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한 사람을 위한 저속생활법 - 20대 내내 우울증을 앓았던 내가 회복되기까지 했던 일들 50가지
데라상 지음, 원선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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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우울증을 앓으면 일상생활이 무기력해져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기분이 착 가라앉고 혼자만의 동굴 속으로 숨어버린다. 그래서 우울증이 무섭다고 한다. 이 책을 쓴 저자도 22살에 우울증이 발병한 이후 9년째 겪고 있다. 저자는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자들이 무엇을 하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마인드, 사고, 생활습관, 인간관계, 일 등 5단계로 나눠 자신이 회복하기 위해 했던 50가지 일들을 담담하게 쓸 뿐이다. 우리는 경쟁 사회에서 남과 나를 비교하고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너무 애쓰면서 살아간다. 그러다 보면 번아웃도 오고 스스로를 불행이란 감옥에 가두기에 이른다. 사회가 인정하는 특정 시기에 해야 할 것들을 하지 않으면 마치 도태된 아웃사이더 같은 느낌이 들고 인생의 패배자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내 마음 챙김이 우선이다.


하루하루 버티면서 살아가느라 힘들고 지쳐도 위로해 줄 사람이 없을 때는 온갖 생각이 다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우울증에서 회복하려면 저자가 실제로 해봤던 일들을 따라 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의욕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어두운 터널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계속 그렇게 산다면 자신에게 너무 미안하지 않을까? 무엇이 되었든 이것도 살기 위한 자구책이자 몸부림이다. 누구나 내게 맞는 생활방식과 삶이 있는 것이다. 사회의 틀 안에 억지로 나를 끼워 맞추다 보니 탈이 난다고 생각한다. 과도한 업무와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다거나 마음을 쉽게 조절되지 않을 때는 잠시 멈춰 서서 다독여 줄 필요가 있다. 어떻게 보면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작은 배려도 필요한 것 같다.


한 손안에 다 들어가는 작고 귀여운 책이지만 이 안에는 저자가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한 많은 고민과 노력의 흔적들이 있다. 22살이라는 아직 젊은 나이에 발병한 우울증을 9년째 겪고 있으니 그동안 고군분투하며 살기 위해 애쓴 이야기인 것이다. 우울증에 대한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을 발견하고 함께 이겨내기 위해 응원을 보내는 느낌을 받았다. 평범하게 살아간다는 게 의외로 힘들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우리 앞에 지금보다 나아질 거라는 희망이 보이고 내일을 꿈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 현재 힘든 시기를 지나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선택에 이르기 전에 어떻게든 몸과 마음, 생각이 건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 터널은 어두컴컴해서 앞이 보이지 않지만 저 멀리 빛이 비친다는 건 곧 터널도 끝난다는 얘기다. 아무쪼록 이 책을 읽으면서 무기력한 생활에서 벗어나 기운을 차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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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 5 - 한국과 일본의 민간 교류를 통한 공감과 이해, 일본 문화 다섯 번째 이야기 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 5
이경수.강상규.동아시아 사랑방 포럼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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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같은 동아시아권 나라지만 일본은 예로부터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섬나라였다. 고립된 환경에서 오랫동안 봉건 제도의 지배 아래 적자생존을 해야 했기 때문에 그들만이 암묵적으로 지켜야 할 예절이 존재한다.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에서 드러나는 일본인만의 모습을 온전히 이해하긴 힘들었고 다르다는 거리감이 들었다. 몇몇 애니메이션은 좋지만 흔히 왜색이 짙게 드러나는 일본 고유의 전통과 신화가 드러날 때 거부감이 드는 건 사실이다. 일본인은 누군가에게 정중하게 부탁하거나 사과할 때 반드시 90도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일정한 거리 두기를 해 개인 영역을 잘 내어주지 않는다. 교토 사람과 오사카 사람이 말하는 방식이 다른 것을 보면 지역별로 차이가 있을 것 같고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라도 일본 문화는 다르게 받아들인다.


물론 일본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일은 쉽지 않거니와 현지인들과 자주 부딪히며 익혀야 겨우 알 정도니까 말이다. 일본에서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면 배워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서로 다른 특성을 무시하고 무조건 추켜세우는 건 경계한다. 일본이 방제 분야에 앞설 수밖에 없는 건 자연재해가 워낙 자주 일어나기 때문이지 시스템이 잘 갖춰진 나라여서 그런 건 아니다. 아직도 전자 시스템보다는 아날로그로 행정을 처리하는 나라가 일본이다. 이 책은 몇몇 저자가 쓴 것이 아니라 일본과 관계있는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기고를 받아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라 글마다 편차가 심하다. 이번 다섯 번째 이야기는 '한국과 일본의 민간 교류를 통한 공감과 이해'라는 주제로 일본 문화를 경험한 여러 저자들의 에피소드들을 담았다.


일본인과 비즈니스로 교류하거나 여행할 때 그들만의 예절과 문화에 대해 미리 알고 가면 실례하거나 무례를 범할 일을 줄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와 다른 일본만의 고유한 문화를 알고 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두꺼운 책이지만 훑어보듯 가볍게 읽을만한 책이다. 그들의 전통과 문화를 깊게 파고들었다기보단 저자마다의 생각과 경험담이기 때문에 미리 간접 체험을 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다. 워낙 다양한 이력을 가진 저자들의 글을 모아서 책을 엮다 보니 책의 완성도가 떨어졌다. 오타가 많이 발견된다거나 일본식 표현으로 어색하게 쓴 문장과 사실 관계가 다르게 적힌 부분은 최소한 재고를 거치지 않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일본 문화를 이해하자는 좋은 취지에서 5권까지 나왔는데 전체적으로 들쑥날쑥 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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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 서바이벌 가이드 - 재난에서 나와 내 가족을 지키는 생존의 기술
가자마 린페이 지음, 신찬 옮김 / 시그마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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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책날개 면에 저자 이력을 보니 보이스카우트 리더 및 국내·외 아웃도어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술을 습득했으며, 아웃도어와 서바이벌 기술, 공작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생존 능력'을 전파하는 등 본업은 만화 작가이지만 야생에서 생존하기 위한 많은 기술을 익혀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보다 지진, 쓰나미, 태풍, 산사태 등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본 태생이다 보니 생존 및 재난용품을 챙기는 것과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몸을 지키는 333 서바이벌 매뉴얼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우린 기껏 해봐야 화재 예방교육을 받거나 대피소로 피하는 것이 전부다. 일본은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하여 자체 매뉴얼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용 가방인 란도셀에 보안 벨을 의무적으로 달고 다닌다고 한다.


생존을 위한 기술을 익혀두면 살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하는 상황에서 꽤 쓸모가 있다. 말 그대로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고립되었을 때 몸 어딘가를 다쳤을 경우에 빠른 대처로 생명을 건질 수 있다. 도보 위를 걷고 있을 때나 식당에서 누군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을 때 심폐소생술을 익혀뒀다면 골든 타임에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책에서는 도구를 직접 만드는 방법들도 소개해 주고 있는데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인 수단이긴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말처럼 정교하게 길이를 맞추지는 못하더라도 어떤 순서로 만드는지 배워두면 <정글의 법칙>이란 프로그램에서 보듯 주변 지형지물을 최대한 이용해서 셸터나 모닥불을 만들어 잠을 자고 구한 식재료로 음식을 조리해서 먹을 수 있다.


책 구성은 제1장 생존 기술, 제2장 생존 후 기술, 제3장 매일 연습하는 기본 기술 나뉜다. 생존 기술은 다급한 응급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제적으로 조치해야 할 기술이며, 생존 후 기술은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장시간 생존하기 위해 도구를 만들거나 요리를 하는 기술이다. 매일 연습하는 기본 기술은 주로 로프로 매듭을 묶는 다양한 방법과 칼로 나무를 다루는 기술이다. 여기서 '로프 다루는 법을 익히자' 코너를 실생활에서도 매우 유익한 방법이다. 다양한 매듭 방법을 익히고 의자나 화덕, 삼각 벤치 해먹, 침상, 트리하우스를 만드는 등 로프와 맥가이버 칼만 있으면 뭐든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개인적으로 책에 나온 서바이벌 기술을 익히는 교육 과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재난 상황에서 생존하는 기술을 익힐만한 곳이 없다.


사진보다 더 정교하게 그린 그림과 상세하게 알려주는 서바이벌 기술 덕에 만약 내가 고립되거나 위급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살면서 여러 고비를 겪었고 잘 넘겼지만 살아가는 동안 필요한 기술이 아닐까 싶다. 실생활에 도움이 많은 되는 방법들이었고 눈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 따라 해보면서 연습하고 익혀둬야 할 것 같다. 그림으로 워낙 잘 설명해 주고 있지만 한 번이라도 해보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 우리나라도 절대 안심할 수가 없다. 얼마 전 일어난 산불 사태나 매년 여름철마다 반복되는 홍수와 산사태, 몇 년 전 경주에서 일어난 지진 등 생존을 위한 대비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비주얼 서바이벌 가이드>에서 알려주는 기술들은 나를 지키는 것은 물론 가족과 이웃까지도 살릴 수 있기 때문에 온 가족이 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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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윈 - 찰나의 영광을 넘어 오래 지속되는 승리로
캐스 비숍 지음, 정성재 옮김 / 클랩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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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슬프지만 그 누구도 부정하기 힘든 사실은 우리 사회가 1등만을 기억하고 대단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승자가 아니면 패자가 되기 때문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우승을 하고 싶고 승자로서 1등이 되고자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 사회가 내리는 성공의 의미가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있다. 승자독식사회에서 모든 사람들이 승자만을 기억할 때 그 믿음이 우리에게 유익하지 않다는 진실을 들려준다. 승리 지상주의에 집착할수록 온갖 부정과 반칙이 난무하고 과거의 영광이 지워져버린다는 걸 여러 스포츠 사례에서 우리는 알고 있다. 이 책은 총 3부로 나눠 승리의 의미와 망가트린 사례를 밝히고 롱 윈 사고법에 따른 승리를 재정의한다.


1부 승리란 무엇인가

2부 승리는 어떻게 인간을 망가트리는가

3부 지속되는 승리는 어떻게 얻는가


모든 주목은 순위권에 든 사람이 아니라 오로지 1등을 달리고 있는 단 한 사람을 바라본다. 마치 한쪽으로 기운 운동장처럼 스포츠, 역사, 정치, 경제, 문화 할 것 없이 승자의 편에서 세상은 돌아갔다. 이런 사회에선 부패가 만연하고 왜곡된 역사를 배울 가능성이 높다. 균형 잡힌 사고와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보단 기득권의 입장에서 결정하고 판단하기 때문에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우리는 사업을 하더라도 반드시 성공해야 하기 때문에 실패를 두려워한다. 실패해도 괜찮은 것이 아니라 실패한다는 건 인생의 패배자가 되기 때문이다. 성공 사례보다 오히려 95%가 겪은 실패담이 배울 점이 많은데도 현실은 성공밖에 없다.


이 책은 성공이나 우승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롱 윈 사고를 하는 것이 필요한데 명확성, 꾸준한 배움, 연결이라는 핵심 요소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세상 속의 나를 바라보는 방식, 그리고 타인과 연결되는 방식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은 바로 트로피보다 훨씬 오랫동안 남는 것들에 관한 것이다. 성공만을 위해 달려갈 것이 아니라 더 넓은 관점에서 주변 세상과 연결하는 법을 배우고 목적의식과 사회적 책임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이로운 가치를 실천하는 길이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가 생각보다 많은 편견을 갖고 있으며 내가 믿고 따른 것이 전부라고 여긴다는 점이다. 궁극적으로 삶을 바라보는 관점의 중요성을 외면한다.


"경쟁자를 이겨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배우고 협력할 대상으로 바라본다면 새로운 길이 열린다. 경쟁을 뜻하는 영어 단어 competition의 어원은 competere로, 그 의미는 '함께 노력하다'이다. 이 뜻을 되짚어 보면,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쟁자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스트레스와 두려움도 줄어든다."


적자생존으로 갈수록 심화되는 경쟁 사회에서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은 달갑지만은 않다. 하지만 반드시 이기고 무너뜨릴 대상으로 바라보기 보다 서로에게 부족한 점은 배우고 협력하며 나아갈 대상이 된다면 더 큰 기회를 잡고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지 않을까? 독과점이 위험한 이유와 천적이 없는 생태계에선 자연 질서가 무너지게 마련이다. 우리 사회처럼 어릴 때부터 치열하게 경쟁해서 살아남은 자가 승리한다고 주입시킨 사회일수록 롱 윈 사고법이 필요하다. 성공만이 전부가 아니라 삶에 오래 남을 가치를 깨닫고 나면 목적과 방향도 달라질 것이다. 승리와 성공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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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 - 더 아름다운 삶을 위한 예술의 뇌과학
수전 매그새먼.아이비 로스 지음, 허형은 옮김 / 윌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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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이미 미술치료가 마음 치유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알려진 내용이다. 이 책은 뇌과학 사례로 이를 증명해낼 뿐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작품을 감상하거나 직접 예술 행위에 참여하는 것이 우울증을 개선하고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무슨 일이든 내 손으로 뭔가를 만들어간다는 건 자신감을 되찾고 대단한 성취감을 느끼게 해준다. 뇌가 힘들다는 건 과부하가 걸리거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해서 휴식이 당장 필요하다는 신호다. 사람들이 주말에 야외로 가거나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방문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건 자신을 위해서라도 필요한 일이다. 주중 내내 받은 스트레스도 풀고 뇌가 쉴 수 있도록 긴장을 해소시켜야 다시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술은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간섭, 감사, 억압과 관계된 영역인 인지 조절망의 활동을 증대시켜 자기비판, 자기 판단, 억제 기능을 낮추는 것으로 낙인에 맞선다. 상황에 대처하고 회복하는 것을 도울 뿐 아니라 작품을 매개로 더 깊은 이해와 공감을 얻을 감상자들도 그 작용에 참여시킨다."


2021년 메타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예술적 개입이 정신 건강에 낙인을 줄이는 데 극적인 효과가 있다고 결론지었다는 것이다. 대참사나 재난을 겪거나 사건·사고의 직·간접적 당사자는 트라우마와 PTSD, 중증 정신 질환에 시달리는데 예술 덕분에 계속 살아가고 치유된 사례가 수없이 많다고 한다. 방치된 채 혼자 있거나 눈을 감을 때마다 반복되는 트라우마와 악몽 같은 고통에서 해방되려면 예술 처방이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다.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건 몸에 난 상처를 회복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으로 받는 상처를 치유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유가족들이 받은 마음의 상처는 굉장히 오래가고 깊다고 한다. 얼마나 큰 상실감과 아픔을 겪었는지를 이해한다면 예술 활동을 병행하여 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사회가 나서 이들을 도와야 한다.


"그 의사의 말이 유독 심금을 울렸어요. 제게 삶의 예술이란 우리가 서로에게 줄 수 있는 것들의 총체에, 우리가 함께함으로써 세상에 존재를 표명할 수 있는 방편들의 총체에 진정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대 사회는 외로움이라는 질병에 곪아들어가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도시에 같이 살지만 마음은 늘 외딴 섬처럼 외롭고 쓸쓸하다. 여기서 예술은 뿔뿔이 흩어진 개별자들을 하나로 묶어 같은 경험을 하게 한다. 예술 활동이라는 건 굉장히 넓고 다양한데 참여한다는 것만으로도 외로움을 치유하는데 도움이 된다. 세상에 홀로 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예술을 통해 나를 드러내고 소속감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예술을 뇌과학으로 풀어 설명하니 정신 건강이 위태로운 이 시대에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은 어떻게든 치료받으면 나아질 수 있지만 병든 정신과 마음을 확실하게 치유하려면 예술적 개입이 필요하다.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예술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걸 밝혀낸 이 책을 읽으면서 더 나은 삶을 위한 예술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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