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가 무슨 뜻인지 아니?" "다시 한 판 하라는 거예요." 야무지게 대답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 P32
‘입고프다‘와 ‘귀고프다‘가 바로 그것이다. 입고프다는"자유롭고 숨김없이 말을 하고 싶다"는 뜻이고 귀고프다는 "실컷 듣고 싶다"는 뜻이다. 어른이 되니 입고픈데도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입을 닫는 일이 많아졌다. 귀고픈데도 상대의 눈치를 살피는 일이 많아졌다. 입고픈 사람이 귀고픈 사람을 만나는 순간이, 이 길 위에 부디 많았으면 좋겠다. - P19
마침내 나를 살게 만드는 다독임이다. - P9
일에 파묻혀 사는 내내, 나는 많은 존재를 떠나보내야만 했다. 사랑하는 사람도, 다육식물도, 사들이기 바빴던책도 나를 견디지 못했다. 아주 오래는 기다려주지 못했다. 잘살기위해 애쓰다가 어느새 잘 살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나인데,내가 아닌 것 같았다. - P6
두번째로 지난날을 다시 생각하는 일이다. 흔히 미래 지향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과거를 더듬지 않으면, 현재를 응시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매일매일 고개를 돌려 예전을 헤아리는 시간을 가졌다. 나를 크게 웃게도, 많이 울게도 만들었던 것들이 기억 속에서 되살아났다. 그것들 때문에, 아니 덕분에 나는 이런사람이 된 것이다. - P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