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는 로봇 - AI 시대의 문학
노대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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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소설을 쓸 수 있을까? 의문을 품고 읽게 된 책이었는데 막상 다 읽고 나니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인공지능이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하지?”

노대원의 『소설 쓰는 로봇』은 그 물음에서 시작된 긴 사유의 여정이다.

얼핏 보면 이 책은 SF 비평서처럼 보일 수 있겠다 싶다.

하지만 이 책은 AI, 포스트휴먼, 인류세, 사변적 소설, 디지털 시대의 창작 문제까지…

어렵고 추상적인 개념이 꽤 많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읽을수록 점점 ‘인간’이 궁금해지는 책이다.

어쩌면 ‘나’라는 존재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인 것 같다.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이렇게 얘기한다.

“예술은 느낌의 영역이기도 하지만, 논리와 해석의 영역이기도 하지 않은가.”

감정이 없지만 감정을 흉내 낼 수 있는 AI, 논리를 넘어선 상상력을 시뮬레이션하는 기계들.

이런 시대에 작가란 어떤 존재여야 할까?

더 이상 ‘창조의 권위자’로 남을 수 없는 지금, 우리는 쓰기라는 행위를 어떻게 새롭게 정의할 수 있을까?


김초엽 작가는 ‘러버덕 디버깅’ 이야기를 통해 ChatGPT가 글쓰기의 조력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러버덕 디버깅(Rubber Duck Debugging)’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고무 오리 인형에게 문제 상황을 설명하다가 스스로 해결책을 깨닫는 방식에서 유래한 용어다. 이처럼 ChatGPT 같은 AI에게 생각을 말로 풀어내다 보면, 막연했던 아이디어가 점점 또렷해지고, 내가 왜 이걸 쓰려는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스스로 알게 되는 순간이 온다. 결국 글쓰기는 누군가를 위한 것이기 전에, 나 자신과의 대화다. 겉보기엔 혼자 하는 일 같지만, 그 안에서 더 깊은 사유가 자라난다.

테드 창은 AI가 만든 글을 “웹상의 흐릿한 JPG 이미지”에 비유한다. 그럴듯하지만 영혼이 없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에 반문한다. “모든 사람이 테드 창처럼 쓸 수는 없지 않은가?” AI는 어떤 사람에게는 오히려 창작의 근육을 키워주는 ‘헬스 머신’이 될 수도 있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과연 불행한 일일까?

책 후반으로 갈수록 사유는 점점 더 깊어진다. 예컨대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라는 소설 속 세계는 AI가 문자, 목소리, 그림, 소설까지 모두 대신 만들어주는 시대를 그린다. 감정조차 자동화되고, 콘텐츠는 사용자의 취향에 딱 맞게 생성된다. 처음엔 흥미롭다가도 곧 소름이 돋는다. 진짜 내 감정은 어디로 가버린 걸까? 인간의 감정이 ‘희귀 자원’이 되는 시대, 우리는 진짜 마음을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장강명의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은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 미디어가 나에게 보고 싶은 세상만 보여주면, 나는 타인의 세계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차단’ 버튼 하나로 누군가의 현실을 없애버릴 수 있다면, 나의 현실은 점점 작고 단단한 벽에 갇히는 건 아닐까? 이 책은 그 벽을 어떻게 깨야 하는지, 문학이 어떤 다리가 되어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SF는 더 이상 허황된 공상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현실적인 장르다. SNS, 메타버스, 챗봇… 우리의 일상 대부분은 이미 한때의 SF였다. 김보영 작가는 “공상이 가짜가 되는 시대”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SF는 우리에게 미래를 상상하라고 요구하는 문학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문제를 다르게 보라고 말해주는 문학일지도 모른다.

『소설 쓰는 로봇』은 철학서이자 에세이고, 한 편의 사변적 소설처럼 읽힌다. 무인 드론, 기후위기, 인류세, 포스트휴먼 대학… 문학이 다루기엔 너무 낯선 주제 같지만, 책은 말한다. “이 모든 변화 속에서도 우리가 여전히 쓰는 이유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

- AI 시대의 작가 역할이 궁금한 사람

- SF가 단지 장르가 아닌,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

- 문학과 기술, 예술과 윤리를 동시에 사유하고 싶은 독자

- ‘왜 쓰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자꾸만 멈칫하는 모든 창작자


문학은 기술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다.

AI가 아무리 정교하게 모사하더라도 상처받고 흔들리고 사랑하고 외로워하는 마음까지는 흉내 낼 수 없다. 그러니 우리가 여전히 이야기를 써야 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우리가 아직 인간이기 때문이다.


'문학과지성사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첨단 기술이 출현하고 있다. 세상은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고 있다. 이럴 때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예지력을 바란다. SF는 ‘변화의 장르’로, 현재의 변화 추세를 통해 미래를 상상한다. 이것이 외삽이라고 부르는 SF 장르 특유의 문학 기법이다. 그러니 우리는 SF를 통해 세상에는 없는 상상의 과학기술을, 하지만 어쩌면 곧 출현할지도 모르는 그런 기술을 미리 엿볼 수 있다. 한국에서 SF가 변방의 소외된 장르에서 매력적인 문학 장르가 된 것에는 이런 맥락이 있다.
SF 작가 프레드릭 폴Frederick Pohl은 "좋은 과학소설 이야기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교통 체증까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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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관찰 일기 쓰기 - 관찰하고 기록하며 자연과 친해지는 법
클레어 워커 레슬리 지음, 신소희 옮김 / 김영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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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온갖 소박한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주의를 기울이기만 하면 빛과 색의 향현, 공중에 맴도는 향기, 살갗과 근육에 와 닿는 태양의 온기, 꿈틀거리는 생명의 맥동이 느껴집니다. 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요! 하지만 인위적 자극과 쾌락이 도처에 널린 이 시대에 주의를 기울일 힘이나 의지가 없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요?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누리려면 그것을 의식적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삶의 속도를 씨앗과 바위의 시간에 맞추고, 번잡한 자아를 가라앉히고, 계획과 조바심은 제쳐놓고, 그저 내 몸속에 존재하며 자아를 자연에 내어주겠다고 선택해야 합니다.

- 로레인 앤더슨 <지구의 자매> / p53, 본문 내용 중

클레어 워커 레슬리의 『자연 관찰 일기 쓰기』는 자연을 바라본 시선과

그때의 마음을 그림과 글로 기록한 일기이자, 잊고 지낸 삶의 감각을 천천히 되찾게 해주는 책이다.

자연을 그냥 스쳐 지나가지 않고 온몸으로 바라보고 손으로 기록하는 과정은 단순한 예술이나 과학을 넘어선 삶의 연습이 된다.

일기를 쓰는 것은 일종의 여행이다.

바깥세상의 계절뿐만 아니라 마음속의 계절을 통과하는 여정이기도 하다.

우리가 어디를 다녀왔는지,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 어떤 감정이 스쳤고 무엇을 깨달았는지를 일기는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 기록은 시간이 지나 다시 꺼내 읽을 때, 잊었던 순간을 생생하게 되살려 주는 놀라운 힘을 지닌다.

요즘 필사가 유행이다. 필사는 집중력을 높이고 문장력과 어휘력을 길러주는 동시에 글쓴이의 생각을 깊이 이해하고 마음을 차분히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자연 관찰 일기 역시 이와 비슷하다. 우리가 바라본 풍경을 단순히 사진으로 남기는 대신, 손으로 그려보면 그 장면은 훨씬 더 풍성하고 생생하게 다가온다. 예를 들어, 길가에서 다람쥐나 달팽이를 보고 “귀엽다”고 지나치는 대신, 그 자리에 잠시 머물러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 느낌과 감정을 함께 그림과 글로 남긴다면, 그 순간은 오롯이 나의 것이 된다. 이후 다시 그 기록을 꺼내 보게 된다면, 과거의 감정과 풍경이 고스란히 되살아나는 마법을 경험하게 된다.

클레어 워커 레슬리는 1978년 2월,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빈 페이지를 마주하며 시작했다. “무엇을 그려야 할까?”라는 막막함 속에서 출발한 그녀는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자연을 관찰하고 기록하며 살아왔다. 이 책은 그 오랜 시간의 축적이며, 관찰자의 눈과 손으로 세상과 소통해온 기록이다. 그녀가 쓴 55권의 일기장에는 아메리카개미핥기 둥지, 토끼의 배설물, 나뭇가지의 이빨 자국 같은 소소한 단서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그녀는 그 흔적들을 통해 자연의 패턴과 생명의 흐름을 읽었고, 그 순간들을 다시 들춰볼 때마다 짜릿한 기쁨을 느꼈다고 말한다. 그것은 자연을 통해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자연 관찰 일기를 예쁜 그림책쯤으로 여겨선 안 된다. 이 책이 전하는 핵심은 ‘잘 보려는 의지’이며,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고는 중요하지 않다. 도심 보도 틈새에 핀 잡초, 하늘을 떠가는 구름 한 조각, 나뭇가지 끝의 미세한 변화까지 모두 관찰의 대상이 된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봤는가’보다 ‘왜 그것을 보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기록하는 태도다.

초판 서문에서 하버드 대학의 곤충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자연 관찰과 드로잉을 인간의 본성과 연결된 행위라고 말한다. 그는 자연 일러스트가 단순한 묘사를 넘어 창조의 과정이며, 사진이나 그래프가 담지 못하는 인간 고유의 감각을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한다. 즉, 관찰자의 시선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무엇이 가치 있는가’를 드러내는 창의적인 표현이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예술적 감각이나 과학적 지식이 부족해도 괜찮다고 말한다. 도심에 살든, 병상에 누워 있든, 나이와 배경, 건강과 무관하게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 “내가 사는 이곳의 자연에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라는 단순한 질문만으로도 관찰은 시작된다. 구름을 바라보고, 새소리에 귀 기울이며, 이름 모를 풀 한 포기를 그려보는 것. 그 모든 것이 일기이고, 하나의 예술이 된다.

자연 관찰 일기는 삶의 감각을 되살리는 통로다. 프레더릭 프랭크는 “무언가를 똑바로 보려면 그것을 그려야 하며, 보는 것과 그리는 것은 결국 하나”라고 말했다. 이는 존 버스티의 말과도 닿아 있다. 그는 “예술가의 눈은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는 기계와 달리, 생각하고 집중하는 방향에 따라 초점을 조절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자연 관찰 일기는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바라보며 삶의 초점을 다시 맞추는 연습인 셈이다.

이 책은 자연을 좋아하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 그림을 잘 못 그려 망설이는 사람, 단조로운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고 싶은 사람, 자녀와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부모에게도 좋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감정과 풍경을 글과 그림으로 남기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자연 관찰 일기 쓰기』는 말한다. 자연은 멀리 있지 않다. 거창한 지식이나 도구도 필요 없다. 하루 20분, 창밖을 보며 귀 기울이고 펜을 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우리가 진짜 돌아가야 할 현실은 스크린 너머가 아니라, 풀 한 포기, 나뭇잎 하나가 속삭이는 바로 이 순간의 자연임을 조용히 일깨워준다.


'김영사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

자연은 온갖 소박한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주의를 기울이기만 하면 빛과 색의 향현, 공중에 맴도는 향기, 살갗과 근육에 와 닿는 태양의 온기, 꿈틀거리는 생명의 맥동이 느껴집니다. 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요! 하지만 인위적 자극과 쾌락이 도처에 널린 이 시대에 주의를 기울일 힘이나 의지가 없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요?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누리려면 그것을 의식적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삶의 속도를 씨앗과 바위의 시간에 맞추고, 번잡한 자아를 가라앉히고, 계획과 조바심은 제쳐놓고, 그저 내 몸속에 존재하며 자아를 자연에 내어주겠다고 선택해야 합니다.
- 로레인 앤더슨 <지구의 자매>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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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와 일상을 정리하는 새로운 방법 노션 Notion - 생각 정리부터 업무 생산성, 협업 관리 도구를 노션 하나로!, 개정3판
전시진 지음 / 제이펍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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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다 보면 정리되지 않은 내용들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해질 때가 있다.

해야 할 일은 계속 쌓이고, 메신저 알림은 쉴 새 없이 울리고 회의는 겹치고,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는 어디 적어둘 틈이 없어 금세 잊혀진다. 바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단순한 일정 관리 앱이 아니라 이 모든 정보와 흐름을 정리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

이 책 『업무와 일상을 정리하는 새로운 방법 노션 (개정 3판)』은 그 방식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 전시진은 노션 공식 컨설턴트로 오랜 시간 개인과 조직을 대상으로 노션을 활용한 업무 설계와 생산성 향상에 대해 안내해왔다. 그래서일까, 이 책은 단순히 “이 버튼을 누르세요”라고 알려주는 설명서가 아니다. 왜 이 기능을 쓰는지, 어떤 상황에서 유용한지를 이야기하며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 방식을 찾게 되는 구조다.


이번 개정 3판은 이전 판보다 더 탄탄해졌다. 초보자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도록 기초부터 짚어주고, 데이터베이스, 뷰 설정, 필터링 같은 중급 이상의 활용도 차근차근 익혀갈 수 있다. 특히 이번 판의 핵심은 ‘노션 AI’의 전면적인 도입이다. 회의록도 자동으로 써주고, 글도 요약해주고, 번역과 문장 다듬기까지 해주는 스마트 비서로 노션이 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직접 사용해보면 느끼게 된다. 가장 단순한 할 일 목록부터 업무 프로젝트 관리, 독서 기록, 개인 콘텐츠 아카이브, 팀 위키까지, 노션은 경계가 없는 도구다. 그만큼 처음엔 막막할 수도 있지만 이 책은 그런 막막함을 해소해주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준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데이터베이스 기능 설명이다. 그냥 ‘테이블이 있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그걸 어떻게 연결하고 뷰를 바꿔서 내 작업 흐름에 맞게 설정할 수 있는지를 실제 예시와 함께 설명해준다. 초보자도 따라만 하면 어느새 나만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 수 있게 된다.

또 하나 좋은 점은 노션의 업데이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를 제공해준 점이다. 노션은 워낙 빠르게 기능이 추가되고, 때로는 기존 인터페이스가 바뀌기도 하기 때문에 해당 사이트를 통해서 업데이트 되는 부분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기존 사용자도 최신 기능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고 혼란 없이 따라갈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노션을 접한다면, 아래와 같은 상황에서 특히 유용함을 느낄 것이다.

- 머릿속에만 맴도는 할 일과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싶을 때

- 여러 프로젝트를 한눈에 관리하고 싶을 때

- 팀원들과 파일, 일정, 기록을 한 공간에서 공유하고 싶을 때

- 자주 쓰는 문서를 템플릿으로 만들어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고 싶을 때

- 정돈된 일상과 업무 루틴을 만들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모를 때

무엇보다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멋을 부리거나 화려한 예제를 보여주기보다 기본기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실습 중심의 구성이어서, 읽기만 해도 뭔가를 배우는 기분이 들고 따라하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시스템이 하나씩 만들어지게 된다.


『업무와 일상을 정리하는 새로운 방법 노션 (개정 3판)』은 이런 사람에게 추천한다.

- 노션을 처음 써보려는 사람

- 쌓여가는 일정을 한눈에 관리하고 싶은 직장인

- 개인 공부나 콘텐츠 정리를 체계화하고 싶은 사람

- 팀 협업을 위한 통합 시스템을 찾고 있는 관리자

- 노션을 쓰고 있지만 기본기부터 다시 잡고 싶은 사람

정리하면, 이 책은 단지 노션이라는 도구를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정보가 흘러넘치는 시대에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에 대한 방식을 제안한다. 노션은 도구이고, 그 도구를 어떻게 나에게 맞춰 활용할지는 책을 통해 천천히 길을 찾으면 된다. 일과 삶을 정돈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훌륭한 시작점이 되어줄 것이다.

'단단함맘 @gbb_mom'님을 통해 '제이펍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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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깨기 - 원하는 것을 얻는 확실한 방법
일레인 린 헤링 지음, 황가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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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레인 링 헤링의 『침묵 깨기』는 우리가 말하지 못한 채 삼켰던 말들, 입안에서 맴돌다 사라진 진심, 침묵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순간들을 다시 되짚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은 단지 ‘말해야 한다’는 당위가 아니라, ‘왜 우리는 침묵하게 되었는가’, ‘그 침묵은 우리 안에서 어떻게 학습되고 자리 잡았는가’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조심스럽지만 단단한 어조로, 그 침묵을 천천히 해체해 나간다.

저자 자신도 침묵했던 사람이다. 직장에서 자신의 공이 동료에게 넘어가고,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자신마저 침묵했다. 왜 나는 그때 아무 말도 하지 못했을까? 이 질문은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근본적인 동기이자, 우리 모두가 이 책 앞에서 마주하게 되는 질문이다.


책은 침묵을 ‘개인의 성격’이나 ‘의지 부족’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침묵은 오랫동안 우리에게 주입되어온 학습의 결과이며, 문화적이고 구조적인 결과다. 저자는 우리가 자라며 어떻게 ‘말하지 않는 법’을 배우는지를 추적한다. 아이들은 하루에 125번 질문하지만, 어른이 되면 여섯 번도 하지 않는다. 우리는 질문하면 싫은 소리를 듣고, 혼나고, 눈 밖에 나게 되며, 무언가를 지켜내려면 ‘말하지 말라’는 규범을 내면화한다. 직장에서 침묵은 ‘프로페셔널함’으로 포장되며, 불편한 진실은 ‘모른 척’하는 것이 지혜처럼 여겨진다. 이처럼 침묵은 생존의 전략이자, 질서유지의 방법으로 기능해왔다.

이 책은 침묵의 역사와 문화를 개인과 사회의 다양한 층위에서 해석한다. 예를 들어, 저자는 침묵이 종교와 철학에서 어떤 의미로 다뤄졌는지를 짚는다. 힌두교의 마우나는 침묵을 수행의 한 방식으로 여겼고, 불교는 올바른 말하기를 실천하기 위해 침묵을 존중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침묵은 종종 회피와 억압, 또는 무기력으로 기능한다. 특히 권력 구조 안에서, 주변화된 정체성을 지닌 이들이 침묵을 강요받는 구조는 더욱 견고하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침묵하는 이유, 직장에서 부당함을 보고도 아무 말 못 하는 이유, 소수자의 목소리가 묵살당하는 현실을 저자는 사례와 연구로 설득력 있게 펼쳐낸다.


그러나 이 책은 단지 문제를 지적하고 고발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저자의 핵심 메시지는 “우리가 침묵을 선택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자동화된 반응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침묵을 이해하고, 그것이 내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성찰함으로써 비로소 다른 선택지를 가질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침묵을 ‘버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의해야 하는 것’으로 다루어야 한다.

책의 후반부는 ‘목소리를 되찾는 법’에 대해 안내서처럼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말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되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이미 목소리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삶의 과정에서 그것을 잃었다. 그러니 다시 연습하면 된다. 아주 작은 실험부터 시작하라고 한다. 택시 안에서 창문을 열어달라는 요청처럼 소소한 말하기에서부터 점차 자신의 욕구와 의견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목소리를 내는 건 용기만의 문제가 아니라 훈련과 반복의 문제다.


또한, 저자는 목소리를 되찾기 위해서는 ‘자기 허락’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누군가의 승인을 기다리며 산다. 회사에서, 가정에서, 사회에서 ‘해도 괜찮다’는 허락을 받고 싶어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그 허락을 내려야 할 사람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다. ‘지금 말해도 괜찮아’, ‘나는 생각해도 되는 사람이다’, ‘나는 나의 신념대로 행동할 수 있는 존재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줘야 한다.


그리고 이 책은 한 발 더 나아가, 우리가 어떻게 ‘타인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수 있는가를 말한다.

침묵을 깨는 것은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다. 다양한 목소리들이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서로가 서로의 말을 들어주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저자는 목소리를 되찾는 여정에서 ‘나의 말’만이 아니라 ‘타인의 말’도 함께 존중하고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우리가 침묵하는 이유를 비난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침묵이 왜 생겨났는지를 따뜻하고 단호한 시선으로 이해하게 해준다. 말하지 못했던 과거의 나를 부끄러워하기보다는 이제는 말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격려하고,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작은 실천을 제안한다.


『침묵 깨기』는 다음과 같은 사람들에게 특히 추천한다.

- 불편한 상황에서 말하지 못한 적이 있는 사람

- 조직 내에서 부당한 상황을 목격하고도 침묵했던 사람

- 사회적 약자, 소수자, 여성으로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던 사람

- 리더로서 조직의 ‘침묵 문화’를 바꾸고 싶은 사람

-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고 싶은 사람


이 책은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단순히 소리를 높이는 일이 아니라고 이야기 한다.

침묵이 어떻게 내 안에 들어와 있었는지를 성찰하고, 그 침묵을 이해함으로써 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말하는 법을 가르쳐주기보다 말할 수 없었던 나를 먼저 안아 준다. 그 뒤에서야 비로소 우리는 목소리를 갖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혼자의 싸움이 아니라 함께 세상을 바꾸는 목소리의 시작이다.

'알에이치코리아(RHK)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당신이 결과를 견딜 수 있고 계산된 위험만 감당하면 되는 실험으로 시작해라.
나의 작은 실험은 택시 운전사에게 택시 안이 답답한데 창문을 열어 줄 수 있냐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어이없다는 거 나도 안다. 하지만 학습된 침묵이 워낙 뿌리 깊었기에 그 정도로 작은 것에서 시작해야 했다.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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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다이어리 - 오늘 당신은 어떤 미래를 살았는가?
스티븐 바틀렛 지음, 손백희 옮김 / 윌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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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바틀렛의 『CEO의 다이어리』는 위대함을 성취해낸 이들의 내면을 해부하고 그 원칙을 체계화한 자기 성장서이자 실천서다. 저자는 지난 4년간 세계적인 인물들과 나눈 700시간에 달하는 인터뷰를 팟캐스트 <다이어리 오브 CEO>에 담았고, 이 콘텐츠는 유럽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며 단숨에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그는 이 방대한 대화들을 통틀어 단 하나의 진실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위대한 사람들은 모두, 시대와 분야를 초월해 공통된 네 가지 원칙을 따른다.”

이 책은 그 네 가지를 ‘위대함이라는 지붕을 지탱하는 네 기둥’으로 비유한다.

첫 번째는 자기 자신, 두 번째는 자기 서사, 세 번째는 삶의 철학, 마지막은 조직의 삶이다.

즉, 나를 인식하고 다루는 법(자아관), 내가 세상과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서사), 내 삶을 관통하는 기준(철학), 그리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만드는 문화(조직).

이 네 가지 기둥이 단단히 세워질 때 우리는 비로소 ‘위대한 존재’가 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명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깨달은 것은, 위대해지고 싶다면 이 네 가지 원칙을 통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실패 했다면 이 중 한 기둥이라도 약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저자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고, 왜 그렇게 노력하는지도 모른 채 세상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바쁘게 살아온 시절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그는 그 과정에서 ‘자기 통제’와 ‘강단’이라는 핵심 가치를 깨달았고, 이 책을 통해 그 구체적인 공식을 공개한다.


특히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법칙 27. 강한 의지는 죽음, 시간, 강단에서 온다”라는 챕터였다. 이 장은 인생을 ‘시간’이라는 칩으로 비유하면서, 우리가 어디에 그 칩을 걸고 살아가는지를 자문하게 만든다. 죽음을 인식하는 순간, 삶의 우선순위가 재정렬되고 진짜 중요한 것에 집중하게 된다는 메시지가 강렬하다. 저자는 “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도박판에 앉은 도박꾼이고, 우리 손에 쥔 칩은 바로 ‘시간’이다. 어디에 걸지, 어떻게 써야 할지를 깐깐하게 결정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의 졸업 연설을 인용하며 저자는 ‘죽음의 인식’이야말로 최고의 동기 부여라고 강조한다.

시간 관리 기법은 수백 가지가 있지만, 그 어떤 것도 ‘강단’ 없이 작동하지 않는다.

강단이란 단순한 의지나 각오를 넘어서, 동기 수준의 변동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을 통제하며 인내심을 발휘해 목표 의지를 지속하는 능력이다.


책은 ‘강단 방정식’을 다음 3가지 요소로 구성한다.

1. 목표의 가치 인식 :

내가 진짜 원하는 목표는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 이를 명확히 해야 지속 가능한 추진력이 생긴다.

2. 심리적 보상과 유인 :

목표 달성 과정에서 나를 즐겁게 할 장치가 필요하다.

게임화(Gamification), 도전 과제 설정, 즉각적 피드백 등은 몰입을 돕는다.

3. 심리적 비용 최소화 :

방해 요소를 줄여라. 예컨대, 디제잉 연습을 하고 싶다면 장비를 바로 앞에 두어야지, 어둡고 먼 방에 두면 절대 실천되지 않는다.


책은 이렇게 구체적인 실천 방법과 심리적 기제를 하나하나 짚으며, 단순히 의지나 열정이 아니라 실천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강조한다. 저자의 실제 경험도 담겨 있어 설득력이 높다.

그는 자신이 어릴 적부터 “돈, 지위, 사랑”을 얻기 위해 애썼지만, 그 동기가 불안감과 수치심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목표가 진짜 내 것이 아닐 경우 아무리 노력해도 삶은 허망하다는 진실이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게 전한다.


결국 『CEO의 다이어리』는 “무엇을 하느냐”보다 “왜 하느냐”를 먼저 묻는 책이다.

자기 인식에서 시작해, 내 이야기를 어떻게 세상에 전달할지, 어떤 철학으로 삶을 견인할지, 어떤 조직을 만들지까지의 여정을 네 가지 기둥으로 풀어낸다. 각각의 기둥은 실제 사례와 데이터, 인터뷰 인용, 구체적인 실천법으로 촘촘히 채워져 있다.

이 책은 단지 CEO를 위한 책은 아니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위대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자기 자신을 재정의하고 싶다면, 어떤 철학으로 살고 싶은지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면, 혹은 ‘강단’을 잃고 자꾸 미루는 삶을 살고 있다면, 이 책은 가장 현실적인 지침서가 되줄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읽고 나니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당신의 위대함을 받쳐줄 네 기둥은 지금 얼마나 단단한가?

자신의 현재 상태와 위치, 철학에 대해 한번쯤 제대로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월북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강단이란 동기 수준의 변동에 구애받지 않고,
일관된 방식으로 자신을 통제하며,
즉각적 보상을 추구하지 않고, 인내심을 발휘해
목표추구 의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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