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읽은 책에 대해, 허세를 부리는 한심한 시간일지라도, 이야기 할 수 있는 자리가 드물다. 음성도서(오디오북)가 나오지만, 여러 사람들과 공감하기는 어렵다. AI를 활용한 음성도서로는... 한 사람이 그 책을 통해 느끼는 여러가지를 전달해주지 못하고, 정확한 단어만 전달하게 될 것이다.
파장을 제거한 듯 느껴졌던 음악파일은 이제 고품질 파일과 재생장치의 발전으로, 더욱 정교하게 음악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그렇지만 현장에서 듣는 공기의 파장을 통한 음악과는 거리가 있겠지...
예전 김영하 작가가 책을 읽어주는 팟캐스트를 들은 적이 있었다. 빨간 책방에서 나누는 책 이야기도 반가웠다. 영어동화책을 읽어준다는 어떤 동영상은...책에 대한 느낌이 너무 달라서 두 편 이상 듣지 못했다.
그레구아르는 어떤 낭독자였을까. 그리고 낭독회에서 같이 듣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어떤 시간이었을까? 궁금해진다.
책을 통해서, 낭독의 시간을 통해서 나와/타자인 나와 만난 사람들이 나온다.
책은 항상 그 자리에 있지만, 책을 읽은 사람들의 삶은 나아간다. 어떤 상황이라도 자신이 어떤 방향을 정해서.
‘심심해서,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책을 읽더라도’ 그렇다는 의견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보려고 한다.
![](https://image.aladin.co.kr/product/22987/32/cover150/8954670512_1.jpg)
책은 우리를 타자에게로 인도하는 길이란다. 그리고 나 자신보다 더 나와 가까운 타자는 없기 때문에, 나 자신과 만나기 위해 책을 읽는 거야. 그러나까 책을 읽는다는 건 하나의 타자인 자기 자신을 향해 가는 행위와도 같은 거지. 설령 그저 심심해서, 시간을 때우기 위해 책을 읽는다 해도 마찬가지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