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그 불확실성이다. 14세기 승려 요시다 겐코吉田兼好가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만개한 꽃보다 막 꽃이피어나려는 나뭇가지, 시든 꽃잎이 떨어진 정원에 관심을 더 많이 쏟는다고 말한다. 벚꽃은 그 짧은 수명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바로 그 짧은 수명 때문에 사랑스럽다. 일본 연구자인 도널드리치는 "아름다움은 덧없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한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삶의 작은 기쁨을 즐기려면 느슨하게 쥐어야 한다. 너무 세게 붙잡으면 부서져버린다. 사람들이 소로에 대해서 한 말은 쇼나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소로는 대상에 관심을 기울이지만 그것을 꽉 붙잡거나 이용하거나 남김없이 파악하려 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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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안 일본은 모든 예술을 높이 쳤지만 그중에서도 시가 가장으뜸이었다. 인생의 모든 중요한 사건에는 늘 시가 있었다. 출생과 연애, 심지어 죽음까지도, 헤이안 시대의 존경받는 신사는 작별의 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훌륭한 시를 쓰는 사람은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얻거나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시를 못 쓰는 사람은 무자비하게 조롱당했다. - P345
점심을 먹은 후 공책을 꺼내 대문자로 쓴다. 일본 탄환열차:목록."좋은 시작이다. 하지만 너무 광범위하다. 더 구체적일 필요가 있다. 더 작게 들어가야 한다. 일본 탄환열차에서 나를 즐겁게한 것들, 더 낫다.
1. 승무원이 복도를 미끄러지듯 걸어왔다가 몸을 회전하고, 승객을 만나자 인사하는 모습. 2. 하이힐을 신고 복도를 걸어오던젊은 여성이 아주 살짝 휘청했다가 발레리나처럼 우아하게 중심을 잡는 모습. 3. 고통스럽지 않은 기분 좋은 따뜻함을 내뿜는 단단하고 두꺼운 스티로폼 커피 컵의 감촉. 4. 컵에 영어로 "AromaExpress Café"라고 쓰여 있고, "Aroma"의 "0"가 커피 원두 모양으로 그려져 있는 것. 5. 도쿄에 가까워질수록 풍경이 점점 도시로바뀌는데, 그 변화가 점진적이어서 도시가 급작스럽게 나타난다.
기보다는 서서히 드러나는 모습. 6. 얼룩 하나 없이 깨끗한 화장실, 7. 기대하지 않았는데 언뜻언뜻 보이는 바다. 8. 반대 방향 기차가 정면충돌을 걱정할 새도 없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면서 내는소음. 9. 창문 위로 작은 개울과 지류들을 만들면서 마치 자기 의지가 있는 것처럼 민첩하게 움직이는 빗방울들. - P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