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그만둬도 돈 걱정 없는 인생 - 준비한 만큼 즐기는 퇴직금 사용설명서
송승용 지음, YoOSARU(유사루) 카툰 / 21세기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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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나는 기가 막히게 뽑았다. 회사를 그만둬도 돈 걱정 없는 인생을 바라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회사는 일한 댓가로 매달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기 때문에 여유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다. 회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선 다른 선택지가 놓인다. 재취업, 창업, 프리랜서를 예로 들 수 있다. 기술 자격증을 취득하여 재취업을 하거나 아니면 새로운 창업을 준비하는 것이다. 직장인이 아닌 자영업을 시작하는 것인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프리랜서는 자신이 가진 기술을 이용하여 1인 기업 형식으로 시작한다. 이들은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다기 보다는 자신의 노력에 따라서 수익이 천차만별이다. 책 제목에 반해 뭔가 실질적인 얘기를 들을 수 있겠거니 했는데 결론은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이 꾸준히 잘 들어둬야 안정적으로 매달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뻔하고 뻔한 얘기들이다. 퇴직연금 설계도 조금만 발품을 팔아 알아보면 나오는 내용들이라서 특별할 것은 없다.


솔직히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 지 모르겠다. 퇴직 후 무엇을 해볼까 고민이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읽고 길을 찾기에는 너무 많은 주제를 다뤄 깊이가 얇다. 차라리 나이대별로 퇴직설계를 컨설팅하는 내용이면 좋았을 것 같다. 요즘은 젊은 퇴직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실질적인 방법이 아쉽다. 돈 걱정 없이 살려면 일단 저축과 연금을 꾸준히 들어놔야 하고 소비습관을 검소하게 바꿔야 한다. 건물을 임대해놓거나 부동산이 있는 곳이 아닌 다음에야 돈 들어갈 일이 많은데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특히 아이를 둔 가정은 그 사정이 시급하다. 당장 하루라도 돈을 벌어오지 않으면 막막하다. 결론적으로는 알뜰한 소비습관을 들여 새제품을 사기 보다는 대여를 알아보고, 문화생활은 시사회, 초대권, 체험단, 이벤트 당첨으로 충당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창업 시 목돈을 들여 크게 하기 보다는 되도록 최소 비용으로 시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도시생활을 하면 어쩔 수 없이 다달이 들어가는 고정비가 발생한다. 통신비, 세금, 관리비(월세), 교통비, 식비 등인데 물가상승 요인이 항상 발생하니 돈이 없으면 생활하기 정말 어렵게 된다. 그 대안으로 생각한 것은 귀농 혹은 귀촌인데 시골생활을 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지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반찬이나 부재료는 텃밭을 활용하면 된다.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건 큰 복이다. 개인적 성취감도 충분히 누리고 꾸준히 저축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이 책은 기존에 나온 다른 책들을 짜깁기 한 것처럼 뷔페로 벌려놓았다. 이슈만 던져놓았을 뿐 깊이있는 내용이 아쉬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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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어바디
김휘 지음 / 새움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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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세계를 그린 소설은 작가가 설정한 세계관을 얼마나 받아들이냐에 따라 이해의 폭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 같다. SF 영화나 공상과학소설에나 나올 법한 설정들이 눈에 띈다. 근 미래는 지금과 크게 다를지 아니면 큰 차이가 없을지 상상할 때 시간은 걸릴 지 모르지만 생명공학과 과학기술이 발전해나가는만큼 일상생활의 모습도 점차 변모해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소설에 나오는 냉동인간도 시도하는 곳이 있지만 타임워프를 타듯 이전 모습 그대로일 지는 아직 연구된 바가 없는 과학적 상상일 뿐이다. 바이오소프트 사의 전신인 바이오테크니컬랩에서 연구하던 것이 바로 냉동인간인데 강필원은 그 실험자들 중 하나였다. 그는 <냉동인간>을 소설가인 제갈영웅 대신 쓴 퓨어바디로 케이라는 별칭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은 총 6편으로 구성된 <냉동인간>을 열심히 읽으면서 퓨어바디의 진실에 더 다가서게 된다. 



다급하게 남긴 아버지의 메세지. 어느 날 아버지가 실종된 것을 직감하고 그 행방을 쫓기 위해 빈은 주변인물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애초에 비밀에 둘러쌓인 아버지와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빈은 사실을 알아갈수록 점점 자신이 알지 못했던 진실에 더 가까워지게 된다. 많은 단서들이 초반에 나오고 중후반에 이를 조합하여 밝혀내는 구조인데 생각보다 큰 긴박감은 없었던 것 같다. 퓨어바디를 논할 때 핵심적인 사건이 구름도 침투사건인데 이 사건과 관련된 인물이 제갈영웅, 케이(강필원), 아르고스 등이다. 구름도 안에는 많은 퓨어바디들이 있었고 가이아수호연대는 이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구름도 침투를 감행한 것이다. 탈출 과정 속에서 아르고스는 강필원과 정화진 사이에서 맺어진 아이를 데리고 온 것이고, 그 아이가 바로 빈이었던 것이다. 케이는 제갈영웅을 인질삼아 그 모든 일을 벌였는데 죽었다고 알려졌지만 사실은 같은 이름이었던 것이다. 빈은 강필원의 노트와 아버지를 칼로 위협하려고 한 제갈영웅을 찾아가 진실을 찾고, 유시모 밑에서 오랫동안 일했던 마성표를 찾아가 유시모와 그 카페와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매 사건마다 나무 기자와 같은 동료인 박영식 기자에게 정보를 공유한다.



처음에 냉담한 관계였던 마리와의 사이에서 세살 때까지 맡겨졌다는 증거로 사진을 발견한 뒤 친한 친구로 바뀌는데 그녀에게서 많은 도움을 받는다. 파피루스 할아버지로부터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존재를 알 수 있는 단서를 얻는다. 모든 것을 종합해보면 인공자궁플라자는 전 세계의 인구조절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서 이형인의 네번째 아이는 강제로 잡아들여 구름도에 넘겨졌던 것이다. 아르고스가 바로 그 네번째 아이였고 구름도에서 안내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도기식은 오래 전 유시모와 그 아내를 죽이고 넉달이 지나 영화 <페이스오프>처럼 유시모의 얼굴로 변신하여 마치 유시모인 것처럼 행세하였던 것이다. 퓨어바디는 유전자 조작에 의한 청정세포로 소개하고 있는데, 구름도에 있는 퓨어바디를 모두 해방시키면 인공자궁플라자에서 정상인 아기를 생산해낼 수 없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결국 퓨어바디도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에 불과하며 이들은 발에 바코드를 찍어 일련번호로 불리는 존재일 뿐이다. 이형인들로 가득찬 세상에 정상인을 닮은 퓨어바디가 있고 두 팔과 두 다리를 가진 정상인이 있는 세계에서 퓨어바디는 과학기술의 희생양인 것일까?



사실 이형인에 대한 묘사를 보면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가 생각난다. 팔이 네 개가 달리고 눈이 세 개가 달린 존재를 보면 징그럽지 않았을까? 정상인, 이형인, 퓨어바디 등 세 분류의 인간이 뒤섞인 세상이 냉동인간에서 깨어난 본 미래라면 얼마나 끔찍할까? 인간의 눈 먼 욕망에 의해 저질러진 일이다. 이형인은 환경오염이 자연에 스며들어 만들어진 결과물이고, 퓨어바디는 유전자 조작과 인공자궁플라자 속에서 만들어진 존재인 것이다. 가이아수호연대는 나중에 도기식을 납치하는 데 성공하지만 이후의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는 설명되어 있지 않다. 박영식과 유시모(도기식)에 의해 살인누명을 쓴 빈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자신은 정상인으로 알고 인공자궁플라자의 직원으로 근무하던 한 청년이 나중에 자신이 퓨어바디였다는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느꼈을 심정은 또 어땠을지. 인간의 존엄성은 그래서 함부로 손을 대면 안되는 것이다. 복제양 둘리나 유전자 변형식물로 큰 이슈를 끈 적이 있는데 만일 인간에게 그대로 적용시킨다면 창조적 질서가 무너지고 인간의 존엄성을 가볍게 여기지 않을지 두렵다. 


소설은 대부분 설명하는 데 할애하느라 빈이 신변에 위협을 크게 받거나 긴박감에 있게 진실에 다가서는 과정이 부족해보였다. 후반에 반전이 존재하지만 왜 그가 빈을 위협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해보인다. 정황상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지만 의문이 드는 건 사실이다. 나중에 시도될 구름도 2차 침투사건이 성공하게 되면 가이아수호연대가 바라는 세상이 올 지도 궁금한 부분이다. 결국 모든 사건의 원흉은 퓨처사의 우두머리 격인 도기식으로부터 시작한 것은 아닐까 싶다. 빈의 아버지는 그 진실을 알릴려고 하다가 변을 당한 것은 아닐까 추측해본다. 근 미래의 우리는 또 어떤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까? 생각해보면 소설 속에 드러난 가능성이 현실화되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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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치미교 1960
문병욱 지음 / 리오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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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소설이다. 일제강점기에도 사이비 종교가 있었다는 점도 충격적인데 1930년에 생겨난 백백교 사건은 몇몇 사람이 신도 수백명을 몰살한 일로 크게 신문에 실린 사건이다. 제1회 이담 스토리공모전 최종 당선작인 '사건 치미교 1960'은 치밀하게 그 사건의 전모를 기자가 밝혀나가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사이비종교에 맹신한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망가졌는지를 알면 참 무서운 일이다. 이 책 초반에 나오는 부모도 주교가 자신의 딸을 직접 본 것도 아닌데 예뻐해주신다는 이유로 엄동설한의 눈보라가 몰아치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딸을 데리고 서둘러 주교에게 데려가는 모습에서 아둔함이 진실을 모두 감춰버릴 수 있겠구나 싶다.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따라가는 딸과 어떤 의문도 없이 주교의 말을 모두 진실이라 믿고 따르는 모습이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느낀다. 아마 영화 소재로 쓰인다면 대단한 후폭풍이 몰아칠 것 같다. 이미 사이비 종교를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이 큰 반향을 일으킨 적이 있는데 조선일보에 크게 소개된 '백백교 사건'을 다룬다면 인간의 맹신이 무서운 일을 저지를 수 있게 한다는 점이 소름끼치게 한다. 어떻게 한 사람이 혼자 수십명에서 수백명을 죽일 수가 있을까? 검색해서 알게 되었지만 우리는 이미 신도 전체가 집단 자살한 몇몇 사건으로 인해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부분이 파격적일 수밖에 없다.


사이비 종교의 진실을 파헤치면 당사자는 신변의 위험을 느끼게 된다. 해당 종교의 신도들로부터 위협을 받기도 하고 그들은 진실을 은폐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현장조사를 꼼꼼하게 한 듯 모든 사건과 인물들을 구성하는 내용이 촘촘하게 얽혀있고 대화들이 생동감 넘친다. 밀도 높은 치밀함과 구성력은 발군으로 소설 전체에 흐르는 긴장감은 사건에 몰입하게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만든다. 창조일보의 기자인 상원과 진수는 VPF의 실체를 알게 된 뒤로 사건을 계속 쫓고 있는데 이는 곳 치미교와 맞딱뜨리게 된다. 치미교의 교리를 믿는 신도가 주요 직책에 소속되어 있고 사회를 얼마나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쉴새없이 몰아치는 몰입감으로 인해 아마 이상훈 영화감독도 욕심을 내는 것 같다. '백백교 사건'을 모티브로 탄생한 '치미교 1960'은 30년 터울로 비슷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아직 사이비 종교는 이 땅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여전히 그 위세를 떨치고 있으며 교주의 말에 현혹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을 망치고 있음에도 빠져나오기 쉽지 않은 구조로 되어 있다. 역시 스토리공모전에 당선될 정도로 잘 짜여진 스토리텔링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음을 실감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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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음악의 힘 - 삶의 순간마다 힘이 되는 음악
이현모 지음 / 다울림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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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음악을 즐겨 듣는다. 멜로디와 음악의 선율에 빠져들다보면 일상의 힘겨움이 보상받는 것 같다. 반복되는 지루한 작업을 하거나 운동을 할 때도 음악은 큰 힘이 된다. 늘상 음악은 곁에서 함께 해주었고 무미건조한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이야기를 덧붙여주는 배경이 되었다. 인생을 바꿀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영향을 늘 받으면서 살아온 것 같다. 음악이 주는 일상의 위로와 용기는 무시할 수 없다. 여행을 갈 때면 음악을 담고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밖 풍경을 바라보며 잡념을 날리곤 한다. 만일 음악이 없는 세상이라면 재미없을 것 같다. 이 책은 대중음악이 아닌 클래식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클래식은 고급 음악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사실 익숙한 몇몇 곡을 제외하곤 대부분은 모르기 마련이다. 책 목차를 보면 마치 Playlist를 저자가 짜 맞춘 것처럼 감정의 변화에 맞게 들을 곡을 선곡해주고 있다. 마침 다울림 블로그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니 저자가 얘기하는 부분을 음미하며 음악감상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위대한 작곡가의 음악 안에 담긴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곡을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듣다보면 그 영감은 대부분은 외부로부터 오는 것 같다.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자연을 눈을 돌리게 되었고 그 자연 속에서 인간의 외로움을 치유하는 음악이 탄생되었다는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은 정적이면서 은근 사람의 감정을 건드리고 있다. 관현악의 아름다운 선율과 곡의 흐름은 정말 내가 외롭고 삶에 지쳤을 때 듣는다면 감동을 받을 것만 같다. 클래식을 자주 듣는 편이 아니지만 가끔 듣다보면 빠져들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느낀다. 미술 뿐만 아니라 음악도 감정을 치유하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데 내 멘탈이 무너지려 할 때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환기시킬 때 들으면 좋을 것 같다. 미술관이나 음악회를 하는 곳이 아니면 일반 대중들이 들을 기회가 없는데 이 책을 통해 클래식과 친숙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음악을 소개하는 에세이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 결론은 일상과 작곡가에 대한 이야기지만 클래식의 주요작품을 소개하면서 음악으로 치유받고자 했던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고 있다. 위대한 작곡가들의 너무나도 인간적인 모습은 그들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고 덕분에 좋은 클래식 음악을 들을 기회가 생겼다. 드라마틱할 것도 없이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가운데 한줄기 빛처럼 들려오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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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 - 하 - 조선의 왕 이야기 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
박문국 지음 / 소라주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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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 이야기 하편으로 광해군부터 순종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역시나 한 손에 쥐기 편한 판형에 알찬 내용으로 꽉꽉 들어찬 역사책이다. 이 시리즈의 장점은 편한 구어체를 써서 읽기 편하도록 쓰여졌다는 점이다. 보통 역사를 꺼리는 이유가 딱딱하고 어렵다는 인식이 많은데 조선 왕을 중점으로 다뤄서 집중하기 좋다. 우리가 몰랐던 왕의 생활이나 성장과정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업적 중심 보다는 실질적으로 왕을 둘러싼 역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손에 꼽을 정도로 흥미로운 책이다. 우리는 국사 교과서를 배우면서 조선의 왕들을 세세하게 배울 수 있었고 사극이나 영화로도 자주 다뤄지는 소재는 조선의 왕과 왕후라서 우리에겐 매우 친숙한 존재이기도 하다. 조선시대에서 일제강점기 그리고 대한민국으로 이어져 온 역사가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조선시대에 대한 비중이나 중요도가 높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면 우리는 조선시대 중 조선 왕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같은 맥락에서 이 책은 다시 조선의 왕을 재조명해 볼 수 있는 기회이다.


당쟁싸움에 휘말려 자신의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거나 4대 사화에서 보듯 상대 당파를 숙청하기 위한 권모술수가 횡행하던 조정에서 왕은 자신의 권력과 영향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노력과 두 당파로 나뉜 조정에서 균형을 잡고 국정을 운영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달리 생각하면 참 외로운 존재겠다는 생각도 든다. 개혁과 변화를 시도한 왕부터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나라의 국운이 달린 역사 한가운데 놓은 왕까지 조선 후기는 또 숨가쁘게 지나왔다. 이 책의 목차에는 대강 왕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쓸 지 짐작할 수 있는 부제가 있다. 과연 우리가 아는 것처럼 그랬을까? 재작년 나온 영화 <역린>에서 보여진 정조는 개혁을 많이 시도했지만 끝끝내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암행어사를 지속적으로 파견하고 정책이 제대로 정착하는 지를 지켜보는 등 근면한 모습을 보였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바꾸지 못했다. 몇몇 가문에 쏠린 권력 구도는 뿌리 뽑지 못했고 환곡 문제로 백성들이 고통받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본인이 부작용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척신정치를 부활시킨 점이다. 조선의 왕들은 대부분 정조처럼 열정적으로 일했을 것 같은데 정조는 영화와 달리 건강 관리에 소홀했고 매일 폭음과 담배를 피는 등 날로 건강은 악화가 되었다고 한다. 정조의 독살설도 이유를 말해주는데 선과 악으로 규정한 대립구도를 탄생시키기 위해 만든 허구라는 것이다. 노론 벽파를 악으로, 정조를 선으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이입시키기 쉬운 구조로 이야기를 만든 것이다. 오히려 48살에 죽은 이유는 건강 스스로 해치다보니 젊은 나이에 노환으로 죽었다는 결론이다.


저자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가는 능력이 있다. 조선 왕에 대해 다각도로 다루고 있어서 치세부터 세간의 평, 역사적인 기록을 통해 과연 내가 알고 있던 지식이 맞을까에 대한 명쾌한 해설을 해주고 있다. 이 시리즈에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다. 어쩌면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대중매체에서 다뤄지는 내용들로 이미지가 왜곡되거나 하나의 편견으로 굳어진 측면도 무시할 수 없을 듯 싶다.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이런 책을 읽음으로 역사를 바로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꼭 읽어봐야 할 역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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