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사심은 없다 - 이나모리 가즈오
기타 야스토시 지음, 양준호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나모리 가즈오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바가 없었다. <마음에 사심은 없다>는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일생을 기록한 단 하나의 평전으로 한·중·일·대만에서 동시 출간된 책이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1959년 4월 1일,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과 은행에서 돈을 빌려 300만 엔으로 창업한 회사 이름이 "교토 세라믹"이다. 올해로 교세라를 창립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로 전자기기, 정보기기, 태양전지, 세라믹, 관련 기기 제조 회사로써 20여 년간 평균 약 49% 매출 증가를 올리는 동안 한 번도 적자를 보지 않았다니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그런 기업을 이끌었던 이나모리 가즈오를 응석받이 골목대장, 교세라 창립의 비화, 교세라 경영의 모든 것, 제2전전으로의 도전, JAL 재생의 기록, 늘 이타적인 마음으로까지 451페이지에 걸쳐 매우 꼼꼼하게 기록하였다.


'1장_꿈을 향해 나아가다'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가족사와 성장기 때 골목대장 응석받이로 자란 그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2장_파인 세라믹스와 만나다'는 이제 사회로 나와서 교세라를 창업하기까지의 비화가 실려 있다. '3장_세계의 교세라를 꿈꾸다'는 막 성장해나가는 교세라만의 경영 철학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다. '4장_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다'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성장 동력을 키워나가는 교세라의 확장 사업에 대한 이야기다. '5장_회생의 기적을 일으키다'는 JAL을 인수하여 성공적으로 회생시킨 기록이다. '6장_늘 이타적인 마음으로"에서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일관된 경영 철학과 인생관을 들을 수 있다.


평전 자체는 한 인물이 살아온 역사를 자세히 기록하려 들기 때문에 자칫 글이 장황해질 수 있다. 물론 자세하게 기록했다는 건 <마음에 사심은 없다>만 읽으면 이나모리 가즈오와 교세라 기업의 굵직한 이야기를 알 수 있다는 의미다. 회사를 경영하는 자라면 뚜렷한 소신과 철학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누군가 경영에 대해서 질문하더라도 바로 대답할 수 있을 만큼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책날개 뒤표지에 실린 경영의 원점 12계명과 인생의 정신 6개조를 읽으면 평소 그가 어떤 경영 철학을 갖고 회사를 운영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소 호흡이 길어서 각 장별로 나눠서 읽어도 좋다. 응석받이에서 경영의 신이 된 이나모리 가즈오의 생애가 궁금한 분이라도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의 꽃 - 2019년 50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최수철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도는 병실 안. 프롤로그에 정체를 드러내던 조몽구의 모습은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든 상태로 중환자실에 누워있다. 앞으로 몸속의 독소를 배출시키고 중화시키는 해독 과정과 더불어 장기들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치료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한다. 머리카락은 새하얗게 새어있고 얼굴을 비롯한 살갗은 심하게 화상을 입은 것처럼 온통 갈라져 있다. <독의 꽃>의 주인공인 조몽구가 태어날 때부터 학창시절, 대학생활, 군 생활, 복학 후 졸업 이후의 삶을 다루면서 독으로 시작해 독으로 끝나는 연결 구조를 지닌 작품이다. 독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작가는 집요하게 파고든 한 남자의 기묘하면서 기구한 인생을 다뤘다. 두려움과 매혹, 도취와 환멸, 해독과 정화로 이어지는 각 장마다 조몽구의 시기에 따라 어떤 일들을 겪으면서 자랐는지를 보여준다.


옻에 민감했던 어머니는 독에 취약했던 데 비해 옻닭을 먹어도 아무렇지 않았던 아버지는 체질적으로 독과 친화력이 있는 사람이다. 스스로 원치 않은 임신을 하며 병약했던 어머니로부터 태어난 조몽구는 어릴 적부터 병치레 많을 만큼 아픈 데다 원인 모를 두통에 시달리면서 자랐다. 아버지로부터 유전자를 물려받았는지 독을 품고 태어났지만 배출하는 법은 알지 못했다. 갖은 방법으로 두통을 치료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해보지만 그럴수록 점점 더 독의 세계에 빠져들게 됩니다. 자신도 원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는데 잠시 두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었던 술은 결국 독이 되어 끌어 다니게 된다. 자신이 고백한 것처럼 술은 삶의 많은 것을 훼손시키는 다른 차원의 마비이고 마취였다. 결코 결혼 따위는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속으로 경멸하면서도 여자를 만나고 섹스에 중독되어간다.


"세상에 독이 넘쳐났고, 모든 것이 독에 오염되었고, 또한 모든 것이 독 그 자체였어."

"독이 곧 삶이고 삶이 곧 독이었어."


522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은 태어날 때부터 독을 지닌 한 남자가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우리 또한 다른 차원의 독에 중독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었다. 세상에 독이 넘쳐난다는 말을 곱씹어 보면 삶을 위협하는 독은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조몽구의 삶을 보며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하는 독에 관한 주제가 이렇게 흥미로울 줄 몰랐다. 말 그대로 읽을수록 빠져들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등장인물에 감정이입이 될수록 그가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고 독을 해독하고 두통으로 벗어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조몽구의 결말이 씁쓸했다. 두꺼운 책을 이렇게 흡입력을 가질 수 있도록 버무려놓는 건 작가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과학의 구원 강석기의 과학카페 8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과학카페 시리즈 8번째 책인 <과학의 구원>은 저자가 2018년과 2019년 초에 발표한 에세이 120여 편을 수록하였습니다. 이 책은 1파트 '지구의 위기와 희망'과 5파트 '생태·환경'은 2018년 한 해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생태계 파괴, 환경오염 등이 유독 두드러져서 지구의 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과학의 구원>이라고 제목을 정하는데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데 저자는 과학을 지구가 당면한 위기를 진단할 뿐만 아니라 극복하는 데도 큰 힘을 보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구상에 일어나는 수많은 현상들은 과학 연구를 통해 기술을 발전시켜 결국에는 극복하거나 예측 가능한 자료들을 발견해낼 수 있을 겁니다. 아직도 인간이 모르는 불가역한 일들이 종종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런 현상이 발생하게 되었는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요?


보통 일반인들은 전문 영역에 속하는 과학을 매우 어려워합니다. 그 이유는 스스로 이해 가능한 영역에서 한참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1파트 '지구의 위기와 희망', 2파트 '핫이슈'는 읽어보면 대중적인 시선으로 평소 궁금했던 부분을 이해하기 쉽게 쓰였습니다. 일상에 속하는 부분을 과학적으로 접근했을 때 설득력을 지니는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각종 그래프와 데이터들은 신뢰를 갖게 만듭니다.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소설이 불과 열아홉 살이라는 나이에 메리 셸리가 집필하여 2년 후 익명으로 출판했다니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습니다.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도와 심오한 인문학적 통찰이 담긴 괴기 소설로 SF의 효시라 불리고 있습니다. 무생물에 생명을 부여하여 죽은 자의 뼈로 신장 8피트(244cm)의 인형을 물리학자인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추악한 몰골의 자신을 만든 것에 증오심을 품은 괴물은 프랑켄슈타인과 그의 동생, 신부 등을 죽이는데 생명과학 분야에서 종종 논란이 되는 생명 윤리를 다루고 있으니 놀랍기만 합니다. 줄기세포와 복제 양 '돌리', 허젠쿠이의 유전자 편집 기술 등 사회적 동의를 얻지 못한 채 연구를 진행하는 책임감 없는 과학자들에게 경종을 울립니다.


이 한 권의 책만으로 과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직 어려운 과학 용어가 등장하면 이해 가지 않을 때가 훨씬 많습니다. 다만 과학을 대중 교양서로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시도한 것에서 현대 과학의 발전 속도가 어느 지점까지 와 있는지 연구 성과를 한눈에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건강·의학, 신경과학·심리학, 생태·환경, 천문학·물리학, 화학, 생명과학까지 과학 분야를 총망라하여 최근 화제가 된 과학 이슈를 에세이 형식으로 읽기 쉽게 쓰였습니다. 부록 '과학은 길고 인생은 짧다'에서 과학 발전의 진보를 위해 헌신해 온 과학자들의 삶을 헌정하듯 실렸습니다. 이들은 작년에 타계한 분들로 총 23명입니다. 이들 덕분에 과학은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앞당기나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실낙원 세계기독교고전 32
존 밀턴 지음, 귀스타브 도레 외 그림, 박문재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문학 최고의 걸작이라 일컬어지는 <실낙원>은 창세기 3장에 나오는 내용을 기반으로 유대교와 기독교의 유일신 신앙, 플라톤의 관념론, 호메로스의 신화학, 이탈리아의 인문학 등을 결합시켜 총체적으로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해제까지 포함하여 540페이지라는 방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에덴동산에서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 아담과 하와가 타락하는 과정 전체를 존 밀턴의 해박한 지식을 더해 창작하였습니다. 인류를 위해 <실낙원>을 쓴 밀턴은 이 한 권의 책으로 셰익스피어에 견줄 만한 대시인의 반열에 올려놓습니다. 그만큼 당시에도 대단한 작품으로 인정받았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님이 총애하는 천사였던 루시퍼는 타락하여 하나님의 반역하게 됩니다. 결국 하나님으로부터 추방당하여 그를 따르는 타락한 천사들과 함께 보복을 준비합니다. 이리하여 뱀의 몸에 들어간 사탄은 하와를 유혹하여 선악과를 따먹게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절대 따먹지 말라고 경고한 선악과를 아담에게 건네줍니다. 선악과를 따먹은 그들은 눈이 밝혀져서 자신이 벌거벗음을 알고 두려워하여 하나님에게 보일까 숨어버립니다. 이를 한 하나님은 저주와 함께 에덴동산에서 쫓아냅니다. 아담은 평생 수고하여 땅을 경작해야 소산을 먹을 수 있게 되었고, 하와는 태가 끓어질 만큼 출산의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명합니다. 하나님을 불순종한 이들은 선악과를 따먹은 것을 뒤늦게 후회하지만 이미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후입니다.


창세기 3장은 굉장히 짧은 구절인데 이를 문학 작품으로 승화시켰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대단한 일입니다. 총 12권이라는 방대한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각 권 앞장에 줄거리를 포함시켜서 자칫 흐름을 놓치지 않고 읽도록 해두었습니다. 전부 다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어느 순간 이야기에 빠져들고 고전만이 지닌 문학 감수성을 느끼게 한 책이었습니다. <실낙원>은 밀턴이 살았던 17세기를 기준으로 쓰여져서 성경책에 나오는 내용만이 아니라 인류가 쌓은 지혜, 지식, 역사, 인물들이 모두 녹아들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어떻게 소설책에 포함시킬 생각을 했을까요? 걸작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은 책입니다. 정독해서 읽는다면 최소 한두 달은 걸릴 듯싶은데 귀스타브 도레와 윌리엄 블레이크 명화 58점을 수록하여 책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습니다. 크리스천이 아니어도 유혹에 빠져 타락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철학적인 관점에서 의미 있게 읽을만한 고전 중의 고전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 슈필라움의 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생을 바꾸려면 공간을 바꿔야 한다"는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의 말처럼 환경은 직접적으로 삶의 질을 결정짓습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방해받지 않는 자신만의 공간이 주어진다면 창조적인 삶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놀이와 공간의 합성어인 슈필라움은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저자는 여수로 삶의 거처를 옮긴 후 창조적인 삶을 살기로 합니다. 폐업한 횟집을 매입해서 화실을 꾸미거나 여수 남쪽 섬 함구미 마을 바닷가에 다 쓰러진 창고를 미역창고라는 작업장을 만듭니다. 바닷가 부근이라 습도가 높고 불편한 교통을 가진 곳에 미역창고를 만든다고 했을 때 주변의 만류가 심했습니다. 사용가치에 중점을 둔 그는 반대를 뿌리치고 미역창고에서 행복한 이유를 끊임없이 찾기 위해 자발적인 외로움을 선택합니다. 미역창고는 슈필라움의 뜻을 그대로 실천으로 옮긴 사례입니다.


여수 앞바다에서 홀로 고독을 즐기며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면서 시간을 보낼 때 그는 행복감으로 충만해져서 창의력이 샘솟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농촌으로 내려가 시골살이를 하고 싶은 이유도 비슷합니다. 누군가 외로움을 감당할 자신 있느냐고 물으면 이미 익숙해져서 아무렇지 않다고 말해주겠습니다. 수많은 사람과 차에 시달리는 대도시의 삶에 살짝 염증을 느끼고 있어서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고 말하는 저자의 생활이 부러웠습니다.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자연과 함께라면 전혀 지루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분명한 건 도시에서 살 때보다 마음이 여유로워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소유의 욕심을 내려놓고 오롯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만 신경을 쏟을 수 있고 자신만의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50대 후반에 접어든 저자가 아내와 떨어져 혼자 여수에 머물고 있지만 꾸준히 그림을 그리면서 작은 보트도 구입해 낚시도 하는 등 인생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사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예전에 방송에서 볼 때는 날카롭고 모난 성격으로 보였는데 일본에서 그림을 배우고 여수에 머물면서 많이 부드러워진 듯 보였습니다. 작년 가을 여행 차 여수에 들렀을 때 화창한 하늘과 부드러운 햇빛, 주변에 펼쳐지는 풍광들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앞으로는 남해가 보이고 뒤로는 산새가 우거져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나 봅니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지 누구도 속단하지 못하지만 공간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내 삶의 큰 변화가 온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다면 공간을 옮겨 나만의 공간 속에서 충만한 삶을 누리기를 꿈꿔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