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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채기를 조심해! ㅣ 그림책 보물창고 52
패트리샤 토머스 지음, 월리스 트립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재채기를 조심해
이엣취이!
다들 경험이 있으시리라.
어쩔 수 없이 터져나오는 재채기를 무엇으로 막을 수 있으랴!
손으로 입을 막아도, 코를 쥐고 숨을 참아도, 고개를 돌리고 외면해도
힘차게 터져나와 버리는 재채기.
잠시 숨을 들이마시는 듯 하다가 개미 입장에서보면 우박 덩어리처럼 세게 떨어져내리는 침이 사방으로 폭격처럼 날리며
큰 소리와 함께 거센 태풍처럼 바람의 압력이 종잇장도 날려버릴 것 같은 위력을 보이는 것이 바로 이 재채기이다.
그런데.
곰도 아니고, 돼지도 아니고, 코뿔소도 아니고, 귀여운 토끼도 아니고, 자그마한 생쥐도 아니고
어마어마한 코끼리가 재채기를 한다면?
상상만으로도 얼굴이, 머리카락이, 얇은 봄 남방이 바람에 휘익하고 잠시 그 모습을 잃을 것 같다.
재채기가 나오려고 하니 조심하라는 코끼리의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도 귀엽지만
쿠당탕 오솔길로 떨어지고, 우당탕퉁탕 튀어 올라 머리와 꼬리가 뒤집히고, 얼룩말의 줄무니가 달아나고,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처럼 나뭇가지에서 떨어져 날아가고, 잉꼬들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홀라당 깃털이 벗겨지고,
고래들은 공작 깃털을 달게 되고, 앵무새의 날개는 캥거루 등에 박히게 되었었다며 동물친구들이 기겁을 하는 것도
익살스럽고 재미있었다.
마치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는 끝말잇기 노래처럼 리듬을 타며 흐르면서 그 장면이 상상되고,
재치있게 코끼리의 재채기를 막았지만 웃음에 봉변을 당하는 장면에 다시 웃음보가 터져버렸다.
어쩔 수 없는 생리적인 현상이지만 모두가 하지 마, 안돼 하는 이야기에 코끼리의 기가 죽을만도 하건만
웃음으로 상황을 심각하지 않게 만들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든다.
읽고 나서는 코끼리의 무서운 재채기가 더 이상 무섭지 않고 친구들의 하지 마 하지 마 하는 곤란한 상황도 웃음 속에서 털어내게 된다.
아이와 함께 읽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던 책.
재채기를 조심해. 이 책을 떠올리면 항상 웃음이 먼저 나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