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요즘어른의 부머 경제학 - 인구감소 시대, 새로운 부의 법칙
전영수 지음 / 라의눈 / 2025년 4월
평점 :

“짐이 아닌 힘, 베이비부머의 재등판이 시작된다”
요즘 한국 사회에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침체의 기운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 얽힌 복합불황 속에서 사람들은 ‘살기 힘들다’는 말을 더 이상 푸념이 아닌 생존의 감각처럼 내뱉는다. 특히 부동산, 금융, 교육, 일자리 등 삶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인식은 전 세대를 가로질러 무력감으로 번진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막막함 속에서도 ‘다시 희망을 말할 수 있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그 희망의 중심에 베이비부머 세대가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지금의 위기를 단지 경기 침체로만 보지 않는다. 이면에는 저출산, 고령화, 인구 절벽이라는 구조적 인구 위기가 깊게 깔려 있다. 일본이 이미 겪어온 ‘잃어버린 30년’의 그림자가 이제 한국 사회를 엄습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은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고령화 속도는 그 어떤 선진국보다도 빠르다. 출산율을 높이자는 당위론은 수없이 반복되었지만, 정작 실효성 있는 대책은 드물다. 초고령화와 인구 감소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역 소멸, 인구 공동화 현상이 곳곳에서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때 책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단지 출산율의 문제가 아니다. 생산가능인구의 급감, 즉 일하고 소비할 수 있는 사람의 감소가 핵심이다. 고령자는 늘고, 청년층은 줄고 있으며, 경제의 중심을 떠받칠 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이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저자는 주목해야 할 집단으로 1955년~1974년 사이 출생한 1,700만 명의 베이비부머 세대를 제시한다.
이 책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그들은 ‘짐’이 아니라 ‘힘’이다. 단순히 은퇴를 기다리는 복지의 대상이 아니라, 여전히 건강하고, 일할 능력과 의지를 가진, 경험과 숙련도를 갖춘 강력한 경제 주체다. 실제로 이들은 여전히 왕성한 소비층이며, 은퇴 이후에도 사회 참여에 대한 욕구가 높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들을 ‘뒷방 늙은이’로 머무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경제의 전면에 세우는 일이다.
이를 위해 책은 5가지 해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1. 후속세대 출생 증가
2. 노동수입 및 이민 확대
3. 생산현장에 로봇 확대 도입
4. 비경제활동인구의 완전 소환
5. 평생근로와 계속고용
이 가운데 가장 손쉽고도 확실한 해법은 다름 아닌 ‘평생근로와 계속고용’이다. 생각만 바꾸면 곧바로 실행 가능한 카드이며, 별다른 재정 부담 없이도 당장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베이비부머를 퇴장시킨다면, 경제 활력은 사라지고 복지비용만 늘어날 뿐이다. 하지만 그들이 계속 일한다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근로소득이 생기고, 소비 여력도 유지되며, 연금 재정에 대한 불안도 줄어든다. 어떻게 봐도 이 구조는 손해가 없다. 오히려 노동력, 소비력, 세대 간 균형을 동시에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단순한 이론 제시에서 그치지 않는다. 베이비부머를 중심으로 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다섯 가지 키워드로 풀어낸다. 바로 생활, 건강, 관계, 유희, 희망이다. 이 키워드들은 복지나 은퇴 설계가 아니라, 생산과 소비의 중심축으로 베이비부머를 재배치하기 위한 구조 개편의 핵심 축이다. 저자는 이를 단순한 고령자 지원책이 아닌, 미래형 인구 전략이라고 본다.
결론은 분명하다. 인구 문제는 인구 카드로 풀어야 하며, 한국 사회는 이제 베이비부머를 다시 부르고, 다시 세워야 할 때다. 이들을 짐으로 여긴다면 사회는 짓눌릴 것이다. 하지만 이들을 힘으로 바꾼다면, 한국은 다시 경제 활력을 되찾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고령화는 위기가 아니라, 방향을 바꿀 기회다. 베이비부머의 등판은 단순한 복귀가 아니라, 구조적 전환의 시작이 될 것이다.
ㅡ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채손독) @chae_seongmo'를 통해
'라의눈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시대적 압박은 3가지로 정리된다.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수천, 수만 가지 요소가 있지만, 얼추 정리하면 1. 저성장 2. 재정난 3. 인구병의 3대 약재로 요약된다. 셋은 구조적인 연결고리와 파괴적 영향력을 갖는다. 상호 연결고리를 이해하면 크게는 미래사회의 작동 질서를, 작게는 시장주도의 소비판도를 추출하는 힌트를 찾을 수 있다. - P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