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프로세스
칼 애스펠룬드 지음, 한정현 옮김 / CIR(씨아이알)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업으로 오랫동안 일하면서 느끼지만 이론과 실무 사이에 괴리감이 있음을 간과하면 안 된다. 이 말은 이론대로 정석처럼 진행되지 않고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디자인 프로세스가 영감, 판별, 콘셉트 구성, 검토/개선, 확정/모델링, 소통, 생산으로 나뉘는데 대부분은 일정과 구성 인원에 따라 빠르고 빠듯하게 진행된다. 그러니까 한가하게(?) 어느 한 단계만 붙잡고 있을 수 없다는 얘기다. 경력이 쌓이면 영감, 판별, 콘셉트 구성은 한 묶음으로 끝내고 이후 검토/개선을 거친 후 생산에 들어간다. 소통은 이슈가 생길 때마다 진행되며 확정/모델링을 거친다. 이 책은 제품 디자인 위주로 설명되어 있는데 기본적인 절차가 어떻게 흘러간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실무에서 디자이너가 대우받기 어려운 환경이며, 웹디자이너의 경우 대개 퍼블리싱까지 도맡아 작업하는 경우가 흔하다. 디자이너가 디자이너로서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길 기대하는데 사실 영감과 판별의 경우 평소에 되도록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소스를 보고 차곡차곡 라이브러리에 저장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빅데이터를 모으듯 자신의 분야에 맞는 디자인 중 잘 된 것만 추려서 어떻게 만들었는지 유추해 보며 왜 좋은 디자인인지 분석하는 능력이 실무에 도움을 준다. 콘셉트 구성 시 탄력을 받으며 평소에 쌓아둔 라이브러리가 위력을 발휘한다.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디자이너에겐 가혹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최대한 경험치를 올려서 디자인 퀄리티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


디자인 프로세스를 거치는 이유는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요구 조건에 맞춰 성공적인 결과물을 도출해 내기 위함이다. 돈을 대가로 작업하는 디자인은 상업적일 수밖에 없으며, 클라이언트의 컨펌을 받는데 초점을 맞춘다. 아직도 디자인은 어려운 것 같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여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게 아니다. 디자인이 좋아서 시작했지만 할수록 자신의 한계를 여과 없이 드러내기 좋은 직업이 디자이너다. 결과물에서 자신의 실력이 들통나기 때문이다. 그만큼 실력 감별에서 정직한 영역이다. 내 바람이 있다면 디자이너의 근무환경에 개선되고 더 나은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 책에 나와 있는 디자인 프로세스의 전문성을 높이고 디자인 퀄리티가 높아지길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벌, 우리의 친절한 이웃 - 우리가 몰랐던 벌에 대한 이야기
앨리슨 벤저민.브라이언 맥캘럼 지음, 김한슬기 옮김 / 돌배나무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앵앵대며 꽃가루를 묻혀 날라 식물의 수분을 돕는 벌 종류만 2만 5천여 종에 이른다니 충격적이다. 우리가 겨우 알고 있는 종은 몇 안 되는 것 같은데 이렇게나 많은 종이 지구상에 존재하며, 꿀을 모으고 침을 쏘는 종은 꿀벌밖에 없다고 한다. 벌은 식물 성장과 생태계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로 지구상엔 1억 년 전부터 꽃밭에서 꿀을 땄다고 한다. 한때는 귀촌해서 취미 삼아 소박하게 양봉을 시작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가졌는데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우리에게 너무나도 이로운 이웃이라는 말이 맞다. 올해 초 갑자기 남해를 중심으로 벌이 사라졌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 벌이 사라지면 양봉뿐만 아니라 꽃 수정을 못해 어떤 재앙을 불러올지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선순환 구조로 보면 벌들이 활발한 수분 활동으로 식물이 쑥쑥 자란다. 그 식물을 먹고 자란 가축은 인간들에게 고기와 유제품을 제공하기 때문에 인류를 위해선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벌에 대해선 모르는 것투성이였는데 이 책 덕분에 조금이나마 무슨 일을 하며 인간에게 무엇을 제공해 주는지 알게 되었다. 양봉업자에게 고마움을 느껴야 하는지도 모른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 양봉을 하지만 벌들이 더 많은 양질의 꿀을 딸 수 있도록 환경보호에 앞장서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꽃과 식물이 좋은 꿀을 따게 하듯 꿀벌들과 공존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연구가 필요하다. 제초제와 살충제 살포 금지, 잔디 깎는 기계 사용 금지, 다양한 식물 키우기, 집을 지을 수 있는 공간 확보, 물 제공 등 서로 공존하기 위한 노력이 벌의 멸종을 막을 수 있다.


보통 인간의 무지 때문에 생태계가 파괴되고 도로 인간에게 재앙이 닥치는 결과를 불러온다. 일부 말벌을 제외하곤 우리 인간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다. 거리를 걷다가도 꽃 주위를 앵앵거리며 꿀을 따는 벌을 보면 어찌나 기특한 지 모른다. 생태계의 균형을 이루는데 우리도 알게 모르게 벌들이 묵묵하게 알아서 일하게 때문이다. 자연의 섭리는 그래서 위대한 것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에서 내가 느끼는 바가 고스란히 적혀 있다. 저자가 도시 양봉가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도 알 것 같다. 빠른 도시화와 자연을 고려하지 않은 무차별 난개발의 피해는 다시 인간에게 되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작은 노력을 기울인다면 갑자기 벌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벌을 잘 알고 싶다면 읽어봐야 할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고속 성장 - 한계를 넘어서서 타인을 추월하는 법
한성곤(곤팀장) 지음 / RISE(떠오름)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본적인 성장 조건은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절박함을 가져야 한다. 초고속 성장의 0순위는 마음가짐이며, 1순위는 실행이라며 일단 시작해야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개선해나가면서 채널을 키워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대개 비슷한 패턴을 밟는데 글쓰기, 책 출간, 강연, 인터뷰 채널 라운딩, 출판 전문 광고대행사, 책 쓰기 클래스인데 자신의 전문성과 경험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많은 노출로 인해 마케팅 효과가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면 월 1,000만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대개 자신이 겪은 성공담을 책으로 엮은 후 강연과 유튜브 채널 등 매체 인터뷰로 인지도를 상승시켜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


이웃집 흔한 평범한 사람도 누구나 시도할 수 있지만 일단 해보자는 마인드로 실행에 옮기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 가로 시선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보다 크게 성장할 수 있는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바로 무조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여기서 경계해야 할 점은 과도한 맹신이나 지나친 확신도 아니다. 우린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전혀 예측이 안 되는 시대다. 다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점검해 나가면서 방법을 찾으려는 끊임없는 노력만이 우리를 초고속 성장의 발판 위에 올려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녹록지 않은 현실로부터 더 나아지길 바랄 것이다. 이 책의 빨간색과 밑줄로 강조한 문장만 읽어도 저자가 어떤 의도로 썼는지 파악해 보자. 모든 과정들이 저절로 되는 법이 없다.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노력이 쌓여 그 단계를 넘어서면 다음 점프로 뛰어넘는데 세 번째 점프 후엔 월 1,000만 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이 완성될 것이다. 그간의 경험이 축적되어 강한 동기부여를 주는 책을 만났다. 장밋빛 미래와 허황된 목표, 막연한 기대 심리에 휘둘리지 말고 차분하게 준비해 가면서 최종 목적을 이루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내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자. 철저한 준비와 꾸준한 노력 없이 그 어떤 대가가 자동으로 주어지지 않는다. 초고속 성장의 꿈을 키워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포르투갈은 블루다 - 느릿느릿, 걸음마다 블루가 일렁일렁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앞으로 포르투갈을 떠올릴 때 아줄레주와 블루 색상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북대서양을 바라보며 제일 먼저 대항해시대를 열었던 포르투갈 곳곳으로 마치 여행 다녀온 듯 사진은 찬란했고 새로운 면모를 알게 해주었다. 저자가 홀딱 빠진 이 나라에 10여 년 동안 여행 다녔다는데 그는 포르투갈을 다섯 가지 오브제로 정리했다. 파두, 정어리, 포트와인, 블루 아줄레주 그리고 아프리카이며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상징이자 역사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온 것은 온난한 지중해성 기후와 저렴한 물가였는데 2유로에 가성비 좋은 와인을 마실 수 있다고 하니 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을 읽어서 그런지 몰라도 한 번쯤은 꼭 가보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


서로마 제국이 멸망하고 711년부터 1492년에 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왕이 이슬람교도들을 축출하여 완전히 몰아내기까지 무려 800년간 이슬람의 지배를 받아왔다. 국토회복운동이 종식되기까지 길고 길었던 지배의 역사가 파두라는 포르투갈 음악의 한으로 남아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포르투갈 독립전쟁, 내전 등 큰 아픔의 역사가 있다. 이슬람 지배로 인해 포르투갈과 이슬람의 문화양식이 결합되어서 경제, 문화에 걸쳐 이슬람 양식이 남아있고 수학과 과학이 크게 발달하게 된 원인도 찾을 수 있다. 스페인과 함께 이베리아반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포르투갈의 아름다운 문화유산 이면엔 오랜 지배와 전쟁으로 인한 국민들의 희생과 인고의 시간이 깃들여있는 셈이다.


대서양과 마주한 거대한 포도밭과 중세 문화유산, 대항해시대의 흔적 등 지금은 평화로운 곳이지만 아줄레주에 새겨진 그림은 고스란히 포르투갈의 역사를 그대로 전해주는 것 같다. 그래서 더욱 블루로 덧칠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북대서양 또는 지중해를 닮은 청량하고 짙은 블루는 모든 슬픔을 희석시켜주고 진정한 자유를 갈망하던 포르투갈 인에겐 희망의 메시지와 같아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잠시 주춤하던 여행이 완화된 이후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고 있다. 사진으로 보니 눈부시게 아름다운 모습에 내 마음마저 포르투갈 어딘가에 서 있는 기분이다. 이 책과 함께라면 잠시 포르투갈의 낭만에 빠져들어 블루가 주는 각별한 의미를 되새겨볼 것만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패션의 흑역사 - 아름다움을 향한 뒤틀린 욕망
앨리슨 매슈스 데이비드 지음, 이상미 옮김 / 탐나는책 / 202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산업화가 시작될 무렵엔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고려하지 않고 만들다 보니 화학 염료, 비소, 수은, 인화성 섬유 등으로 인한 사건 사고가 많았다고 한다. 공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는 물론 염료, 비소, 수은으로 만든 의류를 입은 사람들은 장시간 노출로 온갖 질병에 걸려 생명까지 위협을 받는 지경에 이른다. 19세기 초까지 불편한 패션을 입어야 했던 사람들은 실용성을 추구하기 전까지 믿기지 않을 옷과 신발을 신고 생활해야 했다. 빅토리아 시대 신발을 보면 발 모양을 고려하지 않은 직선 형태의 길쭉한 신발을 신어야 했는데 발이 얼마나 고생했을지 눈에 선했다. 코르셋을 허리가 꽉 조일 정도로 입은 것도 이해되지 않지만 성인 3명을 차지할 정도로 큰 고리 모양의 페티코트는 최악인 것 같았다.


더욱 아름답고 싶고 차별화된 패션을 원하는 뒤틀린 욕망은 개인의 안전과 건강 따윈 가볍게 무시해버린다. 무지와 안전 불감증도 그 원인 중에 하나인데 때론 기괴하고 이해하지 못할 패션이지만 그 당시에 굉장히 유행하던 패션이었다. 액세서리부터 겉치장에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무모한 시도도 많았고 옷에 사용하는 염료와 옷감 재질이 몸에 끼치는 위험성을 잘 인지하지 못했다. 책에서도 여러 차례 나오지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입는 옷 때문에 건강이 나빠지고 생명을 잃었다는 걸 보면 섬뜩하기까지 하다. 개인적으로 발밑까지 내려오는 드레스를 입고 정상적으로 활보는 가능할지 의문이었다. 지금 실용성 있는 패션을 입기까지 어쩌면 산업화 과정 속의 희생양이었는지도 모른다.


알찬 삽화와 깊이 있는 내용은 흑역사라고 말하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전해준다. 귀족이나 상류층의 전유물이 아닌 일반 서민들도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산업화 이후 저렴하고 질 좋은 옷을 찾게 되었다. 이전에 수작업을 거쳐 생산되었다면 이젠 공장에서 대량 생산으로 같은 옷을 생산해낸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얻는 교훈은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하지 말자는 뜻이다. 근대화의 전유물로 흥미롭게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패션의 어두운 이면이 존재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패션에 대한 관심 유무와 달리 누구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읽으면서 경악할 만한 일들이 많은데 그래서 더욱 알찬 시간들로 채워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