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부가 상층으로 몰리면 백성은 흩어지고, 재부가 아래로 분산되면 백성은 하나로 뭉친다.

   財聚則民散, 財散則民聚(재취즉민산, 재산즉민취)

 

부가 일부에게로 쏠리느냐 고루 나누어지느냐에 따라 민심의 향배가 결정된다는 명구이다. 송나라 때 채양(蔡襄)은 재물의 쓰임에 관한 글에서 신이 듣기에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라 근본이 튼튼하면 나라가 평안하다고 들었습니다라고 한 다음 예기의 이 명구를 인용한다. 부의 쏠림 현상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다만 귀천이 분명했던 왕조 체제에서 부가 집중되는 것과 민주 체제에서 부가 상위 몇 퍼센트에 쏠리는 것은 분명 질적인 차이가 있다. 자유가 먼저냐 평등이 먼저냐의 선택에서 저울추가 갈수록 평등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 같다. 복지(福祉) 따위와 같은 이름을 쓴 채…….

 

예기(禮記) 대학(大學)

 

 

 

 

 

중국사의 오늘 :

1793117(청 고종 건륭 5712월 경오)

건륭제 때 건륭보장’(乾隆寶藏)이란 은폐를 주조하여 서장(西藏, 티베트) 지역에서 통용되게 했다. 중국 역사상 최초의 은폐 주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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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되지 않았는데 억지로 자라게 할 수 없고,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는데 억지로 일을 성사시킬 수 없다.

   時不至, 不可强生. 事不究, 不可强成. (시부지, 불가강생. 사불구, 불가강성)

 

세상사 이치가 그렇다. 기다려야 할 것은 기다려야 한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문득 우리 교육의 현실이 뼈저리게 다가왔다. 선행학습이다, 과외다 하여 아직 때가 아닌 어린 새싹들을 마구 뽑아대고 있다. 잘 알려진 발묘조장’(拔苗助長)(맹자』 「공손추 상)이 바로 그것을 지적한 말이다(여기서 조장’(助長)이란 단어도 파생되어 나왔다). 인간만큼 더디게 성장하는 동물도 없다. 또 사람마다 다르게 자란다. 각자에 맞는 시기와 조건이 있다는 말이다. 일찍 피어서 일찍 시드는 꽃이 아닌 늦게 피더라도 오래 피어 있는 꽃으로 키우는 게 옳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국어(國語) 월어 하(越語下)

 

 

 

 

 

중국사의 오늘 :

1980116

공산당 중앙이 당··군 간부회의를 소집했다. 등소평(鄧小平)눈앞의 형세와 임무에 관한 보고를 발표했다. 중국 개혁개방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 도판은 등소평을 그린 캐리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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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가 익을 때

   瓜時(과시)

 

춘추 시대 초기 산동반도에 위치한 제나라의 통치자 양공(襄公)은 대단히 문란했다. 배다른 여동생과 사통을 했고, 그 여동생이 시집을 간 뒤에도 간통을 저질러 국제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약속도 잘 지키지 않아서 대부 연칭과 관지보에게 군대를 이끌고 먼 지방 규구라는 곳에 가서 주둔케 하면서 다음 해 오이가 익을 때면 다른 사람과 교대시켜 주겠다고 약속을 해놓고 지키지 않았다. 이에 앙심을 품은 연칭과 관지보는 역시 양공과 사이가 좋지 않던 공손무지와 안팎으로 결탁했고 반란을 일으켜 양공을 죽였다. ‘과시’(瓜時)라는 단어는 이런 고사를 모르면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 단어인데, 구체적으로 기한을 정한 약속을 가리키는 재미있는 단어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양공의 결말이 의미심장하다.

 

 사기32 제태공세가

 

 

 

 

  

중국사의 오늘 :

1011115(북송 진종 대중상부 312월 계축)

송나라 정부에서 전국의 빈민과 어업 관련 백성들에게 나루(항구) 사용세를 면제했다. 왕조 체제에서 실시되는 복지 정책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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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죽는 것만큼 큰 슬픔은 없다.

   哀莫大於心死(애막대어심사)

 

장자는 이 세상 슬픔 가운데 마음의 죽음보다 큰 것은 없으며 육체의 죽음은 그다음이라고 말한다. 육신은 살아 있어도 마음이 죽으면 온기 없는 고목나무와 다를 바 없다. 기대도 희망도 목표도 추구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삶은 진짜 죽음보다 더 무섭다. 말 그대로 살아 있어도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생불여사’(生不如死). 남녀 간의 애정도, 친구 간의 우정도, 조직의 인간관계도, 통치자와 백성의 관계도 마음이 죽어서는 다 소용없다. 미움보다 더 무서운 것이 무관심이란 말이 그래서 나왔을 것이다. 마음의 죽음을 일으키는 가장 원인은 뭘까? 기대가 실망으로 변하는 그 순간이 아닐까.

 

장자(莊子) 전자방(田子方)

 

 

 

 

 

중국사의 오늘 :

1988114

대만의 국민당 주석 장경국이 병으로 사망했다. 장경국은 장개석의 장남으로 1910년에 태어나 1949년 장개석과 함께 대만으로 쫓겨난 뒤 장개석의 후계자로 국민당 1당 독재를 이끄는 주석이 되어 대만을 통치하다가 이해에 79세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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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령은 간단명료해야지 번거로워서는 안 된다.

   法令省而不繁(법령생이불번)

 

손자병법과 더불어 병법서의 쌍벽을 이루는 오자오기병법이라고도 한다. 전국 시대의 군사 전문가 오기(吳起)는 그 자신이 뛰어난 장수이자 개혁 정치가였다. 그는 훗날 자신의 실제 경험을 이론으로 정리했는데 이것이 오자이다. 그는 이 책 중 장수의 자질 등을 논한 논장편에서 장수의 명령은 간결해야지 번거로워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논리는 비단 군사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조직이나 국가 통치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번거로운 법령은 백성을 힘들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나라를 세운 유방(劉邦)은 진()나라의 번잡하고 가혹한 법령을 다 없애고 세 조항만 남기겠다는 약법삼장’(約法三章)의 공약을 발표하여 민심을 얻고 나아가 천하를 다시 통일할 수 있었다.

 

오자(吳子) 논장(論將)

 

 

 

 

중국사의 오늘 :

1909113

이탈리아에서 지진이 일어나자 청 정부가 은 5만 냥을 구호기금으로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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