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모퉁이 카페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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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퉁이 카페>는 짧고 긴 19편으로 이뤄진 단편집으로 저마다 다른 분위기와 색다른 이야기 전개로 읽는 재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조금 충격적이었던 작품은 <지골로>였습니다. 지골로는 몸을 파는 남자 또는 제비족인데 삶에 권태기가 온 부유한 50대 여성과 20대 지골로인 니콜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리고 있습니다. 6개월 전에 만난 뒤로 여성이 니콜라를 데리고 다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연인 사이라기보다는 주종 관계가 확실해 보였는데 자신을 버리고 떠나려는 여성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합니다. 결국 이루어질 수 없었고 집으로 돌아가 거울을 봤을 때 늙은 자신을 보고 침대에 누워 흐느끼는 장면에서 묘한 감정이 교차했습니다.


<누워 있는 남자>도 다시 곱씹을수록 독특한 작품입니다. 주인공은 침대에 누워 아내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데 곧 죽을 불치병에 걸렸지요. 아름다운 미모를 지닌 아내가 다른 남자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떠나야 할 운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프랑수아즈 사강이 쓴 작품들을 읽으면 하나같이 평범하게 전개되는 이야기가 없습니다. 뭔가 극적인 반전이 숨겨있는 것 같고 작품들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한 심리 묘사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쓸쓸하게 끝나가는 사랑이나 죽음, 늙어간다는 것을 소재로 담담하게 그려가고 있습니다.


그녀의 작품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지만 간혹 과감한 표현을 쓸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작품에서나마 현실에서 담지 못할 이야기를 여과 없이 드러내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어떤 상황인지 그려집니다. 인물의 성격이나 배경이 몇 마디 대화에서 감지가 됩니다. 이 부분은 대단한 재능이라고 생각하는데 단편집마다 분량이 제각각이라 몰입이 어려울 수도 있는데 마치 다른 단막극을 보듯 곧바로 이야기에 빠져들게 됩니다. 단편집의 배경은 주로 유럽으로 네덜란드, 영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각 지역에서 흘러가는 이야기가 짧지만 강렬한 여운으로 남아 19편의 단편집이 가진 매력이 빠져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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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일 습관혁명 - 평생 할 수 있는 강력한 루틴 만들기
김주난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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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일이면 9주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습관이 붙게 되면 루틴처럼 저절로 몸이 따라 움직인다. 참 신기하게도 매일 반복하던 일은 몸이 먼저 기억을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회사에 출근하기 위해 알람을 맞춰 일어나던 일이 알람을 맞추지 않은 휴일에도 비슷한 시간에 몸이 반응해서 깨어났다. 이 책의 의도는 독서, 글쓰기, 운동처럼 좋은 습관이 몸에 익으려면 66일 동안 매일매일 해보란 것이다. 그러면 게으름을 치료하고 최소 목표를 달성하는 성공자로서의 삶을 살게 된다고 강조한다. 타성에 젖어 인생이 무료하다고 느껴진다면 목표를 세우고 하루 1시간이라도 66일을 투자하면 인생이 달라질 것이라고 한다. 책 전반에 걸쳐 반복하는 내용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강력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끝까지 밀고 나가려는 의지가 없으면 66일이 아니라 며칠 만에 포기해버리고 말 것이다. 작심삼일은 왜 해야 하는지 갈피를 잃은 목적의식과 거부반응을 보내는 몸의 신호에 굴복해버렸기 때문이다. 하루 빼먹는다고 어떻게 되겠어? 이런 마음이 생기면 하루 이틀 건너뛰더니 도중에 흐지부지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헬스장에서 운동할 때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서 힘들다가 이제 몸이 견딜 만해지면 루틴이 생기고 점점 체력이 좋아지는 자신을 느끼게 된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귀찮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 이유는 습관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시키지 않아도 수행해야 할 미션 정도로 여기뿐이다.


우린 인생이 달라지길 늘 바라고 있다. 저자는 66일간 도서관을 매일 나와 공부하는 습관 덕분에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고 오랫동안 군 생활을 하며 익힌 경험을 바탕으로 습관을 쌓기에는 66일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 책은 강력한 루틴이 생기도록 동기부여를 주고 있다. 66일 후에 변화된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 자신의 의지대로 하기가 굉장히 어렵기는 하다. 자칫 미루다 보면 전체 짜놓은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 나 역시 인생이 바뀌길 기대하고 있다. 66일이 아니라 평생 루틴에 의해서 더 나은 삶을 살게 되기를 바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습관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어제보다 좋아지길 기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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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치 - 돈으로 살 수 없는 미래
마크 카니 지음, 이경식 옮김 / 윌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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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굉장히 두꺼운 책임에도 차근차근 읽다 보면 그리 이해하기 어렵지도 않다. 모든 재화엔 값이 매겨지는데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된다는 것이 가치의 주요 골자다. 이 책은 3부에 걸쳐 16장으로 나눠 시장 사회와 가치, 가치 혹은 가치관의 세 가지 위기, 초가치 등 폭넓은 주제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워낙 많은 얘기를 담고 있어서 전체적인 맥락을 다 알기는 어려웠지만 역사적인 관점에서 경제를 다루는 부분은 가치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경제 교과서에 어렴풋이 배웠던 부분을 다시 되짚어보는 기분이었는데 익숙한 이름이 나왔을 때는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결국엔 경제에 대한 이야기다. 화폐, 통화제도 이야기가 나오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화폐는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느냐다. 이젠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후 위기, ESG, 탄소중립 등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이슈들이 등장하는데 앞으로 초가치가 중시되는 사회에서 우린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불확실성은 도처에 있고 겸손하게 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겸손함은 우리가 모든 해답을 알기 전에 목표를 정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겸손하게 다른 관점을 지닌 사람들과의 합의를 이끌어내고 토론으로 최상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가치 있는 과거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었듯 목적이 있는 삶이 곧 의미 있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이면 시장경제의 원리와 역사는 웬만큼 꿰뚫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지만 금융 위기, 보건 위기, 기후 위기 등 전 세계가 고통 속에서 같은 고민에 빠져 있다. 이 모든 위기의 근본 원인은 무엇이며, 현재 시장의 문제점을 파악한 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국가와 시민들이 이와 같은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행동 방법은 무엇인지 대안을 제시해 주고 있는데 앞으로 과거의 역사를 훑어보는 이유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미래를 대비하려면 과거를 알아야 하며 그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목적의식을 갖고 다음 세대를 위하여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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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푸른 상흔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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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독특한 형식을 가진 소설이었다. 에세이와 소설이 결합된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수아즈 사강 자신의 급진적인 사상과 문학, 사회, 삶에 대한 생각을 에세이 형식으로 소설에 삽입하였는데 비중이 결코 작지도 않다. 이 책이 쓰인 시기가 1970년대 초반 임을 감안하더라도 파격적이면서 급진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를테면 "나는 일 잘하는 여자는 일 잘하는 남자만큼 돈을 받아야 된다 ... 아이를 갖는 문제는 여자가 자유롭게 결정해야 하고, 낙태는 합법이어야 한다"인데 소설에 넣어서 할 말은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보수적인 그 당시에 이미 출산의 자유, 낙태 합법설을 주장하고 있다니!


스웨덴 출신으로 무일푼에 파리에서 생활하게 된 세바스티앵과 엘레오노르 반 밀렘 남매는 매력적인 사람들인데 재미있는 건 190년에 발표했던 희곡 <스웨덴의 성>에 등장했던 인물을 <마음의 푸른 상흔>에 재등장 시켰다는 점이다. 책에서도 본인이 언급했듯이 사람들로부터 온갖 평가와 비평을 듣다가 잠잠해질 때면 다시 자신의 판단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솔직한 생각이 소설 경계를 넘나들면서 현실 속의 프랑수아즈 사강과 반 밀렘 남매의 모습이 오버랩되기도 했다. 심지어는 작가가 극중 인물인 엘레오노르를 평가하기도 한다. 로베르 베시의 호의로 거처에 대한 걱정 없이 아파트에서 생활하는데 소설 전체에 흐르는 공허함과 외로움은 그들의 화려한 외모와 대비되었다.


반 밀렘 남매는 특정한 직업 없이 지내지만 사교계에선 늘 관심과 호의를 받는 존재들이다. 그런 남매를 재워주고 먹여 살리기로 약속한 로베르 베시를 만난 것은 우연이었을까? 로베르 베시는 부유했지만 치명적인 건 브뤼노 라페와 동성애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과 약물에 의존했다는 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브뤼노와 엘레오노르가 서로에게 애틋한 감정으로 발전하면서 점점 로베르 베시는 고독과 외로움을 견뎌야 했다. 다른 누구 못지않게 화려한 생활을 하며 사교계에선 영향력을 가져도 참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차 플랫폼에서 반 밀렘 남매를 떠나보냈던 작가 자신은 진정으로 세상 앞에 당당히 마주 보게 되었을까? 작가 자신이 답을 얻으려고 한 남매는 단호하게 돌아오지 않겠다며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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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 그리고 잘 산다는 것 -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온 명리학자 김태규가 담담하게 써내려간 사람, 인생, 운명 이야기
김태규 지음 / 더메이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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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우린 삶을 고민하게 되는 시기가 있다. 수없이 되뇌는 질문인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일까?"처럼 기준점과 방향점에 큰 변화를 몰고 오는 시간을 지나며 내 가치관까지 바꿔놓는다. 우리 앞에 놓인 무수한 선택지 앞에 내 결정에 따라 다른 세계가 열리고 닫히는 경험을 하며 어찌 됐든 살아간다. 성공이나 정답을 따라가는 삶보다는 오순도순 잘 사는 게 참된 행복이었음을 잃고 나서야 뒤늦은 후회로 가슴을 치지만 또 하루를 살아간다. 아마 우리들이 얻고자 했던 삶의 지혜는 단순하지 않을까? 자연순환운명학을 운영하는 명리학자인 저자가 밑줄 그은 글귀만 봐도 그렇다. 단순하지만 명쾌한 말로 마음에 위로를 건네준다.


가끔 나 자신에게 가혹할 때가 있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에 최고가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은 어느새 몸부림이 돼버린다.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달려가는 우리들은 그 간절한 꿈을 부여잡고 마음을 졸이며 버텨냈는가. 살다 보니 터득한 진실은 '되어가는 대로' 살더라는 사실이다.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과정을 즐겼더라면 조금은 덜 불행했을 텐데. 언제부터인가 자신을 갉아먹으며 극한의 상황에 가둬놓는지 모르겠다. 이 책은 저자가 그린 그림과 각자가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지에 따라 해주는 조언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세상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힘들게 만드는 건 아닌지도 모르겠다.


자연의 일부분인 우리는 숱한 고민과 걱정으로 하루를 채운다. 대부분 불행의 씨앗은 이미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살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저울질로 남보다 앞서야 우월하다는 생각이 내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그저 주어진 하루에 감사하고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 남부러울 것 없지 않은가. 삶의 철학과 기준 없이 살아가면 자존감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오르지 못할 벽 앞에서 좌절할 것이 아니라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더라도 당당하면 된다. 산다는 건 참 쉽지 않은 일이지만 걱정만 하기엔 인생이 너무나도 짧고 허망하다. 분명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갈 수 있는데 저자 말처럼 '어떤 중심'에서 삶을 이어오고 이어갔던 자가 진정한 승자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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