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이 아닌 선택
디오도어 루빈 지음, 안정효 옮김 / 나무생각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1989년 고려원에서 먼저 소개된 디오도어 루빈의 <절망이 아닌 선택>은 2004년 나무생각에서 출간된 지 12년만에 다시 개정판이 나왔다. 이 책은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행복으로 이끈 스테디셀러로 오랫동안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책이다. 자기증오, 관용, 인간적인 조건으로 나눠 심리적인 상황에 따른 사례를 소개하면서 그렇다면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KBS 스페셜 <지옥고, 청년의 방>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다. 반지하방이나 옥탑방에 혹은 고시원에서 살면서도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내일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고시나 취업을 준비하면서 학자금 대출금을 갚아 나가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아무리 해도 정규직 좋은 일자리는 얻기 어렵고 매달 방세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밤거리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 어려운 환경에 직면한 채 보이지 않는 미래를 위해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그들이 만일 환경과 자신을 탓하며 자기증오에 빠졌다면 그들의 인생에 큰 악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뭐든 자기 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잠시 겪는 불편함과 고통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이다. 


사회가 한 해가 다르게 점점 팍팍해져가고 저마다 어려운 사정들로 인해 심리적인 우울증이나 마음의 병을 겪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모든 정신질환을 겪는 출발점은 자기증오로부터 비롯된다고 한다. 증오로부터 벗어나려는 행동들이 되려 증오의 현장을 만들어버린다. 불안정한 마음을 채우기 위해 "술, 담배 그리고 마약"에까지 손을 대는 걸 볼 수 있다. 사회로 막 나왔을 때는 심한 우울증이 찾아오고 사회적응이 너무나도 힘들었다. 내가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지고 있는 지에 신경이 쓰였고 내 몸이 내 것이 아닌 듯 행동 하나하나가 부자연스러웠다. 깊어지는 열등의식과 초라한 내 자신으로 인해 몇 년간 마음이 너무도 힘들었었다. 20대 중후반까지 경제적으로 나아지려고 애쓴 것 같다. 마음에 진 부담감을 덜어내기 위해 열심히 시를 쓰며 마음을 다스리고 몇 달간은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했었다. 경력 중간중간 공백이 많은 편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에 대한 두려움과 초조함 등 심리적인 타격이 나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 자기증오에 빠지지 않았던 건 그래도 어떻게든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나를 믿었고 잘 해낼 수 있을거라는 목적의식이 있었기에 버티고 버텼다.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는 현재, 그러니까 지금 현재다. p.295


결국 절망에 빠질 것인지 선택에 달린 문제인 듯 싶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미래를 꿈꿀 것인지에 대한 현실인식이다. 몹시도 마음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면 마음껏 울어서 풀어버리고 마음에 위로와 힐링을 주는 책을 읽자. 사람이란 완전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우린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삶의 무게와 짐들을 억지로 짊어매고 가느라 하루하루가 힘든 것 같다.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행복하지 않다. 마음에 희망이 사라지고 난 뒤에는 절망 밖에 없지 않을까? 이 책은 나와 비슷한 일을 겪거나 더 안 좋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까지 매우 다양한 사례와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을 하든 선택은 결국 내 몫인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개정증보판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1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국가나 종교, 이념을 넘어 지구촌을 함께 살아가는 세계시민으로서 던질 중요한 질문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이다. 장 지글러는 유엔 식량특별조사관으로 역임하는 동안 세계 곳곳을 누비며 각 나라의 실상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고 그 사실을 <탐욕의 시대>, <왜 세계의 절반을 굶주리는가?>라는 책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세계를 넓은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끌었던 대표적인 책으로 뽑고 있다. 기아의 문제는 환경, 정부부패, 내전과 같은 내부적인 요인부터 시카고상품거래소 시세, 곡물시장 가격, 국가 이해관계 등 외부적인 요인까지 매우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있다. 인도적인 차원에서 WFP, FAO와 같은 단체들이 지원하는데도 한계가 존재한다. 쉽게 남아도는 식량을 지원해주면 해결되는 것이 아니겠느냐로 간단하게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반군이 수송 비행기를 격추시키기도 하고 주요 항구를 봉쇄하는 조치들은 지원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지원금을 마련하려면 희망 섞인 전망과 이해관계에 맞춰야 하는 부분들이 있기 떄문에 녹록치 않은 것 같다.


북아프리카, 중동, 아시아(북한, 중동, 티벳, 몽고), 남아메리카 같은 지역은 물 부족으로 인해 농사를 짓기 어려운 환경이거나 빈곤 국가이기에 정부의 지원을 충분히 받기 힘든 곳이다. 소말리아나 에티오피아, 북한은 그 대표적인 예인데 정부의 부정부패나 내전은 국민들을 더더욱 힘들게 만든다. 농사를 지어 식량을 확보해야 하지만 이와 같은 나라에서는 폐쇄적이고 통제되어 있기 때문에 그마저도 자유롭지 못하다. 간단한 치료제조차 부족하기 때문에 선별해야 하는데 그 죽음을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부모의 심정은 어떤가. NGO 단체에서 구호물품을 전달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헌신적인 봉사를 하는 것으로 안다. 그분들 덕분에 혜택을 받는 지역을 보면 감사할 뿐이다. 한 쪽은 먹을 것으로 넘쳐나는데 다른 쪽은 먹을 것이 먹어 기아에 허덕이니 기막힐 노릇이다. 옥수수나 감자는 소들을 키우기 위해 먹이는 사료로 쓰이고 하루 일당 몇 천원을 벌기 위해 뼈빠지게 일하는 제3세계 노동자들이 있다. 가난이 정말 그들의 문제인 것일까? 지리적인 요인과 역사관계도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는 아들과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복잡하게 얽힌 문제들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방식이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표지 속의 아이처럼 기아와 가난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아이들이 많다. 그 아이들이 어떤 환경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지 우리는 가끔 뉴스나 다큐멘터리, 탐사보도 방송을 통해서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적어도 우리가 사는 땅 밖에서는 열악한 환경과 식량 부족, 충분치 못한 의료시설로 인해 미래에 대한 꿈도 채 펴보지 못하고 짧은 생을 마감해야 하는 아이들이 있다. 한국은 이제 먹고 사는 문제로 인해 굶어죽는 사람은 없다. 설마 그런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질병과 가난, 기아가 얼마나 무서운 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장 지글러의 책을 읽으면서 지구는 풍요롭고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지구 온난화와 기상이변, 사막화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이 책은 세계시민으로 사는 사람으로서 관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아직 우리가 모르는 숨겨진 진실과 인간의 탐욕은 많은 사람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쯤이면 그들에게 충분한 식량과 의료를 지원해줄 수 있을까? 아직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 대해 해결점을 찾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이러스 쇼크 - 인류 재앙의 실체, 알아야 살아남는다
최강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 메르스 바이러스는 나라 전체를 혼란과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최초 발생자로부터의 격리와 신속한 대응만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생명과 직결되는 바이러스일수록 정보 공유 및 정확한 대처와 사후조치가 필수적이다. 정부의 안일한 대처와 병원공개를 미루는 바람에 2차~3차 감염자가 연이어 발생했고 사망자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바이러스는 우리 주변에 늘 있어왔지만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지 알게 된 큰 사건이다. 바이러스를 예방하겠다며 향균 살취제나 방진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린 것을 보면 제3세계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마침 바이러스에 대해 궁금하던 참에 <바이러스 쇼크>라는 제목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에볼라 바이러스를 주제로 한 소설을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떠올라서 읽어봤는데 역시나 궁금하던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들을 가득했다. 일반적으로 의학지식을 동반한 책들을 아무리 쉽게 썼다고해도 어렵게 느끼기 마련인데 <바이러스 쇼크>는 사건과 연계해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바이러스 전염병 확산 연표를 보면 스페인 독감부터 서아프리카 에볼라까지 요점이 나와있고 연도와 지역까지 잘 표기되어 있다. 뒤에는 한창 유행 중인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실려 있다. 발생국가와 예방법이 있으니 혹시 해외여행을 준비중인 분이 있다면 잘 대비해서 미리 예방접종 주사를 맞고 안전한 음식물을 먹어야 할 것이다. 의학과 과학 기술은 날로 발전해나가고 있지만 백신은 신종 바이러스나 질병을 따라잡기는 어렵다고 한다. 개발 소요기간과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가 잇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많은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다양한 바이러스가 등장한다.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부터 집단 구토나 설사를 동반하는 바이러스까지 다양하다. 특이한 점은 바이러스를 전파시킨 매개체 중 하나가 박쥐였다는 사실이다. 치사율 60%에 육박하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시작도 과일박쥐로부터 전파되었다고 하는데 박쥐는 수천 km까지 이동할 수 있어 전파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력하다. 역사상 가장 무서운 바이러스 중 하나인 스페인 독감으로 인해 2,000~5,00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양섭취를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시대이니만큼 면역력 약화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았나 싶다.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나라가 안전하다는 확신을 할 수 있을까? 초기 대응이나 예방만 확실하게 한다면 외부로부터 오는 바이러스는 미리 차단할 수 있을거라 본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는 걸로 봐서 메르스 사태로부터 보건당국이 철저하게 사전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인 듯 싶다. 평소 바이러스에 대해 궁금했다면 이 책은 좋은 교과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지구촌 곳곳에서는 여전히 바이러스의 위험으로부터 무방비로 노출된 곳이 많다. 제대로 된 병원이나 의료시설조차 없는 곳일수록 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떤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할 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만 이 책으로 경각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년의 배신 - 인생이 낯설어진 남자를 위한 심리학
김용태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덧 찾아온 중년. 거스를 수 없는 시간의 법칙. 중년은 통상적으로 마흔살 안팍의 나이로 청년과 노년의 중간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100세 시대에는 50세 정도가 맞을 듯 싶기도 하다. 인생의 중턱까지 올라왔으니 이제 살아온 날을 뒤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계획해야 하는 나이다. 앞만보며 열심히 살아왔다. 그래야만 했다. 높은 연봉과 빠른 승진을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오직 일에 몰두하면서 이 사회 속에서 버텨내야 했다. 경력을 쌓기 위한 노력은 당연했고 능력을 키워야 했다. 직장생활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누구에게도 말못할 사정과 어려움은 묵묵히 참아내고 이겨내야만 하는 반복된 삶 속에서 점점 내가 무얼 잘하고 하고 싶은 지에 대한 생각을 지워버렸다. 중년의 배신은 바로 그렇게 열심히 일했던 한 사회의 가장이 겪는 어려움을 심리학으로 풀어낸 책이다. 주변에 있을 법한 회사 내 부장인 정선 씨와 상담사가 등장하는데 정선 씨는 본부장이 위에 있어지만 협상 결렬에 대한 책임을 모두 지고 어느날 갑자기 퇴사하면서 벌어지는 중년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실직한 이후 심리적인 부분에 대한 타격이 큰 것 같다. 항상 회사 다니면서 돈을 벌어줘야 했고 그 삶에 익숙해진 나머지 툭 터놓고 가족에게 실직당한 사실을 숨긴 채 국립중앙도서관에 매일 출근하며 보낸다. 다행히 퇴직금과 5개월치 위로금을 받았지만 이직을 한다면 비슷한 수준의 연봉을 받아야했고 그 지위를 낮출 수는 없었다. 회사 내 부하직원이었던 대리의 소개로 스마트팜 사업을 준비하는 IT 업체에 좋은 연봉과 본부장 직책을 받아 재취직을 하게 되었다. 다만, 세종시에서 근무해야 한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게 된 정선 씨는 외로움을 크게 느끼기 시작하는데 솔직한 마음을 아내에게도 말하지 못한 것이 중요하게 작용한 것 같다. 오랜만에 집에 돌아가 잠을 자도 마치 투명인간처럼 낯설고 남의 집에 온 듯 불편한 감정이 생긴다. 그 떄 심리상담치료를 받으면서 안정을 찾게 되고 아내와 대화를 자주 갖게 된 후로 관계는 호전적으로 발전한다. 열심히 일하는 것에만 매달렸던 자신을 발견하고 더 가족과 대화를 나누면서 문제를 함께 나누고 새로운 일에 도전할 용기를 얻는다.


중년의 남성들은 홀로 모든 고민을 짊어지고 해결하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 언젠가 제2의 인생을 살아야 할텐데 우린 주변의 시선과 사회적인 요구에 과도하게 신경쓰면서 살아왔던 것 같다. 이제 주변을 돌아볼 때가 되었다. 함께 있는 사람과 시간을 많이 보내며 앞날을 준비해야 한다. 외롭다는 생각은 자신이 짊어진 삶의 무게를 누구에게 덜어낼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 책은 중년 남성들이라면 겪어봤을 이야기들로 인해 공감할만한 부분이 많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처럼 계속 도전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 같다. 일말의 후회나 아쉬움없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부할 권리 - 품위 있는 삶을 위한 인문학 선언
정여울 지음 / 민음사 / 201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여울 작가만이 가진 힘을 느낄 수 있었던 인문학 책이었다. 인문학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딱딱하고 고리타분해서 읽다보면 지루해지는 분야였다. 그렇지만 이번에 민음사를 통해 나온 <공부할 권리>는 그동안 그녀의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공감할 부드러운 화법과 따듯한 시선이 글 전체에 녹아있다. 자신의 이야기에 관련 도서를 언급하면서 조화롭게 이끌어간다. 인문학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존재 이유와 삶을 통찰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인문학적 소양을 다지기 위한 학문이다. 실체적 삶과 분리될 수 없고 인간군상의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기에 결코 소홀히 다뤄지거나 실용 학문에 밀려 도외시 되어서도 안된다. 인문학을 접목시킨 많은 책들이 쏟아져나왔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여행, 사진, 예술, 철학, 경영할 것 없이 타 분야와 이종배합하여 연달아 나오고 있다. 그 여파로 대중들은 이제 인문학을 많이 읽고 익숙해졌을까? 읽는 사람만 읽고 읽지 않는 사람에겐 여전히 불모의 영역으로 치부된 것은 아닐까? 인문학은 서양문학에 기초하고 철학이 기저에 깔려있기 때문에 장벽이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인문학도 결국 자신의 삶을 투영하여 구축된 지혜의 산물인데 문학적 수준이 갖춰지지 않으면 도통 다가서기엔 부담스럽다. 여행 또는 에세이 책을 낸 정여울 작가의 손을 거치고 나니 <공부할 권리>는 자신의 에세이처럼 누구라도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되어버렸다. 간혹 고전 소설에서 발견한 작가의 성찰은 새롭게 다가온다. 설령 그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작가가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는지 그 의도가 뚜렷해서 쉽게 읽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작가가 사람을 대하는 따듯한 시선으로 인해 내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삶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무게를 가지고 있다. 작가의 개인적인 에피소드들도 인문학 서적이나 고전을 만나게 되면 그렇게 친근할 수 없다. 중간중간 삽입된 사진과 그림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호흡을 부드럽게 바꿔준다. 이 책은 인간의 조건, 창조의 불꽃, 인생의 품격, 마음의 확장, 가치의 창조 등 5부로 구성되어 있고 에필로그는 공부, 나의 존엄을 지켜주는 최고의 멘토라고 되어 있는데 언급된 책들을 보면서 그동안 얼마나 많은 책을 탐독하고 공부했을 지 미루어 짐작할 것도 같다. 


누구에게나 권리가 있다. 더 나은 삶과 성숙된 정신을 지니고 타인의 삶에 대한 관심과 공감 능력은 좋은 작품을 만드는 밑거름인 것처럼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지적 자랑이 아닌 나를 더 인간답게 한다는 점에서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아마 이 책을 읽으면 기분 좋은 인문학 여행을 작가와 함께 떠나는 느낌이 들 것이다. 결국 인문학을 소개하고 받아들이는 입장을 놓고 보면 서로가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인문학이 삶과 분리될 수 없는 것처럼 괴리감의 골을 스스로 깊게 만들지 않는다면 인간의 다양한 모습이 담긴 고전을 읽으면서 내 삶을 되돌아볼 수 있지는 않을까? 느리게 걷는 미덕을 알아간다면 우리의 삶도 더욱 유의하고 풍성한 지적유희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공부할 권리>는 독서 길라집이로써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는 책이라 흥미롭게 읽을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