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움은 무거움의 시작이고, 작은 것은 큰 것의 근원이다.

   輕者重之端, 小者大之源(경자중지단, 소자대지원)

 

진충은 이 말에 이어서 그러므로 둑은 개미구멍 때문에 무너지고, ()는 침 끝에서 새어 나간다. 그래서 현명한 사람은 작은 것에 신중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낌새를 잘 알아채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작은 것에 신중해야 큰 것에 겁먹지 않을 수 있고, 가까운 것을 경계해야 먼 것에 얕잡히지 않을 수 있다. 모든 일의 변화는 미세한 것에서 비롯되는 법이다. 중대한 변화일수록 미세한 변화가 점점 쌓여서 나타난다. 그래서 하나를 보면 둘을 알고 나아가 열도 알 수 있다고 한다. 미세한 변화의 낌새를 알아채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고, 그 변화에 대비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다.

 

후한서』 「진충전(陳忠傳)

 

 

 

 

 

중국사의 오늘 :

598316(수 문제 개황 182월 을사)

고구려가 요서를 침범하자 수 문제 양견은 한왕 양량 등에게 수륙 양군 30만을 거느리고 고구려를 정벌하라고 명령했다(1차 여수 전쟁). 수나라 군대는 큰 비와 식량 수송, 전염병 등으로 인해 되돌아 왔다. 수와 고구려의 전쟁은 614년까지 네 차례나 있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kohkoh 2013-03-16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영수선생님 모시고 중국 여행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
 

천 리 길도 발아래서부터

   千里之行, 始於足下(천리지행, 시어족하)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우리 속담과 꼭 같은 의미의 성어이다. 중국의 발 마사지 집에 많이 붙어 있는 글귀이기도 하다. 노자의 관련된 대목을 같이 보면 두 팔로 안을 만큼 큰 나무도 털끝 같은 싹에서 자라고, 9층 높이의 축대도 흙을 쌓아 올려 된 것이며, 천 리 길도 발아래에서 시작된다이다. 무슨 일이든 시작은 있는 법이고, 아무리 큰 뜻과 계획도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뜻만 크고 계획만 거창해서는 제대로 마무리를 짓기 힘들다. 모든 일에 시작은 예외 없이 있지만 끝은 없을 수 있다. 중도에 포기하거나 일을 그르쳐 끝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자는 세상 사람들의 일을 보면 다 될 무렵에 실패하기 일쑤다. 끝에 가서도 처음처럼 신중하게 해야 일을 망치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초발심(初發心)을 잃지 말라는 것도 같은 의미다.

 

노자64

 

 

 

 

 

중국사의 오늘 :

220315(동한 헌제 건안 25년 정월 경자)

삼국 시대 위나라의 통치자 조조(曹操)가 죽었다. 향년 66(155년 생). 조조는 남다른 인재 정책 등 정책이란 면에서 다른 통치자들을 압도했다. 문장에도 뛰어났고 문화사업도 활발하게 지원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산은 높낮이가 아니라 신선이 살아야 명성이 난다.

   山不在高, 有仙則名(산부재고, 유선즉명)

 

당나라 중기의 문인이자 정치가인 유우석(劉禹錫)이 지은 글에 나오는 대목이다. 뒤이어 나오는 구절은 물은 깊고 얕음이 아니라 용이 있어야 신령스럽다 한다이다. 명산이나 이름난 물이 그러한 것은 높이나 깊이 때문이 아니라 거기에 서려 있는 기운 때문이라는 뜻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말하는 신선과 용은 정신과 생명을 비유하는 단어이다. 개인이건 사업을 하건 크게 성공한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나름의 정신적 지주가 있고 정신적 수준을 갖추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성공과 성취를 오래도록 유지하기 어렵다. 혹자는 산을 정직(正直), 물을 기지(機智)로 보기도 한다. 어느 한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명성을 얻으려면 그 자신만의 특별한 정신적 경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기업들이 창업정신을 중시하는 까닭도 거기에 있다. 개인의 삶을 지탱해 줄 좌우명(座右銘)을 한번 생각해보자. 기업들은 새삼 창업정신을 수시로 되새겨 보자.

 

누실명(陋室銘)

 

 

* 도판은 유우석.

 

 

 

 

 

 

중국사의 오늘 :

645314(당 태종 정관 192월 경술)

당나라 태종이 낙양을 출발하여 동으로 고구려 정벌에 나섰다. 10만 대군이 수륙 양 방향을 진군했으나 안시성 전투에서 패했고, 당 태종은 위징이 있었다면 나의 이번 정벌을 막았을 것인데라며 크게 후회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좋은 활은 당기기 어렵지만 높고 깊게 박힐 수 있다.

   良弓難張, 然可以及高入深(양궁난장, 연가이급고입심)

 

묵자의 해당 대목을 마저 인용하면 좋은 말은 타기 어렵지만 무거운 짐을 싣고 더 멀리 달릴 수 있다이다. 좋은 활은 쏘기가 어렵지만 일단 잘 당겨서 시위를 떠나면 목표에 높고 깊게 박힐 수 있으며, 좋은 말은 올라타기 쉽지 않지만 일단 잘 길들이면 무거운 짐을 실을 수 있고 또 더 멀리 달릴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활과 말은 인재의 특성을 비유하는 단어이다. 인재는 대개 남다른 재주와 실력을 갖고 있지만 부려먹기 쉽지 않은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대범한 인재일수록 대체로 개성이 강한 편이다. 따라서 그 개성과 기세를 꺾으려 하지 말고 적절한 방법으로 잘 살려서 이끌면 그 능력을 더욱 크게 발휘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용(中庸, 소중하게 쓰라는 뜻)해서 믿고 맡기는 위임(委任)을 실천할 수 있는 과감하고 허심탄회(虛心坦懷)한 리더가 꼭 필요하다.

 

묵자(墨子) 친사(親士)

 

 

 

* 도판은 묵자

 

 

 

 

 

중국사의 오늘 :

1380313(명 태조 홍무 132월 무진)

명나라 조정에서 문관과 무관 차별 없이 나이 60세가 넘으면 퇴직하라는 규정을 발표했다. 당나라와 송나라 때는 70세가 퇴직 시기였다. 그러나 70세이든 60세이든 실제로는 엄격하게 집행되지 않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근심은 욕심을 많이 부리는 데서 생겨난다.

   患生於多欲(환생어다욕)

 

회남자의 관련 대목을 보면 이렇다. “복은 억지로 일삼지 않음으로써 생기고, 근심은 욕심을 많이 부리는 데서 생기며, 피해는 대비하지 않음으로써 생긴다. 더러움은 거친 데서 생겨난다. 성인은 착한 일을 베풀 때는 모자라면 어쩌나 걱정하고, 화를 대비할 때는 혹시 화를 피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한다.”

 

세상사 이치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지나친 욕심과 무방비와 무대책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 허구한 날 수도 없이 목격하며 사는 것이 현대인이다. 회남자의 그다음 대목도 의미심장하다. “먼지를 뒤집어써 놓고 먼지가 눈에 들어가지 않길 바라고, 물을 건너면서도 물에 젖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자신을 아는 사람은 남을 원망하지 않고, 명을 아는 사람은 하늘을 원망하지 않는 것이다. 화도 복도 다 자기가 짓는 것이다.”

 

회남자(淮南子) 무칭훈(繆稱訓)

 

 

 

 

 

중국사의 오늘 :

1925312

신해혁명의 주역이자 훗날 중국인의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손문(孫文)이 이날 930분 북경에서 세상을 떠났다(향년 60). 시신은 남경에 안장되었다(지금의 강소성 남경시 중산릉).

 

 

 

* 도판은 손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