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 접속해 있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온라인으로 접속했다기 보다는 어딘가에 관심을 두고 푹 빠져있는 시간 말입니다.
책을 읽어온 기록을 보면 그게 보입니다. 어떤 작가, 어떤 주제, 누군가의 추천 등으로 섹션을 나눌 수 있어요.
그래도 다른 관심사를 이어주는 건, 변치 않고 해온 ‘읽는‘ 행위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어떻게 이런 걸 생각할 수 있을까?‘하는 동경의 마음과 어떤 책에 대한 시시한 마음이 더 뾰족해집니다.
관찰자의 삶에도 책과 글은 도움이 많이 됩니다만, 행동하게 하는 어떤 지점이 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듯이 하는 행동과 어렵지만 해야하는 행동이 있습니다. 어렵다는 것은 내적/외적 요인 모두 해당하겠지요.
계속 읽으면서 글을 써 나가려고 합니다. 그렇게 첫 한 발을 내딛다보면, 김연수 작가가 해 준 말이 현실이 되겠지요. 달을 향한 한 걸음이 우리를 달로 데려가 주겠지요. ‘좋아하는 일을 더 좋아하고 지금 여기에서 시작해 더 먼 미래까지 술술 나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늘 대의에는 동의하기가 쉽지만, 사소한 순간들은 참기 어렵거나 공감하기 어려운 틈이 있습니다. 그 틈을 맞닥뜨리면 피해간다고 생각하지만 언젠가는 폭발하게 됩니다. 한 번, 두 번, 세 번... 그리고는 남들이 하지 않는 말을 내뱉고 맙니다. 이런 순간들에 냉철해져야 하는 데 말이죠.
그래도 쉽지 않겠지만 세상을 관찰하겠습니다. 나와 무관한 듯 하지만 나를 둘러싼 세상과 또 직접적으로 호흡하며 사는 세상을 관찰하겠습니다. 그리고 남은 반년 동안 쓰겠습니다. 사소한 글쓰기라도 써보겠습니다.
그렇게 한 발을 내딛으면 보이는 게 달라졌던 경험이 있습니다. 세상을 산다는 것은 서있는 자리가 바뀌고 다양하게 경험하면서 내 안에 쌓이는 것과 관계가 있겠지요.
대단한 야심이 있지 않았고, 사소한 취향과 경험들을 좋아하는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먼 세상과 가까운 세상을 관찰하면서, 거기서 겪은 시간들을 이제는 써 내려가려고 합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지금을 힘들게 겪고 있는 누군가에게, 짧은 시간이라도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그런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