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은 총구에서 나왔다 : 박정희 vs 마오쩌둥 - 한국 중국 독재 정치의 역사
박형기 지음 / 알렙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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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은 독재자들이 정권을 잡아 정치를 했던 같은 역사를 갖고 있다. 바로 박정희와 마오쩌둥으로 나라 전체에 큰 영향을 준 인물들이다. 독재라는 단어만 들어도 숨이 꽉 막혀오는 느낌이 드는 건 최근에 본 영화 <독재자>의 강압적으로 무고한 시민을 포승하던 모습이 겹쳐서인지도 모르겠다. 그 시대를 살지 않았기 때문에 체감상으로 느끼는 감정은 다르겠지만 그간 보아온 역사 다큐멘터리와 신문, 역사 책, 팟캐스트에선 더욱 생생하게 대변하여 말해주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같은 생각이지만 역사는 시간이 흐른다고 진실이 가려질 수 없고 미화되거나 왜곡될 수 없다는 것이다. 공과 실은 분명하게 가려낼 필요가 있다. 비록 그들은 독재자였고, 무고한 시민들을 강제탄압을 했지만 경제성장을 이룬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간 박정희에 대한 평가는 유독 극단으로 갈라서 있다. 경제발전을 이뤘으니 그것만으로도 추앙하는 세력이 있는가 하면 유신헌법과 인권유린, 언론통제의 아픈 역사로 비판하는 세력으로 나뉜다. 지금 박정희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을까? 이데올로기라는 환영 앞에 박정희 박물관이나 동상을 세울려고 하는 걸 보면 이들은 박정희를 반신반인으로 섬기는 존재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반면 마오쩌둥은 덩샤오핑이라는 훌륭한 파트너를 둔 덕분에 자주와 보편을 지켜낼 수 있었으며 꾸준한 경제성장 덕분에 초강대국인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 적과 동지였던 이들은 환상적인 콤비였던 셈이다. 역사는 알면 알수록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겉으로만 알던 짧은 지식은 진실에 다가서는 걸 막아설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미 팟캐스트를 통해 대략적인 과거사는 알고 있었지만 책으로 만나는 박정희의 과거 성장기는 팟캐스트에서 듣던 사실대로 부끄러운 과거사를 지니고 있었다. 교사로 재직하는 중에도 일본군이 되기 위해 혈서로 편지를 쓸만큼 기회주의자였다. 5.16 쿠테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으면 유신 헌법으로 종신 대통령이 되려고 했다. 경제성장에 가려진 독재자의 참모습이다. 이 책에는 그 내용을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읽으면서도 마음이 착 가라앉는게 그 어두운 시대를 건너온 세대들은 박정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를 알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중국을 돌아보면 아직도 생생한 천안문 사건을 기억한다. 탱크 앞에 자유를 부르짖던 한 청년의 모습과 쓰러져간 많은 젊은이들. 지금도 이를 소재로 한 영화와 소설이 나오고 있는데 찬찬히 들여다보면 이들이 정권을 잡고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피를 흘리게 했지만 경제성장을 이뤘다는 점이 닮아있다. 독재로 인한 장기집권이 나라를 부강케하는 원동력이 되었다니 아이러니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이 세 독재자에게 날선 비판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이룬 경제발전의 업적은 또 그 나름대로 확실하게 쓰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가 강압적인 힘으로 뜻을 관철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되새겼으면 좋겠다. 아픈 역사를 똑바로 기억하는 것만이 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몫이다. 근현대사를 다룬 책에 내용을 읽고 있으면 마음이 아프다. 우리가 이런 시대를 거쳐왔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겠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는 말처럼 이들의 공과 실을 확실히 알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더 강하게 만들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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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행 이력서
김현아 지음 / 뜨인돌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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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행은 어떠했을까? 지금까지 다녀온 곳에 대한 기억들은 무엇으로 기록될 수 있을까?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로 꽤 많은 곳을 다녀왔고 사진으로 모두 남겨두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해외로 나가 장기간 여행을 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읽으면서 부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곳을 여행했다는 뿌듯함이나 예기치 않은 일로 고생했던 기억들도 고스란히 책 속의 기록으로 적혀있었다. 그렇게 여행관련 서적만 수십권을 읽었는데 인상적이었던 책은 몇 권이 안된다. 마치 여행 잡지를 읽듯 한 번 읽고나면 그만인 책들이 많아서 어떤 깨달음이나 깊은 생각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끝나고 만다. 하지만 여행 도서도 인문학과 만나거나 작가의 통찰력이 깊게 베어있으면 옆에 두고 계속 읽고 싶어지는 깊이감있는 책이 되버린다. 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일정한 거리감을 둔 채 내 자신을 객관화시키기 때문에 순간의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다. <나의 여행 이력서>가 바로 그런 책이었다.


저자가 다닌 나라는 참 다양하다. 아메리카를 제외한 대륙은 다 밟은 것 같다. 그 나라를 열거하면 일본, 중국, 인도, 베트남, 유럽, 아프리카로 각각 나라를 여행하면서 느낀 점들을 인문학적인 감성으로 쓴 책이다. 누구나 똑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책으로 읽을 때와는 달리 직접 그 나라의 유명한 관광지를 직접 발로 밟고 눈으로 바라볼 때의 감동은 다르다는 것을. 방송에서도 다양한 나라를 여행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 짧은 시간을 여행하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했는지. 저자를 따라서 또 한 번 그 나라의 모습을 그려내본다. 작가도 그랬겠지만 해외 여행을 다니는 이유는 단지 관광지를 둘러보고 유흥을 즐기기 위함이 아닌 나와 다른 문화권에 사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정체성을 깨닫는데 있다.특히 베트남은 아픔의 역사가 살아숨쉬는 곳이다. 월남 파병한 한국군이나 아니면 돈을 벌기 위해 갔던 남자들은 그 곳에서 현지처와 결혼해 아이를 낳지만 가정생활을 그닥 중요하지 않은 듯 홀로 한국으로 돌아온다. 그 문제가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는데 무책임과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여행은 지금의 자신을 만들기 위한 퍼즐 조각이었다는 인터뷰를 읽으니 다시 한 번 여행이라는 의미를 생각해보게 된다.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여행이 아닌 다양한 삶이 공존하는 곳에서 자신을 찾는 일도 필요하리라 본다. 여행은 또 다른 나를 만나고 소통하는 시간들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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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자본 (양장)
토마 피케티 지음, 장경덕 외 옮김, 이강국 감수 / 글항아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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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케티 신드롬을 몰고올 정도로 사회적으로 큰 파급적 메시지를 전해주었고, 현재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해서 다시 돌아보게 하는 의미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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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플러스 원 - 가족이라는 기적
조조 모예스 지음, 오정아 옮김 / 살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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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모예스라는 작가를 기억하는 단 하나의 이유는 바로 그녀의 처녀작인 <미 비포 유>가 국내에서 장기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신작인 <원 플러스 원>은 가족에 대한 사랑을 담고 있는 소설이다. <미 비포 유>를 읽어보지 않은 채 바로 신작을 읽게 되었는데 역시나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덤덤하게 쓰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억지로 상황을 설정하지도 않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족사인 듯 평범하게 써내려간 일상의 언어 속에 묵직하게 전해져오는 감동이 있다. 소설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등장인물의 이름과 관계도를 대강 머릿속에 그려놓지 않으면 헷갈리기 쉽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등장하는 인물들의 배경이나 상황을 이해하는데 여간 애를 먹은 게 아니다. 


우리나라의 정서상 조금은 이해하기 힘들지만 제스 토마스 부인은 니키와 탠지를 키우고 있지만 그 둘은 배다른 남매다. 니키는 제스의 전 남편과 다른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고, 탠지는 제스가 전 남편 사이에서 나은 딸이다. 즉, 지금은 싱글맘으로 두 아들, 딸을 키워내야 하는데 가정 형편이 그닥 좋지도 못하다. 삶이 치일대로 치인 제스는 항상 우울한 표정이고, 매사에 자신감도 없을 정도로 절망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모성애 때문인지 두 아이의 엄마로서 당당하게 키워내고 싶어한다. 이 집안 사정을 좀 들여다보면 제스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힘든 투잡을 뛴다. 낮엔 청소부로 일하고 밤엔 바텐더로 일하면서 악착같이 살아보려 하지만 급여가 낮은 업종에서 일하는 관계로 집안 형편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니키는 또래 친구들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탠지는 유독 뛰어난 수학 실력을 갖췄지만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입학할 여건이 안된다. 누가봐도 절망스러운 상황이다. 전 남편으로부터 양육비를 한 푼도 받지 못하니 계속 생활비에 쪼들려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러나 항상 반전이 있듯 그녀가 청소를 하고 있던 저택에서 정말 우연히 소프트웨어 개발자면서 부자인 에드를 만나게 되지만 내부자 거래로 고발당하면서 돈도 회사도 친구도 모두 잃게된 상황에 놓인다. 에드에 대한 이야기는 소설 극초반에 나오는데 삶의 끝자락에서 만난 두 사람은 우연히 스코틀랜드로 동행을 하게 된다. 물론 에드가 차를 몰고 제스의 가족이 따라가면서 말이다. 절망으로 가득찬 순간에서도 서로를 밀어내지 않고 서로를 붙잡아준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가족이 아닐까 싶다. 요즘은 이혼하는 가정이 늘고 가족이 해체되는 과정을 쉽게 볼 수 있는데 눈 앞에 놓은 상황을 빗겨가지 않고 정면으로 승부하는 제스로 인해 에드는 점점 변화되어 간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지금 어려운 상황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 어떻게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던 제스와 그녀의 가족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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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 오디세이
이길용 지음 / 책밭(늘품플러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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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애니메이션을 이렇게 평론집 형태로 나온다는 것만으로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담긴 철학적 메세지와 담론들이 얼마나 크기에 그런지 궁금했었다. 저자가 그랬듯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신세기 에반게리온도 TV 방영분과 극장판을 모두 봤었지만 재미로만 봤을 뿐 저자만큼 깊게 생각해보지는 않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와 비견될만한 작품으로 떠오르는 건 <은하영웅전설>인데 본편(110편), 외전(68편), 극장판까지 모두 다 봤을 정도로 매우 인상깊은 애니메이션이었다. 근데 이 책을 읽고나면 애니메이션에 철학적인 메세지가 들어가게 되면 세월이 흘러도 독자들이 열광하지 않을 수 없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요즘 우리나라도 웹툰을 소재로 한 영화, 드라마 제작이 붐을 일고 있는데 소재 뿐만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간 메세지가 많은 공감을 불어 일으키기 때문이다. 처음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보면서 특이했던 것은 신지가 에바에 탑승한 뒤 폭주하면서 사도들을 물리치는 장면이었다. 일반적으로 로봇만화영화인데 수많은 블로거들의 분석을 보면 다른 애니메이션과 다르게 복잡한 세계관을 가졌다는 점이다. 


가족, 성, 종교, 관계 맺기, 사이보그의 정체성, 생명, 윤회라는 담론들이 모두 녹여들어 있다. 게다가 20년전에 나온 TV 시리즈인데 지금까지 극장판이 나오고 있으며 최근에야 신세기 에반게리온 14권으로 만화는 완결을 지었다. 대단한 생명력이 아닐 수 없다. 26부작 TV 시리즈에 모든 주요 줄거리들이 담겨있는데 아무래도 이런 내용을 이해하기엔 적합한 책이지 않을까 싶다. 이 애니메이션을 분석한 사람들을 보며 연신 감탄하게 되는데 AT필드의 정체와 사도의 정체, 주인공인 신지 뿐만 아니라 TV와 극장판에 나온 주요 등장인물인 레이, 미사토, 아스카 등에 대한 작가의 해설로 인해 더욱 이야기거리가 풍성해졌다. 그냥 단순히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작가가 철저하게 준비한 자료를 책으로 엮었을 뿐인데 460페이지에 이르는 두께를 보며 놀랐고 또 복잡한 세계관을 가진 에반게리온을 차근차근 설명해나가는 필력에 또 한 번 놀랐다.


이 만화로 인해 단숨에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떠오른 안노 히데아키는 이 애니메이션에 창세기와 성서 외경을 포함한 기독교적 상징들을 나열하였다는데 그의 상상력과 작가적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 지를 보여준다. 이를 애니메이션에 녹여낸다는 것은 쉽지 않을텐데 이 에반게리온은 '포스트모던 판타지'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게 되고 일본 애니메이션 전체에서 역사의 한 획을 그은 획기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신지의 역할이 컸을 듯 싶다. 정신적인 갈등과 인간적인 고뇌, 아버지와의 풀리지 않은 관계 등 복잡한 내면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애니메이션도 인문학과 만나면 훌륭한 결과물로써 독자들을 만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세기 애반게리온>이 생각날 때면 애니메이션을 보며 두고두고 해설지처럼 읽을 것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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