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채찍이 길어도 말의 배까지는 미치지 못한다.

   鞭長不及馬腹(편장불급마복)

 

옛사람의 말을 인용한 이 대목은 힘이 미치지 못함을 비유한 것이다. 송나라 이지의(李之儀)뇌당행(雷塘行)이란 시에서 말채찍이 길어도 말의 배에는 미치지 못하고, 인생은 유한하여 시간이 촉박하구나라고 읊었다. 그런가 하면 곽말약(郭沫若)고점리(高漸離)라는 희곡 4막에서 초나라와 진나라의 원한이 가장 깊었지만 진나라의 세력도 편장불급’(鞭長不及)이라, 장차 천하에 큰 난리가 난다면 틀림없이 그곳에서 시작될 것이다라고 하여 네 글자로 줄였다.

 

그 뒤 이 구절은 편장막급’(鞭長莫及), ‘편마복’(鞭馬腹), ‘마복도편’(馬腹逃鞭) 등으로 변용되었다. 어느 것이나 미처 힘이 닿지 않음을 비유하는 표현이다. 힘이 미치지 못할 때는 그 분야에서 자기보다 나은 사람의 힘을 빌리는 것이 현명하다. 오늘날 요구되는 리더십이기도 하다.

 

좌전(左傳) 선공(宣公) 15년조

 

 

 

 

 

중국사의 오늘 :

1958220

중국 인민지원군 총부가 1958년 말까지 625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병력을 모두 단계적으로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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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의 여자(포사)가 주(유왕)를 홀리다.

   褒女惑周(포녀혹주)

 

주나라 유왕(幽王)은 잘 웃지 않는 포사(褒姒)를 웃게 하려고 비상시에나 피우는 봉화를 수시로 피우다 결국 외적의 침입을 받아 자신은 물론 나라까지 망쳤다.

 

이 고사는 그 후 많은 문장과 시에 인용되어 역사의 귀감이 되었다. 시경(詩經)에는 빛나던 주나라를 포사가 멸망시켰다고 대놓고 말했고, 사마천은 사기』 「주본기에서 이 고사를 비교적 상세히 소개했다.

 

이 고사에서 포사의 웃음이라는 포녀소’(褒女笑)라는 단어를 비롯하여 봉화를 올려 웃음을 얻었다거화취소’(擧火取笑), ‘천금으로 웃음을 샀다천금매소’(千金買笑) 등의 다양한 표현과 단어가 파생되었다.

 

포의 여자(포사)가 주(유왕)를 홀리다는 구절은 이태백이 친구에게 보낸 시에서 나왔다. 이태백은 또 다른 망국 미녀 달기(妲己)가 은나라 주() 임금을 망친 일도 함께 거론했다. 여인에 홀려 정사를 망치는 것도 문제지만, 측근에 홀려 나라를 망치는 일도 큰 문제라는 것을 역사는 잘 보여 준다.

 

() 소아정월(小雅正月)

 

 

 

 

* 도판은 포사.

 

 

 

 

 

중국사의 오늘 :

642219(당 태종 정관 16년 정월 신미)

당 조정에서 전국 각지의 사형수를 서주(토노번)로 옮겨 호구로 삼게 하여 서북 변방 지역을 충실하게 했다. 유배형을 받은 죄수들은 서주로 보내 변방을 지키게 했는데 죄에 따라 복무 기한을 다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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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를 타고 다니는 서생

   白馬生(백마생)

 

동한을 건국한 광무제가 조회에 임하여 어쩌다 나태한 기색이라도 보일라 치면 장담은 바로바로 그 잘못을 지적하곤 했다고 한다. 광무제는 늘 백마를 타고 다니는 장담을 볼 때마다 백마생이 또 뭔 소리를 하러 온다고 했다. ‘백마생은 본래 동한 시대의 장담이란 인물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그 뒤 바른말 하는 충직한 사람을 두루 가리키는 단어가 되었다. 이로부터 간생승백마’(諫生乘白馬)라는 구절도 나왔다. ‘바른말 하는 신하가 백마를 탄다는 뜻인데, 역시 직간(直諫)을 잘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과거 왕조 체제에서 임금을 보좌하든, 오늘날 각 분야의 리더를 보좌하든 옳고 그름과 잘잘못을 바로 지적하는 충직한 참모가 많아야 한다. 나라와 조직의 건강과 건전의 지표이기 때문이다. 백마 탄 장담과 같은 충직한 공직자가 아쉬운 세태이다.

 

후한서(後漢書) 장담전(張湛傳)

 

 

 

 

 

중국사의 오늘 :

1294218(원 세조 지원 31년 정월 계유)

원 세조 쿠빌라이가 죽었다(향년 80, 1215년 출생). 쿠빌라이는 15년 동안 재위하면서 송을 멸망시키고 제국의 시스템을 정비했다. 1264년에는 수도를 화림(和林)에서 연경(燕京, 북경)으로 옮긴 다음 바로 대도(大都)로 이름을 바꾸었다. 한족은 본격적으로 몽고족의 지배 아래에 들어갔고 이민족에게 처음으로 완전히 복속되었다.

 

 

 

* 도판은 원 세조 쿠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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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일을 처리하다 보면 식견이 늘어난다.

   處難處之事, 可以長識(처난처지사, 가이장식)

 

명나라 때 사람 서정직(徐禎稷)이 지은 치언의 한 대목이다. 서정직은 이 대목에 바로 이어서 調難調之人, 可以煉性”(조난조지인, 가이연성)이라고 말한다. “다루기 힘든 사람을 다루다 보면 자신의 성격을 연마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배움이 그 안에 있다고 덧붙였다.

 

인간은 경험에서 배운다고들 한다. 문제는 힘든 일과 어려운 사람을 대하다 보면 자신의 본성을 잃고 닳고 닳은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심지를 지켜 가며 식견을 키우고 성격을 단련할 수 있다면 이 사회를 위한 좋은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치언(耻言)

 

 

 

 

 

중국사의 오늘 :

1616217(명 신종 만력 44, 후금 태조 천명 원년 정월 임신삭)

누르하치가 혁도아랍성(赫圖阿拉城, 지금의 요령성 신빈[新賓])에서 칸에 추대되어 대금국(大金國)을 세웠다. 역사에서는 후금(後金)이라 부른다.

 

 

* 도판은 누르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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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은 쉼 없이 흐르기 때문에 바다에 이른다.

   百川學海而至於海(백천학해이지어해)

 

양웅(揚雄)은 이 말에 뒤이어 丘陵學山而不至於山”(구릉학산이부지어산)이라고 말한다. “구릉은 움직이지 않고 멈춰 있기 때문에 산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하천과 구릉이 각각 바다와 산을 배우긴 하지만 하천은 바다에 이르고 구릉은 산이 될 수 없다. 수많은 하천들이 끝내 바다에 이를 수 있는 것은 움직이는 덕분이다. 구릉이 아무리 애를 써도 산이 될 수 없는 까닭은 그 자리에 서 있기 때문이다. 양웅의 말하는 이치가 깊다.

 

양웅은 운동, 발전, 실천 등과 같은 진보적 관점과 정지, 부동, 공상 등과 같은 퇴행적 관점을 대비시키고 있다. 배움이 바로 그렇다는 말이다. 인간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이다. 그 사람이 얼마나 좋은 쪽으로 움직여 왔는가가 평가의 절대 기준이 될 것이다.

 

법언(法言) 학행(學行)

 

 

 

 

 

중국사의 오늘 :

1457216(명 영종 천순 원년 정월 정해)

민족 영웅 우겸(于謙)이 해를 당했다. 향년 60(1398년 출생). 명 왕조를 통틀어 몇 되지 않는 깨끗하고 능력 있는 명장 우겸이 야비한 정쟁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12세기 악비의 죽음 이후 또 하나의 억울한 죽음으로 기록되어 있다.

 

 

 

* 도판은 우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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