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이미지 메이킹 - 꿈을 실현시켜 주는
권혜영 지음, 이현주 그림 / 성안당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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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초년생에게 분명 도움이 되는 책이다. 제목은 <꿈을 실현시켜 주는 성공 이미지 메이킹>인데 찬찬히 들여다보면 사회생활을 하며 지켜야 할 생활 속 기본 매너와 메이크업, 패션 스타일링 등 알아두면 좋은 내용들이 많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매너를 몰라 민망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직장에 막 입사했을 때 매너가 몸에 베이면 일단 회사생활이 편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예의바르고 착실하다는 인상을 주면 그 사람으로부터 신뢰가 생기기 때문이다. 외부 미팅으로 사람을 만날 때나 소개팅이나 연인과의 데이트에서도 옷차림이나 말투에서부터 이미지가 각인되기 때문에 이 책에 나온 내용으로 부단한 연습을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14챕터인 고품격 매너는 그런 이유로 알고 몸에 배는 습관을 들도록 연습을 확실하게 해두면 어디서든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는 내용들이다. 


총 8파트 18챕터로 구성된 이 책은 이미지 메이킹에 대한 설명과 좋은 인상 만드는 방법, 메이크업, 토탈 스타일링, 몸매 만들기, 매너, 스피치 등을 총망라하여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아마 이 책 한 권이면 기초상식을 충분히 갖출 수 있겠다. 전체적으로 훑어보면서 모르던 부분도 있었고 사회생활하면서 긴가민가했던 부분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사회생활을 하면 다 알거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생략하거나 잘 지키지 않는 사항도 많았다. 이 책에 나온 것만 잘 지켜낸다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예의없다는 소리는 듣지 않으리라 본다. 다만 피부 관리와 화장품의 경우 특성상 여성 위주로만 설명된 것은 아쉽다. 남녀공용이라면 남성들을 위한 스킨, 로션, 피부관리법을 다뤄주었으면 좋을 것 같다. 그 외의 챕터는 주요 키포인트에 대해서 일러스트 그림과 설명으로 핵심만 짚어주는 점이 좋았다.


반드시 성공을 목표로 하지 않아도 좋다.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매너를 현장에서 몸으로 익히는 것도 좋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씨와 인사성, 웃음, 밝은 목소리를 환영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시중에도 비슷한 류의 책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미지 메이킹에 필요한 것을 포괄적으로 다뤘고 여성들을 위한 지면을 많이 할애해서 씌여졌지만 남성들이 읽어도 도움이 될만한 부분들이 많기에 이 책만 구비해두면 혹시나 애매한 점이나 필요 정보를 얻어갈 수 있으니 매너에 약하거나 스타일링에 신경 씌이는 사람이라면 읽어봐도 좋을 책이다. 올컬러인데다 설명도 상세하게 되어 있으니 실질적으로 활용할 때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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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 - 당신과 나 사이 2.5그램
정헌재(페리테일) 글.그림.사진 / 넥서스BOOKS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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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나를 이끌었다. 페리테일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작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페리의 감성 포토에세이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는 딱딱하게 굳은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어 만져주었다. 나도 이제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면 작은 일에도 행복해질 수 있었던 그 순간들이 아른거린다. 도시에서의 거친 생활보다는 되려 숲길을 걸을 때 더 마음이 편안했다. 자연과 시간의 변화에 무감각해져가는 삭만한 도시생활에 상처받을 일도 참 많은데 욕심없이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는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싶다. 아마 감성 에세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모두 만족시킬만큼 계속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읽어도 좋을 예쁘게 잘 만들어진 책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역시 글을 쓰는 사진을 찍든 요리를 하든 티가 난다고 했던가? 결국 글과 사진은 세상을 어떤 눈으로 보고 담아내느냐인데 아스라히 내리비치는 노을진 어느 오후의 감성이 아슴푸레 아련하다. 내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을 정해놓은 계획없이 마음껏 여행하고 싶고, 이제껏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맛보고 싶다. 힘껏 달려온 시간을 늦추고 느릿느릿 걷고 싶다. 


우리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데도 전혀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 행복은 주변의 작은 변화에도 반응하며, 기쁠 때 기쁘고 슬플 때 슬픈 감정을 느끼는건데 꾹꾹 눌러 참다보니 감정이 메말라버려서 그런 것은 아닐까? 이른 아침 달달한 모닝 커피를 마시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하지 못하고 사는 게 안타깝다. 거리를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주변을 보면 다들 바쁘게 움직인다. 좀체 웃는 얼굴을 보기 힘들다.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전혀 변화가 없을 것처럼 반복되는 일상에 치이는 삶이다. 감수성을 느끼기 위해 아늑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튼다. 꼭 주말이 아니더라도 영화관에서 영화를 감상하고 연극이나 전시회도 즐겨보자. 때론 내가 살고 있는 도시 중 가보지 못한 동네나 골목길을 찾아가보자. 낯선 동네에서 새로움을 발견할 수도 있으니. 무언가를 만들어봐도 좋을 듯 싶다. 


#먹구름을 치우는 방법


영화를 보기도 하고

산책을 하기도 하고

노래를 듣기도 하고 부르기도 하고

그냥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멍 때리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수다를 떨기도 하고.


다 아는 것들인데,

자꾸 찾다보면, 하다보면

이렇게 매일같이 벌어지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먹구름을 치우는 기술들이 늘어납니다.


행복한 삶을 누구나 꿈꾼다. 하지만 현실에 부딪혀 좌절하고 절망하기도 한다.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였을지 떠올려보자. 그건 마음이 평안하고 웃음이 절로 나오는 때가 아닐런지. 내가 재미있어 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할 때가 행복을 느낄 때가 아닐까? 너무나 높은 기준에서 잡은 것 때문에 마음 아파하지 말자. 이 책은 아마 당신과 나 사이에 놓인 2.5g의 쓰인 진정성있는 엽서를 통해 전한 마음으로 인해 나온 것 같다. 그냥 이 책을 읽으면 내 행복을 위해 이기적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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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제21회 전격 소설대상 수상작
기타가와 에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놀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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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동양권이라 한국과 일본의 회사생활은 비슷한 점이 많다. 일주일 중 가장 신나는 날은 불금이고 가슴이 옥죄어 오듯 답답한 일상의 시작은 월요일 아침이다. 이틀동안 상사의 호통이나 질책을 받지 않아도 되고, 업무에 치여 야근할 이유도 없이 자유롭게 지내다 아침 일찍 깨어 출근길이 오르는 직장인들이라면 서로 똑같은 모습에 공감할 듯 싶다. 이제 회사로 가야하는 회사원들의 긴장감 서린 표정과 피곤함에 지친 얼굴만 봐도 출근길이 그리 행복해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똑같은 일상이 5일간 반복된다.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의 주인공인 아오야마 다카시는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해 인쇄회사 영업부에 입사한 신입사원이다. 졸업 후 연락이 뜸한 친구들과 전화통화를 하면 다들 대기업과 좋은 조건에서 일하는 것 같아 자격지심이 든다. 회사 내에서 모습도 어딘가 낯설지 않다. 항상 직장에서는 두 가지 부류의 인간이 존재한다. 사소한 일에도 도사견처럼 짖어대는 사람과 상냥하게 보듬어 주는 사람이다. 부장은 말 그대로 최악의 상사다. 부하직원을 소모품으로 여기며 실수라도 하면 쓰레기 취급을 하는 인간이다. 반면 다카시의 직속 선배인 이가리시는 친절하게 늘 대해준다.


이 책은 고타니 제과와의 계약 건을 축으로 사건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데 다카시는 오랜 공을 들인 끝에 계약을 맺고 발주를 보내기로 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발주가 다르게 해서 고타니 제과에 들어간 사실을 듣게 되고 그 후로 더욱 회사생활이 지옥처럼 느껴질만큼 힘들어진다. 다카시가 오랫동안 공들여서 따낸 대형계약이었는데 한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회사 내 직원들도 그를 아는 체 모르는 체 하며 피하는 것 같고 이제 영업 일에는 손을 떼라는 말까지 듣는다. 신입사원에게는 가혹한 처지에 내몰린 그는 어느 날 승강기에 휘청이며 자살시도를 하게 되는데 자신을 동창이라고 소개한 야마모토가 그의 손목을 잡아끌어 구해낸다. 그 길로 다이료라는 술집에서 대화를 나누는 데 즐거워 보인다. 그 이후로 야아모토 준과 여러 번 만나면서 친해지고 가까워지는데 다시 의욕을 불러일으키도록 영업 방법에 조언도 아까지 않으면서도 다카시가 퇴근 후 술집에서 털어놓는 고충도 나누는 사이로 발전한다.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정신상태가 위태위태 했던 그에게 야마모토 준이라는 존재가 없었더라면 아마 자살로 생을 마감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밝혀지는 야마모토 준의 정체와 발주를 바꿔치기 한 이가라시 선배의 고백은 조금 충격적이었다. 영업 실적을 가로채기 위해 후배의 발주 건을 엉망으로 망가뜨린 건 과도한 회사 내 경쟁이 나은 폐혜일지도 모른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야근과 타성에 젖어든 군대문화. 그 안에서의 회사생활에 익숙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웃는 것 같아도 행복해보이지는 않았다. 이 소설에서 가장 통쾌한 장면은 회사 근처 카페에서 야마모토 준과 만난 후 회사를 관두고 온다면서 부장과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향해 말하는 다카시의 말이다. 누구나 회사를 관둘 때 하고 싶었던 말을 속시원하게 내지르는 모습에서 대리만족 내지는 쾌감을 느꼈다. 


"패배자, 패배자. 대체 뭐에 졌다는 거지. 인생의 승패는 남이 결정하는 건가요? 인생은 승패로 나누는 건가요? 그럼 어디부터 승리고 어디부터 패배인데요? 자신이 행복하다면 그걸로 된 거죠. 나는 이 회사에 있어도 나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되지 않아요. 그러니까 그만둡니다. 단지 그 뿐이에요."


"애초에 이렇게 이직률이 높은 회사가 계속 버틸 거라고 진심으로 생각하나요? 참고 또 참다가 도산해서 퇴직금도 못 받으면 아무리 후회해도 모자라요. 이상한 건 이상하다고 똑바로 말하지 않으면 회사는 성장하지 않습니다. '나 때는 이랬으니 너도 이래라'가 아니라 시대에 맞춰 반드시 변화해야 합니다. 사람도 제도도 변해야만 한다고요."


"간단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간단하면 안 되죠. 저는 이 회사를 너무 간단히 골랐어요. 시간이 걸리는 게 무서웠고, 날 받아 주는 회사라면 어디든 좋았어요. 하지만 직장을 그런 마음으로 결정하면 안 되는 것이었어요. 다음에는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찾을 거에요. 시간이 걸려도 괜찮아요. 사회적 지위 따위 없어도 돼요. 설령 백수로 살더라도 마지막에 내 인생을 후회하지 않을 만한 길을 찾아내야겠어요."


아마 일본 직장인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은 이유가 이 말에 다 포함된 것 같다. 나 역시 같은 일을 격어왔기에 공감과 동질감을 느꼈다. 회사가 사람을 소모품으로 취급하고, 취업하기 어려우니 나를 받아주는 회사를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쉽게 고르다보니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는 회사였다. 임금체불과 과도한 야근의 반복, 과중한 업무량, 인격모독이 일어나는 회사인 줄 알고 후회하며 또 이직을 택한다. 회사형 인간인 일본도 이렇게 의식이 바뀌어가고 있다. 회사에서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원들은 정말 직장 다니는 게 행복한가? 행복하게 일하는 직장인들이 얼마나 있을까? 단숨에 읽어나간 이 책은 <미생>, <송곳>이 합쳐지면서 직장생활의 의미와 나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회사는 무엇일까?


책 말미에는 임상심리사로 시험에 합격한 다카시는 그 곳에서 익숙한 표정으로 웃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궁금하면 책을 완독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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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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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워낙 대중들에게 널리 읽히고 잘 알려진 고전 명작으로 손 꼽히는 책이 <어린 왕자>로 완독한 적은 없어도 책 제목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시중에도 이미 다른 출판사들과 번역가들이 만든 동명의 책들이 많이 나와있는 상황이다. 새움출판사에서 나온 <어린 왕자>를 읽으면 벌써 세 번째로 작품을 읽게 되는 셈이다. 같은 <어린 왕자>인데 출판사와 번역가가 다르다보니 각각 다른 느낌으로 책을 읽게 되었던 것 같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도 불리우는데 새움출판사를 통해 나온 <어린 왕자>는 확실히 제2의 창작이라는 번역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주었다. 매끄럽게 읽히는데다 문장의 어색함이 없어서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다.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 조종사는 어느 날 어린 왕자를 만나게 되고, 어린 왕자가 사는 소행성인 B612와 행성을 여행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일종의 비유라고 보면 되는데 비행 조종사는 6살 때 그림을 그렸다. 어른들은 그 그림을 보고 모자라고 했지만 실은 그 안에 보아뱀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어린 왕자>는 아이와 어른이 세상을 보는 관점과 해석이 서로 다르다는 걸 명확하고 일관성있게 씌여있다는 점이다. 어른들은 추상적인 표현보다는 실측가능한 숫자로 말해야 이해를 한다거나 각자 자신만의 세계에 사느라 꽃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별을 볼 여유조차 잊고 살아가는 존재다.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할 줄 모르고 행복의 기준을 물질에서 찾는다.


"어른들은 내가 안에 그린 것이든, 밖에 그린 것이든, 보아뱀 그림은 제쳐두고 대신 지리, 역사, 수학, 그리고 문법에 전념하라고 조언했다. 그래서 나는 여섯 살 나이에 화가로서의 멋진 경력을 포기해 버렸다." - p.16

아마 육아를 하는 사람이라면 새겨들어야 할 말인 것 같다. 어른들의 기준이나 잣대로 길을 정해져버리면 아이는 꿈을 키울 수 없다. 어릴 때는 그 아이가 어떤 재능을 지녔는지 모르는데 이미 갈 길을 정해놓고 부모의 뜻대로만 특정 직업을 위해 가야한다면 얼마나 슬픈 일인가? 아이가 가진 꿈이나 하고 싶은 일들을 곁에서 찾아줘야 할 소중한 시간들이 조기유학과 학원생활로 대체되고 있으니 말이다. 저무는 석양과 밤하늘의 별빛을 우러르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온 몸으로 느끼고, 꽃 한 송이에게 인사를 할 수 있을만큼의 감수성이 사라져 감을 생텍쥐페리는 안타까워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어린 왕자는 차례대로 행성을 여행하는 부분이 나온다. 왕, 자부심이 강한 남자, 술꾼, 사업가, 가로등 지기, 지리학자들인데 모두 어린 왕자가 살았던 소행성처럼 작다. 이들을 만나면서 어린 왕자들은 행성을 떠날 때마다 이런 말을 되풀이 한다. "어른들은 확실히 완전히 특이해." 어린 왕자는 이들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어른들이 사는 세계는 정말 따분하고 쓸데없는 일에 집착할 뿐이다. 한 번 질문한 건 대답을 들을 때까지 되풀이하는 어린 왕자가 보기엔 권력욕이 강한데다 집착하는 왕, 모든 것들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남자, 술 마시는 것을 부끄러워 하면서도 술을 마시는 술꾼, 숫자에 집착하며 애정을 쏟아붓지도 않을 행성을 사 모으는 사업가, 충실하게 맡은 일을 수행하지만 행성이 작아서 1분마다 가로등을 켰다 껐다하는 가로등 지기, 책상머리에 앉아서 자신이 아는 지식이 전부일 뿐인 꽉 막힌 지리학자 등 부끄러운 어른들의 세계를 여행하면서 어린 왕자는 마지막으로 지구라는 행성에 찾아온 것이다. 그 행성에서 사막 여우를 만나는데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의 시처럼 길들이기 전에는 수많은 사막여우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내 친구가 되어주고 길들일 때 세상에서 유일한 나만의 사막 여우가 된다는 내용은 참 인상적이었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자랄수록 순수했던 마음, 그때 가졌던 상상력은 퇴색되어 점차 잃어가는 건 아닌지. 아이와 어른은 세상과 소통하는 법이 얼마나 다른지가 이 책의 핵심인 듯 싶다. 비행 조종사가 어린 왕자에게 양을 그려줄 때도 그냥 이 정도면 양인 것 같은데 어린 왕자가 보기에는 병들었거나 늙었거나 뿔이 달린 것은 자신이 원한 양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결국 고심하다 구멍 3개가 뚫린 상자를 그려준다. 그 속에 양이 들어 있다고. 상상력은 바로 무언가를 마음판에 그려볼 수 있기 때문에 새로웠던 것이다.



어린 왕자는 꽃과도 말을 걸고, 사막 여우나 뱀하고도 말을 주고 받을 수 있다. 휴화산 2개와 활화산 1개 그리고 장미 꽃 한 송이가 있는 작은 소행성에 사는 어린 왕자는 꼭 비행 조종사의 여섯 살때 모습과 닮아 있다. 그 때는 무엇을 그리든 상상력이 많았고 생명체가 아닌 인형하고도 말을 주고 받을 수 있었다. 잃어버린 순수성을 담은 <어린 왕자>는 읽을 때마다 다르게 해석된다고 한다. 


"하늘을 보라. 자신에게 물어보라. '양이 그 꽃을 먹었을까, 안 먹었을까?' 당신들은 모든 것들이 어떻게 바뀌는지 보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그렇게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어른들은 결코 없을 것이다!" - p. 137


어린 왕자를 만나고 사막에서 겨우 구출받아 집으로 돌아온 비행 조종사는 이렇게 말을 끝맺고 있다. 어른들은 '양이 그 꽃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를 이해하거나 결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른들은 사업가처럼 평소에 너무 바쁘기 때문에 생각할 겨를이 없는 것이다. 이미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어느새 훌쩍 커버려 어른이 될 때쯤 그 때 감수성과 상상력을 잃어가버린 점을 안타까워하지 않았을까? 이제는 왠만한 것을 보고는 감동을 받지 않을만큼 무뎌져 버렸고, '양이 정말 그 꽃을 먹었는지'를 생각하지 않을만큼 세상에 찌들대로 찌들어버린 나와 마주하게 된다. 밤하늘을 바라보면 어린 왕자가 살고 있는 소행성 B612를 볼 수 있을까?



앙투안 마르 드 생텍쥐페리의 대표작인 <어린 왕자>을 다시 읽으면서 정말 세대를 뛰어넘는 고전이란 변치 않는 고유의 메세지성이 살아있기 때문인 것 같다. 어린 왕자 덕에 알게 된 바오밥나무와 사막 여우, 보아뱀, 금빛 목도리를 두른 어린 왕자의 모습. 그렇게 각인된 이미지는 출간 된 후 전 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를 재확인시켜주었다. 보편적인 언어로 씌여졌기 때문에 대를 이어서 사랑받는 책으로 남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나온 다른 책보다는 훨씬 작품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잘된 번역이 무엇인지 여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른들은 내가 안에 그린 것이든, 밖에 그린 것이든, 보아뱀 그림은 제쳐두고 대신 지리, 역사, 수학, 그리고 문법에 전념하라고 조언했다. 그래서 나는 여섯 살 나이에 화가로서의 멋진 경력을 포기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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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물어주마 - 왜가 사라진 오늘, 왜를 캐묻다
정봉주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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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후 "세월호 사건", "메르스 사태" 등 많은 사건·사고들이 터졌는데 국민들이 사건의 원인과 책임, 진실 등 무엇하나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다. 왜?라는 질문에 대해 이 정권에서는 속시원한 답변을 듣기 어려운 이유는 뭘까? 아직도 수많은 의혹들이 있지만 명확하게 진실규명이 되지 않고 있다. 과연 이 정권이 지금까지 보여준 행보를 지켜보면서 신뢰할 수 있을까? 피해자들은 있지만 책임지는 자들은 없다.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나선 정권이 지금은 고용과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 2015년의 사자성어가 혼용무도(昏庸無道)가 뽑혔다고 하는데 '어리석은 군주로 도가 없어졌다.'는 뜻이라고 한다. 모든 사람들이 손 놓고 침몰해갔던 세월호를 보듯 무능하기 짝이 없다. 메르스 사태가 처음 터졌을 때도 확진 환자에 대한 관리 미비와 병원 명단조차 공개하지 않아 사태를 더욱 키웠다. 국가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주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정치에 관심을 가질수록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치에 회의감이 밀려든다. 힘없고 약한 사람들 편에 서야 할 정치가 기득권 세력을 비호하며,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는 지 모르겠다. 진보와 보수로 갈라선 지금. 올바른 잣대와 기준은 갖고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팟캐스트를 즐겨듣는 편인데 <김어준의 Papa is>, <이박사와 이작가의 이이제이>, <노유진의 정치카페>, <나는 꼽사리다>, <정봉주의 전국구>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끝까지 물어주마>는 바로 묻지도 따지지도 말라는 18세상, 끝까지 묻고 따져야 할 10가지를 <정봉주의 전국구>에서 나온 내용에서 10가지 주제를 뽑아 책으로 간추렸다. 


1. 전 국민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왜 국정화를 밀어붙이는가?

2. 왜 미친 전세는 잡히지 않는가?

3. 왜 폭증하는 가계부채 내버려두는가?

4. 우리는 왜 아직 세월호를 떠나보낼 수 없는가?

5. 쌍용자동차, 무엇을 위해 2,002일을 싸웠는가?

6. 누가 민주주의에 사망선고를 내렸는가?

7. 김영란법은 왜 시행도 전에 누더기 법안이 됐는가?

8. 국가는 왜 국민을 해킹하는가?

9. 한반도의 이익이 빠진 일본과의 미래 지향적 관계가 성립하는가?

10. 왜 0.1%의 그리스 경제위기에 주목해야 하는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핵심사안들만 관심을 갖고 지켜봐도 이 정권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대강 머릿 속에 그릴 수 있다. 한마디로 이 정권에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다. 지금보다 더 고용환경은 열악해질 것이며, 악화될 뿐이지 더 나아지고 발전적인 미래에 대한 기대가 없다. 국민들의 알권리와 소신있는 발언들은 속을 뻥 뚫어주는 느낌이다. 일자리에 대한 부족현상과 불안함. 실체없는 창조경제. 산업 발전에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와 법. 헬조선과 삼포세대, 칠포세대라는 신조어들이 왜 나올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한다면 서민들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지원과 국민들게 신뢰받는 일관성있는 행정과 법 집행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안 될 것 같다. 이럴때일수록 젊은층은 팟캐스트를 들으며 현실정치와 사회, 경제에 대해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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