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젊은 사람들이 모여 앉아 연애와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했다는, 심지어 그 자체에 두려움마저품은 듯한 이야기를 나누는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 P197

인류는 한 번도 개체수를 자발적으로 줄이는 상황에처해본 적이 없다. - P199

었다. 그 불쾌함은 마치 카프카의 유명한 도끼 썰처럼, 그가 던진 질문이 내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부수는 도끼였기 때문이었다. - P203

끔찍했던 기억이 몇몇 떠올랐다. 그런데 그때가 그렇게 끔찍하기만 했던가? 아니, 그렇지는 않았다. 즐거웠던적도 행복했던 적도 무수히 많다. 끔찍했던 몇 개의 기억을 떠받치고 있던 작은 기억들은 대개 그런 것들이었다. - P204

하지만 이런 관점을 고수한다면 아이들이 앞으로 맞닥뜨릴 모든 난관에 엄마인 내가 더 안달복달하게 될 것이다. 괜히 끼어들어 아이들의 인생마저 힘들게 만들지도모른다. 내가 힘들 때마다 우리 엄마가 드러눕는다고 생해보다 안 그런가 되어서는 안 된다. - P206

에릭 와이너가 쓴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의 ‘소크라테스‘ 편에는 철학은 완벽한 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는, 여러 번 들었으나 자꾸 잊게되는 말이 나온다. 좋은 삶은 답이 아니라 질문에 초점을맞추고 그 질문을 살아내는 것이라고도 한다. - P208

. 그럼에도 그는 이 얘기를 무척 재미있게 했다. 어쨌든 여기 멀쩡하게 살아 있으니까. 그 후에도 그는 어쩔 수없이 계속 비행기를 타는데, 그럴 때마다 지난 삶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비행기에 오른다고 했다. - P215

진짜 커피의 맛을 알게 된 것은 30대 이후. 이제 커피없는 인생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하지만 커피를 마시면불안을 얻고, 불안을 잃으면 커피도 잃는다. 뭘 택해도 망하는 기분이다. 슬프다. - P221

『불안이라는 중독』을 쓴 저드슨 브루어는 불안의 거센 물결에 휩쓸리는 대신 호기심을 가져보라고 한다. 불안이라는 감정과 나 자신을 분리해보라는 것이다. 말했듯이 호기심은 공포와 혼재하기 어렵다. 호기심은 불안을이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무기다. - P225

언젠가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이번 생은 망했어." -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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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을 여니 비현실적으로 축사 냄새가 난다 - P27

우리의 열은 여름 - P23

지난주엔 없었던 것 같은데창 너머창창울울한 나무 한 그루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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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 생각해보면 내가 했던 아빠의 얘기 대부분은 결국농인 문화와 청인 문화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아빠가 스스로를 어떻게 해쳤는지, 지속되는 자기혐오로 주변을 어떻게망가뜨렸는지로 귀결되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K는 무슨 말을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난감한 표정으로 골똘해지곤 했다. - P55

[끼 없는 게이는 노잼 무맛입니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데 저는 비선호를 비선호한답니다.] - P57

아빠 같은 사람들 말고. 너무 오래 외로웠던 사람들 말고.
더 늦기 전에, 거의 사랑하는 거 말고 진짜 사랑을 해보라고. 너는 그래도 돼. - P59

아빠가 듣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했던 말들이 있다. 큰 소리로 말하면 어렴풋이 들린다는 걸 알기에 일부러 작게 중얼거렸던 말들. 입 모양을 보면 감지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애써다른 곳을 보거나 웃는 얼굴로 기만하며 했던 말들. - P63

삼촌, 이제 말해도 된대요. - P67

아빠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썼어. 그게 내 꿈이라고. - P71

잘 지나와줘서 고마워.
뭐라고? 안 들려. - P74

야, 니가 더 장해. - P74

유치원과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나를 따돌릴 기미를 보이면 바로 내게 다가와서는 속삭였으니까. 여자처럼 말고, 알겠지? - P79

아니, 여성스럽다고 다 이쪽이냐고.
나는 용이를 일단 멈춰 세웠다.
이쪽이라고 다 여성스럽고? - P88

진심으로 나를 걱정하는 엄마의 눈빛. 남들과 다르면 인생이 가시밭일 텐데 이걸 어쩌면 좋나 근심하는 눈빛. 나는 다른애들이 수군거리고 놀리는 것보다 그게 더 싫었어. - P92

아니요, 그런 말은 안 했는데, 그냥 제가 알아요, 속상해한다는 걸. 그래서 말인데, 아저씨가 저 대신 우리 삼촌이랑 많이놀아줄 수 있을까요? 저도 안 놀 건 아닌데, 앞으로도 계속 놀거긴 한데, 그래도 지금보다는 덜 놀아야 할 것 같아서요.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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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니좋은 것도 있다

사랑했지만 죽은 강아지가 목걸이 방울 소리 내며저승의 문턱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네가 믿고있듯이 - P19

네게서 쏟아져 나온 작별의 말도 그랬을 거야하루아침에 생겨난 마음은 아니었겠지 - P21

맞은편 복도로 햇살이 파도처럼 밀려오죠나는 밤새 책상을 부여잡고 표류한 셈이죠 그게 제 역할 같아요나는 어떤 게 명작인 줄 몰라요 맥베스 세트장에서 내게말했죠 그래도 너는 순정을 가졌잖니 대표님 순정부품 같은말씀 마세요 너무 비싸거든요 눈을 뜨면 나는 조그마한 구역의 무대 뒤에서 뜨거운 조명을 만지고 있습니다 - P24

빗소리를 재현하면 음악이 되겠지만공기 중에 뒤섞인 어둠을 복제하면 그림이 되겠지만누가 자연과 경쟁하겠는가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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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우리의 주의를 빼앗아가는 걸로도 모자라서, 그 속의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가능성들이 인간을더 불안하게 만드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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