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잘 모르거나 돈 때문에 고생해본 사람들에게 대출은말만 들어도 공포로 다가온다. 대출이라고는 도서 대출 외에생각해본 적 없는 나는 남의 돈을 빌리는 것은 절대 해서는안 되는 일이라 배웠다. 집을 살 때도 마찬가지였다. 전셋집에서 에어비앤비를 하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지금까지 무주택자로 살고 있었을 것이다. 다들 대출해서 집을 산다지만 나는 20년, 30년씩 빚을 갚으며 살 자신이 없었다. 주택담보대출이란 편하게 쉬려고 산 집 때문에 결국 편하게 쉬지 못하고매일 출근해야 하는 현대인의 족쇄 같은 것이라 여겼다. - P74

내가 벌어 내가 쓰는 맛쓰기보다 모아가는 맛모은 돈을 불려가는 맛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펴보는 맛그리고 타인을 이해하는 맛 - P89

나 역시 에어비앤비를 하면서 돈의 맛을 깨닫고 집을 사야겠다 결심했고, 대출금을 갚기 위해 뒤늦게 돈 공부에 열중했다. 그러다 돈에 관한 책까지 냈다. 물론 책을 냈다고 해서 일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대신 책 한 권으로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나는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라는 말을 되새기며 시간을 더 쪼개썼다. - P96

나는 어떤 단어를 나만의 기준으로 해석해 사용하기를 좋아하는데 인기도 그렇다. 인기는 말 그대로 ‘인간의 기운‘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스스로 작은 목표를 만들고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조금씩 발전해나가는 사람에게는어떤 기운이 생길까? 그 주변에는 어떤 이들이 모일까? 그것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인기 있는 사람이 아닐까?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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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집에서 토시락을 샀다. 그리고 민의 길 건너에 있던 테이블과 의자에서 먹기 시작했는데, 아주 약간의 지봉이있어서있다. 잠시 후 지나가면 노부부가 우리를 보고 말을 걸며 활짝 웃었다. 그들도 이행객이려니 했는데, 알고 보니 우리가누리고 있던 이 테이블과 의자, 지붕의 주인이었다. 서블러 일어나리는 우리에게 그들은 천천히 먹고 가라는 말을 했다. 그리고 자물쇠를 일고 닫혀 있던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그들은 우리 앞에 수박 두 접시를 내밀었다. 디저트"라면서.
우리는 이제 막 지식 영입을 준비하는 가게 앞 테이블에 앉아 보너스 같은 수박 한 조각을 먹게 된 것이다. 마음이 너무따스하아, 종알거리면서 우리는 수박을 먹었다. 그런데 먹다 보니 고민이 생겼다. 수박씨를 접시에 받고 있었는데, 어쩐지이 예쁜 집시에 수박씨만 통통 남기 들려드리기 미안한 생각이 불었던 거다.
‘수박씨 어떻게 하고 있어 지금?"
내 질문에 거는 이렇게 대답했다.
삼키고 있어, 씨까지나는 수박씨를 먹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그것을 휴지에 별었다. 최대한 깔끔한 접시를 들려드릴 거라는 일님으로, 그러나잠시 후 우리는 이런 고민이 불필요했다는 걸 알았다. 씨가 대수일까, 수박껍질이 어차피 남는 것을! - P154

벌써 십 년 전의 일인데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을 들으면 그 밤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이 노래를 들으면이제 나는 턴테이블에 LP판을 올리고 그것이 안정적인 궤도에 접어드는 걸 지켜보는 마음으로 그 밤의 도로를 재생한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데 그리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도 않다. 단지 노래 한 곡이면 된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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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다 보니 궁금해지네요. 그런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일하는 장소를 국내가 아닌 해외로 옮겨서 좋은 점은 뭔가요?
혼자 일을 하다 보니 일과 생활을 분리해서 집중한다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그리고 한국에 있을 때는 웬만하면 가족의 일을 우선시했고요.
지인이나 업무상 연결되어 있는 인맥으로 인한 피로도가 높아진 것도 한몫했어요. 답답함이 쌓일 때쯤 ‘아무도 모르는 낯선 곳에서 내 일만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2015년 여행했을 때가 그걸 좀 확인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어? 나를 아무도 안 건드네? 24시간을 내가 다 컨트롤할 수가 있구나.‘ 그러고 나서 3개월 후 한국에 돌아왔더니 한국도 신선한 거예요. 한국의 모든 게 편안하게 느껴지고,
여기 이런 게 있었네? 저런 게 있었네?‘ 하면서 평소에 보지 못한 것들을 보게 되고, 또 한국이 지겨울 때쯤 해외에 가면 다시 어떤 생각의전환 되는 거죠. 지쳤던 심신의 피로가 좀 풀린다거나, 새로운 자극을 받고 도전하게 된다거나, 그 패턴이 저에겐 좋은 변화의 장치인 것김아 - P118

애나 님이 디지털 노마드라는 방식을 통해서 만들고자 하는 그 이상적인 모습이라는 제 어떤 건지 궁금해요.
디지털 노마드라는 키워드도 제 모습의 아주 일부분이거든요. 바꿔 말하면 ‘디지털 노마드로 살고 싶다‘가 아니라, ‘나는 이런 삶을 살고,
싶었는데, 그중 하나가 디지털 노마드라는 방식과 연관되어 있더라‘가 맞는 표현인 것 같아요. 저는 제가 가진 역량으로 내 이름으로 된 나의 브랜드를 만들어서, 누구나 같이 일해보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고, 이걸 아주 오랫동안 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걸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포인트가 하나 더 생겼는데,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을놓치지 않으며 살고 싶다는 거예요. 회사 생활을 하는 10년 동안 가족을 만났던 건 1년에 서너 번밖에 안 돼요. 회사 다닐 당시에는 우리 가족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조차 몰랐는데, 지금 3개월에 한 번씩 그들 옆에서 같이 살면서 알게 됐어요. 부모님과 동생은 이런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있고, 힘들 때는 이렇게 버텼다는 것을요. 그리고 조카들이랑 같이 살다 보니까 재밌더라고요. 이 사람들을 오랫동안 보며 살고 싶은데,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도 그들을 보고 싶을 때 언제든 볼 수 있는 환경,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고 싶다. 그걸 지금 시도하고 있는 디지털 노마드라는 방식으로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결론이 난 거죠.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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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빌라
백수린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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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한나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것아이를 낳고 막 복직했을 때였고, 그녀는 얼른 것께 아이를 키워놓고보러 갈 테니 기다리고 있으라며 한나에게 호언장담을 했다. 둘째아이를 낳을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때였다. - P144

"안타깝네요."
"뭐가요?"
갑자기 내밀한 곳을 함부로 침범당한 것 같은 당혹스러움에 그녀는 본의 아니게 날카로운 말투로 되물었다. 어떤 상처는 시간이아무리 흘러도 사라지지 않고 잠복해 있다가 작은 자극에도 고무공처럼 튀어올랐다.
"아, 무용하셨어도 정말 좋았을 골격을 가지셨거든요.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그가 정말 미안해하는 표정으로 말해, 이번에는 그녀 쪽에서 미안해졌다.
"네가 이해해, 직업병이야."
어린 시절 엄마를 따라 간 미용실 창가에서 건너편 건물의 발레교습소 풍경을 본 이후부터 그녀는 줄곧 발레리나를 동경해왔으나 부모님이 허락하지 않아 무용을 배워볼 수조차 없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한나는 어색해진 분위기를 풀기 위해 장난스러운말투로 말하면서도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어루만졌다. - P145

"아냐, 관둘래."
"왜?"
"분명 턱도 없이 비쌀 텐데."
남편이 장난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그럼 슬프니까?"
"그럼 슬프니까."
그녀가 웃으며 답했다.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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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이 끝나가요, 때마침 시는 너무 짧고요 창비시선 458
최지은 지음 / 창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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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이 끝나가요 때마침 인내심은 너무 짧구요 많이 자주 써 주세요 최지은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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