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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 노래를 불러라
에스메이 라지 코델 지음, 르웬 팜 그림, 박영민 옮김 / 세용출판 / 2007년 3월
평점 :
[서평]참치 노래를 불러라
제목이 참 특이했다. 비밀은 피아노 교습을 했던 마리아 선생님의 시범곡에 있었다.
이 책은 에스메이 라지 코델의 실화이다. 어릴 때 쓴 일기장이 인형 유모차에 가득 찰 만큼 많았었는데 그 중에서 발췌하여 기록한 것이 이 책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하니 놀라웠다. 왜냐고? 내용이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역시 예상대로 에스메이는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내지 않았다. 독특하고 신기한 경험들이었다. 그 부모 역시 보통 인물은 아니었고.
처음엔 엄마만 그런 줄 알았다. 달걀 방범대원에서.
직장을 다니면서 쌓이는 울분을 쌓아놓았다가 나오면서 다시 되돌아갈 수 있는 다리의 끈을 끊어버리고 나오는 엄마. 이 정도는 별 것 아니다.
그녀의 동네는 그리 잘 사는 곳이 아니었다. 맞은편 부자들이 사는 빌딩이 생기면서 비싼 자동차가 거리에 불법 주차된 걸 보고 에스메이의 엄마가 딸을 시켜 달걀을 차 중앙 유리에 던지게 하는 것이다. 흔히 엄마들은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교훈을 이야기하는데 에스메이의 엄마는 달랐다. 망설이는 딸에게 서슴없이 던지라고 하는 것이다. 물론 나중에 에스메이가 닦는 걸 묵인하긴 했지만 말이다.
에스메이가 다닌 학교도 참 독특했다.
마치 창가의 토토가 다닌 기차 학교처럼.
우리의 대안학교 비슷한, 그런 학교였다.
우리 아이들이 밟는 똑같은 코스의 정규과정과는 많이 달랐다.
가세가 기울면서 에스메이의 아빠는 그 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는데......
견학을 간다고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가 TV 시청을 시킨 것이다.
물론 아이들은 좋아했지만 그길로 해고.
그래서 에스메이와 동생의 등교도 끝.
새로 다니게 된 유대교인들의 학교 생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남자 아이들에게만 주어진 특권같은 놀이.
에스메이가 끼었다.
에스메이의 소원은 하루동안 부엌을 빌려달라는 것.
하지만 들어지지 않았고 대신 금목걸이가 주어졌다.
에스메이가 실망한 것은 당연.
에스메이는 보통의 여자아이들과는 달랐는데 랍비 선생님은 그걸 몰랐던 것이다.
아니, 몰랐다기보다 받아들일 수가 없었단 얘기가 더 맞겠다.
유대인들의 학교를 그만 다니겠다는 딸에게 아빠는 말없이 불교 서적을 들이민다.
그럼 불교는 어때?
에스메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은 이런 부모님들과 어린 시절의 독특한 경험들의 힘일 것이다.
당황스러울 만큼 놀라운 일들이 벌어졌다.
이런 이야기들이 모두 실화라니 굉장했다.
다시 참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일년을 다녔는데도 악보도 볼 줄 몰랐다니.
피아노 교습을 빠지기 위해 일부러 친구 아킬라와 주먹 다툼을 하고 입술이 터졌다.
그래서 피아노 교습을 그날은 안 가게 되었을까? ^^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들은 소중한 보물이다.
에스메이가 꺼내 보여준 보물들은 색다른 빛깔의 아름다움을 지녔다.
재미있게 읽으며 나 역시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꿈을 꾸었다.
기억 속의 이야기, 생활속의 이야기들이 얼마든지 글로 쓸 이야깃거리들이 된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에스메이의 말처럼 나도 그 말에 동감한다.
책을 읽는 이들은 아마도 나처럼 에스메이처럼 어린 시절의 한 부분을 다시 꺼내게 되리라.어린 시절 추억을 담고 있는 아름답고 재미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