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들을 노래함

  하지장(賀知章, 659744)*

 

푸른 옥으로 다듬은 한 그루 나무 높기도 한데,

가지마다 늘어진 푸른 실타래.

가느다란 나뭇잎 누가 마름질 했을까,

이월의 봄바람이 가위질을 했다네.**

 

 

* 도판은 하지장.

 

 

咏柳(영류)

 

碧玉妝成一樹高 (벽옥장성일수고)

萬條垂下綠絲絛 (만조수하녹사조)

不知細葉誰裁出 (부지세엽수재출)

二月春風似剪刀 (이월춘풍사전도)

 

 

 

* 하지장은 당나라 현종 때의 시인이자 서예가로 명성이 높았다. 시선 이태백을 발굴한 인물로도 유명하며 이태백 등 여러 시인과 교류하며 자유분방하게 살았던 시인이다.

** 한시 번역은 김영진 박사의 도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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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의 지혜는 하늘도 예측할 수 있다.

   衆人之智, 可以測天(중인지지, 가이측천)

 

여러 사람의 지혜를 한데 모으면 신비한 하늘의 현상이나 하늘의 뜻까지 헤아릴 수 있다는 말이다. 반면 독단(獨斷)하면 그 한 사람뿐이다. 여기서 말하는 여러 사람의 지혜란 오늘날로 보자면 사람들의 정보 그리고 그 정보에 대한 각자의 의견과 처리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각자의 의견을 모아서 최종적으로 정책 결정에 반영하는 것이야말로 과학적인 관리 방식이자 정책 결정의 방식이 아니겠는가?

 

여러 사람의 힘이 모이면 하늘도 이긴다는 말도 있다. 바야흐로 현대 사회는 집단지성의 시대이다. 다양한 정보와 견해를 모아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걸러내 필요한 정책과 대안으로 다듬어내는 시스템을 가진 조직이야말로 생존을 넘어 발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가진 조직이라 할 것이다.

 

설원』 「권모

 

 

 

 

 

중국사의 오늘 :

1980131

신화사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내몽고 음산(陰山) 서쪽에서 수천 년에 걸쳐 형성된 암각화의 보물 창고가 발견되었다. 초보적인 조사를 거친 결과 음산 암각화는 중국 고대 유목민족의 문화를 여실히 보여주는 진귀한 작품으로 고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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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은 그 꽃을 찾는 것이 아닌 그 뿌리를 뽑아내야 하는 것이다.

   學非探其花, 要自拔其根(학비탐기화, 요자발기근)

 

당나라 때의 시인 두목(杜牧)의 시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공부는 눈에 보이는 성과에 만족해서는 안 되고, 그 근원을 찾아 본질적 내용을 체득해야 한다는 뜻이다.

 

성과 위주의 조직을 운영하다 보면 조직이 비인간적으로 변질되듯, 교육도 성적 위주로 흐르면 배우는 사람의 인성(人性)을 해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은 학습의 동물이다. 학습 자체가 인간의 욕망의 한 부분이다. 따라서 동물적 욕망과 학습 모두 인간을 전진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학습은 멈춰야 할 종착점이 없지만 욕망은 한 시도 절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같은 욕망이라도 학습은 동물적 욕망을 절제하는 반대편의 욕망이다. 그래서인지 두목은 뿌리가 깊고 튼실해야 가지와 잎도 무성해진다고 말한다.

 

유회조사등시(留誨曹師等詩)

 

 

 

 

 

중국사의 오늘 :

757130(당 숙종 지덕 2년 정월 을묘)

당 제국을 거의 멸망으로 몰아넣었던 안녹산(安祿山)이 자기 아들 안경서(安慶緖)에게 살해되었다. 장안을 함락시키고 황제가 된 안녹산이 갑자기 시력을 잃고 정신분열로 아들까지 죽이려 하자 아들이 선수를 친 것이다. 이로써 안녹산의 난은 진압 단계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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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배는 늘 군자의 단점을 들추고, 군자는 소인의 장점을 버리지 않는다.

   小人每拾君子之短, 君子不棄小人之長(소인매습군자지단, 군자불기소인지장)

 

증광지낭보는 명나라 때의 소설가 풍몽룡(馮夢龍)이 편찬한 지혜 총서 지낭의 증보판으로, 이 말은 여기에 나오는 명구이다. 원래의 대목을 다 옮기자면 소인배는 늘 군자의 단점을 들추어내기 때문에 소인이라 하고, 군자는 소인의 장점을 버리지 않기에 군자라 하는 것이다이다.

 

타인의 단점까지 덮어줄 필요는 없지만 그 사람의 장점은 보지 않고 기어코 사소한 단점을 들추어내서 그 사람을 깎아내리려는 풍조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특히 도덕성이나 윤리와 관련된 자질이 아닌 이념이나 사상을 가지고 흠을 내려는 못된 사회적 기풍이 만연한 우리 현실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소인들만 넘쳐나다 보니 군자가 어떤 사람인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세상이 삭막하다. 젊은이들이 무얼 보고 배울까 걱정이다.

 

증광지낭보(增廣智囊補) 술지부(術智部)

 

 

 

 

 

중국사의 오늘 :

1035129(북송 인종 경우 원년 12월 계유)

북송의 황제 인종(仁宗)이 서하(西夏) 왕국의 실권자 조원호(趙元昊)에게 불경을 내렸다. 이것이 저 유명한 송판 대장경(大藏經)이다. 대장경간행은 송 왕조 불교사의 가장 큰 사건이자 세계 불교사의 쾌거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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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호 또는 추호의 아내

   秋胡(추호) 또는 秋胡婦(추호부)

 

한나라 때의 학자 유흠(劉歆)이 짓고 진()나라 때 갈홍(葛洪)이 모은 것으로 전하는 서경잡기는 총 132조의 고사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전한다.

 

추호는 노나라 사람으로 결혼한 지 석 달 만에 지방으로 발령을 받아 전근을 갔다. 3년 뒤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에 고향 마을의 교외에서 뽕잎을 따는 아리따운 처자를 만났다. 처자의 미모에 마음이 동한 추호는 그녀에게 황금을 주었다. 처자는 남편이 지방으로 전근을 가 있는 3년 동안 독수공방 지조를 지키며 지내왔는데 오늘 뜻하지 않게 모욕을 당했다며 부끄러워했다. 추호도 부끄러워 얼른 그 자리를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왔는데, 알고 봤더니 그 처자가 다름 아닌 자신의 아내였다. 추호가 다시 교외가 달려 나가 아내를 만났지만 두 사람 모두 부끄러움에 어쩔 줄 몰라 했고, 아내는 결국 기수(沂水)에 몸을 던지고 말았다.

 

그 뒤 추호는 마음을 저버린 못난 남자를, ‘추호부는 정절을 지킨 깨끗한 여자를 비유하는 단어가 되었다. 요즘 세태에 비추어 볼 때 참으로 속 쓰린 고사가 아닐 수 없다. ‘추호를 무색케 하는 남자들투성인 세상이다. 그럼 추호의 아내같은 여성은?

 

서경잡기(西京雜記)

 

 

 

 

 

중국사의 오늘 :

1946128

국민당 국방최고위원회는 전국 각지 인민의 열화 같은 요구로 일제로부터 수복한 지역에 대한 언론조사법 등 통제법안을 취소했다. 국민당의 각종 통제에 대한 인민의 저항이 본격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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