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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으로의 여행 이탈리아를 걷다 - 맛과 역사를 만나는 시간으로의 여행 ㅣ 시간으로의 여행
정병호 지음 / 성안당 / 2024년 8월
평점 :
이탈리아는 로마 시대로부터 이어지는 오래된 역사 유물과 수려한 자연경관은 물론 지역 대표 음식과 와인으로 유명한 나라다. 이 책에서는 이탈리아 20개 주를 순서대로 지리적 위치 정보, 지역별 대표 음식과 치즈, 와인을 소개하는 구성으로 이어진다. 책 중간마다 수많은 음식 사진과 치즈, 와인, 도시와 자연 경관을 찍은 사진들로 채워져 있다. 지역마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특색 있는 음식과 수많은 종류의 치즈, 와인들을 소개하고 있어 사진을 보고 있으면 무슨 맛일지 궁금함을 참을 수 없었다. 이탈리아 20개 주는 아래와 같으며 북부와 중부는 8박 10일, 남부는 12박 13일 일정으로 저자가 추천하는 여행 코스도 수록했으니 미식 여행을 떠나고 싶은 분이라고 참고해 봐도 좋을 것이다.
· 이탈리아 북부 - 롬바르디아, 피에몬테, 발레 다오스타, 트렌티노-알토 아디제, 프리울리-베네치아 줄리아, 베네토, 에밀리아-로마냐, 리구리아
· 이탈리아 중부 - 토스카나, 움브리아, 마르케, 아브루초, 라치오,
· 이탈리아 남부 - 몰리제, 캄파니아, 풀리아, 바질리카타, 칼라브리아, 시칠리아, 사르데냐
이탈리아 음식 하면 피자, 파스타, 스파게티 정도만 떠올렸지 이렇게나 지역별로 음식 종류가 다양하고 디저트가 발달해있는 줄은 몰랐다. 치즈도 고르곤졸라, 모차렐라 정도만 알았는데 지역에서 생산되는 치즈 종류와 맛도 무엇으로 제조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차이가 난다는 것도 알게 됐다. 지중해 지역은 워낙 포도 생산이 발달되어서 와인 종류가 많은 줄은 알고 있었지만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도 숙성과 보관 방법에 따라 독특한 맛과 향을 내어 고기, 생선 및 해산물 요리와 완벽하게 어울리도록 해준다. 지중해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식재료와 문화적인 영향으로 특별한 맛과 향을 내는 요리들이 많아서 이탈리아 지역을 여행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 지역의 대표 음식을 미리 알아낸 뒤 현지에서 먹는 것이 진정한 여행의 묘미이지 않을까 싶다.
국내 여행할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현지에서 먹었을 때 느껴지는 지역색과 맛은 강렬한 기억으로 오래 기억에 남는다. 여행을 하며 음식을 맛보는 것만으로도 문화와 전통, 식재료가 입안에 섞여 들어가는 것처럼 알아두면 알아둘수록 특별함을 선사한다. 부록으로 와인과 커피에 관해 알아보는 꼭지를 수록하였다. '와인에 관해'에서는 와인의 역사, 등급, 구분(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로제 와인, 스파클링 와인, 귀부 와인, 아이스 와인, 강화 와인), 잔(물 잔, 샴페인 잔, 플루트, 이나오 와인 잔, 배불뚝이 와인 잔, 다용도 잔, 화려하게 장식된 잔), 테이스팅을 알아본다. '커피에 관해'에서는 이탈리아의 지역별 커피 문화, 커피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주를 이루는 내용은 음식, 치즈, 와인이 차지한다. 역사와 관광 명소는 곁가지 같은 느낌을 받았고 결국 음식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를 활용해 만들어진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읽으면서 다소 아쉬웠던 점은 부제로 '맛과 역사를 만나는 시간으로의 여행'이었지만 여행을 같이 떠난다는 기분보다는 이탈리아 20개 주의 지리적 특성, 관광 명소, 음식, 치즈, 와인을 설명하는데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미식 여행이라면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에피소드, 직접 맛본 음식에 대한 평가가 있었다면 훨씬 재미있게 읽었을 것 같다. 생소하게 느껴지는 부분을 짧은 설명만 듣고 독자가 다 알기란 어렵다. 단지 수준급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여행하는 것 같았고 무엇보다 음식을 하나하나 맛보고 싶어지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