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의 책을 읽는 것이 한 치의 행동만 못하다.

   讀得一尺, 不如行得一寸(독득일척, 불여행득일촌)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천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지적한 명구이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한 글자를 읽으면 행동으로 한 글자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천이 따라야만 독서가 완성된다고 본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배워서 현실에서 활용해야 한다는 학이치용’(學以致用)의 정신이다. ‘경세치용’(經世致用)도 같은 맥락이다. 예나 지금이나 현실과 실천을 벗어난 죽은 독서와 공부는 지식인의 자위(自慰)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실천 없는 공부를 가지고 행세하려고 하면 세상에 해를 끼치게 된다. 잘못된 공부로 부와 권력을 쥔 자들이 세상을 어떻게 망치고 있는지 잘 보고 있지 않은가!

 

성리대전(性理大全) 53 학십일學十一 독서법(讀書法)

 

 

 

 

 

중국사의 오늘 :

589122(수 문제 개황 9)

수나라에서 진()을 멸망시키고 중국을 통일하면서 270년에 걸친 장기 분열 시대인 남북조 시대가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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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이란 것은 글자의 눈썹이자 눈이다.

   點者字之眉目(점자자지미목)

 

다분히 철학적인 이 명구는 남송 시대 서예가이자 예술가였던 강기(姜夔)가 서예 이론서인 속서보에서 한 말이다. 서예에서 글자에 점 하나 찍는 것은 사람의 눈썹과 눈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서예를 처음 시작할 때 배우는 글자가 ’()인데 맨 위 점을 찍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점이 어떻게 찍히느냐에 따라 글자 전체의 모양과 기운이 결정된다. 얼굴에서 사람의 인상을 좌우하는 부위로서 눈과 눈썹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정말 말 그대로 인상을 결정한다고 할 수 있다. 서예에서 글자의 시작인 점의 중요성을 눈썹과 눈에 비유한 강기의 논리가 자못 인상적이다.

 

속서보(續書譜) 진서(眞書)

 

 

 

 

 

중국사의 오늘 :

733121(당 현종 개원 21년 정월 경자삭)

당나라 현종이 천하 지식인에게 집집마다 노자한 권씩을 소장하도록 하고, 매년 과거에 상서논어를 줄이고 노자를 넣게 했다. 노장 사상에 심취했던 현종의 취향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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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을 낚으려는 자 치고 덕 있고 유능한 사람 없다.

   鉤名之人, 無賢士焉(구명지인, 무현사언)

 

진짜 어질고 유능한 인재는 헛된 명성을 탐하지 않는다. 관중은 이 말에 이어 이익을 구하는 군주 치고 왕업을 이루는 군주는 없다. 현명한 사람의 행동은 그 몸을 바르게 하지 그 명성은 잊는다. 왕업을 이루는 군주는 도를 행하되 공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이 하는 일이 옳다면 그에 따른 명예나 이익은 염두에 두지 않아야 제대로 행할 수 있다. 옛사람이라 해서 명성을 마냥 배척한 것은 결코 아니다. 명성을 추구했고 필요로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질(實質)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명성이 실질을 앞지르는 것(명성과실名聲過實)을 경계한 것이다. 명성은 늘 실질적인 선행과 함께 오는 법이다.

 

관자(管子) 법법(法法)

 

* 도판은 관중.

 

 

 

 

 

중국사의 오늘 :

1861120

청나라 정부에서는 총리각국사무아문(줄여서 총리아문, 총서, 역서 등으로 부름)을 설립하고 정부 차원에서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아편전쟁 이후 서양 열강은 청나라 정부에 서양 문물을 받아들일 전문 기구의 설치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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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간신과 큰 속임수는 마치 충성스럽고 믿음직해 보인다.

   大奸似忠, 大詐似信(대간사충, 대사사신)

 

송나라 때 인물인 여회(呂誨)가 쓴 왕안석을 논함이란 글에 나오는 명구이다. 큰 도적은 도적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말도 있듯이, 얼핏 정말 충성스럽게 보이는 자를 경계하라는 말이다. 송나라 때는 당쟁이 심했는데 그러다 보니 당파끼리 충간(忠奸) 논쟁을 벌여 서로를 간신으로 지목하는 현상이 만연했다. ()과 간()을 어떻게 가리며, 선과 악을 어떻게 분별하는가?

그 사람이 평소 적선(積善)하며 살았는가를 보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리더의 입장에서 부하의 충간은 어떻게 가려낼 수 있을까? 귀에 거슬리는 바른말에 귀를 기울이면 된다. 자신의 행실을 감추려야 감출 수 없는 현대 사회에서 간신은 어떤 자일까? 아마도 적반하장(賊反荷杖)하는 자일 게다.

 

논왕안석(論王安石) 

 

 

 

 

중국사의 오늘 :

1929119

양계초가 북평(北平, 북경)에서 사망했다(1873223일생). 양계초는 중국 근대의 대표적인 사상가로서 입헌군주제를 주장했다. 만년에서는 전통 문화에 심취하여 적지 않을 저술을 내놓았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음빙실문집(飮氷室文集)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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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을 캐는 자가 돌을 깨서 옥을 꺼내듯, 인재 선발은 단점을 버리고 장점을 취하는 것이다.

   采玉者破石拔玉, 選士者棄惡取善(채옥자파석발옥, 선사자기악취선)

 

동한 시대의 유물론 철학자 왕충(王充)은 유가를 대표하는 공자와 맹자를 신랄하게 비판하여 오랜 세월 이단으로 몰렸던 불우한 사상가였다. 허무맹랑한 천명론(天命論)을 철저하게 배격하고 인간의 작용과 의지를 강조한 그는 사람을 쓰는 용인(用人)의 문제를 절묘하게 돌에서 옥을 꺼내는 것에 비유한다. 왕충은 유능한 인재라도 선과 악이 공존한다고 지적한다. 인재란 처음부터 특출 난 존재가 아니며,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버리는 과정을 거쳐야 자신의 능력을 한껏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흠부터 잡고 보는 불량한 우리네 풍토에 대한 일갈로 들린다.

 

논형(論衡) 누해(累害)

 

 

 

 

 

 

 

 

 

 

 

 

 

 

 

 

 

 

 

 

 

 

 

 

* 도판은 『논형』(명 가정본).

 

 

 

 

 

중국사의 오늘 :

964118(북송 태조 건덕 원년 윤12월 기유삭)

의관(醫官)에 대한 시험을 실시하여 솜씨가 좋지 못한 의관 22명을 축출했다. 의관의 시험에 관한 정사(正史)의 기록은 이것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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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동선 2013-01-18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멋져부러 교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