 해야만 하는 피곤한 사회에 살고 있다. 바쁘게 살다보니 자신에 대해서 성찰할 시간을 낼 수 없었고 소란스러운 마음을 가라앉히기에도 세상을 빠르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지금보다 재미있는 삶을 살고 싶어한다. 모든 것을 알게 된 뒤로는 새로울 것이 없는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한 번 살아가는 삶인데 가슴 뛰는 인생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그래도 이런 류의 책이 백년의 고전으로 불리우면서 천만 독자를 변화시킨 이유를 꼽으라면 삶의 지표를 바로 세운다는 점이다. 지금 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면 오직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살기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가 실려있는 이 책을 읽으면서 오늘 내 하루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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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입은 남자
이상훈 지음 / 박하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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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추리소설이나 역사소설보다 확실히 지적인 만족감을 주는 재미로 충만한 소설이다. 현실과 과거를 번갈아가면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으며, 이런 설정이 독자들로 하여금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만들어주었다. 하나의 퍼즐조각을 맞춰나가듯 소설은 빠르게 전개된다. 방송국 PD인 진석은 우연히 어린이 과학관에 전시된 비차를 보면서 장영실이 무악산에서 실험했던 비차의 모형과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설계한 그림이 매우 흡사하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가 다큐멘터리로 기획하고 있는 <한복 입은 남자>의 정보를 얻기 위해 신 작가와 들렀는데 그곳에서 엘레나라는 여성을 알게 되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진석이 기획하는 것과 엘레나가 알고 싶어하는 것 사이의 공통점이 있었다. 이탈리아에서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한국으로 유학 온 엘레나는 안토니오 코레아의 후손이라며 그에게 조상의 유품으로 전해내려오는 비망록을 몰래 맡긴다. 그 비망록에는 3개 국어의 글자와 그림이 복잡하게 담겨있는데 고고학에 일가견이 있는 자신의 친구이자 지하에서 헌책방을 운영하는 강배를 찾아가 해석을 의뢰하는데 이 시점부터 과거와 현실을 오가면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신분제와 사대주의가 뿌리깊게 내려앉은 조선시대에서 장영실이라는 인물이 태어났다는 것은 어떻게 해석을 내려야할까? 비록 노비의 신분으로 태어났지만 우수한 과학기술을 갖고 있던 그는 갖은 핍밥을 당했지만 새로 부임한 사또가 그를 알아보고 농민들의 가뭄을 해갈하기 위한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영실을 지원한다. 밤새면서 일에 매달리던 그는 무자위라는 장치를 고안하게 되는데 물의 흐르는 속성과 높낮이를 고려하였고 유속을 활용하는 방법 외에도 장정 둘이 수동으로 돌릴 수 있도록 하는 등 그 당시에 이런 기법들을 어떻게 발명할 수 있는지 읽으면서 매우 신기했다. 순전히 눈으로 보고 들은 것들을 머릿속으로 생각해내서 만들었을텐데 천재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다행히 영실에게 하늘의 길이 열렸는지 그의 기술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기회가 열렸는데 사또 이자청의 추천으로 만복과 함께 대궐 안 활자를 만드는 주자소에 들어갔을 수 있었고, 몇 년 뒤 상의원에 배속되게 된다. 그때가 태종때 만들어진 도천법이 있었기에 가능했었다. 비록 신분이 노비라 미천할지라도 기술과 재능이 있으면 대궐로 불러서 일할 수 있는 한시적인 제도였는데 세종에 이르러서도 그대로 시행된다. 조선시대의 신분제를 보면서 인도의 카스트 제도와 별다를 것이 없어 보였고 명나라를 큰 나라라 칭하며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양반들의 태도를 보며 나라의 자주적인 기틀을 다지고자 했던 세종대왕은 얼마나 마음이 괴로웠을지 짐작된다. 


시대적으로 잘 맞아떨어진 것인지 일찍이 기술의 중요성을 알았던 세종대왕이 있었기에 낮은 신분이라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었던 장영실도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은 만들 수 있는 환경적인 토대가 마련될 수 있었고 그 안에서 자격루, 혼천의, 측우기, 신기전, 간의, 풍기대, 수표, 앙부일구, 휴대용 앙부일구, 관천대, 일성정시의, 위부인자를 발명해낸다. 말하자면 세계 최초라고 할 수 있는 건 모두 그의 머리에서 나온 셈이다. 금속활자부터 해시계, 천문기술, 신무기, 농업기구 등 그의 손을 거치지 않고 만들어진 발명품이 없을 정도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훌륭한 과학자가 계속 남아서 후대를 양성하지 못하고 석연치 않은 가마사건 이후에 사라져 버렸다는 점이다. 병조판서였던 이암을 비롯한 친명파는 노비의 신분임에도 정5품 상의원 자리에 오른 장영실을 못 마땅하게 여겼다. 이들이 사랑채에서 나눈 대화가 정확히 그 당시 양반들이 어떤 생각을 품고 있었는지를 여실이 드러내고 있다. 이를 개혁하지 못한 이유때문에 아무리 훌륭한 업적을 낸 사람이라 하더라도 신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대주의의 폐해로 인해 명나라를 넘어선 무언가를 개발하거나 하는 노력을 게을리하거나 멀리하게 된 원인이지 않을까 싶다. 단적으로 문신을 우대하고 과학자같은 중인을 천대한 것을 보면 안타까울 뿐이다. 서양보다 앞선 기술력을 보였음에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그런 시대에 장영실이 나올 수 있었던 건 우리가 감사해야 할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그 장영실이 명나라 유학길에 환관 출신으로 세계 해양을 누빈 정화 대장을 만난 것은 운명이었을 것이다. 일찍이 영실의 천재성을 알아본 장화는 계속 그와 교류하면서 영실이 유럽으로 건너올 수 있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소설에서 세종대왕의 둘째 딸인 정의공주와 동래현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오누이같은 사이인 미령이라는 존재도 매우 흥미로웠다. 정의공주와의 애틋한 감정은 신분제를 뛰어넘는 일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조선 땅을 떠나는 영실에게 정의공주는 비단보따리를 선물하는데 그 옷이 바로 한복 입은 남자에 등장하는 그 옷인 것 같다. 정화와 함께 피렌체에 온 영실은 일찍이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아직 교황이 지배하는 유럽은 지동설은 곧 사탄의 저주라며 이를 주장하는 사람은 모두 이단으로 매도되었던 시대였다. 정화의 함대가 이탈리아 로마에 당도한 것은 세기의 천재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만나기 위한 운명이 아니었을까? 이 부분이 소설에서 극적이라고 생각되는데 조선시대에서 르네상스가 도래하기 전 유럽에 도착한 동양인의 시선은 과연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다 빈치의 스승으로 장영실은 천문과 기계설계 등 그가 가진 기술을 모두 전수한다. 다 빈치가 화가나 석조 뿐만 아니라 천문학에 천재성을 보인 것도 장영실의 가르침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작가적인 상상력이 들어있음에도 불구하고 꽤 합리적인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세계사적으로보면 다행이라면 다행인 일이겠지만 한국 땅에서 장영실의 기술력이 뿌리내리지 못함은 실로 안타까울 뿐이다. 다 빈치의 손으로 만들어낸 기술 뒤에는 장영실이 10년간 전수한 가르침 덕분이었고, 이는 유럽의 르네상스가 활짝 꽃피는 출발점이 되었다. 동양과 서양의 두 천재가 하나로 만나니 이는 우리 피렌체의 복이라고 말한 로렌초 데 메디치의 말처럼 일찍이 그를 알아본 사람과 후원이 있어야 과학이 발전할 수 있는 큰 원동력이지 않나 싶다.


537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은 뒤에 참고문헌이 실린 것처럼 저자가 10년간 꼼꼼하게 조사하고 자료를 모은 덕분에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드는 소설로 재탄생되었다. 이를 계기로 장영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우린 아직 그가 언제 태어나서 죽었는지 조차 모른다. 왕실이나 양반 외에는 기록으로 남기지 않기 때문에 후대에선 이를 알 도리가 없다. 그의 우수한 과학기술은 지금 보아도 경이로울 뿐이다. 이제라도 우리 땅에서 태어난 우수한 과학자와 발명품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흥미로운 역사소설을 속도감있게 읽은 책이라 누구에게든 자신있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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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오소킨의 인생 여행
페테르 우스펜스키 지음, 공경희 옮김 / 연금술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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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특이한 책이다. 어릴 적엔 <백 투 더 퓨처>같은 영화나 SF 공상과학소설을 읽으면서 과거나 미래로 간다는 상상만으로도 즐거웠던 때가 있었다. 타임머신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과거로 돌아가서 내 인생을 바꿔보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들은 모두 상상력의 산물일 뿐 현실에서는 시간의 흐름을 거스를 수가 없다. 한 번 결정되고나면 돌이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걸로 현재의 순간들이 만나 미래에 펼쳐질 운명과 우연들이 겹쳐 인생이 된다. <이반 오소킨의 인생 여행>에 등장하는 이반 오소킨은 자신이 사랑하는 지나이다가 민스키 대령과 결혼한다는 소식에 극심한 절망감을 느낀다. 어디서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 되돌릴 수만 있다면 바꾸고 싶다. 오소킨은 얼마전부터 알고 있던 마법사를 찾아가는데 그 마법사는 계속 난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 과거로 돌아가면 지나이다와의 사랑을 뺏기지 않을 수 있을까? 그래서 12년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마법사에게 요청했는데 정말 12년전 기숙사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게 된다. 자신은 마침 꿈인 것 같다고 속으로 생각하지만 14살로 되돌아간 오소킨은 과거에 자신이 행동한대로 움직이는 현실에서 살아가게 된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생각은 그대로라는 것이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정황을 기억하고 있으면 독백으로 어떤 사건이 벌어지면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속으로 생각을 말한다.


몸은 14살 소년이지만 생각은 26살 오소킨이다. 이 점이 가장 흥미로운 부분으로 부제가 잘 설명해주고 있다. 지금의 기억을 모두 가진 채 인생을 산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까? 그래서 제목도 이반 오소킨의 인생 여행이라 이름 지었는지도 모른다. 어차피 시간은 흐르는대로 갈 뿐인데 인생을 다시 살게 되면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훤히 보이기 때문에 자신을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 같다. 근데 오소킨은 왜 현실을 극복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과거로 돌아가면 엉망이 된 인생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을거라고 확신하고 있을까? 그건 주인공의 정신이 나약해서인지도 모른다. 설령 사랑하는 애인이 다른 남자와 결혼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지라도 슬픔은 슬픔으로 걷어내고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야 했을텐데 주인공은 그러지 못했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항상 완벽하려고 해도 잦은 실수와 실패를 반복한다. 인생은 완벽할 수도 없고 완벽하게 되지도 않는다. 우리의 뜻대로 세상이 움직여주지 않듯 한 번 살아가는 삶이 각본에 짜여진대로 일어나리라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인생은 한 번 살아볼만하다고 한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고 있더라면은 류시화의 유명한 시집 제목이다. 이반 오소킨처럼 우리도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고 있었더라면 인생은 달라졌을 것이다. 이 책은 우리의 인생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책으로 독특한 주제가 매력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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