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1969년 겨울, 나는 조그만 좌식책상 앞에 앉아서 ‘절대믿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라는 제목의 목록을 지우고 있었다. 동정심, 선과 악, 불변, 오직 하나뿐이라는 말, 약속…… 마침내 목록을 다 지운 나는 내 가운뎃손가락 마디에 연필 쥔 자국이 깊게파인 것을 한참 동안 내려다보았다. 그 이후 지금까지 나는 인간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은 자기 자신뿐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도 뭔가를 쓰다가 이따금 연필을 내려놓고 가운뎃손가락 마디의 옹이를 한참 내려다보곤 한다. 나는 삶을 너무 빨리 완성했다. ‘절대 믿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라는 목록을 다 지워버린그때, 열두 살 이후 나는 성장할 필요가 없었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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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도 혐오감과 증오, 그리고 심지어는 사랑에 이르기까지 모든 극복의 대상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언제나 그 대상을 똑바로 바라보곤 한다. 쥐를 똑바로 보면서 어금니에 고인 침 사이로스테이크를 씹어 넘기듯이. 그것은 나의 오랜 습관이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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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쥐를 보고 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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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늙은 앵무새 한 마리가그에게 해바라기 씨앗을 갖다주자해는 그의 어린 시절 감옥으로 들어가버렸네-자크 프레베르, 「새의 선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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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사람들 앞에 나와서 써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한번 해보고 싶은 욕망은 있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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