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보는 그림 - 매일 흔들리는 마음을 다독이는 명화의 힘
이원율 지음 / 빅피시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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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을 떨치기 위해 앞만 보고 십수 년간 일만 해온 탓일까? 저자는 어느덧 긴장에 중독된 사람이 되었다. 쓰러질 만큼 피곤해도 푹 쉬거나 깊이 잠들지 못하는 상태. 언제부터 그랬는지도 기억나지 않을 만큼 오래된 일이었다. 그저 하루라도 더 열심히 살고자 애썼을 뿐이었다.


 저자는 마흔쯤 되면 초연해질 줄 알았다고 말한다. 그 말이 이상하리만치 마음에 깊이 와닿았다. 언제나 의젓하고, 어디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될 줄로 믿었지만, 이제는 안다. 마음 한편에는 여린 꼬마가 여전히 웅크려 있고, 그 옆에는 세상 모든 것이 서툰 청년이 머뭇거리고 있다는 것을. 그렇게 인생의 이치에 실망감이 밀려올 때면, 예술을 통해 마음을 다독여왔다고 한다.


 10년 넘게 위대한 화가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들이 남긴 작품을 바라본 덕일까. 처음엔 그들의 인생이 마냥 비범해 보이기만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전혀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자신의 인생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들의 작품 또한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현실의 괴로움, 고통, 외로움을 견디고 극복하려 몸부림친 흔적이었다. 그런 작품들은 당시 저자의 상태를 비춰주는 창이 되었고, 동시에 영감과 위로, 희망을 전하는 매개체가 되었다.


 하메르스회(Hammershøi)의 작품을 통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은 저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도 이와 같은 경험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품게 되었다. 마치 갑갑한 터널을 걷는 듯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에게는 알폰스 무하의 삶을 전해주고 싶다. 무명 시절을 성실함으로 견뎌내고, 결국 <지스몽다> 포스터를 통해 세상에 이름을 알리며 위대한 화가의 반열에 오른 그의 여정은 큰 위로가 될 것이다.

 또한, 가업을 등지고 공방을 차린 후 꿋꿋하게 버티는 사람에게는 폴 세잔을 소개하고 싶다. 가족과 동료들 사이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으면서도 자기 확신을 잃지 않고 고유한 길을 개척한 그는, 결국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예술가가 되었다. 그런 세잔의 삶이 어떤 이에게는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으리라.


 하지만 사랑하는 이들에게 이런 마음을 하나하나 말로 전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글로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그렇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열여덟 편의 편지로 담아낼 수 있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특히 반갑고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었다. 10년 전, 햇빛이 거의 들지 않는 8평도 안 되는 단칸방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 관리비가 싸다는 이유로 8년을 그 집에서 지냈지만, 햇빛을 유난히 좋아하는 내게는 우울감을 더욱 크게 만드는 공간이었다. 집을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적어도 그림으로라도 햇빛을 들이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찾게 된 그림이 에드워드 호퍼의 <볕을 쬐는 사람들>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시골 들판에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햇살을 쬐는 장면을 담은 이 그림은, 보자마자 ‘지금 내게 꼭 필요한 그림’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실제로 햇빛이 그리울 때나 우울함이 밀려올 때면 이 그림을 바라보며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 그림 하나가 내게 이렇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실감한 순간이었다.


 에드워드 호퍼를 포함하여 이 책에는 총 18명의 작가 이야기가 실려 있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혹은 지금 삶이 버겁고 마음의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어떤 책은 읽기도 전부터 ‘평생 소장하고 싶다’는 감정이 들기도 한다. 그 감정이 생기는 이유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이 책을 보자마자 딱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책 표지에 실린 ‘마크 로스코’의 그림이 그런 강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읽고 난 후에도 책장 속에 오래도록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읽고 싶은 책으로 남게 되었다.


'우주북스타그램 @woojoos_story' 모집,

'빅피시 출판사 @zmanz_classic' 도서 지원으로 우주서평단에서 함께 읽고 쓰는 리뷰입니다.


#하놀 인스타 @hagonolza

#우주북스타그램 인스타 @woojoos_story


성공의 반열에 오른 호퍼는 이후 이렇다 할 부침을 겪지 않았다. 그의 그림은 밀도가 더 높아졌고, 깊이 또한 더 깊어졌다. 1961년, 생의 말년을 맞은 호퍼는 <햇빛 속의 여인>을 그렸다. 그의 후기작 중 완성도가 높은 그림이자, 나비슨을 모델로 한 대표 작품이다.

그림 속 여인이 햇살 아래에 홀로 서 있다. 그녀는 벌거벗은 채 창문을 바라본다. 여전히 호퍼 특유의 쓸쓸함이 없지 않지만, 이제는 그보다 강한 무언가가 느껴진다. 그것은 용기와 희망의 공기다.

그녀의 표정은 <자동판매기 식당> 속 여인보다 단호하고, 자세는 <아침 해> 속 여인보다 당당하다. 위로받고 치유도 마쳤다면, 그래서 재차 살아가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그림 속 그녀처럼 어디 한 번 굳건히 맞서보자는 듯하다.

아쉽게도 세상은 당분간 더 삭막해지고, 더 딱딱해지기를 반복할 듯하다. 그럴수록 호퍼의 존재감 또한 커질 게 분명하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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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컨티뉴 - 직장을 잃고 이혼도 했는데 저승사자를 만나 부자가 되었다
최해직(권영신) 지음 / 노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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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어도 컨티뉴라니, 무슨 뜻이지?

처음 제목을 봤을 때, 솔직히 책의 내용이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다. 직장을 잃고 이혼까지 한 사람이 저승사자를 만나 부자가 되었다니, 그 자체로 황당한 설정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이 책 속에는 그저 코믹한 판타지 이상의 이야기, 어쩌면 지금의 나에게도 필요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었다.


 『죽어도 컨티뉴』는 저자 권영신, 필명 ‘최해직’이 쓴 소설 형식의 철학 에세이다. 이 책은 마치 한 편의 연극처럼 흘러간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해직이라는 인물이 있다. 그는 이름처럼 해고당한 상태에서 이혼까지 겪고, 삶의 벼랑 끝에 선 인물이다. 이야기는 해직이 직장 선배의 권유로 명상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명상 3일째 되는 날, 해직은 갑작스러운 급성 심장사로 사망하고, 그 순간 저승사자가 그 앞에 나타난다.


 이 저승사자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무표정하고 무서운 사신이 아니다. 시니컬하고 유머러스하며, 삶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을 가진 안내자다. 그는 해직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한다. 곧바로 심판을 받을 것인가, 아니면 먼저 자신의 삶을 돌아볼 것인가. 해직은 즉시 심판을 받겠다고 하지만, 위로부터의 명령으로 인해 그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이 여정에서 해직은 자신 안의 다양한 자아들과 마주하게 된다. ‘에고’는 해직의 자존심과 위선을 드러내는 존재이며, ‘성범’은 상처받고 억눌린 감정을 대표하고, ‘원진’은 풀리지 않은 감정의 찌꺼기, 말 그대로 ‘원한’의 형상이다. 이들과의 대화는 때로는 갈등으로, 때로는 깨달음으로 이어지며 해직은 점차 자신의 진짜 얼굴을 마주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영신’이라는 인물도 등장한다. 영신은 해직의 과거와 연결된 인물로, 그의 삶에 깊은 흔적을 남긴 존재다. 단순한 조연이 아닌, 해직의 상처와 후회를 자극하는 감정의 거울 같은 인물로서, 해직이 자기 자신을 성찰하게 만드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한다. 그녀와의 관계는 독자에게도 스스로의 인간관계를 돌아보게 만든다.


 『죽어도 컨티뉴』는 단순한 자기계발서도, 철학서도 아니다. 이 책은 판타지적 요소를 빌려 삶과 죽음, 자아와 감정, 후회와 용서라는 무거운 주제를 담담하면서도 재치 있게 풀어낸다. 작가는 죽음을 통해 오히려 삶의 본질을 이야기하고, 진정한 ‘컨티뉴’란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의지를 가지는 것임을 강조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묻는다.

당신은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가?

당신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사실 당신 자신이 아닐까?


 해직은 죽음을 통해 오히려 ‘살아야 하는 이유’를 배워간다. 그는 삶이 생각보다 훨씬 더 고단하고 아프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로 살아보는 용기를 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받아들인다. 결국 이 책은 우리 모두가 자기 자신과 대면하고, 삶이라는 무한 루프에서 깨어나기 위한 ‘나와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죽는 건 게임에서나 쉽다. 진짜 어려운 건, 살아 있는 상태에서 다시 컨티뉴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언젠가 다시 컨티뉴해야 할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비록 서툴더라도 살아야만 하는 시간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노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하놀 인스타 @hagonolza


너희 인간 세상은 모두 너희가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네 안에 있는 신은 네 성장을 바란다. 너의 성장을 위해 너에게 계속 같은 일을 보여 주는 것도 신이 하는 일이다. 음… 여기로 가면 더 잘 이해할 수 있겠군. 거울의 방으로 가자.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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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순발력 챌린지 - 막상 영어 말하기를 하려면 말문이 막혔던 사람들을 위한 책
일간 소울영어 지음 / 넥서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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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평소에 ‘웃음을 참다’나 ‘당분간’이 영어로 뭐지?

이렇게 쉬운 단어도 바로 영어로 떠오르지 않는 이유는 상황을 떠올려 보지 않고 우리말 뜻만 달랑 외웠기 때문이다. 그러니 실전에서 당장 순발력을 발휘해야 할 때 맥락을 몰라 머뭇거리게 된다.


 저자는 이같은 현상과 어떻게 하면 단어를 더 쉽게, 그리고 ‘실제 상황 속에서’ 익힐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쓴 책이 바로 이 책 ’영어 순발력 챌린지’다. 영영사전을 보지 않더라도, 퀴즈를 풀면서 저절로 표현의 맥락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영어 말하기는 ‘암기’가 아니라고 한다. ‘감각과 순발력’이라고 한다.

오늘부터 단어 뜻만 외우는 공부가 아니라, 상황이 떠오르고, 몸이 반응하는 영어를 시작해보자.

머리에 붕 떠 있던 영어 단어들이 하나씩 뚜렷해지는 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스마트폰에서 MP3 바로 듣기가 가능하다. 책에 있는 QR코드를 인식하면 MP3를 바로 들을 수 있다. MP3는 넥서스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 없이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음성과 문장을 함께 듣고 보면서 공부해보자. 훨씬 더 효율적인 공부가 될 것이다.


 이 책에는 기능별, 주제별로 영어 순발력을 키우는 100가지 문제가 실려 있다.

정답은 바로 다음 페이지에 있어서 문제를 풀고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이해를 돕는 이미지가 있어서 이해도를 높인다. 또한, 선택지에 제시된 표현 중에 애매한 표현의 뉘앙스 차이에 대해 정리하여 비교가 가능한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가볍게 시작하여 끝까지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나 어려움이 있는 사람도 쉽고 편하게 접근해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넥서스 출판사(넥서스랭귀지 Nexus Language)'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하놀 인스타 @hagonolza

차갑게 식은 음식을 다시 따뜻하게
데울 때 전자레인지를 많이 사용하죠.
이렇게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데우는 것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동사는 무엇일까요?
A. Steam it in the microwave.
B. Heat it in the microwave.
C. Boil it in the microwave.
D. Cook it in the microwave.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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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필사책 폴폴 시리즈 5
이가을 지음 / 책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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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날이 되었다. 평범했던 하루는 밤 10시 23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순식간에 충격과 절망의 밤으로 바뀌었다. 불과 여섯 시간 동안이었지만, 국회와 언론, 그리고 국민의 삶 전체를 짓누른 그 밤은 ‘서울의 밤’이 아닌, ‘민주주의의 암흑’이었다.


그날 밤, 국회에서 벌어지는 긴박한 상황을 TV 생중계로 지켜보던 중,

곁에 있던 딸아이가 조용히 물었다.

“엄마, 계엄이 뭐야? 무서워. 전쟁이라도 나는 거야?”


질문을 받았을 때,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2024년의 대한민국에서 ‘계엄령’이라는 단어를 다시 듣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더욱 숨이 막혔던 것은 그와 함께 발표된 계엄사령부 포고령 제1호의 내용이었다. 이 포고령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라는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뿌리째 흔드는 위헌적인 조치로 가득 차 있었다.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


자유대한민국 내부에 암약하고 있는 반국가 세력의 대한민국 체제 전복 위협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2024년 12월 3일 23:00부로 대한민국 전역에 다음 사항을 포고합니다.


1.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

2.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전복을 기도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하고, 가짜뉴스, 여론 조작, 허위 선동을 금한다.

3.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

4. 사회 혼란을 조장하는 파업, 태업, 집회행위를 금한다.

5.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

6. 반국가세력 등 체제전복세력을 제외한 선량한 일반 국민들은 일상생활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이상의 포고령 위반자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계엄법 제 9조(계엄사령관 특별조치권)에 의하여 영장 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계엄법 제 14조(벌칙)에 의하여 처단한다.


2024.12.3.(화) 계엄사령관 육군대장 박안수

한국일보 내용 추가 /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4120323270004198

이러한 포고령은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표현의 자유, 정치적 참여의 자유, 법 앞의 평등을 명백히 침해하며, 국가가 국민을 ‘보호’가 아닌 ‘감시와 통제’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


특히 “선량한 국민은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문구는, 반대로 말하자면 정부가 규정하는 ‘반국가 세력’으로 분류되면 기본권조차 보장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포고령에 적힌 단 한 가지라도 위반할 경우, 그 누구든지 쉽게 ‘적’이 되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장면은 드라마 속 폭력조직이나 독재자의 겁박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 착하지. 내 말 잘 들으니 얼마나 좋아. 이제 말귀를 알아듣는군.”

우리는 악당들의 말에 분노했지만 지금은 현실이 되었다.


 물론 드라마 속 악당들의 결말은 대체로 권선징악에 따르지만 그런 것까지 떠올리며 안심할 수는 없다.

저들이 말하는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단어를 저렇게 잘못 쓰면 안 되는 것임을 알려 줄 필요가 있었다.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고 두려움과 무서움에 지지 않도록 함께 민주주의를 공부해야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부터 우리 삶에 너무 당연해서 잊고 있었던 소중하고 귀한 가치를 다시 새겨야겠구나하고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이 태어났다.


이 책은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기록이다.

자유와 권리를 당연하게 여겨온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경고이자 미래 세대에게 민주주의의 의미를 설명해줄 언어를 찾는 노력이다.

 우리는 이제 ‘진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다시 공부해야 한다.

이 책은 위대한 인물들의 말, 헌법에 담긴 문장, 그리고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중요한 개념들을 직접 쓰고 생각하는 필사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장에는 ‘어휘 살펴보기’ 항목이 함께 제공되어, 어려운 표현이나 되새길 문장의 뜻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그 어휘를 사용한 문장 예시도 제시되어 있어 독자가 직접 자신만의 문장을 만들어 보며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이 책을 통해 바라는 것은 이것이다.

- 민주주의는 누군가 대신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임을 기억하기

- 자유와 권리는 언제든 위협받을 수 있으며, 그것을 지키기 위해선 끊임없이 배우고 생각해야 한다는 사실을 되새기기

- 두려움에 지지 않고, 세상을 바로 보기 위한 힘을 키우는 연습


이 책은 지금 이 순간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를 위한 민주주의의 씨앗이다.

함께 쓰고, 함께 생각하며, 함께 지켜나가자.


『민주주의 필사책』, 진짜 민주주의를 향한 문장을 써내려 가보자.

시중에 나와 있는 필사책과 결을 달리하는 책이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책폴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p18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 대한민국헌법 제1조 1항, 2항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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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스토리 - 50가지 와인에 담긴 깊은 이야기를 마시다
신인식 지음 / 넥서스BOOKS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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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식의 『와인 스토리』는 저자가 직접 추천하고 싶은 와인 50종과 그 와인만이 지닌 특별한 이야기들을 엮어낸 책이다. 흔히 와인 책이라고 하면 품종, 생산지, 빈티지, 테이스팅 노트 등 정보 위주의 내용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이 책은 다르다. 와인의 기술적 설명보다는 각 와인에 얽힌 인문적이고 감성적인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말하자면, ‘와인 에세이’ 혹은 ‘와인을 매개로 한 짧은 소설집’이라 할 만하다.

저자는 각 와인에 대해 한 편의 짧은 단편을 구성하듯 이야기를 풀어간다. 때로는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에서 이야기를 뽑아낸다. 예컨대 ‘아미치’ 와인에서는 ‘우정’이라는 단어에서 출발해 이야기를 만들고, ‘샹베르탱’은 나폴레옹이 즐겨 마셨다는 역사적 문장에서 상상력을 더해 단편을 완성한다.

이 책의 특별함은 바로 이 ‘허구’의 활용에 있다. 많은 이야기가 역사적 사실에서 출발하지만, 그 위에 저자의 상상력이 덧입혀진다. 보들레르가 샤스 스플린(Chasse-Spleen)을 마시며 우울증이 나았다는 일화는, 책 속에서 보들레르가 직접 등장해 자신의 감정을 고백하게 만드는 장치로 발전한다. 베라치노는 모험을 떠나기 전 포부를 밝히고, 파머 장군은 미망인과의 연애담을 털어놓는다. 사실과 허구, 역사와 상상 사이에서 이야기는 유연하게 줄타기를 한다.

물론, 이야기의 바탕이 된 일화들이 모두 역사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다. 어떤 내용은 기록에 근거한 것이고, 어떤 것은 전해지는 이야기일 뿐 사실 여부가 분명치 않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경계에서 굳이 선을 긋지 않는다. 그보다는 독자에게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것’, 그리고 ‘감동과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1.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책을 만들고 싶었다.

OTT와 짧은 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현대 사회에서 긴 글을 읽는 일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짧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통해 책이 스마트폰처럼 가까운 존재가 되기를 바랐다. 물론 어렵고 깊은 책도 그 나름대로 가치가 있지만, 가볍고 편하게 읽히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책 또한 존재할 이유가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2. 와인에 대한 친근감을 높이고 싶었다.

와인을 어렵게만 느끼는 독자에게 다가가, 와인을 좀 더 생활 속의 문화로 받아들이도록 이끌고자 했다. 와인이 꼭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니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3. 모든 것은 아는 만큼 보인다.

와인 한 병에 담긴 이야기를 알고 마신다면 그 와인은 더 이상 단순한 술이 아니다. 이야기와 의미를 알고 마시는 와인은 감상의 깊이를 더하고, 경험을 풍부하게 만든다.

4. 와인이 추억의 매개가 되기를 바랐다.

저자는 특정 와인을 마실 때 떠오르는 장면이나 사람, 감정을 통해 와인이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기억을 불러오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히딩크는 탈보(Talbot)를 마실 때 2002년 월드컵을 떠올릴 것이고, 잉그리드 버그먼은 멈 (Mumm)을 마시며 영화 『카사블랑카』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은 클로 뒤 발(Clos du Val)을 마시며 취임식의 한 장면을 회상했을 수 있다. 저자에게는 레어(Rare)의 입안에서 부서지는 기포가 산토리니 바다에 부서지던 달빛과, 그날 함께했던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을 되살려낸다. 그처럼 와인 한 병이 인생의 기억 한 조각을 불러올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와인은 충분히 의미 있는 존재가 된다.

『와인 스토리』는 와인에 대한 책이지만, 동시에 사람과 이야기, 추억에 대한 책이다.

읽다 보면 마치 한 편 한 편의 짧은 단편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와인에 대한 지식이 없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며, 이야기를 통해 오히려 와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생길 수 있는 책이다.

결국 이 책은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권할 만하다. 한 병의 와인이 품고 있는 감정과 기억, 그리고 그 속에서 길어올린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 삶 속의 한 장면이 새롭게 떠오를지도 모른다.


'넥서스BOOKS 출판사'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마츠
생산지 : 스페인, 카스티야 이 레온Castilla y Leon, 토로Toro
와인 타입 : 드라이, 풀 바디 와인
품종 : 템프라니요 100%
가격 : 2~5만 원대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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