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에서 잃어버리고 서쪽에서 거둔다.

   失之東隅, 收之桑楡(실지동우, 수지상유)

 

동한 광무제 때의 장수 풍이(馮異)가 적미(赤眉) 군대와의 전투에서 패한 뒤 병사들을 적의 군복으로 갈아입히고 매복전을 전개한 끝에 역전승을 거두었다. 이에 광무제는 글을 내려 패했다가 다시 분발하여 승리한 것은 동쪽에서 잃어버리고 서쪽에서 거둔 것이라며 풍이를 위로했다. 군사에서 흔히 하는 말 중에서 승패는 병가지상사란 것이 있는데, 한 번의 패배로 주저앉지 말고 원인을 잘 분석해서 끝내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지적하는 말이다. 인간에게는 한순간의 좌절이나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그 실패와 상실감에서 빠져나와 보다 나은 결과를 얻으려는 보상심리라는 것이 있다. 이런 심리는 인간의 적극성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광무제가 말한 동쪽에서 잃어버리고 서쪽에서 거둔 것은 이런 심리를 잘 파악한 보상기제의 하나로 볼 수 있는데, 자신의 힘으로 역경을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빨리 실패와 실수를 만회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격려하는 분위기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래야만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 가서 화풀이하는 못난 행동을 막을 수 있다.

 

후한서(後漢書) 풍이전(馮異傳)

 

* 풍이

 

 

 

 

 

 

중국사의 오늘 :

604813(수 문제 인수 47월 정미)

수나라 문제(文帝) 양견(楊堅)이 태자 양광(楊廣, 양제)에게 살해되었다(향년 64, 541년생). 문제는 양광의 술수에 넘어가 큰아들 양용(楊勇)을 태자에서 폐하고 양광을 태자로 삼았으나 끝내 양광에게 피살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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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굿공이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

   磨杵成針(마저성침)

 

명나라 때 사람 조학전(曹學佺)은 팽산현 현지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전설을 인용한다. 마침계(磨針溪) 상이산(象耳山) 아래에 이백(李白)과 관련한 이야기가 전한다. 이백이 이 산에서 공부를 하다가 다 마치지 못한 채 떠나다가 마침계를 지나다가 한 노파를 보게 되었다. 노파는 쇠로 된 절굿공이를 숫돌에 열심히 갈고 있었다. 이백이 쇠공이를 왜 가느냐고 묻자 노파는 바늘을 만들려고 한다고 대답했다. 노파의 대답에 무언가 깨달은 이백은 다시 산으로 돌아가 하던 공부를 마쳤다. 공부도 깊어야 쇠공이를 갈아 바늘을 만들 수 있다. 공부는 물론 무슨 일이든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면 쇠공이를 갈아서 바늘을 만들 듯 각고의 노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어설픈 공부, 어설픈 스펙으로 복잡다단한 일과 사람을 대하다 보니 일쑤 언 발에 오줌 누는 식의 단기 처방 내지 엉뚱한 대처 방안만 속출하는 것이다.

 

촉중광기(蜀中廣記) 상천남도, 팽산현(上川南道, 彭山縣)

 

* 이백

 

 

 

 

 

 

중국사의 오늘 :

196812(동한 헌제 건안 원년 7월 갑자)

헌제가 전란 통에 낙양으로 도망쳤으나 완전히 황폐해진 낙양에서는 도저히 살 수가 없었다. 이에 조조는 황제를 허창(許昌)으로 모심으로써 황제를 끼고 제후를 호령하는 실세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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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M-79 2013-08-12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재미나게 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이백에 대한 이미지는 죽은 주조공이 저승에서도 술을 만들겠지..
이런 노래를 짓는 이로만 남아 있군요.
 

한 번 심어 백 번을 거두다.

   一樹百獲(일수백획) 또는 一樹百穫(일수백확)

 

춘추 시대 제나라의 명재상 관중은 자신의 경륜을 종합 정리한 관자』(管子) 「권수(權修)에서 “1년 계획으로는 곡식을 심는 것이 좋고, 10년 계획으로는 나무를 심는 것이 좋고, 평생 계획으로는 사람을 심는 것이 가장 좋다. 한 번 심어 한 번 수확하는 것은 곡식이고, 한 번 심어 열 번 거두는 것은 나무이고, 한 번 심어 백 번 거둘 수 있는 것은 사람이다라고 했다. 관중은 무슨 일이든 계획과 그에 따른 수확의 관계를 생각해서 하라고 말한다. 특히 평생을 계획할 때는 한 번 심어 백 번 거둘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런 것으로는 인재에 대한 투자를 따를 계획이 없다고 본 것이다. 인재 배양의 장기성을 나타내는 것이자 사회와 나라에 인재가 미치는 거대한 작용을 충분히 긍정한 사상이 아닐 수 없다. 교육에서 말한 소질 교육과도 같은 맥락인데, 심리학에서 보자면 소질 교육의 목표는 건전한 심리, 건강한 정서, 양호한 사교적 능력을 갖춘 새로운 세대를 기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관자(管子) 권수(權修)

 

 

* 관중

 

 

 

 

 

 

중국사의 오늘 :

835811(당 문종 대화 97월 정사)

당나라 황제 문종이 각지에 명을 내려 승려의 불경 암송 능력을 시험하게 하여 합격하지 못한 승려를 모두 환속시키도록 했다. 시험의 방법으로 승려를 도태시킨 것은 현종 개원 12(724) 여름에 시행된 시험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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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

   圯上(이상)

 

좀 특이한 단어이지만 여기에는 재미난 일화가 들어 있다. ‘’()란 글자의 자전적 의미는 흙다리로 나온다. 최초의 한자 사전이라 할 수 있는 설문(說文)(또는 설문해자(說文解字))에는 동쪽 초나라에서는 다리 교()라 부른다고 해설되어 있다. 서한 삼걸의 한 사람인 장량(張良)은 젊은 날 진 시황을 암살하려다 실패하여 도망자 신세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하비(下邳, 지금의 강소성 수령(睢寧))다리 위를 지나다가 신비의 노인(황석공(黃石公)으로 전한다)을 만나 태공병법이란 기서(奇書)를 얻었다. 장량은 이 책을 깊게 연구하였고 마침내 유방의 제1 참모가 되어 서한 개국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이후 이상이라는 이 이상한 단어는 기회, 만남, 기이한 인연 등을 비유하는 말이 되었다. ‘이상이교’(圯橋)로 쓰는 경우도 더러 있다. 장량은 훗날 이 노인을 상징하는 황석을 사당에 모셔 노인을 기렸다.

 

사기(史記) 유후세가(留侯世家)

 

 

 

 

 

중국사의 오늘 :

1060810(북송 인종 가우 57월 무술)

한림학사 구양수(歐陽脩)가 새롭게 편찬한 당서(唐書)를 올렸다. 이것이 24사 중의 신당서(新唐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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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부를 추구하기보다 좋은 일을 많이 하라.

   富財不如義多(부재불여의다)

 

중국사에서 유일무이한 여성 황제였던 무측천(武則天)이 신하들을 동원하여 편찬한 신궤염결(廉潔)에 보면 그러므로 군자는 청렴한 행동으로 그 참된 모습을 보전하고 맑음을 지킴으로써 그 몸을 보호한다. 재부를 추구하기보다는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것이 낫고, 높은 자리를 쫓기보다는 덕을 높이려고 힘을 쓰는 것이 낫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또한 하늘과 땅은 사사로움이 없다”, “지혜를 사사로운 곳에 쓰는 것보다는 어리석어도 공공을 위해 쓰는 것이 낫다는 대목도 눈길을 끈다. 사람이 인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사사로운 이익에 빠지기 쉽다. 인간의 품성인 인성(人性)은 동양 사상에서 말하는 덕()이다. 덕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가정교육과 학교 교육 그리고 그가 처한 사회적 환경을 통해 길러진다. 무엇보다 자기 노력과 성찰의 결과물이란 점을 알아야 한다. 인간이 덜된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너무 많다. 그런 자들이 사회 지도층이라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신궤(臣軌) 염결(廉潔)

 

 

* 무측천

 

 

 

 

 

 

중국사의 오늘 :

189689

유신파(維新派)가 상해에서 한 달에 두 번 발행되는 시무보(時務報)를 창간했다. 중국인이 편찬한 최초의 잡지였다. 양계초(梁啓超)가 주필을 맡았고, 189888일 종간될 때까지 69책을 발행했다.

 

 

* 시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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