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 디젤 미스터리 - 전쟁 전야, 천재 엔지니어이자 사업가의 운명 속으로
더글러스 브런트 지음, 이승훈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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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잘 쓰인 책은 읽고 난 뒤에도 머릿속에 여러 정황들이 그려진다. <루돌프 디젤 미스터리>는 디젤기관을 발명한 천재 엔지니어에 대한 기록이면서 산업혁명 이후 폭발적으로 발전하던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의 격변기로 독자들을 이끈다. 스릴러 논픽션을 표방하는 이 책은 매끄러운 번역 덕분에 시대적 배경에 대한 묘사들을 이해하기 쉬웠다. 루돌프 디젤의 아버지인 테오도르 디젤은 3대째 이어온 가죽제본 장인으로 더 큰 기회를 찾아 형제와 함께 파리로 이주했지만 프로이센군의 프랑스 침공으로 영국행 증기선에 몸을 실어야 했다. 바로 이 시기 루돌프 디젤은 파리에서 만국박람회를 관람할 기회가 있었고 3개월 동안 런던에 머물러 체류 중일 때 노동자들의 실태와 경험들이 발명을 해내는데 자양분이 되었다. 그가 노트에 그린 그림과 기록도 한몫을 했다.


증기기관이라는 혁신적인 발명품이 개발되어 대형 선박과 기차의 동력원으로 사용되던 시기에 고온의 압축공기로 연소성이 떨어지는 유류를 산화시켜 작동하는 왕복 엔진인 디젤 엔진은 혁신 그 자체였다. 내연 기관의 소형 설계와 스파크 없는 점화, 안정적이고 저렴한 액체연료 사용, 무연 연기 등을 내세워 그랑프리를 수상하고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인다. 1900년 개최된 세계박람회에서 디젤기관은 대성공을 이룩했고 급기야 프랑스 해군 신형 잠수함에 디젤기관을 탑재한 사상 최초의 디젤 동력 잠수함인 잠수함 Z가 1904년 3월 28일에 진수되었다. 디젤기관이 안전하고 신뢰성 있으며 효율적인 동력원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다른 분야에 채택될 때마다 디젤기관의 확산 동력을 커져나가기에 이른다. 


최초로 남극을 정복한 로알드 아문센 뒤엔 2,800시간 무고장 가동을 한 프람호의 디젤기관의 공이 매우 컸고 전 세계의 해군과 기업가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사건이다. 이제 디젤기관은 여러 함선에 도입되었고 영국 해군 전체에 디젤 동력은 중요한 동력원으로 사용된다. 날로 승승장구하며 거침없는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던 그에게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은 '제24장 - 여객선 드레스덴호, 1913년 9월 29일'부터 '제4부 실종의 진실'까지 지금도 미스터리로 남은 그날의 진실을 파헤친다. 사고사 이론과 자살 이론, 타살 이론으로 분분하지만 시신 자체가 없다는 건 수수께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에 혁신을 가져온 디젤기관을 발명한 루돌프 디젤의 생애와 그가 남긴 발명품들을 기억해야 한다. 산업혁명 시대로 돌아간 듯 읽는 맛을 느낄 수 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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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수록 매달려야 하는 것들 - 오십, 운동에서 깨달은 삶의 지혜
김희재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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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사진을 보면 50대 중반이라고 하기엔 믿기지 않을 만큼 탄탄한 근육질 몸매가 보는 이로 하여금 압도하는 아우라가 느껴진다. '놓아주기'를 읽다 보면 정신이 퍼뜩 차리게 되는 지점이 있다. 독일계 물류 회사에서 최연소 상무에 오르며 한국법인 대표로 갈 정도로 40대 중반에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다. 남부러울 것 없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었지만 외국계 자산운용사에서 어마어마한 연봉과 성과급을 받던 친구의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은 그의 생각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부와 명예보다 소중한 건 바로 건강한 몸과 정신이라는 것을 깨닫고 퇴사 후 달라진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내려놓아야 할 것은 과거, 긴장, 나이 핑계, 관계, 장애물, 숫자, 기분, 눈치, 후회, 집착, 복수, 주변, 완벽주의, 나쁜 습관, 부정적인 말 등 나를 갉아먹는 인생에서 지워야 할 생각들이다.


운동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면서 한 번쯤 인생을 되돌아보는 책이기도 하다. 새해마다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듯 건강이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걸 알지만 바쁘게 앞만 보며 살다가 문득 건강을 잃고 정신이 피폐해지고 나서야 깨닫는다. 나이가 들수록 붙잡아야 하는 건 인생, 현재, 행복, 변화, 도전, 소중한 순간, 열매, 하체 힘으로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발을 딛고 지탱하는 하체 힘을 무조건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 본인이 겪은 일들을 읽다 보면 이런 사람도 사업 실패를 경험하고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는 걸 보면 세상에 쉬운 건 하나도 없다는 걸 알게 된다. 50대 중반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점점 줄어드는 시기다. 그래서 후회가 남지 않도록 삶의 유한성을 깨닫고 진정한 행복과 삶의 의미를 찾아 후회 없는 삶을 산다 해도 짧은 인생이다. 


마지막 중심 잡기는 음식, 불편함과 익숙함, 강함과 부드러움, 말, 관계, 욕구와 현실, 잡음 등 인생을 살아갈 때 부딪히는 선택에 해당된다. 중용을 잘 지켜나가야 한다는 말처럼 중도를 걷는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저자가 밝힌 중심 잡는 비결은 보면 삶을 단순화하는 데 있다고 한다. 하루 일상이 수련, 지도, 식사, 휴식, 수면 이외에 다른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삶을 산다. 50대가 되면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보고 체면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저자는 퇴사 후 운동을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으면서 많은 면에서 바뀌었다. 운동이 곧 생활이 되면서 몸과 정신이 건강해진 덕분일 것이다. 몸 털기, 저글링, 철봉 매달리기, 대각선 스트레칭, 스트렝스, 스쿼트, 팔 돌리기, 눈 감고 한 다리 서기 등 따라 해볼 만한 운동법을 통해 매달려야 할 것을 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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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스토리 - 잘 팔리는 콘텐츠에 숨은 4가지 스토리텔링 법칙
캐런 에버 지음, 윤효원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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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스토리텔링은 공감대와 유대감을 형성하는 이야기로 기억시키는데 효과적이다. 요즘은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브랜딩 기법을 상품 판매와 마케팅 기획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연구될 정도로 중요해졌다. 일단 사람들은 이야기에 푹 빠져드는 경향이 있고 자신과 동기화시켜 특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스토리텔링은 TED와 같은 강연에서 많은 청중들에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이야기가 가진 힘으로 전체를 끌고 나간다. 이야기 구조의 4요소인 맥락, 갈등, 성과, 핵심 메시지에 따라 내용을 전달하면 청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결국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 주제를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두서없이 중구난방으로 이야기하거나 주제와 상관없는 이야기를 할 때 지루함을 느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핵심 메시지를 제대로 정하지 못했기에 청중이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명확성이 부족하면 청중의 이해도도 떨어진다. 사람들은 대부분 스토리텔링에서 이 단계를 건너뛰지만, 의도적으로 이야기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단계다."


맥락, 갈등, 성과, 핵심 메시지로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였다면 이에 디테일을 더하면 청중들은 더욱 몰입하게 된다고 한다. 시간 및 장소,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 어떤 위험성이 있는가?, 알려진 사실을 닻으로 사용하기, 예상 밖의 사건이 있는가? 등으로 청중들이 마치 자신이 겪은 이야기인 것처럼 구체적인 디테일을 추가하면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또렷이 각인시킬 수 있는 것이다. 흔히 이야기꾼들은 조리 있게 말을 잘하는 것도 있지만 빨려 들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머릿속으로 그 상황에 그려지고 공감대를 형성하게 만드는 것도 잘 짜인 스토리텔링에 있다. 인상적인 도입부를 만드는 방법을 보면 질문으로 시작하기, 주제에 관한 문장으로 시작하기, 예상 밖의 내용 활용하기, 호기심을 자극하기 등으로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잠재적 이야기 아이디어 수집 및 선택>


1. 청중의 성격 규정 및 결과 정의

2. 이야기 구조 구성

3. 디테일 추가, 감각 및 감정 활성화

4. 이야기 순서 지정

5. 다섯 가지 기본 설정 적용

6. 모든 요소 적재적소 배치

7. 이야기 검증


스토리텔링도 정해진 규칙과 공식을 따라야 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된다고 한다. 많은 연습과 철저한 준비가 뒤따라야 하는 것은 물론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하느냐도 고민해 봐야 한다. 전달하고자 했던 핵심 메시지가 청중들에게 잘 스며들었는지도 체크해 봐야 한다. 이 책은 좋은 스토리텔링을 위한 여러 도구들을 제공하고 있다. 어색한 자리에서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 덕분에 긴장 상태가 풀리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주고받았던 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다. 항상 이야기를 꺼낼 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재미있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이 늘 부러웠다. 말이라는 것이 인간관계에서도 상당히 중요한데 스토리텔링의 이론과 실전을 결합한 이 책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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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가 습관 되는 법 - 삶이 허무한 사람들을 위한 10가지 인생 프레임워크
마이크 러커 지음, 김재경 옮김 / 청림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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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대단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책이다. 마치 오랫동안 잊고 지낸 깨달음을 얻은 기분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재미라는 요소만 추가해도 창의력이 샘솟는 것은 물론 더욱 풍성해진 삶을 즐길 수 있다. 무엇을 배우든 재밌게 배운 것이 오래 기억에 남고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이 책에서 제공하는 10가지 인생 프레임워크를 잘 새겨듣고 일상에 적용한다면 이전보다 덜 따분한 일상을 살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만약 저자가 알려주는 방법을 알았더라면 스트레스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업무를 즐기면서 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확실히 뭘 하든 재밌어야 한다.


· 프레임워크 1 - 삶의 고단함을 줄이고 재미를 끄집어내자 : 시간 활용과 PLAY 모델

· 프레임워크 2 - 재미를 극대화하고 선택지를 늘리자 : 질적 변화를 위한 SAVOR 시스템

· 프레임워크 3 - 즐거웠던 기억을 곱씹는 것은 돈이 들지 않는다 : 추억과 성찰

· 프레임워크 4 - 단조로운 일상의 쳇바퀴를 멈춰라 : 모험을 위한 대탈출

· 프레임워크 5 - 초월적인 경험을 계속 시도하라 : 지속 가능한 호기심

· 프레임워크 6 - 친밀한 사람과 함께하면 재미는 늘어난다 : 진실된 우정 쌓기

· 프레임워크 7 -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에는 아이가 되어라 : 즐거운 양육 노하우

· 프레임워크 8 - 일의 비밀을 이해하면 직장 생활이 즐거워진다 : 업무를 즐기는 기술

· 프레임워크 9 - 자신의 한계와 싸울 때 재미를 무기로 써라 : 고난을 기쁨으로 바꾸기

· 프레임워크 10 - 혼자보다는 여럿이 즐거울 때 의미가 있다 : 재미 공동체 만들기


"누군가가 특정한 활동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 당신이 느끼는 즐거움도 증가한다. 예컨대 당신이 사이클링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친구가 사이클링을 즐기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지켜보면, 내면의 욕구가 자극받아 사이클링을 좋아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시작한다. 따라서 재밌는 친구는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할 때 생기는 불안감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최적의 사람일 수도 있다."


이 책은 읽어나갈수록 기존 사고방식까지 바꿀만한 내용들이 많았다. 자기 계발서에서 많이 들었던 동기부여, 목표 달성 등 모든 것들은 '재미' 하나로 설명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만 봐도 재미있는 놀이를 할 때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바로 보인다. 뭔가 재미를 느낄만한 이벤트가 있으면 다들 집중하게 되는 것처럼 이건 몰입과도 관련 있는데 그만큼 흥미를 느낀다는 뜻이다. 뭐랄까 따분한 강의나 이론 수업에 우리가 집중하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재미를 느낄만한 요소가 없었기 때문이다. 흥미를 유발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면 참여도도 높아졌을 것이고 그 과목이 가진 매력에 빠져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목표를 끊임없이 재미라는 틀에 집어넣어야 불안감을 떨칠 수 있다.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하는 핵심 이유가 재미임을 되새기자. 완주 여부가 더는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 덕분에 나는 침대에서 빠져나와 차에 시동을 걸 힘을 얻었다."


'삶이 허무한 사람들을 위한 10가지 인생 프레임워크'라는 한 의미를 알 것 같다. 삶이 허무하다고 느낀 이유가 뭘 하든 재미없고 사는 것이 무료하다고 생각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삶에 바로 적용해 보고 싶을 정도로 내용이 너무나도 좋았고 두고두고 읽어볼 만한 책이다. '인생은 짧고 재미는 영원하다'에서 나온 다음 문장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이렇게 짧은 인생을 살면서 재미를 추구하지 못하고 재미없게 산다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적극적으로 읽어보길 권하는 책으로 흥미를 느낄만한 재미있는 뭔가를 찾아서 한다는 건 인생을 잘 살고 있다는 뜻이다. 얼마나 멋진 삶인가. 이 책 덕분에 도둑맞은 즐거움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죽음을 인식할수록 삶을 더 소중히 여기고, 더 많은 재미를 즐기며, 다른 사람과 더 많은 재미를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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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지브리 이야기
스즈키 도시오 지음, 오정화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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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어렸을 때 공중파 TV에서 방영했던 <미래소년 코난>을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꿈을 키웠는데 한참 뒤에야 미야자키 하야오가 단독으로 감독을 맡은 첫 애니메이션 작품이라는 걸 알았다.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만든 대부분의 장편 애니메이션을 빼놓지 않고 봤었는데 스튜디오 지브리 40년의 역사를 함께 해온 것이나 다름없다.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은 파란색 배경 위에 <이웃집 토토로>의 토토로 옆모습을 등장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는 그 특유의 화풍과 자연스러운 움직임, 상상력을 자극하는 여러 요소와 완성도 때문에 여러 번 봐도 질리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열정적인 광팬까지는 아니지만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을 좋아하고 꿈과 희망, 용기를 준다는 점에서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된다.


이 책은 현재 스튜디오 지브리의 대표이사이자 프로듀서인 스즈키 도시오가 책임 편집을 맡아 스튜디오 지브리 40년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1985년 스튜디오 지브리 설립에 참여하고 1989년부터 집중했으니 거의 첫 시작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함께 한 멤버다. 지브리라는 이름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데 원래 지브리(GHIBLI)는 사하라 사막에 부는 뜨거운 바람을 의미한다고 한다. 제1차 세계대전 중 이탈리아 군용기 이름으로도 사용된 적 있는 단어인데 'GHIBLI'의 정확한 이탈리아어 발음인 '기브리'로 불러야 맞다. 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지브리'라고 생각한 그 발음이 굳어져 '지브리'로 불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유독 여자 주인공 비중이 높은 데다 모두들 독립심이 강하고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이런 특징은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부터 이어지는데 남자 주인공의 조연으로 도움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기만의 확고한 신념과 의지를 갖고 있다. 여성을 조력자나 연약한 존재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불확실함과 불균형을 바로잡아줄 존재로 인식하는 듯 보인다. 작품마다 반전사상과 지구 환경보호 등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 내는 작품마다 명작의 반열에 오르나 보다. 지브리의 스튜디오 최초 정규직 제도 도입, 미타카의 숲 지브리 미술관 건립, 지브리 파크의 오픈 외에도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배출한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등 비하인드 스토리와 배경들을 의미 있게 제1장부터 제25장까지 자세하게 담았다.


아마도 2023년 작인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그린 마지막 작품이 될지도 모른다. 한 번 은퇴를 번복하긴 했지만 어느덧 80대 중반에 접어들어 작화를 담당하기엔 몸에 무리가 따를 나이에서 한참 지났다.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이라면 무조건 봐야 한다거나 아니면 한 번쯤은 관람한 경험이 있다면 팬심으로라도 봐야 할 책이 나온 것 같다. 평소에 알지 못하거나 듣지 못한 비화들과 기획 단계부터 작품이 나오기까지의 과정들이 고스란히 담았기 때문이다. 일본 최고의 흥행작으로 기록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모노노케 히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천공의 섬 라퓨타> 등 애니메이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미야자키 하야오는 앞으로 계속 회자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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