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아상 사러 가는 아침
필리프 들레름 지음, 고봉만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울의 방향을 결정하지 못해 가능성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 순간이거나, 마음이 거짓 없이흔들려 나약해지려는 순간이면 더욱 그러하다. 잘하면 뭔가 거의 이루어질 것 같은 그런 날들이 있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크루아상 사러 가는 아침
필리프 들레름 지음, 고봉만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섬세하고 다정한 시선으로 시작되는 매일의 탐험 희미한 글씨의 주석이 먆은 것이 걸림돌이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 개의 바늘 매일과 영원 4
소유정 지음 / 민음사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목탄이라는 재료가 익숙하기도 하고, 어떤 움직임을표현하는 데에 목탄이 적합하기 때문에 잘 사용해요. 목탄은굉장히 강한 재료예요. 제가 사용하는 압축목탄은 일반목탄보다 더 단단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아주 강한 선을 그림수가 있고, 손으로 부비면 양감도 곧잘 표현돼요. 아이의움직임을 표현하기에 좋은 재료죠. 그렇지만 목탄을 잘다뤄서 목탄을 쓴다기보다는 이 책에 목탄이라는 재료가 잘어울리기 때문에 쓰는 거겠죠. 책마다 조금씩 다른 재료를쓰려고 노력도 하고요. 『물이 되는 꿈 같은 경우는 정말로물로만 그렸고요, 『선의 경우는 연필 드로잉이니까 처음시작도 연필과 지우개로부터 출발했어요. 연필이 지나갈때 사각거리는 소리와 스케이트 날이 얼음을 긁는 소리가비슷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런 걸 상상하면서 그렸어요. - P147

나아가고 있으면 백 스티치 기법이 꼭 글을 쓰는 일, 그것도비평의 일과 많이 닮아 있다고 느껴진다. 시작점의 한 걸음뒤에서 출발하는 모습은 모든 작품을 다 읽은 후, 가장뒤에서 시작되는 비평 글을 떠올리게 한다. 원단의 면과 면을이어 주는 것에 자주 쓰이는 스티치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작품과 독자를 이어 주고, 작품에 유효한 해석을 한 걸음 한걸음 덧붙인다는 비평의 모습이 자수의 움직임과 유사하기때문이다. - P16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 만드는 일 - 한 권의 책을 기획하고 만들고 파는 사람들은 어떻게 움직일까?
박혜진 외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평점 :
품절


나는 지금 일을 하러 가고 있다. 기차 안에서 내일 해야할 일의 일정과 내용을 생각한다.

여름의 풍경이 스쳐가는 창 밖을 보면 다른 그림과 말의 조각들이 초록의 산과 푸른 하늘에 무늬처럼 떠오른다.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서 하던 생각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아이디어와 고민들이 여름 구름에 모양을 더하며 흘러가는 중이다. 무사히 끝내고 돌아오자는 기도는 마음에 붙들어 매놓는다.



몸이 아파서 2년여 가까이 일을 쉬었는데 이제 다시 일을 하고 있으니 ‘쉬었다‘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고맙기도 하다. 누군가는 갑자기 몸이 아파진 내게 그렇게 몸을 챙기지 않고 일만 했으니 몸이 아플 수 밖에 라고 했지만 아니다 일의 죄가 아니다 일이 몸을 병들게 하지는 않는다. 일의 고통이 몸에 직접적으로 전염되지는 않는다 어쩌면 가장 가까운데서 아픔의 원인을 찾아야 하기에 일상 위에 놓인 일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픈 것은 벌이 아니라는 것을 아프고 나서야 알았다. 늙음에는 순서가 있지만 아픔 혹은 병은 그렇지 않아서 예고도 없이 일순간 누군가의 일상과 인생을 뒤흔들 수 있다. 병도 장애도 당사자만의 잘못도 실책도 아님을 이제서야 알겠다고 이렇게 말 할 수 있어 다행이기도 하다



일을 쉬고 있는 기간은 휴식이 아니었다 내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일의 분량이 줄어든다고 나의 직업이 말소되지도 않았고 나의 과거가 희석되지도 않았다 나의 마음이 다시 일을 하고 싶다고 움직이자 몸 또한 일을 손에 잡으려고 부던히 노력해왔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리고 과거의 내가 다시 지금의 내 곁으로 와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조심스레 다시 손에 쥐는 것을 거들고 있다



그 수고가 기특하기도 다정하기도 해서 평생 직업이라는 형체가 희미하게 느껴지던 말이 아마 누군가 인생의 모든 순간들이 지금의 한 순간을 향해 모여드는 신비한 구름 같은 모양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일은 고통의 일부와 보람의 일부가 한데 뭉쳐진 저 뭉게구름을 닮은 것 같다 어느 순간 시야에 느닷없이 나타나선명하게 아름답기도 하고 손에 잡히지 않고 붙잡아 둘 수도 없는 거대한 집합체인 저 구름. 오늘도 내일도 저 뜬구름을 마음에 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불호텔의 유령
강화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머릿속으로 중얼거렸다. 중요한 건 나의 원한이다. 이걸 돌려주는 일이다. 그게 가능하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지. 해볼게. 어디 한번 해보자 - P6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