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를 읽는 힘
메르 지음 / 토네이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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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먼저 읽는 자만이 기회를 가진다.”


기상이변으로 작물 수확량이 줄어들었다는 뉴스를 본다.

대부분은 곡물 가격이 오르겠구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정도의 접근은 시장에선 약하다.

투자란 제로섬 게임이고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방향엔 이미 수많은 자금이 몰려 있다.

진짜 기회를 잡기 위해선 몇 단계 더 멀리, 더 깊이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예컨대 곡물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그 영향이 이집트 같은 곡물 수입 의존국에서 더 크며,

그로 인해 금 수요가 늘고 금값이 자극될 수 있다는 연결까지.

바로 이 연결의 시선, 그걸 가르쳐주는 책이 바로 메르의 『1%를 읽는 힘』이다.


세상은 날마다 움직이고, 정보는 매일 쏟아진다.

그런데 왜 어떤 사람은 그 안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어떤 사람은 늘 한 발 늦을까?

그 차이는 얼마나 많이 아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읽는가에 달려 있다.


『1%를 읽는 힘』은 바로 그 차이를 만드는 책이다.

저자인 메르는 이렇게 말한다.

“정보의 바다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헤엄치는 법이 아니라 파도를 읽는 법을 익혀야 한다.”


단지 빠르게 읽고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남들과는 다르게 해석할 줄 아는 사람,

그 1%의 관점을 길러주는 책이다.


이 책은 출간과 동시에 주요 서점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지금 우리가 가장 갈구하는 감각을 가장 정제된 방식으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읽기를 단순한 정보 습득으로 여긴다.

그러나 메르는 그 생각부터 깨뜨린다.

읽는다는 건 단순히 눈으로 따라가는 일이 아니다.

의미를 꿰뚫는 일이다.

무엇이 연결되고 있는지, 무엇이 의도적으로 감춰졌는지, 

그리고 그 빈틈에 어떤 기회가 숨어 있는지를 감지하는 능력이 진짜 읽는 힘이다.


『1%를 읽는 힘』은 뉴스 한 줄, 그래프 하나만으로도 앞을 예측할 수 있는 감각을 훈련하는 전략서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산업 분석이다.

반도체, 전기차, 조선업 같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산업의 수면 아래 흐르는 변화를 보여준다.

2장은 관점의 해체다.

리쇼어링, 환율, 통화 정책 등 우리가 늘 지나쳐온 국제 이슈들을 새로운 각도로 바라보게 만든다

3, 4장에서는 경제 구조와 투자의 원리를 구체적으로 다룬다.

부동산 PF, 에너지 이슈, 인플레이션, 금리 변화 등 우리가 몰랐던 맥락을 현실 경제와 연결해 풀어낸다.

5장은 정보 속에서 나만의 관점을 세우는 법이다.

정보에 휘둘리는 사람이 아니라, 정보를 판단하고 선택하는 주체로 서는 과정이 담겨 있다.


읽는 내내 “아, 세상이 이렇게 움직이고 있었구나” 하는 감탄이 나왔다.

처음엔 따로 노는 것처럼 보였던 배터리 전쟁, 우크라이나 사태, 곡물 인플레이션, 금값 변화,

그 모든 게 어느 순간 하나의 지도처럼 연결되었다.

그 순간, 세상을 읽는 눈이 트이기 시작했다.


특히 인상 깊은 문장이 있다.

“정보의 질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정보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이다.”


결국 중요한 건 얼마나 아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그 해석이 곧 생존력이고, 경쟁력이고, 기회의 시작이다.


이 책은 투자서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삶의 태도를 바꾸는 책이다.


시장이 혼란스러울 때 중심을 잃지 않으려면 정보를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

정보를 구조화하고 관점을 세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 힘이 바로 읽는 힘이다.


책을 읽고 나면,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 세상을 내려다본 듯한 시야가 생긴다.

이제는 뉴스 한 줄을 볼 때마다 생각한다. 

“이 흐름 뒤엔 어떤 시그널이 숨어 있을까?”


『1%를 읽는 힘』은 기회를 포착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이 아니다.

기회를 포착할 줄 아는 시선을 만들어주는 책이다.

그리고 그 시선은, 지금 당신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토네이도 출판사 북클럽 <소용도리> 2기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삼성전자는 이런 상황에서 큰 베팅을 하고 있다. TSMC는 전통적으로 주문을 받고 제조시설을 확보하는 방식을 쓰고,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제조시설을 먼저 지은 후 주문을 받는 ‘셀 퍼스트’ 전략을 추진한다. 예상대로 주문이 따라오면 빨리 주문을 소화할 수 있지만, 주문이 없으면 공장이 멈춰 있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고위험 고수익)’ 방식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투자를 줄이는 TSMC와 달리, 2023년에만 50조 원 이상의 설비 투자를 했으며, 이것은 삼성전자 창립 이후 최대 수준의 설비투자 규모다. 삼성전자는 지금 돌이킬 수 없는 풀베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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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마음 놓고 쉬지 못할까 - 마음의 기초체력을 올리는 진짜 휴식의 기술
김은영 지음 / 심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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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울까?”

“우리 모두는 이유 없이 쉴 자격이 있다.”

김은영의 『나는 왜 마음 놓고 쉬지 못할까』는 단순한 휴식의 기술을 말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현대인이 왜 쉬는 것조차 불편해하고, 쉴 때조차 죄책감을 느끼는지를 정면으로 묻는다. 표면적으로는 피로와 번아웃을 회복하는 심리서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 본질은 훨씬 더 깊고 구조적인 문제에 닿아 있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쉬지 못하는 이유는 게으름이나 의지박약 때문이 아니라, ‘쉴 수 없는 구조’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실제 한 취업 포털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절반 이상이 매주 2~3일 이상 야근을 하며, 퇴근 후에도 절반이 넘는 이들이 계속 업무에 시달린다고 한다. 80% 이상이 다양한 형태로 번아웃을 경험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쉬는 것에 대한 불안과 의심을 멈추지 못한다. 쉬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이렇게 쉬어도 되는 걸까?”라는 질문을 먼저 던지는 이유는, 사회가 우리에게 쉼조차 ‘자격’을 따져야 하는 것으로 학습시켰기 때문이다.

김은영은 우리가 쉼에 대해 가지는 인식 자체가 이미 ‘성과 중심 사회’에 의해 왜곡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충분히 일한 후에야 쉴 수 있다고 믿고, 쉬는 시간에도 자기검열을 멈추지 않는다. 자신의 피로도를 입증해야만 쉴 자격이 생긴다고 생각하는 사회에서, 쉼은 권리가 아니라 보상처럼 다뤄진다. 저자는 이를 ‘비자발적 워커홀릭’이라 부르며, 이미 지쳐서 탈진했음에도 멈추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설명해 나간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쉼을 권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우리는 쉴 수 없게 되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이른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같은 증상을 경험한 후에야 비로소 ‘쉬어도 된다’는 안도감을 느끼며, 어떤 명확한 질병 진단이 있어야만 잠시 멈출 수 있는 자신을 보며 당황한다. 쉬는 것은 삶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프거나 쓰러지지 않으면 자신에게 휴식을 허락하지 않는다.

책은 이 같은 인식이 ‘비합리적인 신념’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 타인에게 인정받아야 한다, 쉬면 나약해진다는 사고방식이 자존감이 낮은 이들에게 특히 강하게 작용한다. 이들은 완벽주의 성향을 띠며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려 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방식으로 존재 가치를 증명하려 든다. 이렇게 형성된 당위적 사고는 곧 감정적인 피로와 불안으로 이어지고, 자신이 왜 그렇게 힘든지도 자각하지 못한 채 무너져간다.

이런 이들에게 저자는 ‘수용의 창’이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수용의 창은 개인이 스트레스를 감당하며 안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심리적 범위를 의미한다. 수용의 창이 좁은 사람은 일상적인 스트레스에도 쉽게 무너지고, 자극에 과도하게 반응하거나 무기력해진다. 반면 수용의 창이 넓은 사람은 스트레스를 능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으며, 긴장을 활력으로 전환하는 힘이 있다. 놀고 쉬는 능력이 좋은 사람은 단지 여유가 많은 사람이 아니라, 감정과 각성 상태를 조율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우리가 쉼이라고 여기는 활동들—명상, 산책, 미술 감상 등—이 진짜 휴식이 되기 위해선 ‘긍정적인 감각’이 채워지는 경험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선 현재의 순간을 ‘깨어 있는 알아차림’으로 바라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마음이 흩어져 있을 때 우리는 차 한 잔의 향기조차 누리지 못하고, 그저 자동 조종 상태로 하루를 살아간다. 저자는 틱낫한의 말을 인용해 말한다. “차에 마음을 모으고 의식을 집중해야만 차가 제 향과 맛을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삶이라는 이름의 경험을 진정 즐기기 위해 그 순간에 완전히 몰입할 줄 알아야 한다.

책 후반으로 갈수록 저자는 더욱 구체적인 전략과 훈련법을 제시한다. 긴장을 완화하고 불안을 낮추기 위한 복식호흡, 감각 기반의 마음챙김 훈련, 일상적인 각성의 리듬을 재조율하는 활동들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강조한다. 진짜 쉼이란, 거창하거나 고급스러운 경험이 아니라 오히려 일상 속에 작고 안정적인 루틴으로 존재해야 한다고. 예를 들어 비용 부담 없는 산책, 좋아하는 음악 듣기, 적당한 운동 등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회복의 열쇠다.

마지막으로 삶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를 말한다. 일(work), 사랑(관계), 놀이(휴식).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일에 쓰고, 관계에 소진되며 놀이에는 거의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그렇게 쉼은 삶의 사치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저자는 분명히 말한다. 놀이야말로 각성과 회복의 리듬을 만들어내는 건강한 감정 회로이며 우리가 다시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본능적 감각이라고 말한다.

『나는 왜 마음 놓고 쉬지 못할까』는 쉼에 대한 오해를 벗기고, 진짜 회복이란 무엇인지 다시 묻는다. 이 책은 우리가 왜 쉬지 못하는지를 깊이 파헤치고 그 밑바닥에 자리한 왜곡된 신념과 구조를 밝혀준다. 그리고 그것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데 필요한 사유와 일상 속 실천법을 함께 제시한다.

무조건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강박, 쉬면 불안해지는 마음, 쉴 자격조차 스스로에게 허락하지 못하는 내면의 목소리들. 그 모든 것들과 마주하게 만드는 이 책은 우리에게 조용히 건넨다.

“당신은, 이유 없이도 쉴 수 있어야 하는 존재다.”


'도서출판 푸른숲'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당위적이지 않은, 건강하고 합리적인 신념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바로 선호적 사고다. 강요와 요구use, should가 아니라 선호prefer, 기대wish, 원함want, 희망hope, 바람desire’의 사고방식이다. ’당위적 사고’가 경직되고 독단적이며 사회적 현실과 동떨어진 신념이라면, ’선호적 사고’는 여러 열린 가능성을 바탕으로 한 유연하고 적응적이며 사회적 현실에 부합하는 생각이다. 선호적 사고는 나와 타인을 불완전하지만 다양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로서 바라본다. 더 넓은 시야에서 객관적 현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변화의 가능성을 모색하며, 좀 더 현실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생산적인 사고방식이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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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제프리 메이슨 지음, 오영진 옮김 / 토네이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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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엄마를 알지 못한 채, 엄마를 소비해왔다.”


제프리 메이슨의 『엄마,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는 단순히 읽기만 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엄마가 쓰고 내가 듣는 책, 그 자체로 하나의 대화이며 추억이고, 때로는 반성이다.


책을 펼치는 순간, 어릴 적 친구들과 주고받았던 ‘백문백답’ 놀이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다. 바로 '엄마'다. 

그동안 나의 이야기, 나의 감정에만 집중해왔다면, 

이 책은 인생의 많은 부분을 나를 위해 희생해온 ‘엄마’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만든다.


수십 년 동안 우리는 엄마를 하나의 '역할'로만 생각해왔다. 

밥을 짓고, 수백 번의 화를 참으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끝내 우리를 키워낸 존재. 

하지만 우리는 그 엄마의 ‘이름’도, ‘꿈’도, ‘감정’도 얼마나 알고 있었던가?

이 책은 그 무심함을 정면으로 찌른다.


“당신의 첫사랑은 어땠나요?”

“가장 상처받았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내가 당신의 아이로 태어났을 때, 어떤 감정이 들었나요?”


우리가 평소 오글거린다고 외면했던, 혹은 차마 물어보지 못했던 질문들.

그 모든 것을 이 책이 대신 물어준다. 

마치 인터뷰 대본처럼 구성된 이 책 속 질문에 엄마는 자신의 인생을 하나하나 되짚으며 답을 써 내려간다. 

그리고 우리는, 그 답을 통해 '엄마'라는 사람을 처음부터 다시 듣게 된다.

책 속 질문들을 따라가다 보면 한 가지 사실에 무너지게 된다.

엄마의 정확한 출생년도는? 이름의 뜻은? 그 이름은 누가 지어줬을까?

엄마는 어디서 태어났고, 언제 처음 걸었으며, 어린 시절엔 어떤 놀이를 가장 좋아했을까?

이렇게 사소하고 기본적인 것조차, 나는 정말이지 제대로 아는 게 없었다.

나는 늘 엄마의 딸로서 살아왔지, 엄마라는 한 사람의 인생을 깊이 들여다본 적은 없었다.

엄마는 그렇게 가까운 존재였지만, 실은 너무도 먼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이 책이 알려준다.


이 책이 다른 필사책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그것이 '관계를 위한 필사'라는 데 있다.

보통의 필사책이 나를 위한 치유라면, 『엄마,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는 가족을 위한 회복이다. 

문장과 문장 사이를 채워가는 과정은 단순한 정보의 수집이 아니라, 

우리가 놓치고 있던 감정의 거리, 대화의 공백을 메워주는 따뜻한 통로가 된다.


대부분의 가족 에세이나 육아 회고록이 엄마라는 존재를 해석하거나 찬양하는 데 머무른다면, 이 책은 정반대다. 

제프리 메이슨은 질문만 던질 뿐이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하는 것은 온전히 엄마다. 

주어는 철저히 ‘엄마’이며, 삶의 주도권도 그녀에게 돌아간다. 

우리는 비로소 그녀의 진심을 읽게 된다.

그 진심을 마주한 순간, 우리는 말할 수밖에 없다.


‘나는 엄마를 모르고 살았구나.’


모성은 당연하지 않았다. 엄마에게도 그늘이 있었고, 망설임도, 좌절도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감정들을 삼키며 끝내 우리 곁에 남은 사람. 그 존재에 대해, 우리는 지금껏 제대로 질문한 적이 없었다. 우리는 늘 ‘받는 사람’이었지, ‘들어주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 책은 말한다.

책장에 꽂아두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펜을 꺼내 엄마에게 건네는 그 순간부터, 

이 책은 기억을 소환하고 감정을 회복하며, 관계를 다시 써나가는 살아있는 도구가 된다고.


말하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이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이 될 엄마에게, 우리는 이제 묻기만 하면 된다.


“엄마, 당신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이 단 한 줄로, 잊혀졌던 한 사람의 인생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는 아들이나 딸이 아닌, 엄마의 진짜 청중이 된다.


'토네이도 출판사 북클럽 <소용도리> 2기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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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갓난아기인 당신을 어떻게 추억하고 계시나요?
부모님이 당신을 부르던 애정이나 별명 같은 게 있었나요?

아기인 당신을 특히 누가 세심하게 돌봐주었나요?

재미있는 옷을 입고 찍은 아기 때 사진을 갖고 있나요?
그것에 대해 들려주세요.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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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으로 답을 찾는 인공지능 윤리 수업 -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에피소드 X 탐구 질문
박형빈 지음 / 한언출판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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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철학적 좀비 혹은 디지털 좀비를 상상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철학적 좀비란 감정이 없는 존재지만 인간처럼 행동하는 존재이고, 디지털 좀비란 외형상 인간처럼 보이지만 윤리적 판단 능력이 결여된 인공지능을 뜻한다. 박형빈의 『질문으로 답을 찾는 인공지능 윤리 수업』은 이 두 존재 사이 어딘가에서, 인간성과 기술의 경계에 선 우리에게 무엇을 물어야 할지를 되묻는 책이다.

“인공지능은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이제 단순한 철학적 상상이 아니다. 저자는 오히려 그보다 더 급진적인 물음을 제안한다. “윤리적 판단 능력이 없는 인공지능에게 우리는 어떤 책임을 물어야 할까?”, “인공지능이 내리는 판단 과정에 인간은 어떤 방식으로 관여해야 할까?” 책의 전반은 바로 이 질문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다양한 사례와 대화를 통해 윤리적 사고의 출발점을 ‘정답’이 아닌 ‘질문’에 둔다.

이 책의 또 하나의 특징은 서사적 구성 방식이다. 소설을 보는 듯한 이야기 구조를 통해 인공지능과 인간 공존에 대한 사회적 갈등을 이야기 하기도 하고, 선생님과 학생이 등장하여 실제 수업을 진행하듯 현실 속 문제 상황을 함께 탐구해나가는 장면들도 있다.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일으킨 상황, 거기에 인공지능이 내리는 판단, 생명과 재산 사이의 딜레마 같은 구체적인 사례 속에서 학생들은 스스로 질문하고, 서로의 관점을 경청하며 생각을 확장해 나가기도 한다. 이런 대화 속에서 독자 역시 그 자리에 앉아 있는 듯한 몰입감을 느끼도록 만든다.

이러한 구성을 바탕으로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선 사고 훈련을 시도하게 한다.

각 파트의 마지막 장에 수록된 ‘탐구 질문’은 그것을 뒷받침한다.

예컨대,

“자율주행차가 사고에 대처할 때,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까요?”

“자율주행차의 사고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같은 질문들이 이어지며 독자가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판단 기준을 세우도록 유도한다.

오늘날 우리는 많은 판단을 기계에 위임한 채,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점점 줄여가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삶의 흐름에 작은 균열을 내며 말한다. ‘질문하라!’고 말한다.

단지 인공지능 윤리에 대해 배워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힘 그 자체를 회복하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그것은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인간적인 태도일 것이다.

프롤로그에서는 영화 『그녀(Her)』의 사례를 들며,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교류하는 인공지능이 더 이상 미래의 환상이 아닌 현재의 현실임을 강조한다. 챗GPT나 스테이블 디퓨전 같은 도구들은 단지 정보를 생성하는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관계 맺는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단순히 기술의 문제를 넘어 윤리와 가치의 문제로 확장된다.

책 전반에는 AI 기술이 보여주는 혁신적 가능성보다 그 이면에 자리한 윤리적 책임, 편향, 차별의 문제가 촘촘하게 등장한다. 특히 알고리즘이 과거 데이터를 반복 학습함으로써 사회 구조의 불균형을 고스란히 재현하는 문제는, AI의 기술적 결함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구조의 거울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자율주행차 사고의 책임 문제는 그 대표적 사례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개발자? 차량 소유자? 운전자? 아니면 시스템 자체? 이 질문은 법과 기술, 윤리가 서로 맞물린 복잡한 경계를 마주하게 만든다. 저자는 이 물음을 단순한 학문적 탐구가 아닌, 삶의 문제로 끌어내며 독자에게 다시 묻는다. “당신은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

후반부에서는 ‘철학적 좀비’라는 개념을 다시 소환하며, 감정도 자각도 없이 인간처럼 행동하는 존재가 되어가는 AI에게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한다.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그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를 되묻는 이 장면은 독자에게 스스로의 존재 방식까지 성찰하게 만드는 지점이다.

특히 저자는 인공지능 윤리가 전문가나 기술자만의 영역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교사, 학부모, 청소년, 시민 모두가 이 문제에 대한 감각을 가져야 한다. 기술의 발전이 전방위적으로 삶에 침투하는 지금, 사용자로서의 우리 역시 판단의 주체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윤리 교육은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데 목적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의 흐름 속에서 무엇을 묻느냐는 곧 어떻게 살아가느냐를 결정한다.

『질문으로 답을 찾는 인공지능 윤리 수업』은 그 물음의 출발점에서 독자 스스로 사고를 설계하고 판단의 기준을 세울 수 있도록 이끈다. 질문을 멈추지 않는 태도야말로, 변화의 중심에서 인간다운 선택을 가능케 하는 가장 근본적인 윤리일 것이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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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설계하거나 책임지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할 때, 여러분이 생각하는 원칙들이 서로 충돌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또는 한 원칙을 다른 원칙보다 우선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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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아이디어는 말에서 나온다 - 상위 1%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알려주는 미친 아이디어를 만드는 언어 훈련
니토 야스히사 지음, 고정아 옮김 / 필름(Feelm)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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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아이디어는 말에서 나온다』는 아이디어에 관한 책이지만, 그보다 먼저 말에 관한 책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말하기’라는 행위가 어떻게 ‘생각’을 이끌고, 또 그 생각이 어떻게 문제 해결로 이어지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실전 매뉴얼이다.

저자 니토 야스히사는 카피라이터이자 기획자로 수많은 프로젝트를 이끌어오며 이 단순하지만 강력한 진리를 깨달았다.

“아이디어는 생각을 정리한 후에야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말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저자는 이 경험을 통해 ‘말하기’의 위력을 몸소 체험했다. 아이디어 회의에서 서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침묵이 흐르는 순간, 정답을 찾기 위한 집착이 오히려 생각을 막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이를 깨고 나오는 첫 걸음으로 무엇이든 말하기를 제안한다. 처음엔 엉뚱하고 쓸모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말은 또 다른 말을 낳고, 그렇게 언어는 스스로 생태계를 만든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이렇게 고백한다. 창의성은 어떤 천재성이나 번뜩이는 감각에서만 오는 게 아니라,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익히는 훈련 가능한 기술이라고. 그는 자신의 말하기 방식이 어떻게 아이디어의 벽을 넘게 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어떤 방식으로 실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었는지를 공유한다. 결국 이 책은, 아이디어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기획자, 마케터, 크리에이터, 혹은 단순히 무언가 새로운 방향이 필요한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도구 상자다.

특히 저자는 말한다. “아이디어는 목적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경로에서 만들어진다.”

이 문장은 『미친 아이디어는 말에서 나온다』 전체를 압축한 선언문이기도 하다. 그는 ‘아이디어’라는 단어에 과도하게 부여된 상징성을 걷어내고, 그것을 일상의 언어, 대화, 실험, 실수 안에서 현실적인 방식으로 되살린다. 마치 ‘창의력’이라는 말을 책상 위 신비한 존재에서 데려와, 회의실 구석 의자에 앉히는 것처럼.

이 책이 흥미로운 점은, 단지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법이 아니라, 제대로 다루는 법을 알려준다는 점이다. 니토는 말하기라는 행위 속에서 아이디어가 생성되고, 검증되고, 나아가 발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식을 단계별로 보여준다. 그것은 단순한 대화가 아니라 생각을 밖으로 꺼내는 실험이고, 혼란 속에서 길을 만들어가는 즉흥적이고도 의도된 무질서다.

또한 그는 실패와 좌절의 과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곳에서 진짜 아이디어가 피어난다고 말한다. 그는 성공한 아이디어보다 실패했던 아이디어들에 더 많은 이야깃거리와 교훈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은 문제 해결에 필요한 실질적 사고 도구로 기능한다.

결국, 『미친 아이디어는 말에서 나온다』는 창의적이고 싶다는 사람보다, 지금 막힌 벽 앞에서 좌절하고 있는 사람, 새로운 기획안을 짜야 하는데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 사람, 회의에서 무언가를 말해야 하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는 사람에게 더 절실한 책이다. 니토 야스히사는 말한다. “나도 그랬다. 내가 해냈다면, 당신도 할 수 있다.” 그가 이 책을 통해 건네고 싶은 메시지는 생각이 말이 되고, 말이 아이디어가 되는 과정 그 자체다. 그리고 그 모든 출발점은 입을 여는 것에서 비롯된다.

말하라! 그것이 당신의 미친 아이디어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매일의 해안 @haean.ee'님을 통해 '필름 출판사 @feelmbook' 도서를 협찬을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아이디어에 제동을 거는 네 가지 편견
1. ‘아이디어’는 제로에서 탄생하는 것‘이라는 편견
2. ’자신은 창의적이지 못하다’라는 편견
3. ‘홈런급 아이디어여야만 한다’라는 편견
4. ’옳은 것이 정답‘이라는 편견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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