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기억이 났어요. 오래 전에 만화를 챙겨보다가 새로 나온 시리즈는 보지 않고 있었는데... 10권을 보니 영화와 다른 결말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요. 영화는 힘찬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결말이 왜 그렇게 새롭게 느껴졌었는 지 이제서야 알게됐어요. 영화의 전개라면 다이가 유럽으로 가는 계기와 시점은 언제가 될까요?
왠지 찬바람이 불면 재즈가 듣고 싶어집니다. 작가가 재즈를 아주 좋아하는 것 같아요.작가가 좋아하고 이해하는 재즈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은 들어서 좋으면 그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니가 부쳐준 올배쌀을 공기에 담아와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묵묵히 쌀알을 씹으며 그녀는 생각했다. 치욕스러운 데가 있다, 먹는다는 것엔. 익숙한 치욕 속에서 그녀는 죽은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 사람들은 언제까지나 배가 고프지 않을 것이다, 삶이 없으니까. 그러나 그녀에게는 삶이 있었고 배가 고팠다. 지난 오년 동안 끈질기게 그녀를 괴롭혀온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허기를 느끼며 음식 앞에서 입맛이 도는 것.
얼굴은 어떻게 내면을 숨기는가, 그녀는 생각한다. 어떻게 무감각을, 잔인성을, 살인을 숨기는가.
체머리 떠는 노인의 얼굴을 너는 돌아본다. 손녀따님인가요, 묻지 않고 참을성 있게 그의 말을 기다린다. ‘용서하지 않을 거다.’ 이승에서 가장 끔찍한 것을 본 사람처럼 꿈쩍거리는 노인의 두 눈을 너는 마주 본다. ‘아무것도 용서하지 않을 거다. 나 자신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